난 저들이 죽어 버렸으면 했다. 어느 날 아침 식료품점에 들어왔다가 저들 모두가, 심지어 가게 주인인 엘버트 부부와 그 집 아이들까지도 전부 바닥에 쓰러져 고통에 몸부림치며 죽어 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좋을 것이다. 그럼 나는 식료품점에서 맘껏 장을 봐야지. 시체를 사뿐히 넘어가서 선반 위에서 원하는 건 뭐든 집어 든 다음, 혹시 아직 거기 누워 있다면 도널 부인을 한 대 차 주고 집으로 돌아가야지. 이런 생각을 하는 동안 나는 아무 죄책감도 느끼지 않았다. 그저 이 모두가 현실이 되기만 바랄 뿐이었다.---p.25
“글쎄요. 물론, 원인이 있으니 우리 가족이 재앙을 맞은 거겠죠. 조카애 의도가 독으로 우리 전부를 몰살시키는 거였다면 그 애가 요리를 못 하게 했어야겠고요. 그런 상황에서도 요리를 하라고 부추겼다면 우린 당달봉사 수준으로 터무니없이 희생적인 가족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 앤 무죄 판결을 받았단 말입니다. 행위뿐만 아니라 의도에 대해서도 말입니다.”---p.433
“내 조카 메리 캐서린은 죽은 지 오래됐다, 이 젊은 녀석아. 그 앤 자기 가족이 몰살당한 충격을 이기지 못했어. 너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뭐?” 찰스가 맹렬한 기세로 언니를 홱 돌아봤다. “우리 조카 메리 캐서린은 고아원에서 죽었어, 제 언니가 살인죄로 재판받는 동안에, 아무도 돌봐 주지 않아서. 하지만 그 앤 내 책에선 거의 문제가 안 되니 그 애 얘긴 그렇게 끝낼 거다.” “그 애가 바로 저기 서 있는데요?” 손을 막 흔드는 찰스의 얼굴이 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