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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호랑이

금강산호랑이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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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9월 22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51쪽 | 652g | 295*292*15mm
ISBN13 9788955824186
ISBN10 8955824181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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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0-11

“유복아, 네가 얼마나 잘하는지 시험을 해 보자꾸나.”
어머니는 유복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어요.
어머니는 물이 가득 담긴 물동이를 이고 멀리서 걸어왔어요.
유복이는 먼 데서 활을 쏘았어요.


p.25

다시 한참을 걸어가는데 이번에는 밭에서 감자를 캐는 할머니를 만났어요.
“할머니, 배고픈데 감자 하나 주시겠어요?”
유복이가 일부러 그렇게 물었어요.
“안 돼! 우리 영감이 아파서 이 감자로 약을 해야 한다.”
할머니는 쌀쌀맞게 말했어요.
유복이가 할머니를 자세히 보니 할머니 손이 호랑이 발이었어요.
유복이는 얼른 활을 쏘았어요.


p.46-47

이리해서 유복이는 아가씨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갔어요.
돌아오는 길에 오두막 할머니 집에 들렀어요. 인사를 드리려고요.
그런데 오두막이 감쪽같이 사라지고 없었어요.
대신 할머니 목소리가 들렸어요.
“장하다! 유복아.”
유복이는 소리 나는 쪽으로 큰절을 올렸어요. 꼬부랑 할머니는 산신령님이었던 거예요.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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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생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따뜻하다.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옛이야기는 음악 듣기에 비유를 한다. 가만히 몇 번을 들어보았다. 말이 곧 음악이 다. 말의 리듬이 있다.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말이 음악처럼 마음에 온갖 그림을 풀어 놓는다. 잔잔했던 마음속에 감정의 파도를 일으킨다. 호랑이를 볼 수는 없지만, 마음속으로는 얼마든지 만날 수 있고 느낄 수도 있다. 옛이야기 속 금강산은 언제든 우리 마음속 영혼의 고향과 같이 존재하는 것이다.
옛날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호랑이를 산신으로 여겼다. 호랑이는 산의 엄마라 해도 좋고, 산의 아버지라 해도 좋다. 이런 산신령의 모습을 한 호랑이를 우리는 옛이야기 속에서 만날 수 있다. 이야기의 힘이 여기 에 있다. 옛이야기에서 호랑이가 아버지를 잡아먹는다. 산의 신이 아버지를 잡아먹은 것이다. 아버지가 잡아먹히고 나서 유복이가 태어났다. 몇 번 다시 읽어보아도 호랑이가 밉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호랑이는 우리 옛이야기에서 아주 다양한 얼굴로 나타난다. 사람을 잡아먹는 호랑이도 있고, 잘 속는 어리석은 호랑이도 있고, 어른에게 효도를 잘 하는 호랑이도 있고, 은혜를 잘 갚는 호랑이도 있다. 이런 모습 은 산의 신인 호랑이가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을 해서 자신을 드러내 보여 주는 것이다. 그러니까 호랑이 신의 얼굴은 무섭기도 하고, 어리석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다. ‘금강산 호랑이’이야기는 아주 다양한 호랑이의 모습 가운데 무서운 호랑이, 잡아먹는 호랑이의 이야기라 생각하면 좋겠다.
나중에는 호랑이가 오히려 유복이에 죽임을 당하지 않는가. 호랑이 배 속에 들어가 잡아먹힌 아가씨를 구하고, 유복이는 호랑이를 죽인다. 아들에게 아버지는 언젠가는 먼저 세상을 떠나야할 사람이다. 옛날 사람들에게 죽는다는 건 본래 태어난 영혼의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을 뜻했다. 그래서 돌아갔다고 표현한다. 호랑이신은 아버지를 잡아먹으면서 유복이에게 아주 큰 숙제를 남겼다. 호랑이 자신을 상대 로 한번 싸워 보라고. 산의 신과 한번 싸워 보라고. 호랑이신은 아버지의 원수를 갚겠다고 있는 힘껏 노력한 유복이에게 기꺼이 죽어 주었다. 호랑이신을 잡는 과정에서 만난 할머니 산신령도 어찌 보면 호랑이신의 또 다른 분신일지도 모른다.
‘금강산 호랑이’를 읽다 보면 유복이란 한 어린이가 어른으로 커 가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 많은 신들이 돕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사람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다.
권정생은 세상을 떠나면서도 남은 재산을 북쪽 어린이들을 위해 써 달란 유언을 남길 정도로 남북통일에 관심이 많았다. 그림책 《금강산 호랑이》를 언젠가는 북쪽의 어린이들하고도 함께 즐길 날이 꼭 올 거라 믿는다. 이 그림책을 읽는 어린이들이 남북통일을 이루는 주인공이 되어 주기 바란다. _이재복(아동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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