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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손님

고양이 손님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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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2월 12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04쪽 | 312g | 115*188*20mm
ISBN13 9788965707295
ISBN10 8965707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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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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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특징은 집주인 할머니의 말을 빌리자면,
그 아이는 미녀야.
라는 것이다. 수많은 고양이를 쫓아내온 할머니의 말이니 객관성이 있다.
(…)
공놀이를 좋아하는 치비는 점차 제 에서 먼저 찾아와 그곳에 사는 자에게 함께 놀아달라고 조르게 되었다. 방에 발을 아주 조금만 들이밀고 뚫어져라 상대를 응시한 뒤 일부러 홱 몸을 돌리며 뜰로 불러내는 것이다. 응해줄 때까지 두 번이고 세 번이고 울지도 않은 채 유혹을 되풀이했다. 대부분 아내 이 하던 일도 내던지고 신이 나서 샌들을 발에 꿰곤 했다.
실컷 놀고 나면 치비는 방에 들어와 쉬었다. 곡옥曲玉처럼 둥글게 몸을 말고 처음 소파에서 잠들었을 때, 집 자체가 이 광경을 꿈꿔왔다고 여겨질 만큼 깊은 기쁨이 찾아왔다. --- p.21~22

딸랑이, 안 오네?
아내가 그렇게 말하는 사이에 딸랑딸랑 하는 소리가 들린다. 왔다, 라고 생각했을 때는 대부분 번개골목의 두 번째 모퉁이쯤에서 옆집 현관을 나선 치비가 부지 경계의 철조망 뚫린 틈새를 폴짝 빠져나온 참이다. 그로부터 우리 집 건물을 따라 마루 으로 돌아서 툇마루에 훌쩍 뛰어올라 어른 무릎 높이의 창문 문살에 양발을 짚고 고개를 길게 빼며 안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겨울로 접어들었다. 서서히 치비는 살짝 열어둔 창문 틈새로, 마치 작은 물길이 거듭거듭 완만한 비탈을 적시고 뻗어나가듯이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그때 일종의 운명이라고 할 것까지 그 물길에 함께 따라와 있었다. --- p.23

이사하고 반년째가 되는 1987년 초봄의 어느 날, 알루미늄 새시 창문을 활짝 열자 남풍이 밀려들었다. 싱크대 창문은 물론이고, 방 두 개의 동편 미닫이 유리문, 거기에 식당 출창이며 화장실 창문까지 차례차례 활짝 열어나가면 집 안은 순식간에 바람을 품은 동굴이 되어 날뛰기 시작한다. 구름이 빠르게 흘러가는 빨래 너는 뜰 으로 멍한 시선을 던지자 가느다란 팔 두 개가 얽힌 모양의 겨우살이가 툭 부러져 떨어졌다. 위를 올려다보니 옆집에서 무성하게 번져 넘어온 거대한 느티나무가 둥치와 가지뿐인 온몸을 거친 바람에 씻기고 있었다. 비스듬히 달린 큼직한 천창에서는 햇빛 몇 줄기가 꽂혔다가 사라지고, 그 빛 사이사이에 섞이듯이 매화 꽃잎이 흩날렸다. 바람에 날려간 작은 책상 위의 종이은 내려앉은 곳에서 마치 저만의 의지가 있는 것처럼 다시 날아올라 어딘가로 떠나려 하고 있었다. --- p.34

관찰이야말로 감상感傷에 빠지지 않는 사랑의 핵심이다. --- p.54

물을 주러 나가 호스를 잡고 전동펌프와 연결된 수도꼭지를 틀자 연못가의 햇볕 잘 드는 큼직한 바위 위에 항상 자리 잡고 있는 밀잠자리가 아주 조금 하얀 가루를 날리며 깨끗한 청색 동체를 허공에 띄우고 호스 끝에서 떨어지는 우물물의 흐름에 머뭇머뭇 다가왔다. 호스 꼭지를 손끝으로 오므리자 물은 두 갈래로 갈라져 허공에 걸린 호가 한층 크고 높직해졌다. 무서워하지 않아도 될 만한 거리를 확보한 덕분인지 그는 그 자리에 머물면서 공중의 물줄기에 정밀한 기계처럼 정확히 입을 맞췄다. --- p.67

늦은 아침에 눈이 뜨여 일어날 때마다 아내는 가리개 천 틈새를 들여다보았다.
―얘, 이제 우리 집 고양이 아니야?
잠든 모습을 살짝 들여다보며 흐뭇한 듯 말하곤 했다.
잘 먹고 잘 자고, 이토록 융통무애(融通無?)로 드나들고 보니 이웃과의 경계의 의미도 점점 미심쩍어지게 마련이다. ‘왔다, 돌아갔다’라고 했던 말투도 어느새 ‘돌아왔다, 가버렸다’라는 말로 바뀌었다. 둘이 함께 외출했던 날에는 집에 돌아와 현관문을 열면 어둠침침한 현관 앞 작은방에 앞발을 가지런히 맞추고 부모 기다리던 아이처럼 맞아주는 일도 있었다.
―우리 고양이지.
라고 말하는 아내는 우리 고양이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한층 더 자신에게 보내준, 아주 먼 곳에서의 선물이라고 굳게 믿는 기색이었다.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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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소설은 때로 우리를 바꾼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그 작품들은 우리와 함께 작은 기적처럼 머문다. 아름답고 심오한, 이 보물과 같은 작품은 당신이 애묘인이든 아니든 간에 결코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결국 이 작품은 사랑의 상실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설령 당신이 애견인일지라도 말이다.
- NPR
아름다움과 호사로운 독서, 철학적인 관찰, 유머, 그리고 지성으로 충만한 작품.
- Publishers Weekly
자그마한 고양이가 자연, 운명, 쾌락, 환희, 그리고 슬픔에 대한 일련의 집착을 가볍게 불식시킨다.
- Huffington Post
살뜰함과 깊은 사려, 그리고 기묘한 깊이가 담긴 글로, 여기에 현란한 기교나 허세는 완전히 배제되어 있다. 마지막에 이르러 당신은 수수께끼와 직면하게 될 것이다. 아마도 순간 당신의 사고를 일시정지시킬, 그런 아주 작은 수수께끼. 하여 당신은 이 작품을 재독하고픈 욕망이 생길 것이며, 그때 당신은 보다 세밀한 부분을 알아차리게 될 것이다. 당신의 인생에서 그런 기적을 경험하듯이.
- Guardian
소유의 욕망과 부재의 고통에 관한 아름다운 이야기이자 적확하고 섬세하고 매혹적인 문장!
- Atmospheres
하나하나의 단어와 문장은 대단히 신중하고 우아하며 아름답다. 히라이데 다카시의 이 작품은 표면적으로는 고양이에 대해 다루고 있으나 그 기층에서는 공간과 소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와 함께 사적이고도 동시에 공개된 공간에 대한 친밀하고 섬세하며 선명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
- New York Times
마지막 한 줄까지 시선을 뗄 수가 없다.
- 다카하시 겐이치로 (소설가)
일반적인 사소설이 아닌, 하나의 사건이라 칭할 수 있는 작품.
- 이와야 구니오 (번역가, 문학평론가)
고양이를 대하는 두 사람이 실로 아름답다. 정말로 따뜻하고 살뜰하며 슬프면서도 근사한 소설.
- 도요자키 유미 (서평가)
이것이 문학의 힘이라 하는 것이리라.
- 하기와라 사쿠미 (영화감독)
80년대라는 시대에 대한 묘비명.
- 오카이 다카시 (시인)
고양이 손님에는 다채로운 특색이 있으나, 가장 특출 난 대목은 생기 넘치는 감성을 묘사하는 독특한 사생문이리라. 이런 부류의 소설에 존재할 법한 감상적인 묘사가 없다는 점도 특색 중 하나다. 또한 이웃집 고양이를 중심으로 일상을 담담하게 묘사하면서 가족, 노인, 간병, 버블 경제의 붕괴, 상속세 등 수많은 문제를 깔아놓는 훌륭한 현대소설로서 자리 잡고 있다.
- 야스하라 아키라 (문학평론가)
철두철미한 따스한 무상감.
- 가와모토 사부로 (문학평론가)
손바닥에 아름다운 구슬을 얹어놓은 듯한 소설.
- 이나바 마유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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