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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여행 회화

북한 여행 회화

: 어느 여행자의 북한어 공부

김준연 글 / 채유담 그림 / 허서진 감수 | 온다프레스 | 2019년 01월 03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6 리뷰 3건 | 판매지수 36
베스트
정치/외교 top100 5주
정가
12,000
판매가
10,800 (10% 할인)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1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176쪽 | 238g | 128*188*20mm
ISBN13 9791196329143
ISBN10 1196329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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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북한-유럽 육로 여행지도
북한 여행코스
여는 글

제1장 몇 그람 하시겠습니까: 남과 북의 언어에 우열은 없다
제2장 쭉 냅시다: 얼어붙은 사이에서 술을 마시는 열띤 경험
제3장 머리물비누가 더 필요하십니까: 호텔이라는 정제된 경험을 넘기 위하여
제4장 다지고 다져서 사람을 태웁니다: 북한의 운송수단 생태계
제5장 용서 못할 원쑤는 누구입니까: 북한의 매체들이 악담을 쏟아내는 이유
제6장 돈주들은 안면사업을 합니다: 북한의 경제상황과 은어들
제7장 로씨야의 울라지보스또끄 말씀입니까: 외래어를 배척하는 나라의 공항
제8장 동무, 려권 내라우: 입경심사장의 하드보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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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고도, 십센치에서 에스키모, 울라지보스또끄까지
현대 북한어에서 이질화가 아닌 풍요로움을 느끼다

2018년 한반도는 남북, 북미 정상 간 만남이 성사되는 등 평화 분위기로 들썩였다. 북한이 ‘핵무력을 완성했다’라고 선언한 것이 2017년 11월이니 단 1년 사이에 화해 무드로 급히 전환한 것이다. 다만 대북 경제제재 등 여전히 풀리지 않은 문제가 산적해 있다는 점에서, 다소 들떠 있는 기분을 누그러뜨리고 차분히 상황을 지켜보는 일도 필요해 보인다. 다시 말해 지금은 한반도 평화의 시간을 맞이하여 과연 우리가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를 되돌아볼 때이다.
『북한 여행 회화』는 70여년간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나아간 남과 북 언어의 쓰임을 가장 주요하게 들여다본다. 여행작가 김준연은 남북이 서로 문호를 개방할 때를 대비해, 남한 표준어와 북한 문화어의 차이에 주목하여 우리가 막상 만나서 대화를 나눌 때 일어날 법한 일들을 살펴보았다.
이 책 8장의 제목 ‘동무, 려권 내라우’는 남한 사람들이 가진 북한어에 대한 편견을 상징한다. 이 책의 회화 감수를 맡은 북한이탈주민 허서진 씨는 ‘-라우’ ‘합네다’ 등 우리가 북한말을 흉내낼 때 흔히 쓰는 표현들을 실제 북한에서는 쓰지 않는다고 말한다. 북한 주민들 대다수가 그들의 공용어인 ‘문화어’를 쓰며, 남한 표준어와의 차이라면 억양과 어휘뿐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저 말들을 쓰면서 북한 사람을 흉내낸다고 생각했을까.
우리가 북한 주민들이 쓴다고 믿는 말들은 대개 북한과 중국의 접경지역 혹은 재중조선인(조선족)의 방언인 경우가 많다. 남한에 정착한 북한이탈주민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비중이 큰 그들의 말을 들어왔던 남한 사람들이 평양 문화어와 엄격히 대조하지 않은 채 이를 북한 공용어로서 받아들였고 그에 따라 이 같은 거대한 편견의 산물이 생겼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 북한 사람들은 남한의 말을 어떤 편견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그들은 남한 사람들의 말이 “아양을 떠는 코맹맹이 소리이며 영어, 일본말, 한자어가 잔뜩 섞인 잡탕말”이라고 생각한다. 이렇듯 “지금의 한국어는 하나가 아니”다. 이 사실을 인정하고 스스로가 가진 편견을 조금씩 허무는 것이, 남북 적대의 시대가 끝날 것이라고 기대되는 지금 남북 모두에 필요하지 않을까.
이 책은 총 8개 장으로 이뤄져 있으며, 각 장은 일종의 학습 단원으로서 ‘가상의 남북 간 대화’를 필두로 하여 저자의 여행기와 언어공부를 잇는 식으로 구성되었다. 남한과 북한이 상대방에 대한 체제 경쟁의 도구로서 언어를 어떤 방식으로 사용했는지, 북한의 띄어쓰기 방식은 남한의 그것과 어떻게 다른지, 북한도 외래어를 쓰는지, 쓴다면 어떻게 쓰고 있는지, 북한의 매체들이 어째서 그토록 강경한 어조로 자본주의 국가들을 비난하는지, 북한의 주민들에게 인기있는 은어들은 무엇이 있는지 등을 살펴본다.
이를 통해 우리는 북한어의 실체를 접할 수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작가 자신이 중국에서부터 라오스, 구 소련 국가들을 거쳐 동독과 쿠바에 이르기까지 ‘세계의 절반’을 돌면서 만난 ‘사회주의 아래 사람들’ 이야기는 북한의 문화를 이해하는 단초를 제시해준다. 러시아의 맥주공장 이야기에서는 대동강 맥주 이야기를, 쿠바의 경제 사정을 설명해주는 대목에서는 북한의 이중경제 상황을, 여타 구 사회주의 국가의 공항 모습을 통해서는 외래어에 대한 북한의 고지식한 태도를 보여주는 식이다. 또한 각 장 말미에서 저자가 차분히 한반도의 현실을 이야기해주는 내용들은 남북 교류와 협력을 위한 균형잡힌 시각을 일러준다는 점에서, 다소 들뜬 듯한 지금의 화해 분위기를 차분히 가라앉혀주는 데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여행이 시작되면 대화도 시작된다
그렇게 한국어의 경계는 넓어진다

작가 김준연이 중국에서부터 육로로 유라시아를 횡단한 것은 2006년. 당시 그는 육로를 통한 여행, 즉 걷거나 바퀴 달린 것을 타고 국경을 건너는 여행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한다. 반드시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공항 입국심사보다는 덜 까다로운 입경심사장을 거치는 과정을 거쳐 타지를 여행하는 것은, 분단국에 살아온 남한 사람들 대다수가 가질 수 없었던 매우 특이한 경험이었다.
남북 간 접촉이 그 범위를 넓혀갈수록, 이제 우리는 이러한 다양한 방식의 여정을 거쳐 북한에 닿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육로로 한반도를 거쳐 유럽 한복판까지 닿을 수 있다는 기대가 어느 때보다 충만한 지금이다. ‘통일’이 우리가 이룩해야 할 다소 부담스러운 목표라면, 그저 가장 가까이 위치한 ‘옆나라 사람들’을 좀더 자주 만나는 방법을 떠올려봐도 좋을 듯하다. 이 책이 그 안을 떠올리는 데에 하나의 단초가 되길 바란다.
이제 여행이 시작되면 대화도 시작될 것이다. 이로써 한국어의 경계가 넓어질 것이다.

회원리뷰 (3건) 리뷰 총점8.6

혜택 및 유의사항?
실전 북한 여행 회화! 남한 사람들은 한 권씩 비치해 두십시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삶* | 2022.07.07 | 추천6 | 댓글0 리뷰제목
2019년,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기 전에 쓰인 책이다. 지역에 살고 있는 필자들이나 그 지역에 관한 책을 주로 파는 속초의 한 서점에서 구입했다. 기획과 제목이 신선해 눈길을 끌었다. 마치 서점에서 파는 포켓 형태의 여행 영어, 여행 중국어 회화책처럼 구성되어 있다. 호텔에서, 택시 안에서, 출입국 관리소에서 실제로 이루어질 수 있는 가상의 대화를 통해 일차적으로는 생소한;
리뷰제목

2019,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기 전에 쓰인 책이다. 지역에 살고 있는 필자들이나 그 지역에 관한 책을 주로 파는 속초의 한 서점에서 구입했다. 기획과 제목이 신선해 눈길을 끌었다. 마치 서점에서 파는 포켓 형태의 여행 영어, 여행 중국어 회화책처럼 구성되어 있다. 호텔에서, 택시 안에서, 출입국 관리소에서 실제로 이루어질 수 있는 가상의 대화를 통해 일차적으로는 생소한 어휘나 표현의 뜻을 알려주고, 그 표현이 어떤 맥락에서 사용되는지, 저변에 어떤 생각이 깔려있는지를 서술하고 있다.

저자의 이력을 보면 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칠 수 있는 자격증이 있는 여행자정도로 요약이 가능하겠다. 이런 사람이 북한에 가지 않고도 북한 이탈 주민을 만나면, 이런 책이 나올 수 있다. 우리는 대부분 실제로 북한 이탈 주민을 만나기 어렵고, 그렇다고 실제로 가 볼 도리도 없으니 영화와 드라마에서나 간접적으로 접하는, 그야말로 배운 북한 사투리를 사용하는 곳은 실제와 다른 상상의 공화국이다. 그것은 편견과 무시를 재생산하며, 너와 나를 구분짓는 기준으로서 강화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그들을 실체로 느낄 수 있도록 훌륭히 돕는 책이다.

북녘에도 사람이 산다. 인터넷(세계와는 차단되어 있으나)을 하고, 스마트폰을 쓰고, 시장 또는 상점에서 물건을 소비한다. 김정은에 대한 뒷담화를 은밀히 나누고 남한의 드라마와 노래를 몰래 즐긴다. 우리와 같은 이들이 살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불안한 평화를 연구한 상태로 바꾸기 위해 통일은 반드시 다가와야만 할 미래다. 그러나 그것은 한쪽이 다른 쪽을 흡수하는 방향이어서는 곤란하다. 공존은, 나의 방식을 너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너와 내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할 때 가능해지는 예술이다.

학교 국어 시간에 배우는 북한에 대한 교육은 그것과 정반대로 해오지 않았는가. 남한에서 쓰는 말고 주로 어휘의 측면에서 다른 것을 찾고 ? 신기하네? 잘못하면 혹은 시간이 더 지나면 다른 언어가 될 지도 모르겠는데?’라는 위기감을 느끼게 함으로써 남북이 더 멀어지기 전에 공통점을 늘려가야 한다고 가르친다. 그러나 그런 관() 주도의 언어 정책은 성공하기 어렵다. 언어와 언중들은 각기 하나의 생명체에 가까우며, 필요에 따라 끊임없이 그 형태를 바꾼다. 남북의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다면, 언중들과 언어는 반드시 새로운 방식을 찾아내서 소통에 나설 것이다.

3 형태의 억지스러운 조어보다, 같은 말로 통일한다는 미명 아래 나머지 하나를 압살하는 것보다, 그냥 있는 그대로 자연스레 변하도록 놔 두면 안 될까. 자녀에게 화를 내는 것은 그가(그를) 독립된 인격으로 보는 대신 나의 소유물이라거나, 미성숙하기 때문에 내 말을 들어야만 하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데서 시작된다. 남북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상대를 존중해야 대화도 가능하다. 북한의 언어를 읽는 것은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수단이어야 하며, 우리와 다른 면을 확인하고 그것을 수정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태도로부터는 벗어나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그리고 우리의 학교 교육은 이 다름에 대한 확인에서부터 시작해 한 걸음 더 나아가야만 한다. 그것이 보다 더 현실적으로 통일의 씨앗을 뿌려가는 일이다. 그러나, 그것도 뭐 남과 북의 사람들이 더 많이 얼굴을 맞대고 만나야 가능한 일이기는 하다. 이렇게 아직도 서로 멀리하고 만나지 못하는데 무엇을 어떻게 알아보고 조정할 것인지. 그래서, 접경지역 북한이탈주민이나, 조선족들이 사용하는 말을 북한 공식어로 여기는 오해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문화어 기반의 이 책은 무척이나 소중하고 가치있는 자료로 평가할 수 있다.

 
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6 댓글 0
북한 관련 책 중에서 단연 탑!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주* | 2019.04.2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올해 1월에 '더나은세상을위한공감'에서 일하시는 오주연 간사님께서 소개해주신 <북한 여행 회화>를 이제서야 제대로 읽었다. 추천의 말처럼 이 책은 그동안 보아온 북한 관련 책들 중에서 단연 탑이다. 그 글을 옮기는 것으로 독후감을 대신하고자 한다. https://www.facebook.com/permalink.php?story_fbid=1965974090116852&id=100001128408816   책을 소개하고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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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에 '더나은세상을위한공감'에서 일하시는 오주연 간사님께서 소개해주신 <북한 여행 회화>를 이제서야 제대로 읽었다. 추천의 말처럼 이 책은 그동안 보아온 북한 관련 책들 중에서 단연 탑이다. 그 글을 옮기는 것으로 독후감을 대신하고자 한다.

https://www.facebook.com/permalink.php?story_fbid=1965974090116852&id=100001128408816


 

책을 소개하고싶다. 책 리뷰다.

(아.. 쓰고보니 너무 길어서 아무도 안 읽을 것 같다. 이 글은 안 읽어도 책은 꼭 사서 보시라!)

“북한 여행 회화”(김준연 지음, 채유담 그림, 온다프레스, 2019)

최근 들어, 교보문고나 알라딘에서 ‘북한’, ‘통일’ 등의 키워드를 검색해보면 ‘트렌디한’ 혹은 ‘눈길을 끄는’ 책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자 이에 반응하여 재밌는 기획의 책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출간의 목적이 무엇이든. 칙칙하고 척박하던 ‘북한’과 ‘통일’ 관련 서적들이 알록달록한 옷을 입게됐으니 무조건 환영할 일이다.

관련 직업을 갖고 있기에, 감을 잃지 않기 위해서, 재미가 있으니까 등등 여러 이유로 이런 책들을 주의깊게 보게되는데, 막상 책은 크게 만족스럽지 못했다. 대충 훑고 덮어버린 일이 부지기수. 훑는 것을 넘어서 읽고싶은 책을 찾던 중. 훌륭한 책을 만났다.

‘북한 여행 회화’라는 책 제목을 보고 컨셉이 너무 좋아서 웃음이 새어나왔다. 그러나 경험에 기반하여, 속지 말자고 순간 마음을 잡았지! 컨셉에만 이끌렸다가 후회한 책들이 생각나면서, 암, 내용이 중요하지! 라고 마음을 다잡았으나- 겨우 미리보기 몇 장을 보고 책을 사버렸다. 그리고 정말 단숨에 책을 읽었고. 설렜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이 책. 너무 잘 썼다. 아, 구성이 촘촘하다. 다시 꼼꼼하게 읽고싶을 정도로 잘 썼다. 심지어 챕터 하나하나를 교육프로그램으로 재구성해보고 싶어졌다.

먼저, 컨셉에 박수를 치고싶다. 북한 ‘여행 회화’라니. 보통 여행 회화라는 말은 어디에 쓰는가. 내가 모르는 언어를 사용하는 외국에 나갈 때, 단기간에 필요한 문장만 쏙쏙 외울 수 있도록 만든 책의 제목이다. 즉 기본적으로 ‘외국어’를 떠올리게된다. 그러나 저자는 같은 말을 쓰나, 사실 다른 말을 쓰는 것만 같은 북한에서 필요할 여행 회화 책을 만들었다. 북한은 우리에게 참으로 애매한 나라다. 외국도 아닌 것이, 내 나라도 아닌 것이, 형제라고 말하기엔 아직 적대적인 것 같고. 그러나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언어를 배우지 않아도 말이 통하는 국가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뿐이다. 서로의 국가명을 서로의 언어로 정확하게 발음해줄 수 있는 유일한 두 나라가 남북이다. 그럼에도 남북 언어의 동질성 혹은 차이성은, 설명하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굉장히 다르다가도 굉장히 같게 된다. 객관적일 수 있는 언어의 차이조차, 내가 하고싶은 주장의 소재와 근거로 사용되어버린다. 작가는 이러한 배경을 분명히 인식하고 책을 이어나간다.

내용을 읽으면 더욱 놀랍다. 작가는 문화어와 여러 지역의 언어를 구분해서, 문화어의 경우로 한정해서 글을 시작한다. 속이 다 시원하다. 북한 언어에 대한 공식문헌과 인터뷰 등의 자료들, 다양한 자료를 정리해낸 통찰. 통일교육(이 단어 좀 바꾸고 싶다)을 나가면, 학생들이 북한말이라고 배운 것들이 어이가 없어서, 많이 깨부시고 오는 편이다.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통일교육으로 할 내용이 별로 없으니, 남한말-북한말 비교 같은 걸 많이 하시는데, 북한에서 잘 쓰이지 않는 말들을 북한말이라고 소개하는 경우가 많다. 북한에서도 외래어와 한자어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전혀 없는 것처럼. 북한말의 순수성을 강조하는 경우도 많다.(이 경우, 보통 본인도 모르는 무의식적인 인식과 의도가 깔려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저자는 남북의 언어가 어떻게 다른지가 아니라, 북한 내에서 언어가 어떤 방식으로 구성되었고 북한 정부가 이를 어떻게 의도하고 지도했는지. 그리고 인민들 사이에서 어떤 부분은 작동했지만, 어떤 부분은 사람들의 삶에서 언어 스스로 다른 길을 찾아갔는지를 설명한다.

각 챕터별 구성은 이렇다. 북한 여행에 필요한 대표 회화 시놉을 제시하고, 이에 걸맞는 북한의 음식, 대중교통, 호텔, 외화, 방송, 여권 등 여행에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냥 인터넷이나 북한이탈주민 몇 명 만나보고 쓰는 이야기가 아닌, 역사적인 사료, 북한의 현재 상황, 북한 문헌, 미디어, 영화 등을 알차게 조사하고 스스로 재구성, 재해석한 이야기를 전한다. 여기에 더해 사회주의권을 비롯한 여러 국가를 여행한 자신의 경험을 섞어내어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 부분은, 북한의 상황을 다르지만 특수하지만은 않은 시각으로 볼 수 있는 장치로 작동한다. 다른 나라를 돌다가 다시 북한 얘기로 돌아오면 북한의 상황이 굉장히 두렵거나 어렵게 느껴지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북한을 편견 가득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던 대중들의 시각을 좋은 스토리를 통해 겸손한 태도로 까준다. 이 작가. 배운 분이다.

무엇보다. 북한을 소재 혹은 주제로 하는 책들이 불편한 이유였던 ‘세 가지의 부족함’이 이 책에는 없다. 첫째, 내용의 빈곤함이다. 북한에 대해 알 수 있는 정보는 정말 제한적이다. 그럼에도 알고 있는 것처럼, 그 아는 것이 북한의 큰 부분인 것처럼 쓴 책들이 널렸다. 이 책은 작가가 접근할 수 있을만큼의 다양한, 가치 있는 정보를 과해석하지도, 낭비하지도 않고 있는만큼을 담백하게 구성해냈다. 둘째, 시각의 빈곤함이다. 비단 북한 뿐 아니라 한 국가를 바라볼 때는 당연히 다양한 시각이 필요하다. 작가는 북한을 바라보는 다양한 렌즈를 잘 이용하면서 동시에 본인의 시각에 들어맞는 렌즈를 찾아나간다. 마치, 안경도수를 맞추듯이. 끼릭끼릭. 셋째, 재미. 재미!!! 사람들이 북한 얘기를 재밌게 느끼도록 하다보면, 내용의 신뢰성 혹은 균형적인 시각을 잃게 된다. 한국 사람들이 북한을 재밌다고, 혹은 우습게 여기는 지점이 사실 정해져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내용의 신뢰성과 균형적인 시각을 챙기고, 북한을 희화화 하지 않으면서도. 정말 재밌다.(센스있는 삽화도 한 몫 한다.) 쉬운 책이지만, 절대 가볍지 않다.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쌓았을, 그리고 그냥 타고났을 수도 있는, 아무튼 현재 작가가 갖고 있는 타인과 타문화권을 읽어내는 작가의 식견, 교양, 안목, 태도, 그래, ‘격!’에 속이 다 시원해졌다.

“우리가 세계공용어로 영어를 쓰고 있긴 하지만 각자가 본디 어느 언어를 사용해왔는지, 어떤 체제의 국가에서 살아왔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이제 하나의 에티켓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울라지보스또끄와 블라디보스토크의 간극을 줄여나가기 위해서는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북한 여행 회화, p. 148)

북한은 블라디보스토크를 울라지보스또끄로. 우리는 울라지보스또끄를 블라디보스토크라고 부른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대한민국을 남조선으로, 대한민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북한으로 부르는 마당에. 외국 도시명을 다르게 부르는게 뭐 놀랍겠는가. 내가 부르는 나로 상대가 나를 불러주고, 서로가 소통하며 내가 말하는 내 단어를 상대가 이해하고 알아듣게 되는 데에는 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대구에서 사투리를 배우게 된 경험을 덧붙이고싶지만 그랬다가는 이쯤 다들 글을 그만 읽으실 것 같아서 참는다.)

아, 사람들이 북한을 이렇게 읽어내고, 이렇게만 배워낼 수 있다면. 그래 그 날이 내 꿈이 이뤄지는 날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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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인문책시렁 68 북한 여행 회화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숲*래 | 2019.03.1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인문책시렁 68《북한 여행 회화》 김준연 글 채유담 그림 온다프레스 2019.1.3.대중매체를 통해서가 아니라면 북한사람들의 억양을 들을 기회가 좀처럼 없는 우리는, 우리가 국어를 발음하고 구사하는 방식이 무척 자연스럽고 당연하다고 느낄 것이다. 하지만 북한 사람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어떠한가. (10쪽)남북의 교류와 통일까지를 염두에 둔다면 적응은 상호적;
리뷰제목

인문책시렁 68


《북한 여행 회화》

 김준연 글

 채유담 그림

 온다프레스

 2019.1.3.



대중매체를 통해서가 아니라면 북한사람들의 억양을 들을 기회가 좀처럼 없는 우리는, 우리가 국어를 발음하고 구사하는 방식이 무척 자연스럽고 당연하다고 느낄 것이다. 하지만 북한 사람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어떠한가. (10쪽)


남북의 교류와 통일까지를 염두에 둔다면 적응은 상호적인 것이 되어야 마땅하다. 통일이 되기 전이더라도 북한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게 된다면, 우리는 북한이탈주민을 타자로 바라보며 남한의 문화만을 세련되고도 정제된 것이라 여기는 남한 중심의 시선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71쪽)


북한이 자국의 경공업 제품을 개선하고자 국산화 전략을 추진한 결과다. 우리가 북한의 핵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동안 북한은 이 정도로 변화해 왔다. 그러므로 이제는 북한에서도 새 시대에 맞는 새로운 은어들이 탄생할 것이다. (130쪽)



  남녘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북녘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어떤 말씨인가를 잘 모릅니다. 텃마을이 북녘인 분이 곁에 있다면 북녘 말씨를 곧잘 들을 테지만, 영화나 방송에서는 퍽 오랫동안 북녘 말씨나 강원 말씨를 우스개로 삼기 일쑤였습니다. 거꾸로 북녘사람은 남녘 말씨를 얼마나 알까요? 북녘에서는 남녘 연속극이나 영화를 제법 몰래 본다고 하는데, 남녘에서 흐르는 방송이나 영화만으로 남녘 말씨를 ‘안다’고 해도 될까요?


  북녘하고 남녘은 말씨가 다르기 마련입니다. 남녘에서도 경기 강원 충청 전라 경상 제주, 이렇게 고장마다 말씨가 달라요. 의무교육하고 방송하고 신문이 오랫동안 퍼지면서 고장말이 많이 누그러졌습니다만, 남녘에서도 어디나 말씨가 다릅니다. 그러나 다 다른 고장말을 다 다르게 마주하면서 다 다른 살림새를 익히는 물결은 그리 일어나지 않습니다.


  《북한 여행 회화》(김준연·채유담, 온다프레스, 2019)는 북녘 말씨를 새삼스레 들여다보도록 돕는 이야기책입니다. 다만 이 책은 글쓴이가 북녘을 다녀온 일이 없이 머리로 이야기를 짰다고 해요. 북녘에서 흔히 쓰는 말씨를 갈무리한 다음, 이 말씨로 말을 주고받는 얼거리를 보여줍니다. 이러고서 글쓴이 생각을 죽 펼치지요.


  북녘으로 나들이를 가거나 일을 보러 가는 분이 꽤 늘었지만, 북녘 살림새를 제대로 지켜보거나 느끼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이는 북녘사람도 매한가지입니다. 남녘에서 북녘으로 마실을 가는 길이 꽁꽁 잠겼듯, 북녘에서 남녘으로 마실을 오는 길도 꽝꽝 잠겨요.


  말은 위에서 밑으로 흐르지 않습니다. 말은 삶자리에서 흐릅니다. 나라에서 틀을 세우기에 쓰는 말이 아닙니다. 사람들 스스로 보금자리를 일구어 마을을 이루니 비로소 태어나는 말입니다. 새로운 물결이 일면 사람들 스스로 새물결에 맞추어 새말을 빚습니다. 남·북녘이 모두 같지요. 이런 흐름으로 보자면 《북한 여행 회화》는 재미난 곁책이 될 수 있지만, 북녘말을 들여다보는 칸보다, 글쓴이 생각을 늘어놓는 칸이 너무 길어 아쉽습니다. 글쓴이 생각은 머리말로도 넉넉해요. 더욱이 쿠바나 다른 나라 이야기를 군더더기처럼 자꾸 곁들인 대목도 이 책을 펴내는 뜻하고 사뭇 동떨어졌지 싶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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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4건) 한줄평 총점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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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5점
언뜻 가벼워 보이지만 실제 읽어보면 매우 알차다.^^ 저자의 내공이 엿보인달까.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주* | 2019.01.21
평점5점
북한을 여행하는 듯한 기분!^^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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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 | 2021.08.22
평점5점
북한 사람들을 만나게 됐을 때 조금이나마 세련된 태도를 갖추고 그들을 대하고 싶다면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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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3 | 2019.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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