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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살인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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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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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9년 02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536쪽 | 688g | 142*210*35mm
ISBN13 9791130620930
ISBN10 113062093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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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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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 저 사람 뭘 원하는 거야?”
소냐가 소리쳤다. 코르는 왼을 보았다.
그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남자는 코르에게 총을 겨누고서 쏘기 시작했다. 그 순간 코르는 옆으로 몸을 날려 숨었다.
소냐는 비명을 질렀다. 리히가 차 뒷좌석에 있었다. 아이가 총에 맞은 건 아닐까? 소냐는 문을 열고 차 밖으로 구르듯이 나와서 총을 피해 무릎으로 기어 뒷문으로 갔고, 문을 열고 리히를 꺼냈다. 아이를 품에 안은 소냐는 집 안으로 달려갔다. 엄마가 딸을 도우러 달려 나오느라 문은 이미 열려 있었다.
코르는 총을 여러 방 맞았다. 그는 범인을 쫓아가려고 차에서 내렸지만, 부상으로 정신이 오락가락해서 잘못된 방향으로 걸어갔다. 2백 미터쯤 갔을 때 이웃 사람들이 그를 집으로 데려왔다.
피를 철철 흘리는 상태로 그는 구급차가 올 때까지 22번지 계단참에 그저 멍하게 앉아 있었다. --- p.10

“지금 이 상태로 이 애를 그냥 돌려보내겠다는 거예요?”
바로 그 순간에 빔이 진료실에 들어왔다.
“무슨 일이야?”
오빠가 단호하게 물었다.
“의사가 애를 그냥 보내려고 하잖아. 애가 걷지도 못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야!”
마르티너가 말했다. 195센티미터의 키에 어깨 너비가 90센티미터에 이르는 빔이 의사의 바로 앞에 서서는 그의 얼굴에 대고 소리를 질렀다.
“당신은 당신 직무에 맞게 이 애를 도와줘야 할 거야. 안 그러면 내가 이 병원을 산산조각 내버릴 테니까.”
내 인생의 중대한 순간에 빔은 아빠가 해야 하는 방식으로 내 일에 나서 주었다. 물론 이런 순간은 아주 드물었지만, 그 때문에 빔은 아빠와는 다른 사람으로 보였다. --- p.98

“난 엄청난 위험을 감수하고 당신들과 이야기를 하러 온 거예요. 오빠가 알게 된다면 그건 오로지 당신들에게서 이야기가 샜기 때문이라는 거 알아둬요. 이 대화가 어떤 식으로든 새어 나간다면 난 살아남지 못할 거예요. 오빠는 내가 오빠에 대해서, 오빠 일에 대해서 뭘 아는지 잘 알고, 날 죽이는 걸 서슴지 않을 거예요.”
그들이 내 말을 별로 진지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그의 여동생이었다, 안 그런가? 그들이 지하세계의 삶에 대해 갖고 있는 유일한 이미지는 [대부] 같은 조직폭력배 영화에서 본 것을 바탕으로 하고 있었다. 가장이 오로지 자신의 가족에게만 사랑이나 연민을 드러내는 그런 영화들.
하지만 우리 삶은 대부 영화가 아니고, 낭만적인 범죄자 가족의 초상도 아니었다. 이것은 한 명이 나머지 모두의 삶을 비참하게 만드는 냉혹한 현실이었다. --- p.218~219

빔 오빠에게 부족하지 않은 거라면 바로 설득력이었다. 30분만 주면 오빠는 당신의 동정심을 살 것이다.
45분이 지나면 자신의 음모론으로 당신을 세뇌할 것이다.
한 시간이 지나면 당신은 내가 방금 이야기한 모든 것을 의심할 것이다. 한 시간 15분이 지나면 이 상냥하고 매력적인 신사가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겠어? 라고 생각할 것이다. 한 시간 반이 지나면 오빠는 당신을 조종해서 여동생들에게 이런 식으로 괴롭힘을 당하는 그를 불쌍하게 여기도록 만들 것이다. --- p.287

“엄마, 제가 하는 말 귀 기울여 잘 들으세요. 저희가 증언을 하면, 오빠는 종신형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요. 그게 무슨 뜻인지 아세요? 엄마가 절대로 오빠를 면회할 수도 없고, 오빠에게 전화를 걸 수도 없다는 뜻이에요. 오빠는 엄마와의 접촉을 이용해서 어떤 식으로든 우리를 추적할 테니까요. 아시겠어요? 엄마가 동의하시는 건 엄마의 장남과 영원히 작별한다는 뜻이에요. 그러실 수 있겠어요?”
엄마의 눈에 눈물이 고이는 게 보였다.
“봐요. 엄마는 그 생각만 해도 우시잖아요.”
나도 울기 시작하며 언니에게 말했다.
“언니, 우린 못 할 거야!”
엄마는 눈물을 참으려고 노력했다. --- p.442

나는 위로 올라가서 자물쇠에 열쇠를 꽂았다. 손이 떨렸다. 간신히 문을 열고 안전한 철제 문 뒤에 섰다. 심장이 쿵쾅쿵쾅 울리고 목에서 호흡이 거칠게 느껴졌다.
나는 창문으로 가서 남자가 아직 거기 있는지 확인해보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남자는 사라졌다. 나는 보안팀에 전화해서 이 사건을 이야기했다.
“거기서 나오셔야 됩니다.”
그들이 말했다.
나는 다음 날 떠났다. 나는 거의 모든 것을 다 잃었다. 내 일, 내 집, 전부 다 잃었다.
그래도 아직은 살아 있다. --- p.520

빔 오빠, 내가 왜 오빠에게 이런 일을 했는지 궁금하다면, 이게 내 답이야. 코르를 위해서. 소냐 언니를 위해서. 리히를 위해서. 프란시스를 위해서. 오빠 때문에 아빠를 잃은 모든 아이를 위해서. 그리고 그 고통에서 구해주고 싶은 모든 아이를 위해서.
이제 살인을 멈출 때야.
소냐 언니와 산드라, 나는 오빠를 상대로 증언을 했고 우리 목숨으로 대가를 치러야 하겠지. 오빠도 알고, 우리도 알아. 오빠가 아직까지 살아 있는 유일한 이유는 우리 목숨을 빼앗고 싶기 때문이라는 것도 알아.
하지만 그런 확실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난 여전히 오빠를 사랑해.
--- p.527~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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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은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졌다…….”
가정폭력 피해자들에게 집은 최소한의 안전도 보장되지 않는 위험한 곳으로 지각된다. 그러나 많은 피해자들이 폭력에서 벗어나고자 시도하기보다 폭력에 길들여진 채 살아간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가정폭력이 어린아이들의 뇌, 특히 애착과 공감, 자기조절, 충동통제 등과 관련된 뇌 영역의 발달을 저해한다는 점이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가엾은 피해자는 사라지고 사이코패스처럼 공감 능력과 죄책감이 없는 가해자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즉 폭력이 대물림되는 것이다.
이 책은 가정폭력 피해자의 자서전적 기록이다. 저자는 가정폭력 피해자로서의 경험과 폭력의 대물림, 그리고 대물림의 종식을 위한 자신의 지난한 분투 과정을 서늘하다 싶을 정도로 진솔하고 담백한 언어로 서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동기에 가정폭력의‘피해자’였으나 성장하면서 사이코패스가 된 오빠 빔의 생각과 감정, 행동 역시 놀라울 정도로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는 도중 어느 순간 빔에게 매료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화들짝 놀라곤 했다. 이것이 사이코패스의 마력적 매력이다.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날것 그대로의 폭력을 체험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충분히 가치 있는 투자이다.
- 김태경 (우석대학교 교수, 강력범죄피해자통합지원 서울동부스마일센터장)
아스트리드 홀레이더르는 숨어서 이 글을 썼다. 이 글은 그녀가 겪어야 했던 혼란을 담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용기에 대한 이야기다. 한 가족의 끊을 수 없었던 유대관계가 어떻게 수많은 생명을 앗아갔는지에 대한 냉엄한 기록이다.
- 워싱턴 포스트
혼신을 다해 써내려간 이 책을 읽다 보면 이미 죽은 여자의 마지막 증언처럼 느껴진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손에서 놓을 수 없다. 매혹적인 범죄자에 대한 기록일 뿐만 아니라, 이 세상 모든 범죄자의 가족이 겪은 아픔에 대한 감동적이고 가슴 아픈 이야기다.
- 북리스트
살인과 가족에 대한 끔찍하지만 용기 있는 이야기. 생생하고, 충격적이며, 결코 잊을 수 없다.
- 커커스
장담하건대, 이런 회고록은 지금까지 없었다. 형사전문변호사 아스트리드는 범죄 세계의 ‘왕’이나 다름없는 친오빠에 맞서 증언하기로 결심했다. 비록 증언이 그녀를 죽음으로 몰고 간다 해도 말이다. 증언을 결심한 후 몇 년간 그녀의 삶에 대해 읽다 보면 그녀가 차라리 죽음을 원하고 있는 듯한 묘한 느낌이 든다.
- 리파이너리29
당신이 전혀 모르고 있는, 그저 상상하는 수밖엔 없는 소름 끼치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 끝없는 놀라움의 연속이다.
- 미헐 판 에흐몬트 (저널리스트)
충격적이고 압도적인 이야기. 거칠고 생생하지만 애정 어린 마음이 느껴진다.
- 헤를로프 레이스트라 (범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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