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0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다 셜록 홈즈에 관한 가장 대표적인 이미지를 창조해 낸 삽화가이다. 코난 도일의 작품들을 연재했던 《스트랜드》는 처음엔 그의 동생이자 『보물섬』, 『로빈슨 크루소』의 삽화가인 월터 파젯이 그려주길 원했으나 그는 시드니에게 이 일을 넘겼다. 그 후 시드니 파젯은 결록 홈즈가 등장하는 서른 여덟 편의 작품에 총 357개의 삽화 작업을 하며, 광대뼈가 튀어나온 각진 얼굴, 높다란 코, 파이프를 문 모습, 호리호리한 외모 등 독특한 탐정의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움직이는 둑 안의 어딘가에서 쉼 없는 발자국 소리가 가늘게 들려왔다. 안개는 우리가 잠복해 있는 곳에서 50미터 안까지 접근해 왔고, 우리 셋은 어떤 끔찍한 것이 튀어나올지 모르는 안개 속에서 그것을 응시하고 있었다. 홈즈보다 아래쪽에 있던 나는 잠시 그의 얼굴을 올려보았다. 그의 얼굴은 파리했지만 기대에 넘쳐 있었고 두 눈은 달빛 속에서 밝게 빛났다. 그러나 뚫어지게 응시하던 그의 두 눈이 갑자기 튀어나올 것처럼 보였다. 그는 놀라서 입을 딱 벌렸다. 레스트레이드는 공포에 못 이겨 비명을 지르며 땅에 얼굴을 처박았다. 나는 마비된 손으로 권총을 움켜쥔 채 벌떡 일어섰다. 안개 속에서 튀어나온 끔찍한 형상 앞에서 내 마음은 얼어붙었다. 그것은 석탄처럼 새까만 사냥개였다. 그러나 살아있는 인간이라면 한번도 본 적이 없는 개였다. 쩍 벌린 입에서는 불길이 뿜어져 나왔고, 두 눈은 휘황한 빛으로 번쩍거렸다. 주둥이와 목덜미와 턱은 타오르는 불길에 휩싸여 있었다. 꿈을 꾸는 듯 뒤죽박죽된 머리로는 안개의 벽에서 튀어나온 저 시커먼 몸뚱이와 무시무시한 머리보다 무섭고 소름끼치고 흉악한 모습은 생각해 낼 수 없었다.
대황야가 펼쳐져 있는 영국의 남부 서섹스 주. 유서 깊은 가문의 가장인 찰스 바스커빌 경이 수수께끼 같은 죽음을 맞이한다. 바스커빌 가문에는 대대로 <한밤중에 황야로 나가지 말라>라는 얘기가 내려오는지라, 유산 상속인으로 정해진 헨리 바스커빌 경은 가문의 영지로 돌아갈 것인지 갈등하다가 홈즈에게 자문을 구한다. 여러 가지 의문 속에도 결국 헨리 경은 와트슨 박사와 영지로 돌아가고, 그 후로 런던의 베이커 가로 보내는 와트슨 박사의 보고서가 이어진다. 보고서에는 법정 싸움을 좋아하는 이상한 이웃 노인과 절세의 미녀 동생을 두고 사는 이상한 스태플턴 박사, 알고 보니 바스커빌관의 집사의 처남이었던 흉악한 탈옥수의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황량한 벌판과 대늪지, 한밤중에 울려퍼지는 이상한 울음소리는 바스커빌관의 사람들을 점점 의심과 두려움 속으로 몰아넣고, 와트슨 박사의 간곡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홈즈는 런던에서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