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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브래드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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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브래드버리

: 태양의 황금 사과 외 31편 - 세계문학단편선 18

[ EPUB ]
리뷰 총점9.6 리뷰 14건 | 판매지수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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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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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5년 09월 08일
이용안내 ?
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21.12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28.5만자, 약 9.1만 단어, A4 약 178쪽?
ISBN13 97889378108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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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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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있었다. 알게 되었다. 100만 년 동안 홀로 기다리는 마음을, 결코 돌아오지 않을 누군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마음을. 바다 아래에서 보낸 100만 년 동안의 고독, 그곳에서 보내는 돌아 버릴 것 같은 시간. 하늘에서는 익룡들이 사라지고, 육지에서는 늪지대가 말라붙고, 나무늘보와 검치호랑이들이 자신의 시대를 누린 후 타르 웅덩이 안에 가라앉고, 인간들이 흰개미처럼 개밋둑에서 쏟아져 나오는 데 걸린 시간.
안개 고동이 울렸다.
--- p.15

활짝 열린 옷장 문 앞에서, 어둠이 벨벳처럼 그녀 주변을 감싸서 떨리는 손으로 훑어 주는 동안, 어둠이 검은 표범처럼 빛을 삼켜 버리는 눈으로 그녀를 조용히 바라보며 숨 쉬는 동안, 이런 두 가지 기억이 그녀에게 밀려왔다. 우주, 그리고 추락. 우주, 그리고 어둠 속에 갇힌 채 질러 대는 비명. 그녀와 리어노라는 꾸준히 일하며, 짐을 싸며, 창밖의 두려운 은하수와 광대한 공허를 바라보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들의 마지막 운명을 알려 주는 것은 오랫동안 사용해 익숙해진 옷장, 그리고 그 안에 있는 한 사람분의 밤으로 충분했다.
--- p.39

때로는 불타는 나무에서 태양을 본다네,
그 금빛 열매가 진공 속에서 밝게 빛나는 모습에,
인간과 중력에 벌레 먹은 사과들이,
사방에서 그를 숭배하며 호흡한다네,
태양을 불타는 나무로 보는 사람에게는……

선장은 한동안 시체 옆에 앉아 여러 생각을 떠올리고 있었다. 슬프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하군. 민들레꽃을 한 줌 꺾어 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가 된 기분이야.
“그래.” 눈을 감고 한숨을 쉬며 앉아 있던 선장이 말했다. “그래,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 음, 어디로 가는 거지?” 그는 앉거나 서서 자기 주위를 둘러싼 사람들을 느낄 수 있었다. 공포가 가라앉아 평온하게 숨 쉬는 소리가 들렸다.
--- p.246

“[……]오늘 직장으로 전화가 두 통 왔단다. 한 통은 네 담임 선생님한테서고, 다른 하나는…… 말할 수가 없구나. 일이 벌어지기 전까지는 말하고 싶지 않아……”
내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천천히, 따스하게.
“그럼 말씀 하지 마세요, 진. 그 전화는……”
어머니는 그저 나를 바라보고만 계셨다. 부드럽고 따뜻한 양손으로 내 손을 꼭 잡고 계셨다. “아직 이렇게 어린데, 우리 크리스. 아직 너무도 어린데.”
나는 입을 열지 않았다.
어머니의 눈빛이 밝아졌다. “네 아버지를 본 적이 없지. 한 번이라도 만나 봤으면 좋았을 텐데. 뭐 하던 분인지는 알고 있니, 크리스?”
내가 말했다. “네. 화학연구소에 계셨죠. 대부분 지하에서 보내셨다고요.”
어머니는 묘한 말투로 덧붙이셨다. “지하 깊은 곳에서 일했단다, 크리스. 그리고 별을 향해서는 눈도 돌리지 않았지.”
가슴속에서 심장이 울부짖고 있었다. 큰 소리로, 힘겹게 고함을 치고 있었다.
“아, 어머니, 어머니……”
그녀를 어머니라고 부른 것은 몇 년 만의 일이었다.
--- p.263

흔히 『화씨 451』이나 『화성 연대기』 등의 대표작 때문에 SF 작가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브래드버리는 자신의 작품에서 온갖 장르와 소재와 배경을 넘나든다. 이 단편선에서는 그런 작가의 일면을 엿볼 수 있다. 공룡과 우주선, 요정과 마법사, 비 내리는 금성과 일리노이 주의 평화로운 마을이 같은 책 속에 공존한다. 인종 문제가 등장하고, 살인 사건이 등장하고, 운동화가 필요해 몸이 달뜬 소년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모든 생경하거나 익숙한 소재들은 놀라운 상상력과 아름다운 문장을 통해 독자의 마음속에 잔잔한 감동을 일깨운다.
--- p.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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