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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거기 있다, 한 점 의심도 없이
eBook

행복이 거기 있다, 한 점 의심도 없이

: 쓰는 사람 정지우가 가득 채운 나날들

[ EPUB ]
리뷰 총점9.5 리뷰 17건 | 판매지수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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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0월 22일
이용안내 ?
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19.25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0.8만자, 약 3.6만 단어, A4 약 68쪽?
ISBN13 9791190313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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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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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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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함으로부터 너무 이탈하여 더 이상 거대함을 모르게 되어버린다면, 그 삶은 여러모로 답답하고 초라한 게 되지 않을까. 삶이라는 게 매일같이 전전긍긍하는 ‘생활’뿐이라면, 겨우 반복하듯 쌓고 해소하며 살아가는 게 고작이라면 그 삶이 단순히 소소하다기보다는 왜소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지 않을까. 그래서 무엇이 되었든 거대한 것과의 연결점을 잃지 않는 건 중요하다. 그게 세계의 지성이든, 오랜 문명의 역사든, 우주의 신비로움이든, 세상의 드넓음이든, 기억의 광대함이든, 신의 사랑이든 그 거대함의 감각이 너무 멀리 달아나지 않도록 마음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작은 일상이 부드러워질 수 있는 건 어쩌면 그러한 거대함과 연결되어 있을 때가 아닌가 싶다. 작은 것일수록 거대한 것과 만난다. 작은 기쁨일수록 거대한 것에 뿌리내리고 있다. 작은 마음들이 알고 보면 거대한 마음으로부터 온다.
--- 「거대함의 감각을 일깨우기」 중에서

내게 주어지는 ‘날것’ 같은 시간을 통제하고 자아내며 빚어낼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러한 경험이 누적된다는 건 확실히 자신에 대한 근본적인 믿음을 준다. 그런 믿음이야말로 허공에 쌓아 올리는 것이 아닌, 진짜 내면에 가까운 것이다.
--- 「시간을 다루는 기술」 중에서

존재의 충실함은 오직 깨어 있는 자에게만 허락된다.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 자인지를 늘 인식하는 사람만이 깨어 있는 것이다. 기계적으로, 공허한 이름 안에서, 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하고 있는 이들은 그저 ‘이름’ 혹은 ‘주어’에 복무하는 하나의 텅 빈 기계일 뿐이다. 살아 있다는 것은 내가 하고 있는 것들로 늘 오늘 하루가 새롭게 재편되며, 그로 인해 자신이 정의되고, 인간이란 오직 그로써만 자기 자신일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지평에 있다.
매일 내가 무엇에 마음을 기울이고, 그 마음에 따라 행하며, 그로써 살아 있는지를 알고자 애쓴다. 내가 서 있는 지평이라는 것이 ‘자아’라는 공고한 어떤 실체가 아니라, 자아 자체가 때론 무용해지기까지 하는 어떤 실천적 상태라는 걸 기억하고자 한다. 오늘 쓰고, 오늘 사랑하고, 오늘 웃고, 오늘 꿈꾸고, 오늘 움직이고자 한다. 삶이란, 나 자신이란 오직 그 가운데만 있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 「오늘 하고 있는 것이 내가 된다」 중에서

어쩌면 사람들이 바라는 것도 자신이 굉장히 ‘잘났다’는 것보다는, 오히려 자신이 최선을 다했음에 대한, 그 순순한 노력에 대한 칭찬은 아닐까. 일이든, 관계든, 사랑이든 늘 우리가 바라는 것은 내가 ‘대단한 존재’라는 것보다 내가 정말로 ‘수고했음’을 진심으로 알아주는 게 아닐까. 그리고 우리 삶의 절망과 슬픔은 그런 노력들이 온전히 인정받지 못한 채 내버려지는 때 도래하는 게 아닐까.
--- 「‘성실한 사람’이라는 말」 중에서

감정에 따라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 누군가에 대한 부당한 질투와 시기, 이유 없는 증오와 혐오, 정당하지 않고 합리적이지 않은 감정을 스스로 너무 신뢰해선 곤란하다.
감정은 아주 즉각적이고, 강렬하며, 무엇보다도 ‘생생한 현실’이기에 우리는 일단 그것을 ‘진실’로 믿고 본다. 내가 이렇게 불쾌한데, 불편한데, 괴로운데 거기에 정당한 이유가 없을 리 없다. 그래서 일단은 자기 자신보다는 외부에서 이유를 찾는다. (…) 하지만 내 경험에 의하면, 많은 경우 감정은 너무 신뢰해선 안 되었다. 오히려 적절히 무시할 필요가 있었다. 감정에 따라 판단하고 생각하고 나아가 행동까지 해서는 후회할 일이 잦았다. 나중에 다시 생각해보았을 때 그 감정 자체가 잘못된 경우가 많았다. 그러면 그냥 내 안에서 일어난 감정을 버티고 그 순간을 지나 보낼 필요가 있었다.
감정은 때때로 우리의 잘못된 현실에 대한 대체 불가능한 증거이자 힌트가 되어준다. 하지만 그 몇 번의 적중을 지나치게 믿고 기대하여 모든 감정을 신뢰하는 습관은 반대로 우리 삶을 파괴해버릴 수도 있다. 감정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것은 삶에 대한 온당한 시야를 가려버린다.
--- 「감정을 너무 믿어서는 안 되는 이유」 중에서

불행은 어떤 측면의 통찰력을 준다. 허무, 불안, 슬픔을 통해 삶의 본질을 엿보게 하고, 인생의 남다른 측면을 드러나게 한다. 하지만 불행은 그 통찰력만큼 삶을 앗아간다. 통찰력에 몰두하는 만큼 삶은 뒤로 물러난다. 그런데 내가 배운 지혜랄 게 있다면, 가장 몰두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통찰력보다는 삶이라는 점이다. 삶을 갉아먹는 통찰력이라면 굳이 가지지 않는 것이 낫다. 통찰력보다는 삶의 우월성을 지켜내는 게 좋다.
--- 「불행에 몰두하지 않는다」 중에서

언어가 가장 절실한 순간은 우리에게 도래한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을 때이다. 나의 불편함, 불행감, 세상과의 불일치감이 극심해질 때, 우리는 그것들을 설명해줄 언어를 간절히 원한다. 그 언어는 철학의 언어이기도 하고, 종교의 언어이기도 하며, 그 밖의 잠언, 속담, 문학, 심리학의 언어로 다가오기도 한다. 언어는 우리의 존재 그 자체로 온전할 수 없을 때, 가만히 충족감을 누릴 수 없을 때, 지금 여기에 전적으로 속할 수 없을 때 긴급 구조처럼 요청된다. 그렇기에 불행은 많은 말을 필요로 한다.
--- 「행복은 말이 없고 고통은 말이 많다」 중에서

행복은 내부로부터 나오는 힘이고, 그렇기에 외부의 비교로부터 오는 불행과는 정반대편에 위치해 있다. 이런 종류의 힘은 그것을 가져보지 못한 사람은 결코 알 수도, 인정할 수도, 짐작할 수도 없는 것이다. 오직 외부로부터 불행감이나 행복감을 공급받고, 그로부터만 정체성을 얻고, 그러한 규정 안에서만 무언가를 ‘느낄’ 수 있는 부류의 사람에게는 내부로부터 무언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은 허상, 허깨비, 어떤 착각, 공허한 정신 승리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나는 삶의 모든 요소를 내부로 환원하는 것에 반대하지만, 많은 부분, 어쩌면 삶의 절반 이상은 내부적인 것에 달려 있다고 믿는다. 외부적인 것(물질, 환경, 조건)은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결국에 삶은 내부성의 힘에 의해 상당 부분 결정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어느 정도는 외부적인 조건을 바꾸거나 개선하되, 그 이상으로 내부적인 어떤 힘과 태도를 끈질기게 지켜나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 「타인의 불행을 자기 위안의 재료로 삼지 않는다」 중에서
아픔이 주는 것이 있다. 단순히 힘든 시절을 딛고 일어나 성공할 날이 올 거라든지, 아프면 성숙한다든지, 아픔을 통한 당위론적인 성장을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성공에는 배경이, 성숙에는 교양이, 성장에는 사다리가 필요한 시대이다. 그보다 아픔은 타자를 준다. 나를 넘어 타자를 알게 하고, 그로써 나를 강하게 한다. 강하다는 것은 자유롭다는 것이다. 나는 자기방어에만 함몰된 왜소한 인간성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더 기꺼이 공감할 수 있고, 더 온전히 이해하며, 더 넓은 것에 관해 말할 수 있다. 자기 자신만을 위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었던 나약함에서 벗어나, 더 자유롭게 느끼고, 생각하며, 행동할 수 있다. 그 자유의 땅이 바로 타자이다. 타자가 내가 딛고 설 수 있는 세계이다.
아픔이 없는 삶이야말로 죽어버린 삶이다. 내가 무엇에 아플 수 있는 사람인지를 생각한다. 내가 여전히 무엇에 가장 아픈 사람인지를 고민해본다. 그 아픔이 이 시절이고, 지금의 나이며, 내가 나아갈 길이라는 걸 알고 있다. 아픈 것들을 배제하고, 아픈 것으로부터 나를 방어하기보다는 아픈 것을 마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픈 것에 지금 이 삶의 핵심이 있다.
--- 「무엇에 가장 아픈 사람인가」 중에서

어른이 된다는 것, 사회 속의 한 인간이 된다는 것은 거짓을 견디게 될 줄 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끔은 우리 사회 전체, 우리 문명 전체가 어떤 거짓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도대체 이 사회 전체는 무엇을 향해서, 무엇을 위해서 이다지도 열심히 굴러가며 나아가고 있는 걸까? 정치, 경제, 문화 등 사회의 모든 것이 인간의 ‘행복’을 위해 나아간다는 명분을 지니고는 있지만, 갈수록 복잡해지기만 하는 이 문명의 모든 것은 정말로 그 ‘행복’이라는 과녁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게 맞을까? 아니면 그저 끊임없이 굴러가지 않으면 안 되기에, 단지 멈출 수 없어서, 그랬다가는 거짓으로 지어진 문명 전체가 무너지기 때문에 행복을 향해 나아가는 ‘척’ 하고 있는 건 아닐까?
--- 「삶에는 거짓이 빠질 수 없다」 중에서

많은 경우 인간의 불행은 관념의 비대화와 관련되어 있다. 니체가 유고에 적은 바에 의하면, 인간은 다른 동물들이 ‘뿔’을 발달시키듯이 관념을 발달시켰다. 즉, 일종의 생존 수단이자 공격과 방어의 방법으로 관념을 만들어냈고, 관념을 통해 자기에게 들어오는 온갖 문제들을 부풀리며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다. 관념은 사회를 만들고 문명을 건설하게 하고 인간을 단단하게 하는 모든 걸 주었지만, 반대로 인간 고유의 모든 문제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불행은 과도한 의미 부여에서 시작된다. 불행한 사람은 타인의 말 한 마디, 제스처 하나, 자기에게 도래한 약간의 문제 상황, 사소한 실패의 기억 같은 것들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있는 게 ‘말 한 마디’라면, 거대한 관념 속에서 그것은 온갖 악의, 저주, 나를 향한 적의, 그를 통한 두려움과 불안, 나의 현재와 미래까지 망쳐놓는 무엇이 된다. 비슷한 식으로, 타인의 시선을 마음대로 상상하여 자신을 불행하게 만드는 일도 관념의 비대화와 관계되어 있다.
--- 「관념과 싸우는 기술」 중에서

사람이 참 나약한 것이 너무 쉽게 ‘오늘’의 문제를 ‘삶 전체’의 문제로 돌리곤 한다는 점이다. 오늘의 나쁜 기분 때문에 내 삶이 통째로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고, 곁에 있는 사람을 미워하며, 이 삶이 누군가 혹은 어떤 선택 때문이라고 탓하는 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순간이 있다. 그럴 때면 과거의 어느 나날이 꿈처럼 피어오르고, 마치 그 시절 이후 모든 게 엉망이 되어버린 것 같은 착각에 사로잡혀버린다. (…) 그렇기에 오늘의 문제는 그저 오늘의 문제로 남겨두고 잊어버리는 일이 때로는 필요하다.
--- 「오늘의 문제는 오늘의 문제로」 중에서

문제는 그런 상대를 굳이 비난해야만 마음이 편해지는 나 자신에게 있었다. 물론 삶의 모든 순간에 자책할 필요는 없겠지만, 적어도 이 일련의 감정들 앞에서는 다소 멈추어볼 필요도 있다. 그를 인정할 수 없다면 인정하지 않으면 된다. 그를 견딜 수 없다면 마주하지 않으면 된다. 그가 옳지 않다면 더 진정한 기준에 관해 고민하면 된다. 하지만 그가 내게 질투나 피해의식 따위를 불러일으킨다는 이유로 그를 비난할 필요는 없다.
비난의 순간에 우리는 삶에서 이탈된다. 실제로는 나의 삶과 무관한 ‘그의 존재’가 단지 참을 수 없게 된다. 그런데 보통 시기, 질투의 대상은 내 삶에 속해 있지 않다. 내 삶에 속해 있지 않은 누군가가 내 삶을 흔들어놓는다는 것은 사실, 그를 통해 내가 내 안의 어떤 부분을 마주한다는 뜻이다. 그것이 나를 뒤흔드는 것은 내 안에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가 나를 괴롭히는 게 아니라, 그로 인해 상기된 내 안의 오랜 병이 나 자신을 찔러대고 확인시키며 괴롭히는 것이다.
--- 「함부로 합리화하지 않는다」 중에서

글쓰기에서 최고의 지름길이란, 다른 것보다는 자신의 진실에 몰두하는 일이다. 자기 진실에 깊이 가닿은 사람은 타인의 마음 깊은 곳과 연결된다. 자신을 깊이 이해한 사람은 타인도 깊이 이해하게 된다. 자기 마음을 파내려 가서 만나는 광맥은 자기 폐쇄적인 우물이 아니라 타인의 마음에 연결되는 지하수와 같다. 타인은 우리 바깥에 돌아다니는 것 같지만, 우리 마음 가장 깊은 곳들에 연결되어 있다. 그 광맥에 이르고자 하는 일이 곧 글쓰기이고, 진실과 마음에 대한 탐구이자, 진정한 타자를 만나러 가는 길인 것이다.
--- 「마음이라는 건 서로 비슷하고 연결되어 있어서」 중에서

타인을 재빨리 분류하고, 내 안에서 정리하고, 그를 특정 방향으로 박제하고 낙인찍는 일이 ‘방어적인 태도’와 관련이 깊다는 것이다. 그로부터 배신당하거나 혹은 다른 예기치 못한 일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 그를 내 마음대로 짐작하고 분류한다. 혹은 그를 통해 어떤 이익을 얻고자, 나에게 유리한 목적을 위해서 그를 좋은 사람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그는 ‘좋은 사람’이니 ‘내 편’으로 삼아도 좋겠다는 식으로 분류를 활용하며 안심하는 방법으로 삼는 것이다. (…)
그것은 결코 그 사람을 진정으로 만나지 못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적당히 관계 맺고, 적당히 서로를 이용하며, 적당히 각자의 이득을 취하기엔 좋을지언정 그에 관해 ‘잘 안다’고 말할 가능성에서는 완전히 멀어지는 것이다.
--- 「사람을 잘 본다는 것」 중에서

나같이 의존적인 사람, 근본적으로 영혼 깊은 곳에서부터 어딘가에 기대지 않을 수 없는 나약한 인간은 전방위적으로 삶을 견뎌내기 위한 장치들이 필요하다. 환상이 필요하다. 환상에 기대어야만 나아갈 수 있다. 의미가 필요하다. 의미가 있어야만 행할 수 있다. 사랑이 필요하다. 사랑이 있어야만 잠들 수 있다. 합리화가 필요하다. 합리화가 있어야만 이 순간에 온전할 수 있다.
--- 「의존적인 사람」 중에서

책임을 회피할 수 있을 때, 그에 관해 잘 모를 때, 그저 내 마음대로 결론 내리고 함부로 말해도 될 때, 나는 정답을 아는 사람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점점 더 타인을 이해하게 되어갈 때, 나는 무력함을 느낀다. 타인의 입장을 상상할 수 있게 되어갈수록 내가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나만의 세계에서 벗어나고 타인의 세계에 닿을수록, 그저 더 많은 것을 유예하게 되어간다. 날이 갈수록, 점점 더 모르게 되어간다.
--- 「삶의 답으로부터 점점 멀어져가는」 중에서

사람과 온전한 관계를 맺고 스스로도 온전하기 위해서는 판단 중지라는 덕목이 필요하다. 타인의 말을 듣고 그의 의도를 짐작하지 않기, 그의 마음을 추측하며 부정적으로 해석하지 않기, 무엇이든 과대평가하거나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의지가 실제로 우리를 구해낸다. 과장된 의미의 바다에서 빠져나오기, 자기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중지하기, 타인의 말이든 자신에 대한 생각이든 그저 중단해버린 채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능력이 실질적인 삶의 질을, 오늘 하루와 이 순간을 결정한다.
(…) 사소한 말을 기억하고 그런 말을 붙들고 늘어지며 생각의 바다를 헤매는 것은 우리의 모든 것을 엉망으로 만들 뿐, 우리 삶에 도움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런 습관은 우리를 지켜주고 방어해주며 통찰력의 순간으로 인도해줄 것 같지만, 사실 그 끝에 맞이하는 건 공허와 폐허뿐이다.
차라리 잊는 능력, 중지하는 의지, 정지하는 힘이야말로 우리를 늘 더 나은 순간으로 데려간다. 타인의 말에서 나의 존재를 부정하거나 긍정하는 흔적들을 찾기 위해 애쓰기보다는, 그저 그런 정신적 활동을 중지해버리면, 내가 놓여 있는 현재를 맞이할 수 있다.
--- 「셔터를 내려야 한다」 중에서

자극적인 소문을 찾아다니는 사람은 정확히 자기의 중심을 지키고 그 중심의 자장 안에서 살아가며 매일의 걸음에 몰두하는 사람과 반대된다. 몰입할 게 없는 사람에게는 호기심만이 넘쳐난다. 이 호기심의 낮은 역치, 손쉽게 관심을 가졌다 놓아버리는 감정의 반복은 자기 삶에서 그 무엇도 쌓아내게 하는 데 실패한다.
(…) 어쩌면 세상의 수많은 해악은 그런 ‘심심함’으로부터 나온다. 흥분거리가 필요한 사람들, 삶이 권태롭고 집중할 거리가 없는 이들이 중독처럼 소문거리를 찾아다닌다. 삶이 모여드는 순간을 ‘악마적 상상력’으로밖에 누릴 수 없는 이들은 불쌍하고 불행하다. 그런데 이 불쌍하고 불행한 사람들이 협심하여 세상을 더 지옥과 비슷한 것으로 만들어낸다.
--- 「세상의 소문」 중에서

두려움의 과잉이야말로 삶이 온당한 방향으로 흐르는 일의 증거 같은 게 아니었을까 한다. 잘못된 것 앞에서는 오히려 확신을 느낀다. 아니면 계산을 한다. 이익과 손해를 따져본다. 그러나 온당한 것 앞에서는 두려움을 느낀다. 이미 그 방향이 옳다는 걸 직감적으로 알고 있어서, 그리로 나아가야 하는 걸 알기 때문에 두려움에 떨면서도 나아가게 된다.
--- 「사랑을 시작했을 때 두려움이 몰려왔다」 중에서

시간을 쓰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니 삶의 시간들을 쪼개어서라도, 어디에 투여할지를 매일같이 고민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우리가 가진 것은 거의 시간뿐이며 그것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용액이기에, 그 시간을 어디에 갖다 부을 것인지를 무엇보다 세심하게 결정해야 한다. 사랑할 수 있을 때, 다름 아닌 오직 당신의 시간을 써야 한다.
--- 「시간을 쓴 것만이 사랑으로 남는다」 중에서

어떠한 상황이나 감정 속에서 ‘그래도 내가 당신을 사랑하지’ 하는 생각, 언어 활동, 선언적 내면이야말로 그 자체로 사랑이다. 그 존재 형식에서 벗어나는 순간, 사랑도 끝난다. (…) 사랑이란 그렇게 끊임없이 되어감으로써만 존재할 수 있는 무엇이다. 당신을 처음 마주했을 때, 당신을 유심히 바라보며 관찰했을 때, 당신의 어떤 몸짓을 기억했을 때, 그러한 사소한 순간들을 하나하나 사랑이라 믿고, 말하고, 해석하면서, 사랑은 더 사랑이 되어간다. 되어감 이외의 사랑이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런 것은 당연히 붙잡을 수도 없고, 믿을 수도, 의지할 수도 없다.
어제 당신을 사랑한다고 믿었던 일을 기억하는 것, 오늘 당신을 사랑하는 것, 그리고 내일도 사랑하리라 믿는 것, 결국은 그 무한한 순환 고리, 논리가 파괴되는 동어 반복과 자가당착의 세계 속에서 어떻게든 버티며 빠져나오지 않는 것, 그것이 사랑의 전부이다. 그래서 사랑하는 자는 곧 지치지 않는 자이기도 하다.
--- 「부단히도 말해가는 과정 그 자체가 사랑」 중에서

권태롭고 고요한 곳에서 사랑은 자극적인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전쟁 같고, 지옥 같고, 위기가 도사리고 있는 곳에서 사랑은 동굴이나 둥지 같은 것일 수밖에 없다. 우리 시대의 사랑 또한 우리 각자가 자신을 지켜내기 위해, 우리 각자에게 봉사해야 하는 그 무엇이 되고 있다. 피난처 같은 사랑, 나를 유일하게 인정해주고 받아들여 주는 존재, 나를 바꾸려 하기보다는 지키게 하는 존재가 사랑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 「자신을 지킬 때에만 가능해지는 사랑」 중에서

삶을 간직하는 일은 현재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계속하여 과거로 돌아가야 하는 일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미래로부터 끝없이 몰려오는 현재만을 좇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그 현재에의 몰입에는 묘한 중독성이 있다. 떠내려가는 삶을 계속하여 잊고, 현재적인 것들의 강렬함에만 빠져 지내는 일의 편리함 또한 없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그 현재는 동시에 우리가 감당해야 하는 현실이기도 하고, 끝없이 쓸려가는 일이기도 하다. 그럴 때 결국 우리를 붙잡아줄 수 있는 근거는 과거 속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 아닐까.
--- 「현재를 위해 계속해서 과거로 돌아가야 한다」 중에서

사람이라는 존재는 참 나약해서, 언제나 오늘의 존재로만 생생하게 살아 있을 수는 없다. 그러기엔 너무 많은 힘이 든다. 매번 새롭게 자기 자신이나 관계, 자기 삶을 규정할 만큼 강한 존재는 없다. 우리는 어느 정도 무언가에 ‘의지’ 혹은 ‘의존’해야만 하는데, 과거란 우리 내부에 살아 있는 가장 다정한 의지처가 되기도 한다. 내가 어디 있는지 모르겠고, 내가 누군지 알 수 없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 불안할 때 과거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는 자기 자신의 맥락을 찾아내는 일은 가장 큰 위안 중 하나이다.
--- 「과거로부터 자신의 맥락을 찾는 일은 중요하다」 중에서

우리가 머무는 곳들은 언제나 일시적이고, 우리가 하는 것들도 임시적이다. 우리 시대에 영원한 장소란 없고, 장인이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끝없이 변주하는 유행, 대세, 핫한 것들이 떠돌아다닐 뿐이다. 모든 것은 대체 가능하고, 상황에 따라 변화하며, 새로운 시대정신과 기술적 흐름으로 우리를 휩쓸어 간다. 그 와중에 자기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어떤 일관된 것을 따라 계속 보이지 않는 영원성에 머무는 누군가의 존재란, 그 자체로 뭉클한 심정을 전해준다. 장인은 그저 있는 자이고, 머물러 있는 자이자, 일관된 마음을 지켜내는 자이다. 나도 누군가에게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기도 했다.
--- 「일관됨의 위안」 중에서

사람이 자기 삶에서 바꿀 수 있는 건 그리 많지 않다. 많은 것이 환경적으로 정해져버릴 수도 있고, 이미 공고한 사회 현실 속에서 지극히 제한적인 삶만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게 주어진 하루만큼은, 그 하루의 질을 바꿀 가능성은 거의 모든 사람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삶과 세계의 세부들을 더듬고자 하는 집요한 노력, 훈련, 추구, 지속적으로 유지하고자 하는 어떤 태도 같은 것이 삶을 더 잘게 쪼개어, 더 많고 더 크고 더 풍요로운 것으로 되돌아오게 하리라 생각한다.
--- 「섬세한 사람은 실제로 더 오래, 더 많은 삶을 산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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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우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의 이름이다. 타인에게 ‘좋은 글쓰기’에 대해 말할 기회가 있으면, 나는 그때마다 정지우 작가의 글 한 편을 함께 읽는다.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은 많지만 나는 그처럼 자신의 내면을 고요하고 단단하게 내어 보이는 작가를 별로 보지 못했다. 정지우 작가는 분노와 상처를 드러내고 자신의 정의로움을 내세우는 대신 감정의 틈새를 찾아 누구도 미워할 수 없게 만드는 글을 써낸다. 그는 그것으로 요란하게 쓰는 그 누구보다도 이 세계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그의 글에는 ‘알지 못한다’라거나 ‘모른다’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하는데, 나는 그때마다 독자를 자신의 옆으로 초대하는 그의 글쓰기 방식에 괜히 감동한다. 그런 정지우의 글을 추천하게 되어 기쁘다. 내가 아는 가장 아름답고 단단한 글쓰기를 하는 작가의 글을 당신과 함께 읽고 싶다.”
- 김민섭 (『대리사회』, 『훈의 시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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