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 동안 번역 활동을 하면서 번역 연구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번역자다. 기계적인 번역문이 아닌 살아 있는 문장, 번역투의 문장이 아닌 우리 말투의 문장을 연구하는 데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번역서로는 『로빈슨 크루소』, 『채털리 부인의 사랑』, 『애거서 크리스티 단편집』, 『셜록 홈즈 스토리』, 『걸리버 여행기』 등이 있다.
영리함 면에서는 다씨가 한 수 위였다. 빙리도 나무랄 데 없었지만 다씨에게는 미치지 못했다. 다만 다씨는 거만하고 내성적이었으며 까다로웠다. 교양은 있었지만 사람들에게 호감을 주는 성격이 아니었다. 성격적으로는 빙리가 한결 나았다. 빙리는 어디를 가든지 항상 사람들이 좋아하는 타입이었고 반면에 다씨는 사람들이 싫어하는 형이었다. --- p.28
엘리자베스는 자기가 다씨에게 모욕감을 주었을 거라고 생각했으므로 그가 쾌활하게 나오는 점에 다소 놀랐다. 그런데 사실 그녀의 태도에는 상냥함과 경멸감이 뒤섞여 있어서 상대방을 모욕하는 것으로만 보이지는 않았다. 그리고 다씨는 지금까지의 다른 어떤 여성보다도 그녀에게 매혹되어 있었다. 만약 그녀의 환경이 열악하지만 않다면 지금 자기가 그녀에게 완전히 빠져버리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 p.75
샬럿은 그러한 변화의 원인이 그가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며 그 대상은 엘리자베스일 거라고 생각하고는, 그런 증거를 찾아보려고 했다. 샬럿은 자기들이 로싱스 저택에 갔을 때나 다씨가 목사관으로 올 때 항상 그를 주의 깊게 지켜보았지만 별다른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다씨가 엘리자베스를 자주 바라보기는 했지만 그 표정이 뭔지 짐작할 수가 없었다. 표정이 진지하고 꾸준하기는 했지만 그 속에 얼마만 한 애정이 깃들어 있는지를 알 수 없었고, 어떤 때는 단순히 그가 정신이 나간 상태로 보이기도 했다. --- p.252
그녀가 느끼는 마음의 동요는 이제 고통스러울 정도로 커졌다.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힘이 빠져 자리에 주저앉아 반시간 동안 흐느꼈다. 앞에서 일어난 일들을 이리저리 생각해보면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녀가 다씨로부터 청혼을 받은 사실! 그가 여러 달 동안 자기 자신을 그토록 사랑해왔다는 사실! 그러한 사랑이 너무 강렬하여 그는 어떠한 이유에도 불구하고, 그가 자기 친구를 제인과 결혼하지 못하게 만든 점에도 불구하고 그녀에게 그처럼 애정을 품고 있었다니 믿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