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등교하는 걸, “이른 아침 어린 파도들이/교문을 들어선다”(「까치 파도들」)라고 말하는 시인의 가슴은 얼마나 설레고 믿음으로 가득 차 있을까. 이 구절엔 이상인 시인의 어린이를 보는 시각이 잘 드러나 있다. 그의 동시는 이 믿음의 초석 위에 사랑의 탑을 공들여 쌓는 방식이다. 그 사랑은 「가방」에서 “서로 마주 댄 등짝”을 발견하고, 춥지 말라며 「참샘」에 “낙엽 이불을 포근히 덮어”주거나, “가족은 함께 맞추어 가는/퍼즐 상자”(「가족사진」)임을 일깨운다. 이처럼 시인의 사랑은 어른의 입바른 관념의 사랑이 아니라 어린이를 둘러싼 구체적 생활(현실) 속에서 찾아낸 것이어서 더욱 귀하고 값지다. 또한 그 사랑은 상처 입고 소외된 “아무도 앉아 주지 않는/빈 의자가 된 아이”를(「빈 의자」) 보듬어주고 “두 쪽으로 갈라”진(「상처」) 바다를 기꺼이 기워주는 데서 시인의 품 넓은 따뜻한 윤리적 태도까지 엿볼 수 있다. 이번 동시집 『달을 베어먹은 늑대』를 통해 알게 된 친구들 정희, 승이, 명선이, 현경이 등과 잔디밭에 도란도란 앉아 얘기하고 싶은 마음에 벌써 병아리 부리처럼 입이 간질간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