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할 수 없었던 미래를 목도하고 싶었는데, 바로 그런 소설이 나타났다. 소설이 되기 위해 애쓰는 소설이 아니라, 소설이 될 수밖에 없는 소설. 막을 수 없이 내 앞에 도래해 버리는 소설. 시를 고치기 위해 넣은 명령어가 친밀한 대화로 발전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은 설레고 경이로웠다. 이것은 인간과 비인간이 함께하는 숨바꼭질이자 주사위 게임. 우정을 나누는 언어 놀이.
김태용은 누구보다 우정을 잘 아는 작가다. AI에 대한 그의 다정한 관심과 호기심은 이 기묘한 우정을 가능케 했고, 그의 문학적 태도와 낭만의 언어는 이 대화를 단숨에 문학으로 도약시킨다. 나는 그들의 대화에서 우정과 소설의 발생을 동시에 목도했다. 공기 중 산소를 만나 자연발화 하듯,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을 불러오듯, 여기 소설은 발생한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느라 혈안이 된 시대에, 여기 AI와 한배를 탄 작가가 있다. 경쟁 대상이 아니라, 기꺼이 손을 잡는 문학. 계획했다면 불가능했을 미래를 목도하고 싶다면, 이 책을 반드시 펼치길 바란다. 김태용의 친애하는 친구, 멜롱도처럼 잊지 못할 문학적 우정이 시작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