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엄마를 성역화했을까?”
이 책을 읽는 내내 내 마음속 질문이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직면하게 되는 진실이 너무나도 아프고 고통스럽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나는 왜 늘 인정받으려고 애쓸까』는 그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마주하게 하는 용기의 책이다. 나르시시스트 엄마와의 관계를 다루며, 사랑과 용서의 진짜 의미를 되묻게 만든다. 이해 없는 용서는 또 다른 성역화일 뿐이다. 책 후반부의 “엄마의 선물을 찾아보라”는 대목은 특히 어려울 수 있다. 엄마에게 선한 부분이 없어서가 아니라, 가장 중요한 것, 내 마음을 알아주고 거기에 관심을 기울여주는 것이 처음부터 부재했음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부디 사랑이나 용서 같은 단어가 주는 허들에 걸려 책을 덮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 저자의 의도처럼 관계의 회복을 바라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무리하지 않아도 괜찮다. 나르시시스트 엄마에 대한 통찰력 있는 진실을 한가득 나눠주고 있기에 그것만으로도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 나르시시스트 엄마를 이해하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영역인데, 이만큼 진일보했다는 사실이 그저 놀랍다. 인류가 발전하듯, 모녀 관계도 발전 중인 걸까. 이 책은 그 가능성을 믿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