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보다 집을 좋아하는 사람이 길을 떠나면 묵직한 영혼 하나 챙겨온다. 낯선 곳에서 내 자리를 돌아보고 낯선 사람들을 통해서 나를 돌아본다. 그렇게 한 번에 하나씩 자라는 사람.
무릎을 꿇고 몸을 낮춰 시선을 맞추며 귀를 열고 고개를 끄덕이며 살아가는 사람이고 싶어요.
눈에 익을 때까지 새 옷을 못 입는, 묵은 짐들을 헤집으며 과거 여행을 가끔 떠나는, 천생 만물상 주인 같은 사람. 함께 걸으면 이야기꽃을, 혼자면 사색의 나무를 키운다. 걸으면서 어른이 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