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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an Marc Rochet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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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등반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온종일 쌓인 긴장을 풀기 위해 나는 자주 등반 파트너에게 이런 농담을 건네곤 한다. “좋았어, 이번에도 살아 돌아왔으니 다음번에도 이 정도는 해보자고!” 근래에도 에크랑 산군에서 꽤 힘든 등반을 하고 내려와, 함께 산에 오른 장마르크에게 이 말을 건넨 적이 있다. 그는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래, 살아 있네! 이렇게 살아 있다는 걸 느껴본 게 얼마 만인지! 내가 지난 40년 동안 등반을 하지 않았다고 하면 믿겠나?” 그리고 또 이렇게 덧붙였다. “정말 멋진 건, 모든 감각이 돌아왔다는 거야. 마치 어제 일처럼!” 그는 ‘한번 산악인은 영원한 산악인’임을 분명히 말해주고 있었다.
베르나르 아미Bernard Amy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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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열차』의 작가 장마르크 로셰트
산과 예술, 알피니즘과 산악인들의 우정을 그린 자전적 성장기 “‘에크랑’ 산군은 유독 거칠고 야성이 살아 숨 쉬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헐벗고 척박한 곳이다. 그러나 이 산군의 진정한 풍요는 우리에게 행복을 선사하고, 우리의 감탄을 자아낸다는 점에 있다. 그곳은 우리가 태어나서 자라고 사랑하고 이해하는 법을 가르쳐주며, 이 세상에는 굉장하고 놀라운 것, 소박하고 참된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속삭여준다. 우리가 태어난 날들처럼.” _가스통 레뷔파 프랑스 남동부, 알프스 산기슭에 위치한 그르노블은 ‘프랑스 알프스의 수도’로 불릴 만큼 험준한 산맥을 자랑하는 전 세계 산악인들의 성지다. 이 책에서 장마르크 로셰트는 그르노블이 품은 에귀 디보나, 에타주 골짜기봉, 라메주, 라토, 베르동 협곡, 레방, 르파베 등 해발 3,000미터가 훌쩍 넘는 높은 봉우리들을 때론 거칠게, 때론 날카롭게 묘사한다. 강렬하고 굵직한 선으로 우리의 시선을 압도하는 에크랑 산군은 태곳적부터 인류의 마음속에서 이어져 내려온 도전의식을 부추기는 동시에, 인간의 오만을 꾸짖는 자연의 무자비함을 처절하게 일깨워준다. 산을 경험하는 것은 왜 특별한가? 산악인들은 왜 목숨을 걸고 정상으로 향하는가? 제대로 된 등산 장비도 없던 시절, 거의 맨 몸으로 이 전인미답의 고산에 루트를 개척한 피에르 가스파르, 빅터 쇼 등 수많은 산악인들은 무엇때문에 목숨을 담보로 산에 올랐을까? 지금도 세계 곳곳의 깎아지른 듯한 수직벽에 매달리는 이들은 왜 위험을 무릅쓰고 정상으로 향하는가?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 끊임없이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인간의 도전정신을 때문일까? 그것이 목숨과도 맞바꿀 만큼 그렇게 특별할까? 알제리전쟁에서 전사한 아버지의 부재, 차갑고 독선적인 어머니의 태도, 일률적인 답을 강요하는 억압적인 학교 사이에서 실존적 불안을 겪던 열여섯 장마르크에게, 산은 분노와 반항심을 희석시켜줄 특별한 탈출구 그 이상이었다. 좀처럼 품을 내어주지 않지만 언제나 장엄하게 제자리를 지키는 거벽들은 방황하는 청춘 장마르크가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었고, 육체의 상승과 더불어 정신적 상승을 경험하게 해주는 살아 있는 학교였다. 산을 오르는 것은 곧 “자기 자신의 벽에 곧게” 올라서는 것 중력을 거슬러 신에게 혹은 우주에 더 가까이 닿고 싶다는 열망은 극한의 고통을 지불해도 얻을까 말까하다. 또한 산에서는 재능이나 경험이 때로 독이 될 수 있고, 초보자든 등반의 귀재든 동등한 입장에 서게 된다. 낙석이나 눈사태, 크레바스나 벼락은 인간을 어떠한 잣대로 판단해 대상을 고르지 않기 때문이다. 에크랑 산군의 고봉들을 오르며 고산 가이드를 꿈꿨던 장마르크는 동료의 추락과 죽음, 자신의 낙석 사고 등 수차례 죽음의 문턱을 경험했고, 결국 자신에게 자비를 베풀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자신을 미워하지도 않는 산을 떠나 작가의 길을 선택한다. 그러나 그는 포기한 것이 아니다. 산을 오르는 여러 루트가 있듯, 미래를 향해 가는 다른 루트를 선택했을 뿐이다. 어쩌면 그는 산이 그에게 허락해준 이 거칠고 지독한 경험들을 통해, 그가 올라서야 벽을 제대로 마주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산은 “적이 아니라, 때로 의심과 결점들이 극단적으로 치달을 수 있는, 동요된 또 다른 내 모습을 비춰주는 거울”이기 때문이다. “산이 우리 자신에게 말해주는 우리 모습이 어떤지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생존의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