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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나다
이상민
생각을나누다 2021.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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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에세이 top2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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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아르헨티나

버스터미널에서 빈털터리가 되다
다시 일어서기
새로운 여정의 시작
로사리오
다시 떠나기

2. 우루과이

자전거로 국경을 통과하다
에드와르도와의 작별
우루과이의 수도, 몬테비데오에 도착하다
또 다른 도난사건
걸어서 여행하기
그리고 히치하이크

3. 브라질

걸어서 또 하나의 국경을 통과하다
노숙자를 위한 무료숙소, Albergue
두 명의 친구. 줄리아노와 마르코지
줄리아노와의 헤어짐
바람의 소리를 듣다
여행은 여정이 아니라 그 시각이다
상파울루를 향해

저자 소개 1

매일 아침 바다 수영이 필요한 사람. 매년 한가지씩은 스스로에게 사고 칠 기회가 필요한 사람. 걷는 것을 좋아하고, 자전거와 오토바이 타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식당이나 카페에 가면 항상 야외자리를 찾는 사람. 버스에 타면 항상 창문을 열고 싶은 사람. 기차에 타면 항상 블라인드를 올리고 싶은 사람. 캠핑을 좋아하는 사람. 항상 ‘여행’하고 싶어 하는 사람. 그래도 결국 가족이 가장 소중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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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7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222쪽 | 148*210mm
ISBN13
9791197512711

책 속으로

“하지만 네 번째 잠에서 깨었을 때, 내 눈 앞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귀에서는 여전히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가 흘러나오고 있었고, 터미널 안도 변함없이 많은 인파로 붐비고 있었지만, 내 배낭만은 이 세상에서 갑자기 소멸해 버린 듯했다. 순간, 가슴에 구멍이라도 난 듯한 기분이 들었다. 혼잡한 터미널의 웅성거림 속에서 나는 홀로된 적막감에 둘러 쌓였다.”

“사람은 누구나 선택하느라 고민하는 시간으로 자신의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흘려버리곤 한다. 더 슬퍼하거나 고민하지 말자. 모든 게 나를 위해 주어진 길이라고 순순히 믿으며, 그저 앞만 보고 달려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내 일정에 변함은 없다. 내가 준비가 되었든 안되었든 다음 주 화요일, 나는 로사리오를 향해 자전거를 타고 새로운 여행을 떠날 것이다.”

“도로 위를 달리는 차들은 쌩하고 내 옆을 자꾸만 스쳐 지나갔다.
'이들에게 100km란 거리는 아무것도 아니겠지.'
그러다가 문득 길가에 세워진 한 표지판을 보았다.
최고속도 60km/h.
난 혼자 피식 웃었다. 적어도 난 지금 속도위반은 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길은 정직하다.
내가 아무리 힘들고 어렵다고 투정을 부려도 적당히 봐주는 일이 없다.
1km, 1km 내가 직접 지나치지 않고서는 가야 할 곳에 닿을 수가 없는 것이다.”

“해는 어느새 지평선을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다. 나는 더이상 아까처럼 도로를 달려오는 차량이 자전거를 실을 수 있을지 없을지를 가늠해보지도 않았고, 그저 도롯가에 서서 머리 위로 올린 손을 끝없이 흔들기를 반복했다. 처음 히치하이크를 시도할 때의 그 쑥스러운 감정은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았다. 멍하니 손을 흔들다 해가 떨어지는 마지막 장면을 바라보았다. 이러나저러나 오늘도 석양은 아름다웠다.”

“마음의 동요에 맞서 싸우지 말 것. 그냥 실질적인 전진에만 힘쓸 것.
두려움과 슬픔, 외로움은 마주할수록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말려들게 할 뿐인 것을.
결국 이 감정의 목적은 지금 나를 붙잡아두기 위한 것임을.”

“새벽 4시의 그 깜깜한 어둠 속 도로를 나는 자전거로 달리기 시작했다. 자전거 안장에 앉은 나는 거의 비몽사몽으로 페달을 밟았고, 간간이 내 옆을 스쳐 지나는 차들은 정말 위험하기 짝이 없었기 때문에 다음 도시에 도착하면 꼭 후미 비상등을 사리라 결심했다.
그렇게 한 시간쯤을 달렸을 때 비로소 불빛을 발견할 수가 있었다. 그게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도로 가에 위치한 그 주유소 편의점에 들어가 초코라떼를 한잔 마시고 엎드려 잠을 청했다. 다행히 그곳의 점원은 나를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덕분에 난 그곳에서 한 시간이 조금 넘도록 편안히 잠을 이룰 수가 있었다. 엎드려서 잠을 자는 게 이렇게 편안할 수 있다니.

“본디 무언가를 사랑하는 마음은 그 본질에 대한 것이지 현상이 아니다.
꽃이 흩뿌려진다 한들 가슴 아파하지 마라. 이미 그것은 내 안에 있으니까.”

“목표는 그것이 꼭 성취되지 못하더라도 그것을 위한 한 걸음을 내딛게 하는 힘에 그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일단 브라질 국경을 걸어서 넘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그 새로운 목표는 날 새로운 여정에의 희망에 젖게 했다. 걸어서 하는 여행은 나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안겨 줄 것이다.”

“어쩌면 하나의 인생이라는 것이 여행과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내가 길고도 지루한 길을 걷듯이 인생에도 더욱 전진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 때때로 맞이하는 우연한 만남과 행운에 기뻐하고, 가끔 예상치 못한 고난을 맞이하는 것. 매일 같은 걸음을 걷더라도 매일 새로운 저녁노을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눈이 있다면 하루하루가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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