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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제 이름도 모르는 채 한 채 우주 동창을 산의 집 달을 불러 겸상하고 봄을 보내며 그물 넘은 바람같이 경계? 다시 삼국유사를 넘기다가 서풍에 실려 오는 낚시를 드리우고 설향雪香 불영사佛影寺 수향水鄕을 지나며 한계령 아래 그 오두막 봄밤, 청산聽山 대청호 물안개 도깨비들 이웃하고 시치미 열차에서 역사를 읽다 대합실 창 너머 절이 있던 자리 제2부 인연 연 장미, 그 사람 비밀 고독으로 얻은 이름 비밀 Ⅱ 꽃그늘 속 검은 뱀 꽃의 생일날 나 또한 그대에게 늦가을 문자 메시지 겨울 밤비 수탉 평전 꿈에 그대가 아편阿片의 전설 두고 온 교실엔 시름 한 점 없는 봄에 꽃은 딸 새는 아들 삼고 각운, 저 어린 직녀들의 동갑 주인은 떠났어도 이 웬수야 이 애물아 그림자와 둘이서 제3부 우리는 누추하지 않았고 노자路資 집안 내력 유산 벽밥 섣달 그믐밤 미친년 널뛰듯 먹을 것 앞에서 갈 데 없는 텃새가 어떤 난민 저승에서 내미는 흑룡강 기러기 등꽃 그늘 배고프니 파장 무렵 허공에 뚝딱뚝딱 그리운 나라 두고 온 그 사람 나의 봄 우리 여름 제4부 벙어리매미 우계又溪, 다시 솟아 흐르는 시내 하찮은 일로 그만 성냥불로 드린 인사 가출 알알이 진주가 되는 걱정 봉산산방 까치 시론 탈고? 이미 발표한 시마저도 약속 봉산산방 문 앞엥서 시가 처음 나를 노크할 때 책보 무심천無心川 갈밭에서 소리쟁이 뜯다가 월명사月明師를 생각하다 부엉이 쥐뿔? 개뿔이나 종자기 무덤을 바라보는 백아처럼 시, 그 말을 풀어주며 대청호반 산 아래 작품해설 자유에 노니는 큰 그림을 그리는 노래 (이상호, 한양대명예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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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집은 전체 4부로 이루어져 있는데, 시인이 절실히 추구하는 의미로 가름하면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해도 좋을 만하다. 하나는 무위자연의 길을 따르려는 허심과 드맑은 마음을 표현한 유형이고, 다른 하나는 인위의 폐해에 관련된 어두운 사회를 성찰하고 비판하는 마음을 표출한 것이다. 시집에서 무위자연의 길로 통하는 시편들을 앞에 내세웠듯이 이즈음 시인은 이 길을 소중히 여기고 다룬다. 이것은 그가 어두운 사회에서 벗어나는 출구이자, 그가 추구하는 아름다운 세계에 이르는 궁극의 길이다. 그러니까 세상과 존재에 대한 성찰과 사유의 흐름으로 본다면 어두운 사회의식을 드러내는 시편들로부터 밝은 무위자연에 대한 꿈에 이르는 순서로 이루어지겠지만, 시인은 앞뒤를 뒤집어 구차한 세속에 얽매이는 삶보다는 걸림 없는 무한 자유의 세계에 드는 길을 강조한다. - 이상호 (시인, 한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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