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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동물해방의 첨병: 피터 싱어와 탐 레건 제1장 피터 싱어의 동물해방론 1. 싱어와 레건의 정체성 2. 싱어와 공리주의 3. 선호/쾌락 공리주의와 싱어 4. 평등이념의 구현 5. 싱어에 묻어가기 어려운 이유 제2장 탐 레건의 동물권옹호론 1. 논의에 앞서 2. 레건호의 항로 3. 레건의 항해술 4. 인간과 동물의 이익이 충돌하는 경우 5. 레건호에 승선할 수 없는 이유 PART 2 대안 찾기: 욕구에 기반한 이익 권리론 제3장 권리 좌표로서의 이익 1. 논의에 앞서 2. 정신능력을 들어 동물의 권리를 부정할 수 없는 이유는? 3. 권리와 이익 [ 부록 ] PART 2에 대한 의문점 해소하기 a. 레이몬드 프레이(Raymond Frey): 동물은 욕구를 가질 수 없다 b. 도널드 데이빗슨(Donald Davidson): 동물은 욕구를 가질 수 없다 c. 조엘 파인버그(Joel Feinberg): 동물은 인간과 동등한 권리를 갖지 못했다 d. 메리 워런(Mary Warren): 동물은 인간과 동등한 권리를 갖지 못했다 논의된 문헌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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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물리학자들의 밤낮 없는 노력이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 1890년도로 돌아갈 수 있는 타임머신을 완성한 것이다. 이제 적임자가 나타나 돌쟁이 히틀러를 제거하면 히틀러 출생지에서 이름을 딴 ‘작전명 브라우나우’는 성공리에 막을 내릴 것이다. 여러분이 적임자라면 타임머신에 몸을 싣겠는가? 현시점으로 돌아올 수 있는 방법이 없어도 기꺼이 그러겠노라고 해야 공리주의에 입문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 p.22 한 쌍의 연인이 삼겹살을 한 입 가득 볼이 터져라 먹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적 장애아 지원책이 미흡하다는 뉴스에 귀가 꽂혔고, 순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씹고 있던 고기를 튀기며 합창하듯 비난을 쏟아냈다. 이들 연인이 우리 인간의 전형이며, 이는 우리 절대다수가 종차별주의자라는 뜻이다. 바로 이 종차별주의 아성이 싱어의 공략대상으로, 예컨대 처참하게 사육, 도살당하는 돼지의 고통을 지적 장애아의 고통과 동등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주변부 사람들에 의존한 이익평등고려 원칙의 골자이다. --- p.40 대체 가능성 논변을 제시함으로써 동물해방의 아이콘인 싱어가 육류 소비의 길을 터준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실망하지 않아도 된다. 환경에 끼치는 영향과 비효율적인 영양섭취 문제를 고려할 때 공장식 사육을 옹호하기에는 매우 약한 논거라고 싱어 자신이 정리했기 때문이다. --- p.49 분명한 것은 프레이의 계량결과를 신뢰할 수 없듯이 싱어의 계량결과도 신뢰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익평등고려원칙을 내세우고도 계량이 가능 하지 않다면 꽃은 화려하지만 열매가 없는 화이부실華而不實 아닌가. 철학적 독트린으로서의 공리주의의 흠결은 차치하더라도 싱어에 묻어 가기 어려운 이유이자, 그가 깔아 놓은 꽃길을 사양하는 이유이다. --- p.78 장시간의 비행에 출출했던 대기업 상무님이 라면을 폭풍흡입하고 국물을 들이켜고 있었다. 그런데 맙소사, 승무원이 땅콩라면을 들고 일등석으로 향하는 것이 아닌가. 화가 치민 상무님이 당장 땅콩라면을 대령하라고 호통을 쳤다. 규정상 일등석 승객에게만 땅콩라면을 제공할 수 있다고 승무원이 양해를 구했지만, 상무님은 분을 삭이지 못해 기어이 일을 내고 만다. 흘린 라면국수를 집어서 승무원의 얼굴을 때린 것이다. 비즈니스석 승객에게 땅콩라면을 제공하지 않은 것이 잘못인가? 물론 아니다. 땅콩라면을 놓고 고가의 항공권을 구입한 승객과 그러지 않은 승객을 차별해도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착륙하던 여객기의 날개가 지면에 닿아 엔진에 불이 붙었다면 일등석 승객을 차별해 구출해서는 안 된다. 그 이유에 대해 여러 설명이 가능할 것이나, 모든 사람은 경제력, 피부색, 성별, 정신능력에 무관하게 내재적인 가치를 지녔기 때문이라는 것이, 따라서 기본적인 권리를 지녔기 때문이라는 것이 레건의 입장으로, 내재적 가치를 지닌 동물에게 땅콩라면을 제공받을 권리와 같은 적극적인 권리는 없지만 학대와 착취, 죽임을 당하지 않을 소극적인 권리인 기본적인 권리는 있다는 것이다. --- p.100 물리학자로부터 양자역학에 대해 설명을 듣는다면 모르긴 몰라도 히브리어를 듣는 기분일 것이다. 이성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동물의 권리를 부정하고자 한다면, 양자역학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권리도 부정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그래도 일차방정식은 이해하지 않느냐는 것이, 한 개체의 권리는 그 개체의 능력이 아닌 그가 속한 유형의 능력에 달렸다는 것이 주변부 사람들 논변 부정론자들의 주장이다. 그래서 인간은 예외 없이 권리를 가졌다는 것이나 근시안적인 발상임에 틀림없다. 우리보다 정신능력이 뛰어난 외계종이 지구를 접수해 위의 전략을 그대로 써먹기라도 한다면 기꺼이 그들의 손에 사육 당하고 그들의 식탁뿐 아니라 해부대에도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 p.108 병현이가 보스의 명령으로 줄무늬 스텐드를 들고 미나를 찾아갔다. 병현이의 굳은 말투가 재밌었던 미나는 라면을 먹고 가라고 제안했고, 처음으로 알 수 없는 감정에 빠진 병현이는 모든 것이 꿈만 같았다. 하지만 달콤함은 오래 가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와 소파에 누워 감상에 젖던 중 경찰관과 미나가 들이닥쳤기 때문이다. 경찰관의 설명은 놀라왔다. 미나가 성추행 당할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신고를 했다는 것이었다. “너는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 곁에서 미나가 말을 거들었고, 병현이는 격앙된 어조로 억울함을 호소한다. “미나 씨, 성추행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미나 씨가 분명히 말했잖 아요. 저는 성추행을 해야 할 의무를 면제받은 거잖아요. 성추행을 당할 권리를 침해 했다니요? 저 그런 사람 아니에요.” 이 대화가 자연스레 느껴지면 의지 권리론에 딱히 의문을 제기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뭔가 어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이익론에 한 표를 던질 것을 권한다. 의지 권리론으로는 성추행을 당할 권리가 어색한 이유를 설명할 수 없지만 이익 권리론으로는 그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 p.1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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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반세기 동안 동물권 논쟁을 주도한 주역은 피터 싱어(Peter Singer)와 탐 레건(Tom Regan)이었다. 이 책은 전반부에서 이들 두 철학자의 의의와 한계를 조명한다. 저자는 그들의 관심사 및 실천적 의의를 요약하는 것으로 논의를 시작한다. “공리주의로 무장한 싱어에게는 쾌고감수능력을 가진 존재의 이익이 관심사인 반면, 의무론자인 레건의 관심사는 자신의 삶에 대해 주관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존재의 가치이다”. “쾌적한 환경에서 사육하고 고통 없이 죽인 동물의 고기를 소비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싱어의 입장인 반면, 더 넓은 공간을 할애하거나, 자연에 가까운 환경을 조성하거나, 더 많은 친구를 만들어주는 것이 근본적으로 악한 것을 옳게 만들지 못한다는 것이 레건의 입장이다.”
동물해방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설정했음에도 파열음을 내는 이유를 저자는 공리주의와 의무론 사이의 간극으로 설명한다. 저자의 설명을 들으면 파열음이 자연스런 귀결임을 알게 된다. 싱어가 세대를 넘어 동물해방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익평등고려원칙’ 때문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인간이 느끼는 정도의 고통을 동물이 느낀다면 그들의 고통을 인간의 고통과 평등하게 고려해야 한다.” 동물의 고통에 함께 아파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부족하지 않다. 이익평등고려원칙을 가볍게 부정하겠다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고 저자는 단언한다. 그러겠다는 건 식물상태의 환자, 중증치매환자, 중증지적장애인의 고통을 용인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공리주의와 이익평등고려원칙의 조합에 아쉬움을 표하며, 무엇보다도 철학적 독트린으로서의 공리주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없다고 보아 싱어에 묻어 가길 거부한다. 저자는 레건의 의의를 내재적 가치(inherent value)와 권리를 조우시키는 미답의 항로를 개척함으로써 동물중심 평등주의를 선포했다는 데서 찾는다. 그 미답의 항로를 ‘삶의 주체(출항지)→내재적 가치(기항지)→기본적인 권리(목적항)’로 도식화하고, 출항지와 기항지, 기항지와 목적항 사이의 항해에 논의의 초점을 맞춘다. 레건호의 항해에 문제가 없다면 같은 의무론자로서 레건의 전도사로 만족한다는 것이 저자의 입장이다. 하지만 레건이 공리주의의 근간인 내재적 가치(intrinsic value)를 부정하기 위해 성급히 내재적 가치(inherent value)를 기항지로 선정한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하며, 레건이 개척한 항로는 암초밭이라는 이유로 레건호에의 승선도 사양한다. 이 책의 후반부는 싱어와 레건의 대안을 모색한다. 저자는 ‘보유자의 이익을 증진시키는 것이 권리의 기능이다’는 주장에 동물권 고지를 향한 베이스 캠프를 구축한다. 이익을 취할 수 있는 존재는 권리를 가질 수 있다는 주장으로 교두보를 확보한다. 이어 이익을 욕구의 기능으로 해석하고, 욕구를 갖는 데 요구되는 조건들을 규명함으로써 권리를 가진 동물을 외연을 설정한다. 저자가 설정한 외연이 ‘별처럼 초롱한 눈빛의(비현실적인) 급진주의자’란 별명을 얻은 레건의 외연보다 오히려 넓으며, 레건이 남겨둔 숙제에 대한 답변도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