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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의 이름에는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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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머리말: 사람의 이름을 가진 생물
서론: 누가 이 여우원숭이에게 이름을 주었는가
1장. 이름이 왜 필요할까
2장. 학명은 어떻게 짓는가
3장. 이름 속 이름, 개나리와 목련
4장. 만화가 게리 라슨의 이
5장. 마리아 지뷜라 메리안과 자연사의 변천사
6장. 데이비드 보위의 거미, 비욘세의 파리, 프랭크 자파의 해파리
7장. 스펄링기아: 학명이 아니었다면 잊혔을 누군가의 달팽이
8장. 악마의 이름
9장. 리처드 스프루스와 우산이끼
10장. 나에게 바치는 이름
11장. 착한 명명, 나쁜 명명: 로베르트 폰 베링게의 고릴라, 다이앤 포시의 안경원숭이
12장. 원수의 이름으로 학명을 짓는다면?
13장. 찰스 다윈의 뒤엉킨 강둑
14장. 사랑하는 그대에게 바칩니다
15장. 학명의 사각지대
16장. 해리 포터와 종 이름
17장. 마저리 코트니-래티머와 심원의 시간에서 온 물고기
18장. 학명을 판매합니다
19장. 메이블 알렉산더의 파리
맺음말: 베르트 부인의 쥐여우원숭이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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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

스티븐 허드

관심작가 알림신청
 

Stephen Heard

캐나다 뉴브런즈윅대학교 생물학과 교수. 워털루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했고, 아이오와대학교에서 가르쳤다. 식물-곤충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곤충학자이자 생물다양성의 진화에 관해 연구하는 진화생물학자다. 캐나다 생태 및 진화 협회 회장이다. 『과학자를 위한 글쓰기 가이드북The Scientist's Guide to Writing』을 썼다.

그림에밀리 댐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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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ily Damstra

과학 일러스트레이터, 코인 및 메달 디자이너. 미시간대학교에서 과학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다.

趙恩玲

어려운 과학책은 쉽게, 쉬운 과학책은 재미있게 번역하려는 과학 전문 번역가. 서울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천연물과학대학원과 미국 조지아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마리아 지뷜라 메리안』 『궤도 너머』 『뒷마당 탐조 클럽』 『양자역학의 역사』 『돌파의 시간』 『살아있니, 황금두더지』 『암컷들』 『생명의 태피스트리』 『식물을 위한 변론』 『언더랜드』 『10퍼센트 인간』 등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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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8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328쪽 | 458g | 145*215*15mm
ISBN13
9788934982470

책 속으로

누군가에게 과학은 따분하고 고루한 학문이며, 그중에서도 동식물에 붙이는 라틴어 학명들은 그저 재미없고 고리타분하기만 하다. 이 이름들은 길고 기억하기 힘들 뿐 아니라 발음도 어렵고, 생물학과 학생들이 일종의 신고식을 치르며 외워야 하는 필요악이라고 모두들 그렇게 알고 있다. 그렇다면 다들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분명 어떤 학명은 어렵고 이해하기 힘들다. 그러나 아주 경이로운 학명들도 있다. 나는 이 책에서 사람, 즉 탐험가, 박물학자, 모험가, 심지어 정치가, 예술가, 가수를 기념하는 학명들의 뒷이야기를 나누어볼까 한다. 이 이야기들은 과학 문화와 과학자들의 개성을 보여주는 창이자, 명명자와 그 이름이 기념하는 사람과 그 이름을 가진 생물 사이의 놀라운 연관성을 드러낸다.
--- p.16

흥미롭게도 이 명명규약에는 법적 강제성이 없다. 하지만 생물학계는 --- p.대부분) 그것을 따르는데 명확한 규칙이 정해지지 않았을 때 일어날 혼란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학술지들이 규약을 준수하지 않은 논문은 게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 p.40

학명은 종의 외형을 따서 짓는 경우가 많다. 미국미역취의 학명인 솔리다고 기간테아 Solidago gigantea는 아주 큰 미역취라는 뜻이다. 울음소리를 묘사한 학명도 있다. 발뜸부기의 학명인 크렉스 크렉스 Crex crex는 제 이름을 부르며 운다. ‘홍콩에 사는 개구리’라는 뜻의 아몰롭스 홍콩겐시스 Amolops hongkongensis처럼 분포 지역을 나타내거나, 이름에 ‘바위틈에 산다’라는 뜻의 ‘saxatilis’를 사용한 상사줄자돔 Abudefduf saxatilis처럼 해당 종이 선호하는 서식처를 표현하기도 한다. 신화나 종교를 상징하는 경우도 있다. 올리브개코원숭이Papio anubis의 학명은 이집트 신 아누비스의 이름을 따왔다. 동굴에 사는 한 메기의 이름은 사탄 에우리스토무스 Satan eurystomus다. 학명을 이용해 유머를 구사하는 과학자도 있다. 딱정벌레의 한 종인 아그라 바티온 Agra vation은 ‘짜증나게 하다’라는 영어 단어 ‘aggravation’을 변형한 것이다. 또 다른 딱정벌레는 카이사르가 죽어가며 마지막으로 외친 “브루투스 너마저You too, Brutus!”를 변형한 이투 브루투스 Ytu brutus라는 이름을 받았다.
--- p.41~42

수리남으로 가는 항해는 아주 이례적인 사건이었다. 그녀는 쿡 선장이 처음 태평양을 항해하기 69년 전, 그리고 훔볼트가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로 원정을 떠나기 100년 전, 다윈의 유명한 비글호 항해가 있기 312년 전에 유럽을 떠났다. 1690년대에 유럽인이 설탕 및 노예 무역을 제외한 다른 이유로 수리남에 가는 일은 매우 드물었다. 더군다나 여성 홀로 간다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다른 17세기 예술가나 박물학자는 군주나 무역회사로부터 재정적 지원과 보호를 받아 항해했지만, 메리안은 꽃과 곤충을 그린 그림 255점을 팔고, 유럽 수집가들에게 표본 공급을 약속하며 자신이 직접 원정 자금을 마련했다. --- p.71~72

또 다른 박물학자 윌리엄 맥리는 유난히 《수리남 곤충의 변태》에 실린 그림 하나를 물고 늘어졌는데, 벌새를 잡아먹으려는 자세를 취한 타란툴라 거미를 그린 삽화였다. 맥리는 타란툴라가 나무에서 사냥을 한다거나, 더욱이 새를 잡아먹는다는 사실을 진짜 믿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40년 뒤, 그리고 메리안이 타란툴라를 관찰한 지 170년이 지난 후 유명한 탐험가이자 박물학자인 헨리 월터 베이츠는 메리안이 옳았고 맥리가 틀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 p.74~75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든 대중문화 유명인사들을 과도하게 미화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이들은 근대 과학이 그저 자기 일을 할 뿐인 가짜 영웅들에게 이미 지나치게 집착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그것이 야구공을 멀리 치는 것이든, 웃기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든, 시간을 넘나드는 사이보그 암살자--- p.혹시 잊어버렸을 사람들을 위해 말하자면,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슈워제네거가 연기한 배역) 행세를 하든 말이다. 물론 과학자가 비욘세나 이치로의 팬이 되면 안 된다고 말하는 건 아니다. 단지 팬심과 과학을 분리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왜 그래야 하는가? 왜 학명, 또는 과학의 테두리 안에 있는 것들은 비인간화되고, 무조건 진지해야 하고, 기능적인 것 이상이 되면 안 된단 말인가?
--- p.85~86

신종과 새로운 지식을 찾아 세계 곳곳을 뒤진 빅토리아 시대 박물학자들의 그림은 주로 다윈, 베이츠, 월리스, 굴드 등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이들은 교육을 받았거나 적어도 부유한 배경의 유럽 또는 미국인--- p.거의 남성)으로서, 오랫동안 탐험을 했고 또 그 이야기를 글로 남겼다. 그러나 이 그림은 한심할 정도로 잘못되었다. 사실 이 그림에는 다윈, 베이츠, 월리스, 굴드라는 주인공을 위한 수십 명의 스펄링이 함께 있었다. 사람들에게 기억되지 않고 --- p.아마) 교육조차 제대로 받지 못했을 이름 없는 사람들 말이다. 이 중에 어떤 이들은 자칭 과학자였을 테고, 일삼아 취미 생활을 하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가이드, 선원, 요리사나 기술자로서 탐험에 참여한 이들의 뒤치다꺼리가 없었다면 원정 자체가 불가능했음은 분명하다.
--- p.100

결론적으로 말해 누구나 자신의 이름으로 학명을 지을 수는 있지만, 그것은 큰 결례이고 극히 드문 예를 제외하면 대부분 그러지 않는다. 그게 맞는 일 같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놀랍기도 하다. 종을 명명하는 과학자도 --- p.고정관념에도 불구하고) 결국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인간이다. 수줍고 내성적인 과학자가 있는가 하면 허풍쟁이도 있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겸손한 과학자가 있는가 하면 뽐내지 못해 안달 난 에고이스트도 있다. 사회규범을 존중하는 과학자가 있는가 하면 그것을 파괴하는 과학자도 있다. 유혹에 맞서는 과학자도, 굴복하는 과학자도 있다. 이런 와중에 지금까지 거의 모든 이들이 신종에 제 이름을 붙이고 싶은 유혹을 용케 뿌리쳐왔다는 사실이 신기할 따름이다.
--- p.145

단순히 사람 이름을 가진 종 수를 센다면, 적어도 다윈에게는 몇 명의 경쟁자들이 있다. 그러나 조금 다른 각도에서 보면, 다윈과 월리스라는 두 이름은 다른 이름들과는 크게 다르다. 리처드 스프루스 역시 200개가 넘는 종에 이름이 붙었지만 모두 식물이다. 이끼에서 교목까지 다양한 종을 아우르지만 결국은 식물이다. 그런 점에서 스프루스의 식물은 현존하는 종, 다시 말해 지구 생명이 가진 깊은 역사의 끄트머리를 장식하는 현재에 선택된 것들이다. 그것은 프링글, 베베르바우어, 스타이어마크, 후커 부자 모두 마찬가지다. 한편 생명의 나무 반대편에 있는 윌리 쿠셸, 제프리 몬테이스의 종들은 거의 곤충이나 거미, 그 외 다른 절지동물이다. 현존하는 종과 멸종한 종 모두에, 생명의 나무에 있는 모든 가지에서 나온 종들에 이름이 붙은 인물은 다윈과 월리스뿐이다.
--- p.188

그들은 종과 종의 이름은 우리가 함부로 사고팔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돈을 받고 원하는 대로 명명해주는 행위가 과학의 신성함을 더럽힌다고 생각한다. 특히 분류학자들이 개인적 이익을 위해 명명권을 판다면 더 크게 반대할 것이다. 그러나 설사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해도--- p.그런 분류학자라면 걸리지 않도록 암암리에 판매하겠지만), 이런 식의 명명권 판매는 극히 드문 것 같다. 여기에는 실제로 흥미롭고 또 놀라운 측면이 있다. 개인의 부를 위해 종을 명명하는 행위에 기술적 또는 법적 장애가 있는 것은 아니며, 명명규약이 이를 금지하지도 않는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다음 둘 중 하나는 사실임에 틀림없다. 아마도 보편적으로 분류학자들은 개인의 이익을 위해 명명권을 파는 일을 윤리적인 측면에서든 동료들의 비난이 두려워서든 꺼리는 경향이 있다는 것. 또는 이름을 사는 사람들에게 그 이름을 통해 선행을 베풀려는--- p.또는 적어도 그런 것처럼 보여지고자 하는) 동기가 있다는 점이다.
--- p.256~257

명명권 경매를 위험하고 철저히 상업적이며 과학의 이상을 비도덕적으로 왜곡한 것이라고 비난해야 할까? 아니면 종 다양성과 보전에 대한 사회의 경각심을 높이고 기금을 모으는 영리한 도구라고 환영해야 할까? 이것은 흥미로운 질문이지만, 중요한 면에서 잘못된 질문이기도 하다. ‘제대로 된’ 질문은 이것이다. 어쩌다 신종 발견의 과학이 연구비 지원을 받지 못해 명명권을 팔아 연구비를 구하는 게 더 쉬운 지경까지 간 것입니까?
--- p.258

우리는 곤충--- p.또는 진드기, 벌레)에 의해 새로운 전염성 질병이 확산되는 세상에 살고 있지만, 그 매개체 역할을 하는 곤충--- p.또는 진드기, 벌레)이 얼마나 많은지 알지 못한다. 우리는 대기에 방출된 이산화탄소로 인한 기후변화가 생존의 위협이 되고, 녹색식물과 해조류가 대기에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인 세상에 살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세상에 얼마나 많은 식물과 해조류가 있는지조차 알지 못한다. 지구의 생물다양성은 신약 발견, 화학 살충제를 쓰지 않는 작물 재배, 그 밖에 많은 것들의 열쇠를 쥐고 있다. 그런데 여전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이 생물다양성은 알려진 것이 없다.
--- p.258~259

수치스러운 일과 용기 있는 행동, 무명과 명성, 적의와 애정, 상실과 희망. 이 모든 것이 라틴어로 된 학명 안에 모두 들어 있다.

--- p.288

출판사 리뷰

과학적 위트의 진수, 학명에 얽힌 환상적인 이야기
이름을 지어도 지어도 끝이 없는 지구의 경이로운 생물다양성과
인간 본성의 세계로 안내하는 학명


“읽으면 바로 알 수 있는 첫 번째 매력은 풍부한 예지만, 이 책은 사소한 이야기 모음집이 아니다. 학명은 칙칙하고 따분하다는 진부한 생각을 바로잡는 동시에 인간의 본성으로 안내하는 역사적 교훈이다.” _〈월스트리트저널〉

생물의 이름, 그중에서도 전 세계에서 공통으로 사용되는 공식적인 이름인 ‘학명’에 관한 책이다. 학명 중에서도 다른 사람의 이름을 딴 학명을 다루므로 결국 이름 속 이름, 다른 생물의 이름에 깃든 사람의 이름에 관한 책이다. 저자는 ‘이름 속 이름’을 바늘로 삼아 수많은 지역을 누비며 다양한 생물과 인물의 면면을 꿰어 생물다양성에 관한 독특한 책을 완성했다. 마다가스카르의 키린디 해안에서부터 남아메리카의 수리남, 오스트레일리아 북부의 우거진 숲, 아마존 우림과 안데스 산맥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에 서식하는 바퀴벌레나 이(louse), 응애, 각다귀, 이끼 같은 보잘것없다고 여겨지는 생명에서부터 여우원숭이나 고릴라 같은 영장류, ‘살아 있는 화석’으로 불리는 물고기 실러캔스까지, 지구의 경이로운 생물다양성을 한 권에 담아냈다. 그런데 이 책은 생물다양성과 멸종 같은 크고 복잡하고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사람 이름을 딴 학명’이라는 협소해 보이는 소재로 접근해서 다른 분류학 책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역사적, 사회적 생각거리들을 끄집어낸다. 놀랍고, 가슴 아프고, 때로는 추잡하기까지 한 학명에 얽힌 여러 이야기를 듣다 보면 고리타분하게만 느껴졌던 학명에 익숙해지면서 학명은 어떻게 짓는지, 학명을 통해 알 수 있는 인간의 본성은 무엇인지, 생물다양성이 무엇이고 왜 중요한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찰스 다윈의 따개비, 데이비드 보위의 거미, 히틀러의 딱정벌레…
생물들은 왜 그런 이름을 갖게 되었을까?
천일야화처럼 펼쳐지는 학명의 뒷이야기


“그들의 이름을 딴 라틴 학명은 호기심 많은 이들이 찾아볼 수 있도록 이야기에 닻을 내리고 깃발을 달았다. 다양한 생명 전반에 걸친 수천 개의 다른 이야기들 역시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_53쪽

‘이 책은 슬쩍 맛만 보여주었을 뿐’이라고 너스레를 떠는 이 책에서 몇 가지 이야기를 뽑아보면 다음과 같다.

●학명에 깃든 종교, 성, 인종 차별의 역사 : 저자는 사람 이름을 딴 학명을 통해 ‘차별’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건드린다. 목련의 속명 ‘마그놀리아’에 숨은 이름 피에르 마뇰과 종교 차별(3장)은 과거의 문제라고 볼 수 있겠지만, 학명이 기리는 많은 인물이 백인 서양 남성이라는 사실과 신종 발견에 기여한 토착민 가이드, 조수, 노동자를 기리는 이름은 극히 드물다는 사실로 드러나는 자연사 분야의 인종 차별(15장)은 현재 진행형인 문제다. 반면 일주일에 평균 3종 이상의 각다귀를 기재하는 속도를 70년 동안 유지한 곤충학자 알렉스 알렉산더와 60년을 함께하며 모든 과정에 참여한 그의 부인 메이블 알렉산더를 기리는 꽃등에 케파 마르가리타와 케파 알렉스는, 여성의 사회 진출이나 과학에서 여성에 대한 동등한 기회 제공이나 인정을 향한 작은 한 걸음이다.(19장)
●학명을 통해 주고받는 디스전 : 사람 이름을 딴 학명은 그 이름의 주인공을 모욕하는 수단도 될 수 있다. 화석을 연구하는 무척추동물 고생물학자 엘사 바르부리는 신종 삼엽충 화석에 동료 연구자 오르바르 이스베리의 이름을 딴 이스베르기아 파르불라(Isbergia parvula), 이스베르기아 플라니프론스(Isbergia planifrons)라는 이름을 붙였다. 라틴어로 ‘parvula’는 ‘가볍다’, ‘중요하지 않다’ 또는 ‘이해심이 부족하다’라는 뜻이고, ‘planifrons’는 ‘납작머리’를 뜻한다. 특히 이 ‘납작머리’라는 욕은 넓고 납작한 모양의 두개골을 정신적으로 열등한 인종의 두개골 모양이라고 믿었던 극우파 이스베리에게 치명적이었을 것이다. 이에 이스베리는 멸종한 어느 홍합의 속명을 바르부르기아(Warburgia)라고 짓고, 바르부리의 체구가 큰 것을 가리키는 게 분명한 4종의 이름을 지었다. Warburgia crassa(=뚱뚱한), Warburgia lata(=넓은), Warburgia oviformis(=계란 모양의), Warburgia iniqua(=사악한, 부당한). 학명을 통해 주고받는 욕지거리를 듣다 보면 과학자들이 훨씬 친근하게 느껴질 것이다.(12장)
●더 널리 알려져야 마땅한 이름들 : 곤충의 변태 과정에 감춰진 많은 비밀을 드러내고, 자연사를 생태학적으로 접근한 선구적 여성 과학자 마리아 지뷜라 메리안(5장), 15년간 남아메리카를 통째로 훑으며 말라리아의 특효약 퀴닌을 얻을 수 있는 키나나무를 확보하고, 7천 종이 넘는 식물 표본을 유럽의 식물학자들에게 보낸, 이끼를 사랑한 남자 리처드 스프루스(9장), 마다가스카르에서 수천 명의 학생들을 가르치며 영장류 연구와 보전 활동이 잘 이루어지도록 힘쓴 베르트 라코토사미마나나(서론, 맺음말) 등의 이야기도 흥미진진하다.
●명명권을 경매에 부치는 일은 왜 일어날까? : 칼리케부스 아우레이팔라티이(Callicebus aureipalatii)라는 작은 황금색 티티원숭이의 학명에서 종소명 ‘aureipalatii’는 황금색이라는 뜻의 ‘aureus’와 궁전이라는 뜻의 ‘palatium’으로 구성된다. 황금색은 원숭이의 색깔을 나타내므로 이해할 수 있겠는데 궁전이라는 말은 왜 붙었을까? 이 이름은 2006년 경매를 통해 붙었는데 낙찰가는 65만 달러(약 7억 5천만 원), 낙찰자는 온라인 카지노인 황금궁전닷컴(GoldenPalace.com)이었다. 그러니까 이 이름은 온라인 카지노의 마케팅 활동의 일환으로 붙은 것이다. 그 돈은 물론 연구와 보전 활동에 쓰였지만 언뜻 ‘황당하고 당황스럽고 뻔뻔할 정도로 속물적인’ 행태로 보일 수 있는 명명권 경매를 두고 저자는 좀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어쩌다가 신종 발견의 과학이 연구비 지원을 받지 못해 명명권을 팔아 연구비를 구하는 지경까지 온 것일까?(18장)
●연예인 이름을 따서 학명을 짓는 행위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 데이비드 보위의 거미(Heteropoda davidbowie)나 비욘세의 말파리(Scaptia beyonceae)처럼 생물학과는 아무 관련도 없고, 자칫하면 대중에게 학명의 가치를 낮아 보이게 만들 수도 있는 연예인 이름을 딴 학명들을 둘러싼 논쟁을 살펴보고, 저자는 부드럽지만 분명하게 이런 행태를 옹호한다.(6장)
●내 이름을 딴 학명을 지어도 될까? : 식물과 동물에 관한 명명규약들은 자기 이름을 붙이는 것을 금지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자기 이름으로 종을 명명한 과학자는 극소수이다. 생물분류학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이명법의 창시자 칼 폰 린네의 이름을 딴 린네풀(Linnaea borealis) 정도가 고작인데, 그것도 표면상으로는 다른 사람이 붙여준 이름이다.(10장) 책 전반에 걸쳐 곳곳에 등장하는 생물분류학의 아버지, 이명법의 창시자로만 알고 있던 린네의 또 다른 모습들이 흥미롭다.
●학명에 가장 많이 등장한 사람은 누구일까? : 저자는 ‘경쟁할 문제가 아니라는 건 잘 알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200개 이상의 학명을 지닌 인물들 10명을 살펴본 후에 각각 1, 2등을 차지한 다윈과 월리스를 추켜세운다. 식물이나 곤충 등 생명의 나무의 가지 하나에 붙은 이름들과는 달리, 현존하는 종과 멸종한 종 모두에, 생명의 나무에 있는 모든 가지에 있는 종들에 이름이 붙은 인물은 다윈과 월리스뿐이다.(13장)

마지막으로, 사람 이름을 딴 학명은 아니지만 모두에게 사랑할 자유가 있고 모두의 사랑이 동등하게 인정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담긴 달팽이를 소개한다. 달팽이 아이기스타 디베르시파밀리아(Aegista diversifamilia)의 종소명 ‘diversifamilia’는 라틴어로 ‘다양한 가족’이라는 뜻이다. 2014년에 치 웨이 후앙과 동료들이 후앙의 고국인 대만에서 동성 결혼이 뜨겁게 논의되고 있는 것을 보고 인간이라는 종 내에서 다양성을 지지하고자 명명했다.


읽으면 바로 알 수 있는 첫 번째 매력은 풍부한 예지만, 이 책은 사소한 이야기 모음집이 아니다. 학명은 칙칙하고 따분하다는 진부한 생각을 바로잡는 동시에 인간의 본성으로 안내하는 역사적 교훈이다.
_〈월스트리트저널〉

학문적 진지함과 친근한 장난기가 섞인 유익하고 재미있는 책. 학명 중에서도 아주 협소하게 느껴지는 사람 이름을 딴 학명에만 초점을 맞춘 이 책으로 저자는 기존 분류학 책들이 다루지 못한 더 넓고 깊은 영역을 건드린다. 이례적이고 독특한 가치가 있는 이 책을 열렬히 추천한다.
_〈자연사 기록보관소〉

추천평

종의 이름에 숨겨진 놀라운 이야기는 과학자들이 자연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가르쳐준다. 읽는 즐거움이 있는 책. - 칼 짐머 (과학 작가, 《기생충 제국》 《진화》 저자)
생물다양성에 관한 저자의 열정, 호기심, 깊은 지식이 빛난다. 이 책에서 종의 이름은 훨씬 더 큰 과학적 발견과 인간 본성의 세계로 들어가는 창이 된다. 부드럽지만 열정적인 글쓰기 스타일 또한 이 책을 소장하고 싶게 한다. - 닐 슈빈 (고생물학자, 《내 안의 물고기》 저자)
열정을 담아 노래하는 글쓰기. 저자는 생물들의 이름에 얽힌 환상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장담하건대 어디에서도 들어본 적 없는 이야기일 것이다. - 대니얼 루이스 (헌팅턴 도서관 수석 큐레이터, 《섬에 속하여》 저자)
분류학과 관련해 들어본 이야기 중 가장 재미있다! 유쾌한 문체와 철저한 연구가 뒷받침된 이 책을 읽으니 라틴어를 배우고 싶어질 지경이다.
- Diana Gabaldon (행동생태학 박사, 《아웃랜더》 시리즈 저자)
저자는 날카롭고 엄밀하며 친절하게 서구 과학자들의 이상한 취미를 소개한다. 아름답고 매력적이며 상세한 책. - 니콜 팔피무호레이 (곤충학자, 예일대학교 피바디 자연사박물관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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