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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축축한 굴에서>
똥떡을 얻어먹은 날 똥님이 아이 키우기 고무 다리를 한 신랑 동서 탈출기 1 곰티재에서 만난 사내 새 살림 딸 딸아 딸아 이쁜 딸아 탈출기 2 한밤의 숨바꼭질 이야기의 보따리 마지막 남자 손님 새앙쥐처럼 말의 힘 두 노예 탈출기 3 인연 <제2부 촉촉한 대지로> 우리 엄마 똥님 이쁜 웬수 그 뜨거웠던 콩밭의 오후 비밀 넋 나간 물고기처럼 사춘기 피아노 더티 댄싱 엄마 엄마 사랑할 수도 미워할 수도 없는 엄마 위험한 밤 생략된 말 가방 싸기 서울살이 만남 산성비 기도 달밤 결혼식 날 에덴의 동쪽 진공 체험 엄마의 동산 내 딸들과 젖꼭지들 여섯째 날 생의 가을 사랑하는 나의 미꾸라지들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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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살 어름의 나는 언제나 반쯤 넋을 놓고 살았다. 봄나물을 뜯으러 가면 나물만 뜯으면 되지 눈 녹은 논두덩에 돋아난 쏙이며 냉이며 예쁜 나물들에 넋을 잃어버렸다. 동무들이 두 소쿠리를 뜯고도 남을 시간에 소쿠리 한 귀퉁이를 채우지 못하곤 했으니 일가 어머니뻘이나 언니뻘 사이에서 매련퉁이로 소문이날 밖에.
볕 좋은 오후, 툇마루에 앉아 방금 머리를 참빗으로 알뜰하게 빗어 내리며 일가 큰언니가 말했다. 잡념을 버려라. 원래 이루어지지 않게 돼 있는 것을 꿈꾸지 말고 바라지 마라. 눈앞에 있는 것만 보고 살아도 허방 짚기 쉬운 게 삶이야. 여자 팔자는 뒤웅박 팔자래. 그러니까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원래부터 하나도 없는 거야. 바보야, 너라고 무어 다른 게 있을 줄 아니? 마흔 어름에 원형 탈모와 잇병으로 할머니가 다 된 섬 색시가 큰언니의 뒤웅박에 담긴 생의 모습이었다. 나는 세상의 모든 언니들, 아우들에게 말하고 싶다. 간절하게 바라는 것은 이루어지게 되어 있다. 이렇게 살았으면, 하고 간절히 바라는 삶이 있다면 그렇게 살려무나. 소설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