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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추천사

들어가며 : 나와 타인의 민감성 이해하기

내가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 | ‘신경다양성’을 만나다 | 다섯 가지 감각적 차이 | 모두를 위한 새로운 생태계 | 용어 알아두기 | 미래를 향한 발걸음 | 이 책에 관하여

1부 나도 몰랐던 내 마음 이야기

1장 : 역사 속 여성의 심리
2장 : 새로운 관점으로 민감성 바라보기
매우 민감한 사람 |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여성 | 감정을 차단해야 한다는 편견 | 조용한 트라우마 | 민감성, 히스테리 그리고 여성 | 기회로서의 민감성

2부 내 마음에 맞는 이름 찾기

3장 : 마음의 스펙트럼
자폐 스펙트럼의 심리 특성 | 남다름의 축복 | 공감각과 거울 촉각 | 거울 뉴런과 신경다양성 | 감각 경험 | 표면 아래에 있는 여성의 ADHD | ADHD와 감각 과부하 |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하여

4장 : 감각이 예민한 사람들
감각자극을 처리하는 다양한 방식 | 내 경험에 붙일 이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 우울이 아닌 감각의 문제 | 감각과 감정 | 성인 여성의 감각적 민감성 | 청각 과민증 | 마음의 평정을 찾아서 | 나를 배워가는 과정

3부 너와 내가 조화로운 새로운 세상

5장 : 몸과 마음을 잇는 나날
심리학의 발자취 | 기계론적 사고와 신경다양성 | 민감성과 재능 | 내향성과 민감성 | 내 몸에 귀 기울이기 | 질병의 패러다임을 넘어서 | 정신건강의 지평 넓히기 | 시끄러운 세상에서 | 신경다양인을 위한 자기 돌봄 요령

6장 : 집과 가정생활
민감한 사람을 위한 새로운 디자인 | 나에게 평안한 공간 | 안정감을 주는 감각 디자인 | 관계, 그리고 우리가 머물 자리 | 믿음과 수용의 자세 | 평안을 위한 조언

7장 : 직장과 일
변화의 시작 | 일과 기질권 | 어도비의 감각 디자인 | 직장에서의 가면 쓰기 | 대화를 이끄는 사람들 | 자책이 아닌 긍정에 이르는 길 | ‘나’로 존재하기 | 일과 민감성 | 민감한 리더십 | 일터를 위한 조언

나오며 : 나는 나를 충분히 이해했다
포용과 공감의 테크놀로지 | 모두를 위한 디자인 | 감각의 확장 | 변화의 물결 | 변화와 과제 | 책을 맺으며 | 아직 남은 이야기

감사의 글 참고자료 주 찾아보기

저자 소개 2

제나라 네렌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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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nara Nerenberg

저널리스트이자 작가, 강연가. 신경학적 기질이 남달라 타인보다 세상을 예민하게 경험하는 사람들을 지지하고, 편견이 아닌 포용의 관점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자 하는 신경다양성 운동 활동가. 신경다양성 프로젝트(The Neurodiversity Project) 창립자이기도 하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와 하버드대학교 공중보건 대학원을 졸업하고 CNN 특파원으로 아시아에 6년간 머물며 저널리스트로 활동했다. 정신건강, 신경과학, 젠더 편향, 공동체와 소속감, 다양성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주제로 글을 쓰고 강연한다. 특히 정신적 차이에 대한 관점을 재구성한 작업으로 아스펜 인스티튜
저널리스트이자 작가, 강연가. 신경학적 기질이 남달라 타인보다 세상을 예민하게 경험하는 사람들을 지지하고, 편견이 아닌 포용의 관점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자 하는 신경다양성 운동 활동가. 신경다양성 프로젝트(The Neurodiversity Project) 창립자이기도 하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와 하버드대학교 공중보건 대학원을 졸업하고 CNN 특파원으로 아시아에 6년간 머물며 저널리스트로 활동했다. 정신건강, 신경과학, 젠더 편향, 공동체와 소속감, 다양성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주제로 글을 쓰고 강연한다. 특히 정신적 차이에 대한 관점을 재구성한 작업으로 아스펜 인스티튜트(Aspen Institute)에서 ‘대담하고 신선한 아이디어’ 발표자로 선정됐다. <뉴욕타임스> 선정 베스트셀러 작가들을 초청해 생방송 인터뷰를 진행하고, <패스트 컴퍼니>, <뉴욕 매거진> 등 다양한 매체에 기고한다.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오지 미디어> 등에서 행사 기획자, 워크숍 진행자, 강연가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녀 또한 예민한 신경다양인으로서 자신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세상 속에서 재능을 펼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호기심 많고 열정적이며 캐묻기를 좋아하는 기질은 친구를 사귀는 데 방해가 됐고, 벅찰 정도로 빠르게 돌아가는 언론사의 업무 환경은 그녀가 최선의 성과를 내기에 적절하지 않았다. 여러 직장을 전전하며 상실감과 혼란, 고립감, 자격지심에 시달리던 차에 신경다양성이라는 개념을 마주하고 그 주제를 파고들어 연구하고, 마찬가지로 마음의 작동 방식이 남다른 사람들을 만나면서 스스로를 인정하고 세상 속에서 재능을 펼칠 방법을 발견했다. 이 책에서는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동시에 신경다양성 여성들이 구체적으로 세상을 어떻게 경험하는지 탐구하고, 신경다양인에게 유용한 의사소통 방법, 집과 업무 환경을 평안하게 가꾸는 법, 이제 막 꿈틀대기 시작한 사회의 변화 등에 대해 소개한다. 신경계의 남다름을 질병이 아닌 그저 ‘차이’로 포용하고 신경다양인의 재능이 세상 속에서 꽃피울 때 모두에게 더 나은 내일이 열린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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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행복 심리학 연구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글밥아카데미 영어 출판번역 과정을 수료했으며,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면서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불안을 알면 흔들리지 않는다』, 『성공하는 아이는 넘어지며 자란다』, 『평등하다는 착각』, 『의미의 지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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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9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344쪽 | 478g | 140*205*30mm
ISBN13
9791166373299

책 속으로

감각은 영혼에 이르는 길이라는 말이 있다. 나는 이 말을 글자 그대로 믿는다. 눈앞의 광경, 소리, 맛, 감촉, 냄새는 우리의 정신건강 및 정신적 고통과 상응하며, 그 정도는 민감성에 따라 달라진다. 겹겹이 둘러싸인 양파를 떠올려보자. 우리 존재의 중심에는 유전자, 생물학적 특성, 유년기 경험뿐 아니라 감각 특성, 다시 말해 우리 신경계가 감각세계에 어떻게 반응하고 상호작용하는지, 무엇이 우리를 기분 좋게 하고 역겹게 하는지가 자리한다.

이 모든 구성요소는 인생 전반에 걸쳐 상호작용을 하면서 우리 감정과 행동의 층위를 형성한다. 불안이나 우울증, 자가면역질환 등으로 치료사나 의사를 찾을 때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상담치료와 약물치료밖에 없다. 이는 감정과 행동의 바깥층만을 주목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가 겪는 문제를 진단할 모든 기준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거기에 감각은 빠져 있다. 우리를 이루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 중 하나가 완전히 무시를 당하는 셈이다. --- pp.18-19

우리는 열이면 열 모두 달라서 ‘옳거나’, ‘바르거나’, ‘표준적인’ 인간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어떤 경향이라는 것이 존재하긴 하기에 ‘신경전형적인’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만 두뇌와 기질 차이에 대한 연구가 더 많이 이뤄질수록 제각기 다른 두뇌 특성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리라고 믿는다. 여러 색깔을 보면서 특정 색이 다른 색보다 더 ‘정상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듯이 말이다.
--- p.31

심리학의 프레임이 상황과 맥락에 따라 바뀐다면, 사람들이 생각하는 ‘표준’에서 벗어난 사람들에 대한 의학계와 정신의학계의 치료 속에서 우리는 분명 차별과 병리화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린버그는 이런 의문을 제기했다. “《DSM》을 쓴 저자들조차 그 안에 어떤 유형의 고통이 담겨 있는지, 그와 같은 고통이 왜 발생하는지 알지 못한다면, 의사들의 흰 가운 안에 숨어 있다가 그다음에 드러날 편견과 차별의 사례를 도대체 무슨 근거로 알아볼 수 있을까?”

역사와 언어, 맥락, 권력은 누가 ‘정상’이고 누가 ‘이상하다’는 누명을 쓰는지를 가르는 중요한 요인이다. 민감성, 특히 민감한 여성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의료계와 과학계에서 지금껏 사용해온 표현으로 인해 민감성의 개념과 그에 대한 인식이 변질됐고 민감성은 질병으로 간주됐으며, 가장 재능 있는 사람들에게 수치심을 불러일으켰다. 이제는 민감성이라는 개념에 대해 새로 배울 때이다.
--- p.56

휴스는 먼 거리를 이동할 때 방향을 알려주는 체내 나침반이 있는 동물을 예로 들었다. 고래는 연안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에서 수 킬로미터 밖에 있는 다른 고래들과 의사소통을 하고, 자그마한 박쥐는 인간이 만든 신형 잠수함보다 훨씬 더 뛰어난 음파탐지기를 지니고 있다. 휴스의 말에 따르면 인간은 “가장 단순한 감각 경험에조차 얼마나 방대한 작용이 숨어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우리 눈은 전자기파의 전체 스펙트럼에서 극히 일부만을 받아들인다. 휴스에 따르면 어떤 동물은 “인간과는 다른 종류의 감각기를 가지고 있어서 우리가 볼 수 없는 스펙트럼 영역을 감지할 수 있다.” 고래와 박쥐에게는 두 가지 청각 모드가 있는데, 하나는 외부 소리를 감지하는 수동 모드고 다른 하나는 “스스로 내는 음파의 반사를 감지”하는 ‘바이오소나(Biosonar)’라는 능동 모드다. 이런 감각을 장애로 여기는 사람이 있을까? 이런 지각능력은 당연히 굉장한 장점이거나 아니면 최소한의 기본적인 생존기술이다. 그런데 왜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서로 다른 지각능력은 질병으로 간주하는 것일까?
--- pp.77-78

ADHD가 있는 여자아이나 여성 중 다수는 ‘명석하고’ 학업성적이 우수했기 때문에 진단 및 연구의 레이더망에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은 수년간 실행 기능에 문제를 겪으면서 자기가 맡은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는 느낌, 직장에서나 가정에서나 결코 목표에 ‘다다르지’ 못할 듯한 느낌을 받으면서 불안과 우울에 허덕인다. 그럼에도 여러 ADHD 여성이 초집중이라는 재능을 발휘해 집필, 연구, 예술 등의 분야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이는 것 역시 사실이다. 여기서 기억해야 할 것은 ADHD를 가진 사람은 주의력 ‘부족’이라는 진단명과 달리, 자신이나 타인의 요구에 따라 주의력을 ‘조절’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이다. ADHD인 사람은 주의력이 지나치게 뛰어난 경우가 많다. 단지 엄격하게 체계화된 현대사회에서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는’ 시간과 상황에 그 주의력이 발휘될 뿐이다.
--- p.115

많은 여성이 감각 과부하로 압도당할 때 ‘공황발작’ 같은 대중심리학 용어에 현혹된다. 하지만 실제로 감각처리장애가 있는 성인 여성에게 공황장애 치료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 그렇기에 판단과 이해의 바탕이 되는 준거 기준이 중요하다. 잘못된 진단과 초점이 빗나간 치료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수년 동안 심리치료를 받으면서 아동기 경험에서 실마리를 찾으려 헤맬 수도 있다. 하지만 노리스는 프로이트 학파에서 말하는 심각한 아동기 트라우마가 늘 존재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그런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감각 과부하는 불안과 유사해 보이지만, 여성들이 감각과 관련된 정보를 더 많이 알게 된다면 심리치료사를 비롯한 여러 치료사들과 감각 차원의 문제를 더 원활하게 공유하고 탐색할 수 있을 것이다. --- p.148

신경다양성 패러다임은 기계론적 관점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다. ‘바람직하지 않거나, 도움이 안 되거나, 비생산적’이라고 여겨지는 특성을 완화하려 드는 대신 지금껏 살펴본 것처럼 인간의 경험, 그중에서도 특히 ‘장애’에 대한 우리의 개념을 새로이 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바로 신경다양성 운동이다. 신경다양성 지지자들은 신경다양인이 경험하는 불안을 제거하려고 노력하는 대신, 우리가 사회에서 경험하는 인식의 차이가 어떻게 신경다양인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고 불안정감과 소외감, 고독, 우울을 불러오는지 밝히는 데 중점을 둔다.
--- pp.179-180

신경다양인의 가정과 관계 및 사생활의 여러 측면을 확대해서 살펴보면, 그로부터 교훈을 얻어 이 사회를 모든 이에게 유익한 곳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 더 나은 디자인, 사람을 세심하게 고려하는 미학, 차이를 기쁘게 수용하는 관계와 가정, 평균에서 벗어난 행동이나 기질을 무턱대고 질병과 연관 짓지 않는 심리치료사가 있다면 세상은 지금보다 더 나아질 것이다. 여전히 많은 부분 숨겨져 있는 감각세계가 전 세계에서 표준으로 자리 잡는 날을 고대해본다. 신경다양성 속에는 산산이 조각나고 도움이 절실한 세계를 치유하는 잠재력이 깃들어 있다.
--- p.238

“그 [진단] 이후로 모든 것이 굉장히 명료하고 확실하게 다가왔어요. 그리고 안심했죠. 더 이상 평범해지려고 노력하다가 실패하기를 반복하지 않아도 됐으니까요. 제 모습 그대로 살아도 된다는 것, 제가 망가졌거나 실패자가 아니라는 것, 제 경험이 그저 상상에 불과한 건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제 자신을 편안하게 받아들이기까지 서른여덟 해가 걸린 거죠. 이 새로운 렌즈를 통해 제 과거 전체를 정돈하고 분별하는 과정은 여전히 진행 중이에요. 시간이 걸리는 일이죠.”
--- p.269

사람이 저마다 그리도 다르다면 이제껏 우리가 구분 지어온 범주가 사라질 가능성도 있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다. 이와 같은 주장은 범주의 중요성과 유용성을 부정한다기보다는, 범주를 그토록 우선시할 필요가 있는지, 불변하는 것으로 간주해야 하는지, 그리고 지금 사람들 간의 사적인 대화나 그보다 광범위한 문화적 맥락에서 그 범주를 대하는 방식에 문제가 없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우리는 차이를 인식하고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그쯤에서 멈추고 ‘고기능’이든 ‘저기능’이든 모두에게 순수한 친절과 도움을 베푸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 우리는 가면 쓰기와 패싱이 무엇인지 충분히 잘 알고 있고, 직장과 월급과 가정이 있는 사람도 자살의 문턱에 서 있을 수 있음을 안다. 말 못 하는 아이가 학교에서 소통을 하려면 도움이 필요하듯 겉보기에는 제 역할을 잘 해내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필요하다. 내면을 파고들면 우리 모두는 생각보다 훨씬 더 비슷하지만, 그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도 알지 못한다.

--- p.305

출판사 리뷰

“나를 어떻게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을까?”
남다름을 차별과 배제가 아니라
인정과 포용의 언어로 바꾸는 패러다임의 전환


큰 소리가 나면 유난히 놀라고, 한꺼번에 너무 많은 자극이 일어나면 불쾌해지고, 경쟁하거나 남이 지켜보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며, 많은 일을 겪어낸 날에는 어둑한 방으로 물러나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 컨디션이 회복되는 사람들……. ‘매우 민감한 사람(HSP)’을 묘사하는 이러한 항목에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예민해서야 어떻게 사회생활을 하겠느냐’는 핀잔도 들어봤을지 모르겠다.

이에 쓴웃음을 지으며 스스로를 ‘사회 부적응자’라고 자평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확실히 예민한 사람은 어디서든 무난하게 타인과 어울리는 이를 선호하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에서는 환영받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때로 느리고 서툴고 부족하고 유별나다고 폄하되기도 한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이 세상에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해 나름의 방편을 쓴다. 바로 본래의 자기를 숨기고 예민하지 않은 척, 쿨한 척, 다른 사람과 똑같은 척 가면을 쓰는 것. 하지만 언제까지나 그렇게 살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가면을 쓰고 연기를 하면 불필요하게 우울과 불안, 수치심, 죄책감, 낮은 자존감, 왜곡된 자아상, 번아웃 등에 시달리기 쉽기 때문이다.

나를 이해하고 받아들여주는 사람이 단 한 명만 있어도 그 세상은 살아갈 만하건만, 이런 민감한 사람(특히 여성은 젠더 편향으로 그동안 주류 심리학 연구에서 꾸준히 배제돼왔고, ‘히스테리’ 등의 용어에 가려졌으며, 어렸을 때부터 주변 사람을 배려하도록 사회화된다는 측면에서 더욱더)은 스스로에게조차 인정이나 이해를 받지 못한다는 점에서 괴로움이 배가된다. 책은 일레인 아론이 제안해 화제가 된 ‘매우 민감한 사람’이라는 개념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신경다양성(neurodiversity)’이라는 개념을 들고나온다. 신경다양성이란 신경계의 차이를 우성이나 열성, 혹은 정상이나 비정상으로 판단하지 않고, 뇌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축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높은 민감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자폐/아스퍼거 증후군, ADHD, 감각처리장애, 공감각 등의 신경다양성은 흔히 갖는 편견과 달리 그 증상이 매우 다양하고 넓게 포진돼 있어서 ‘스펙트럼’이라는 용어로 표현한다. 그래서 이러한 신경다양성을 지녔음에도 이를 눈치채지 못하고 평생을 가면 속에서 살거나, 뒤늦게야 알게 되는 경우도 흔하다. 학업이나 특정 분야에서는 두각을 드러낼 정도로 뛰어나면서도 일상의 자잘한 일은 체계적으로 처리해내지 못하는 신경다양인도 많다. 하지만 실리콘밸리의 성공한 수많은 괴짜들 역시 신경다양성을 지니고 있으며, 그레타 툰베리의 예에서 볼 수 있듯 특정한 관심사에 몰입하는 신경다양인의 능력은 세상에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한다. 세상은 신경다양성을 배척하고 치료해야 하는 질병으로 간주하지만, 사실은 마틴 루서 킹 주니어가 노벨평화상 수상 연설문에서 말했듯 “인류의 구원은 창조적이며 불안한 부적응자들의 손에 달려 있”는지도 모른다.

책은 민감성을 바탕으로 하는 신경다양성을 지닌 이들이 스스로를 긍정할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연구 결과와 사례를 제시함과 동시에 간단하지만 효과적인 감정 및 행동 조절 기법도 알려준다. 그동안 세상의 몰이해와 스스로의 채찍질에 지칠 대로 지쳐버린 민감한 여성이라면 자극 넘치는 세상에서 소외되거나 고립되지 않으면서도, 나답게 살아가는 방법을 책에서 배울 수 있다.

“서툴고 느리다고 자책하지 마세요.
더 깊게 더 많이 느끼는 중입니다.”
민감성에 대해 지금껏 갖고 있던 오해와 편견이 녹아내린다


터놓고 이야기하지 않아서 그렇지, 자신이 남과 다르다는 생각에 고심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다. 전 세계적으로 신경다양성을 지닌 사람이 최대 20%에 달한다는 보고가 있고, 그보다 많은 사람이 진단을 받지 않은 상태임을 고려하면 그 수치도 매우 보수적일 가능성이 크다.

책의 저자 역시 UC 버클리와 하버드대학교 공중보건 대학교를 졸업하고 CNN 등의 언론사에서 활동할 만큼 누구 못지않게 개인적 성취를 이뤘지만, 어렸을 때부터 성인이 된 이후까지 자신이 남과 다르다는 생각에 시달렸다. 학창시절 호기심 많고 꼬치꼬치 캐묻는 기질은 친구를 사귀는 데 방해가 됐고, 늘 숨 가쁘게 돌아가는 언론사의 업무 환경은 자신의 업무 리듬과 맞지 않았다. 저널리스트로서의 일을 척척 해낼 때조차 장을 보고 집안을 돌보는 일에는 영 젬병이었다. 여러 직장을 전전하고 부부 관계도 악화일로를 걸으며 상실감과 혼란, 고립감, 자격지심에 시달리던 저자는 그 이유를 찾다가 ‘신경다양성’이라는 개념을 마주했고, 자신이 자폐 스펙트럼에 ADHD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뭔지 모르게 남들과 다르다고 느껴지고 다른 사람과 어울리기 어렵고, 스스로에게 부적절감과 이물감을 느끼는 사람은 그 원인을 알기만 해도 엄청난 안도감과 해방감을 느낀다. 그토록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어왔던 의문이 비로소 해소되기 때문이다. 자신을 발견하고 표현할 언어를 획득하는 순간, 우리는 자유로워진다. 저자는 신경다양성이라는 주제를 파고들어 연구하고 마음의 작동 방식이 자신처럼 남다른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스스로를 이해하고 인정하고 나아가 세상 속에서 재능을 펼칠 방법을 발견했다.

책에서는 민감성을 공통분모로 하는 다섯 가지 신경다양성인 HSP, 자폐/아스퍼거 증후군, ADHD, 감각처리장애, 공감각을 살펴보고, 자신도 모르게 평생 가면을 쓰고 살아온 여성들의 삶을 다각도로 들여다본다. 신경계의 차이가 현실 속에서 어떻게 드러나고 여성이 이를 어떻게 체험하는지 살펴보는 가운데, 자연스레 그동안 갖고 있던 오해와 편견이 사라진다는 것은 책의 또 다른 미덕이다. 예를 들어, 흔히 자폐증이 있는 사람은 감수성과 공감능력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강한데, 사실은 외려 공감을 너무 잘해서 감정을 차단하고 뒤로 물러서는 것이라는 설명은 기존의 편견을 뒤집기에 충분하다.

우리는 저마다 다르고 그 다름을 ‘옳다, 그르다’, ‘정상적이다, 이상하다’라고 재단할 수 없다. 어떤 색깔을 두고 다른 색보다 더 ‘정상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듯이 말이다. 또한 수 킬로미터 밖에 있는 다른 고래와 소통할 수 있는 고래의 특성을, 음파를 탐지해내는 박쥐의 능력을 우리는 이상하게 보지 않는다. 오히려 굉장한 장점이나 기본적인 생존기술로 바라본다. 그런데 왜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서로 다른 지각능력은 질병으로 간주되는 것일까? 신경계의 차이를 질병으로 간주하지 않고, 이해하고 포용한다면 민감한 여성들이 앞으로 나아가 자신을 드러내고, 스스로를 더 잘 이해하고, 당당하게 자기 정체성을 주장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 다양성의 혜택은 우리 모두를 풍요롭게 할 것이다.

“남들과 달라도 우리 안에는 아직
꽃피우지 못한 무수한 잠재력이 있어요.”
평안한 집과 일터, 그리고 관계와 일을 꾸려가는 방법


민감한 사람은 자극을 더 강렬하게 느끼고, 정보를 더 깊이 받아들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 비해 훨씬 빨리 지친다. 하지만 그만큼 몰입을 잘한다거나 남들은 보지 못하는 세부사항을 포착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책은 신경다양성은 차이를 질병으로 간주하지 않는 패러다임을 강조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신경다양인이 평안함을 느낄 수 있는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도 소개한다.

예를 들어, 자폐 여성이 자주 불안을 느끼는 이유는 몸과 마음의 연결이 끊겨 있기 때문인데, 자신의 심장박동을 원활히 감지할 수만 있어도 불안 수준이 현격히 줄어든다고 한다. 그렇기에 운동을 해서 심장박동을 느낄 수 있게 되면 불안이 누그러지고 안정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신경다양인이 타인과 관계를 맺고 현명하게 의사소통을 하는 방법, 집이나 일터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방법, 신경다양성을 포용하고 있는 현재의 사회적 변화와 미래상도 제시한다.

아스퍼거 증후군 이었던 명배우 로빈 윌리엄스는 “그 사람들은 광증의 아주 작은 점 하나를 가지고 있을 뿐이야. 그런데 이 점을 잃어버리고 나면 그 사람들은 아무것도 아닌 게 되지”라고 말했다. 남과 다르다고 해서 결코 병든 존재, 손상된 존재, 열등한 존재는 아니다. 지금껏 ‘다름’을 감추느라 써왔던 에너지를 창의적인 곳에 쏟을 수 있다면 도리어 자신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변화를 줄 수 있다. 남다른 예민함 때문에 지금껏 불필요한 부정적 감정을 느껴왔던 사람이라면, 책을 읽는 가운데 스스로를 긍정하고 자신의 고유한 특성을 귀히 여기는 동시에, 어떻게 하면 세상에서 자기 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자극 넘치는 세상에서 온전히 나답게 살고자 하는 예민한 사람이라면, 주변의 민감한 사람을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차별과 배제가 아니라 포용과 공존의 사회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책에서 그 길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추천평

하나로 규격화된 사회에서 고군분투하는 모든 여성이 꼭 읽어야 할 책. - 수잔 케인 (『콰이어트』 저자)
매우 시의적절하다. 세상을 깊이 받아들이고 강렬하게 느끼는 민감성을 질병으로 규정하는 시선을 뒤바꾼다. - 메리 파이퍼 (『나는 내 나이가 참 좋다』 저자)
눈에 보이지 않는 차이와 재능을 여성들이 서로 이해할 기회를 선사한다. - 일레인 아론 (『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 저자)
인간의 다양한 기질은 환영받고 접근을 가로막는 장벽은 사라지는, 행복한 미래로 가는 표지판이다. - 스티브 실버만 (『뉴로트라이브』 저자)
무엇이 ‘정상’인가? 그것은 누가 정하는가? 이 책은 이와 같은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그에 답한다. - 루이즈 애런슨 (『나이듦에 관하여』 저자)
타고난 신경학적 기질에 상관없이 모두가 제 능력을 발휘하는 세상을 어떻게 만들어갈지를 보여준다. - 조엘 살리나스 (신경학자 (『거울 촉각 공감각』 저자)
‘신경다양성’의 강점을 지지하고 강화함으로써 자기다운 삶을 설계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많은 여성이 자신의 이야기라고 생각할 주제에 대한 훌륭하고 놀라운 의견. - [라이브러리 저널]
포용과 다정함의 힘을 입증하고 차이를 축복하는 중요한 책. - [북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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