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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릴라 형과 오로라
2. 나쁜 기억 삽니다 3. 이상한 친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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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러니까 오로라는 충돌 때문에 생기는 거지. 충돌! 그 말을 듣는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 가위로 뒤통수를 맞을 때 나한테도 오로라가 생기면 좋겠다… 뭐, 그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인데… 그때부터였어. 악착같이 돈을 모아서 언젠가는 진짜 오로라를 보러 가고야 말겠다고….”
--- p.28 「고릴라 형과 오로라」 중에서 “제가 여기 바닥 쓸면서 느낀 건데요. 잘린 머리카락은 아프지 않아요. 그러니까 마음도 머리카락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잘려도 안 아픈 걸로 쳐요. 그리고 잘린 머리카락은 또 자라잖아요. 마음도 그러면 돼요.” --- p.31 「고릴라 형과 오로라」 중에서 「오늘도 나쁜 기억을 팔겠습니까?」귀가 물었다. 나는 서러운 울음을 꿀꺽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귀가 또다시 물었다. 「오늘의 나쁜 기억을 팔면 관련된 기억도 지워집니다. 그래도 팔겠습니까?」 나는 고민할 필요도 없이 그렇다고 말했다. --- p.52 「나쁜 기억 삽니다」 중에서 심장이 쿵 떨어지는 것 같았다. 숨이 가쁘고 얼굴이 터질 것처럼 붉어졌다. 나쁜 기억을 지워 버리려다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되는 기억까지 지워 버리고 만 것이다. 그래서 엄마는 나에게 언제 철이 들 거냐고 했던 거다. 그렇다면, 난 얼마나 많은 기억을 잃어버린 걸까? --- p.57 「나쁜 기억 삽니다」 중에서 나는 일어나서 벽을 바라봤다. 내가 팔아 버린 나쁜 기억이 모두 돌아왔다. 그런데 그 느낌이 달랐다. 이제는 나쁜 기억도 담담하게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니, 애초에 나쁜 기억이란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 p.62 「이상한 친구」 중에서 “친구는… 두 개의 레일처럼 나란히 가는 거야. 각도가 삐뚤어져서 너무 가까워지거나 멀어지면 기차가 달릴 수 없어.” --- p.77 「이상한 친구」 중에서 철길을 바라보며 운서는 나와 영원한 친구가 되자고 했다. 하지만 난 대답조차 해 주지 않았다. 나는 운서가 재미는 있지만 어딘가 이상하고 위험한 아이라고 생각했다. 운서가 왜 그런 거짓말을 하고 이상한 상상을 하고 기괴한 음악을 듣는지 나는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았다. 어쩌면 정말 이상한 친구는 바로 내가 아니었을까? --- p.89 「이상한 친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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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바닥에서 빛의 세계를 향한
상승의 곡선이 만들어 내는 재미와 감동 인기 유튜버를 꿈꾸는 주인공 선우와 핀란드의 오로라 관람을 꿈꾸는 고릴라 형의 고군분투를 그린 「고릴라 형과 오로라」, 학교에서 당한 창피함과 엄마와의 갈등 그리고 강아지를 잃은 슬픔 등을 잊기 위해 기억을 팔아버리지만 끝내는 수용하는 용기를 다룬 「나쁜 기억 삽니다」, 특이한 말과 행동으로 남다름을 자아내는 친구에 대한 편견과 그 해체의 과정을 그린 「이상한 친구」까지 이병승 작가는 날카로운 문제 인식과 철저한 현실 고증을 통해 아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문제를 소재로 삼아 생동감 있는 문체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 바탕에는 오늘날 초등학생들의 희망 직업으로 손꼽히는 유튜버에 대한 동경과 외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성장기 아이들의 특성,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서 발생하는 굴욕과 부모 자식 간의 갈등, 아이들 사이에서 흔히 일어나는 차별과 편견 등 현실을 기민하게 포착해 낸 시선이 촘촘히 깔려 있다. 이병승 작가는 “어떤 이들은 동화에 어두운 그림자가 보이는 걸 싫어하거나,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밝은 빛의 세계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반드시 어두운 그림자의 세계를 함께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신념으로 “어둠의 바닥까지 최대한 내려갔다가 빛의 세계로 최대한 끌고 올라오는 것. 그 상승의 곡선을 만드는 인물들의 생각과 행동과 대사가 재미와 감동을 주는 것”이야말로 자신이 추구하는 좋은 동화라는 점을 강조한다. 좌절, 아픔, 편견을 딛고 서는 주인공들의 여정, 우리 모두가 자신만의 오로라를 찾기까지 「나쁜 기억 삽니다」와 「이상한 친구」에는 이름 없는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이에 대해 이병승 작가는 “주인공 모두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아이들 곧 나와 너, 우리라는 느낌”으로 읽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밝혔는데, 현실에 좌절하고 문제를 회피하고 타인에게 편견을 가지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며 이를 극복하는 것 역시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세 편의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짙은 어둠 속에서 유영하다 끝내는 자신만의 오로라를 찾는 발걸음을 경쾌하게 내딛는다. 지금 이곳에서 시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 꿈을 키워가는 선우, 아픈 기억마저 자신의 일부임을 깨닫고 받아들이는 주인공, 친구의 현실을 이해하고 편견을 무너뜨리는 또 다른 주인공까지. 독자들은 세 이야기가 그리는 이 상승의 곡선에 올라타 좌절과 아픔, 편견을 딛고 서는 주인공들의 여정에 깊숙이 동참함으로써 어렵고 당혹스러운 현실을 맞닥뜨리고, 이해하고, 수용하고 결국에는 조화롭게 살아가는 법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