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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떠도는 자들의 노래]
1장 1968년 9월 2장 길 위의 혼 3장 세상 끝에서 4장 돌아가는 길 5장 형제 6장 받아치기 7장 머나먼 스와니 강 8장 중생의 여러 노래 9장 남은 외길 10장 되찾은 봄 11장 교두보에서 12장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
Lee Mun-yol,李文烈,이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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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그들의 예상보다 훨씬 좋았다. 곧바로 석공 직영 광업소로 찾아간 그들은 예비역 준장 출신의 광업소장에게서 큰 힘 들이지 않고 5만 원을 울궈 냈다. 무엇보다도 ‘각하 특명’과 ‘국정 운영에 반영’된다는 말이 번듯한 중앙 부서로 불려 올라가는 게 소원인 광업소장의 얼을 빼놓은 듯했다.
--- p.38 그것도 성장의 징표일까, 갑자기 아버지의 삶을 결정한 그 사상이 저항 못 할 호기심으로 그를 사로잡는 것이었다. 마르크스나 레닌은 빠져 있지만 어쨌든 젊은 아버지를 매혹시킨 사상들이다. 아버지를 부인하게 되더라도 알고 부인하자. 이 책들은 남한 사회에서는 두 번 다시 만나기 어려울 것이다. 아직은 일본어를 모르지만 배우면 된다. 사자. 사 두자. --- p.80 “이제 와선 나도 그렇게 이해한다. 그런데도 그걸 알아보지 못한 벌이 지금 우리 가족이 떨어져 있는 비참이다. 처음 서울로 갔을 때 기꺼이 도시 빈민에 편입되고 식구 모두가 저임(底賃)의 육체노동자로 살 각오가 있었다면 우리는 오히려 더 빨리 도회의 소시민(小市民)으로 자라갈 수도 있었다. …” --- p.175 그로부터 10여 년 뒤 이 땅에서 연좌제가 폐지될 때까지 인철이 가지게 되는 모든 직장, 머무르게 되는 모든 곳에서 두 달마다 한 번은 되풀이되는 경찰의 방문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 p.3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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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의 『변경(邊境)』 은 총 12권에 달하는 대하소설이자 30여 년 동안 출간, 절판, 재출간, 그리고 다시 현재 완성작을 내놓기까지 집필부터 출간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파노라마와도 같은 작품이다. 『변경』의 출간 역사를 살펴보면, 그의 나이 서른아홉에 집필을 시작하였고, 쓰기 시작한 지 12년 만에 겨우 작품을 마쳤다. 그때 그의 나이 쉰하나로 이문열의 40대가 이 작품을 쓰는 동안에 지나갔다. 『변경』이 오랜 인고의 시간을 지나 세상에 처음 나온 것은 1998년 문학과지성사에서였다. 집필 기간 12년, 12권이라는 방대한 분량은 이문열의 집필에 대한 고뇌와 애정이 담긴 ‘필생의 역작’이라 불리며 『변경』에 대한 문학적 기대를 높였다.
그러나 2000년대 초, 디지털 포퓰리즘의 첨병들과 가망 없는 진지전을 벌여야 했던 이문열은 그 우울하고 참담했던 봄날, 『변경』의 절판을 결정하게 된다. 그로부터 다시 십여 년이 흘러 이문열은 변경의 재출간을 선언하며 그 출간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80년대 없는 오늘을 상상할 수 없듯이 60년대 없는 80년대는 허구일 뿐이다. 나는 처음 80년대의 뿌리를 더듬어 보고 싶어 60년대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이제 80년대를 다시 시작하려고 보니 절판시킨 『변경』의 60년대를 살려 내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침내 한 세대를 넘겼으니 80년대 이야기도 지역감정과 이념의 검열에서 자유로울 때가 되었다.” 그렇게 2014년에 두 번째로 민음사 판이 출간되었고, 다시 6년이 흐른 현재 이문열의 모든 책을 알에이치코리아(RHK) 출판사로 옮겨 내게 되면서 『변경』 열두 권도 다시 출간하게 되었다. 2021년 『변경』 완성작을 출간하는 그는 이번 책에 대한 소회를 이렇게 마무리했다. “마땅히 마지막 결정판에 걸 맞는 추고와 개보가 있어야 하나, 어수선한 세월에 탈기(脫氣)라도 했는지, 이번에는 충분하지 못했다. 내 날이 더 남아 한 번 더 온전히 손 볼 날이 있기를 빌며 여전히 불만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알에이치코리아 『변경』을 다시 세상으로 띄워 보낸다.” 『변경』의 집필을 시작한 지 30여 년 만에 다시 세상에 내놓는 이 책은, 그동안 표현하나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수정에 수정을 더하고, 사투리 등 어려운 말은 순화해 넣었으며, 한 개 장(章)의 순서를 바꾼 완성의 완성작이다. 50년대 후반부터 70년대 초반까지, 격동의 60년대를 살아간 주인공들을 통해 우리의 정치경제, 사회문화 속 이면을 들여다본 거대한 파노라마 이문열이 말하고자 하는 ‘변경’이란 무엇인가. 그는 서문에서 이렇게 밝혔다. “‘변경’은 시간적이기보다는 공간적 개념으로 거창하게 말하면 일종의 지정학적 장(場) 이론에 거칠지만 통시적인 제국주의론을 얼버무린 나 나름의 시대 인식 틀이다. 얼핏 보면 정적이고 닫혀 있는 듯하지만 적어도 50년대에서 80년대까지 한 세대 우리가 헤쳐 온 세계를 조망하는 데는 매우 유용한 인식 틀일 수도 있다. 그 세월 분단된 이 땅의 남과 북은 각기 아메리카와 소비에트 두 제국의 가장 끄트머리 변경이 되어 두 제국의 이념적 우위를 선전하는,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전시장으로 기능했다.” ‘변경’의 상황에서 월북을 선택한 아버지, 그리고 남한에 남아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가족. 그들은 연좌제라는 업보와 가난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친다. 벗어나려고 해도 벗어나기 힘든 고통스러운 삶 속 세 명의 주인공 명훈, 영희, 인철의 이야기가 『변경』에 주효하게 담겨있다. 4.19와 5.16 등 시대적 상황을 조명하는 등 우리 시대의 60년대 정치경제, 사회문화에 내재된 부조리를 엿볼 수 있다. 이문열의 변경은 총 3부로 『1부 불임의 세월』 『2부 시드는 대지』 『3부 떠도는 자들의 노래』로 구성되어 있다. 태생부터 그 어디에도 뿌리내리지 못하고 방황하던 주인공들의 인생을 통해 부조리한 시대를 읽는, 이문열의 역작 중의 역작 『변경』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