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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어둠이 내린 뒤 응답하는 신들 13
2부 밤의 가장 어두운 부분 135 3부 300년 그리고 세 마디 말 253 4부 비를 맞아도 젖지 않는 남자 353 5부 미소 짓던 그림자와 미소를 되돌려준 여자 467 6부 이걸 사랑이라고 우기진 마 573 7부 난 당신을 기억해요 685 역자 후기 703 |
V.E.Schw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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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2020년 미국에서 처음 출간된 이후 12개국에서 차례로 번역되었으며, 지금도 계속 세계 각국으로 언어를 확장해가고 있다. 출간 직후부터 뉴욕타임스에 37주 동안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세계적인 ‘애디 라뤼’ 열풍이란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세상에 맞서 흔적을 남기려는 한 여자의 가슴 벅찬 로맨틱 판타지 작품의 주인공은 스물세 살의 애디 라뤼다. 배경은 프랑스의 시골 마을 ‘비용’. 애디는 사방 백 미터도 되지 않는 이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라고, 또 죽는다는 것을 견딜 수 없다. 차라리 나무가 되기를 바란다. 그런 애디에게 부모는 아이 셋을 홀로 키우게 된 로저의 재취로 갈 것을 요구한다. 견딜 수 없는 애디는 “어둠이 내린 뒤 응답하는 신들에게는 소원을 빌지 말라.”는 가르침을 무시하고, 간절히 기도한다. 애디는 어둠의 신으로부터 절대적인 자유를 얻는 대신, 모든 사람들에게서 잊혀지는 존재가 되며, “다 살고 나면 더 이상 내가 원하지 않을 때 영혼을 가져라.”고 파우스트적인 거래를 한다. 이때부터 애디의 시대를 가로지르고, 대륙을 가로지르는 여정이 시작된다. 비용에서, 르망으로, 파리로, 피렌체로, 뮌헨으로, 뉴욕으로, 자신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세상에 맞서 그녀는 300년을 자신의 흔적을 남기기 위해 분투한다. ■ 누구도 기억하지 못하는 삶도 삶일 수 있을까. 시야에서 벗어나는 것만으로, 잠시 문이 닫히는 것만으로 잊혀지고 마는 애디는 그 어떤 안정적인 삶이 허용되지 않는다. 돈을 받은 여관 주인은 그녀를 알아보지 못하며, 심지어 오랜 벗과 부모조차 그녀의 존재를 기억하지 못한다. 오직 연례적으로 찾아오는 ‘뤽’이란 이름을 얻은 어둠의 신만이 그녀에게 영혼을 가져가기 위해 기억하고 찾아올 뿐이다. 그녀가 살아남는 유일한 방도는 훔치는 것뿐이다. 그렇게 300년을 보낸 애디는 뉴욕의 한 허름한 헌책방의 점원이 그녀를 기억한다. “난 당신을 기억해요.”라고 말한다. 기억되지 못하는 삶도 삶일 수 있을까 존재론적인 물음을 거듭 던져온 그녀에게 그 당연한 일상적인 것들이 거듭 새롭게 다가온다. “안녕.”이란 말도, 데이트 약속도, 화를 내며 돌아서는 것도 비로소 가능해진다. 그녀에게는 이 일상이 경이로 다가온다. ■ 『파우스트』의 젠더화된 버전 작품은 신 혹은 악마와의 거래를 통해 영혼을 내어주고, 영생을 얻는 것이 기본적인 뼈대를 이룬다. 그러나 영혼을 주는 대신 완전한 자유를 얻고, 그 자유는 곧 잊히는 것으로 표상된다. 잊히는 것이야말로 가장 완벽한 자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주인공 애디가 결코 원한 것이 아니었다. 하여 그녀는 흔적을 남기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낸다. 그것은 뮤즈로 그림 속에, 음악 속에, 예술 속에 자신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것이다. 기억보다 생각이 더 역동적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기억될 수는 없지만 생각은 씨앗처럼 심을 수 있고, 퍼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세상에 맞서 흔적을 남기고자 하는 한 여자의 강렬한 열망이 어둠과 투쟁하는 과정이야말로 『파우스트』의 젠더화된 버전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작품으로 만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