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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 남편님, 집착할 분은 저쪽인데요 1
메나닉
동아 2021.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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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노블(Zero Novel)

책소개

목차

1. 일촉즉발
2. 여름 사냥
3. 작은 역전
4. 문과 진리
5. 생존 전략

저자 소개 1

출간작 『101번째 여주인공』, 『나의 계약 연인이 사실은』, 『시한부라서 파업했는데』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2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432쪽 | 528g | 148*210*20mm
ISBN13
9791163025498

책 속으로

“폐하, 이 모든 것이 제 부덕이고 불찰입니다.”
라니에로 악틸러스는, 더 말해 보라는 듯 끼어들지 않았다. 나는 최대한 목소리가 떨리지 않게 가다듬으며 납작 엎드린 이들을 내려다보았다.
“예산안 따위는 저와 먼저 상의하면 될 것을, 황제 폐하께서 이토록 귀찮고 지루한 걸음을 하시게 하다니. 마음이 아픕니다.”
“황후.”
라니에로가 타이르듯 나긋나긋하게 나를 불렀다. 서론은 그만두고 얼른 본론으로 들어가라는 거겠지.
“하여, 이 지루한 자리를 견뎌 주신 폐하께 감사와 사죄의 마음을 담아 기분을 푸실 여흥을 제안드리고 싶습니다.”
라니에로가 허리를 펴고 앞으로 몸을 조금 숙였다. 반응이 왔다.
“그대, 무엇을 제안하겠나?”
“사냥입니다.”
나는 침착하게 대꾸했다. 라니에로가 그런 것은 뻔하고 지루하다고 말하기 전에, 얼른 이렇게 덧붙이며.
“사냥감은 물론, 인간입니다. 바로 저희 셋 말입니다.”
“폐하!”
자크슈 후작이 당황하여 외쳤다.
그러나 라니에로의 시선은 이미 내게 못 박힌 채였다. 그는 가볍게 왼손만 들어 자크슈 후작을 제지했다.
“계속 말해 보게.”
“……악틸러스 제국민들은 모두 전쟁의 신 악틸라의 자손. 성별과 나이를 막론하고, 누구나 언제든 군인이 될 소양을 함양한다 들었습니다. 여흥을 위한 사냥감으로 손색이 없겠지요.”
“호오…….”
여기서부터가 중요하다. 나마저 사냥감이 될 수는 없다. 나는 도박을 걸어야 했다.
“하지만 저는 다릅니다. 저는 아시다시피, 지병도 있고……. 사냥터에 병든 토끼를 풀어놓지는 않지요. 흥이 깨지고, 부정이 타니까요.”
“아하, 그렇다면 그대는…… 혼자서만 빠져나가겠다는 건가? 지금 내가 여기서 시간을 버리고 있는 데에는, 그대 말대로 그대 책임도 있는데?”
“저는, 정진할 겁니다, 폐하.”
숨이 떨렸다. 지독한 긴장이었다. 내 말이 한 마디, 한 마디 떨어질 때마다 라니에로의 얼굴이 환하게 빛났다. 그것만이 나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겨울까지, 황제 폐하의 사냥터의 손색없는 사냥감이 될 수 있도록 정진하겠습니다. 그러니…….”
나는 허리를 숙였다.
“부디 후일의 즐거움을 위하여 ‘안젤리카 사냥’을 미루어 주십시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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