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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_004
1부 그리움은 그렇게 컸구나 그리운 나라 _012 / 나의 예루살렘으로 가기 위하여 _016 / 자화상 _019 / 낮은 사랑을 위하여 _020 / 이곳에 살기 위하여 _024 / 쥐 1 _026 / 나의 애인은 아침의 흰 우유를 마신다 _028 / 새들은 황혼 속에 집을 짓는다 _030 / 희망은 카프카의 K처럼 _032 / 진눈깨비 1 _034 / 내 마음속 용 _036 / 들잠 _038 / 추억을 완성하기 위하여 _040 / 길 _041 / 옛 노래 _042 / 기우는 빛 _043 / 어린 가슴으로 세상 속을 걸어서 _044 / 어느 젊은 시인의 죽음 _046 / 겨울나무 _047 / 사라지는 것들을 위하여 _048 / 밤하늘은 아름답다 _050 2부 나는 이상하게 슬퍼지지 않는다 다시 첫사랑의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_052 / 딸기 _054 / 새해 첫날 _055 / 하늘문방구에서 파는 시집 _056 / 감자를 기리는 시 _058 / 그 집 앞 _060 / 우리에게 더 좋은 날이 올 것이다 _062 / 양말 _064 / 늑대 _066 / 가방 _068 / 검은 커피와 흰 우유 _070 / 사목해수욕장 민박집에서의 일박 _072 / 고인 _074 / 숲에서 _076 / 해변의 의자 _078 / 태안 저녁바다 _079 / 당신에게 _080 / 대추나무 _082 / 간장 달이는 냄새가 진동하는 저녁 _083 / 불두화 _084 3부 우리 앞의 오늘도 벌써 옛날이지요 미리내성지에서 _086 / 옻샘 약수터 _088 / 초산 _091 / 빗발, 빗발 _092 / 사월 _094 / 무당벌레 _096 / 명자나무 _098 / 그믐밤 _099 / 고양이 _100 / 검은 삼나무 장벽 1 _101 / 파밭 _102 / 가협시편 1 _103 / 가협시편 2 _104 / 가협시편 3 _105 / 가협시편 4 _106 / 봄 _107 / 물오리 일가 _108 / 브라보 브라보, 마이 라이프! _110 / 대추 한 알 _111 / 축구 _112 / 사이 _114 / 차거 _116 / 길례 언니 _118 / 입동 _120 / 백석 _121 4부 사자 새끼가 사자 소리를 내는 것 |
張錫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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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멀리 와버리고 말았구나
그대와 나 돌아갈 길 가늠하지 않고 이렇게 멀리까지 와버리고 말았구나 구두는 낡고, 차는 끊겨버렸다 그대 옷자락에 빗방울이 달라붙는데 나는 무책임하게 바라본다, 그대 눈동자만을 그대 눈동자에 떠오른 한줄기 길을 그대 눈동자에 떠오른 별의 궤도를 너무 멀리 와버렸다 한들 이제 와서 어쩌랴 우리 인생은 너무 무겁지 않았던가 그 무거움 때문에 우리는 얼마나 고단하게 날개를 퍼덕였던가 --- 「우리에게 더 좋은 날이 올 것이다」 중에서 이 저녁 잎새들이 서걱거리는 것은 인생의 많은 망설임 때문이다 흰 발목의 빗방울들이 종종걸음으로 마당을 다녀간다 비 그치고 황금빛이 열린다 저문 마당귀에 선 나무에 매달린 불꽃의 입술들을 열어 사랑한다고 낮게낮게 속삭이는 저 불두화 --- 「불두화」 중에서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낱 --- 「대추 한 알」 중에서 나는 쓴다. 쓴다는 것은 제가 지핀 불에 스스로 제 몸을 지지는 일이다. 쓴다는 것은 존재함에 내장된 타성(惰性)과 피동성(被動性)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도발이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다. 쓰기의 자발적 구속, 혹은 하염없는 투신! 쓴다는 행위는 결국 문체에의 욕망에 지나지 않는다. 쓴다는 것, 그것은 불가피한 피의 요청이다. 어처구니없는 우연이 필연으로 진화하는 과정이다. --- p.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