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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민족의 애환이 살아 숨쉬는 땅
2. 건축물에 얽힌 삶의 지혜 3. 아름다운 우리 땅 이야기 4. 장마비 소리들으며 초당에 누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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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지도의 난지를 '蘭芷'로 쓰기도 하고, 시(詩)로 읊을 때는 '蘭芝'로 쓰기도 한다. 어느 것으로 쓰건 향기롭고 상서로운 이름임에는 다를 것이 없다. '蘭芝'는 난꽃과 영지(靈芝)란 뜻으로 상서로움의 상징이다.
우리 선조들은 나라의 정사가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고르게 베풀어지면 난지가 자라고, 난지가 자라면 정치를 잘 하고 있다는 표상으로 알았다. '蘭芷'의 '지'도 난초처럼 향이 고상한 식물이기에 현인(賢人), 미녀(美女)를 더불어 통칭할 필요가 있을 때 쓰는 말이다. '선인이 앉아 있는 방에 들어가면 난지(蘭芷)의 향내가 나고, 아무 말이 없어도 그에 감화돼 버린다.' 공자가 한 말이다. 한강의 여러 섬 가운데 가장 바다 쪽으로 치우쳐 있는 섬이 난지도다. 한강은 겨울 철새의 보금자리로 수십 종의 철새가 겨울을 나는데, 바로 난지도 상공에 날아들면서부터 내리기 시작한다 하여 옛 시인들은 문섬[門島]으로 미화해 부르기도 했다. 하늘까지 난지의 향이 뻗쳐 있어 나는 철새도 지나쳐갈 수 없게 했음일까. 우리나라 풍토학의 고전인『택리지(擇里志)』를 보면, 사람 사는 양택(陽宅)으로 가장 이상적인 풍수 조건은 강물 타고 굽이 굽이 바닷물이 거슬러오는 목에 굵고 단단한 모래로 다져진 땅이요, 그 땅에서 솟아난 담수가 사람에게 가장 좋다 했으며, 이 풍수 조건을 갖춘 땅과 식수가 바로 난지도라는 소문이 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많은 지명 가운데 가장 향기로운 지명이 난지도일 것이다. 새도 쉬어가는 그 향기로운 섬에 하필이면 가장 향기롭지 못한 악취의 쓰레기장을 만든 것이며, 사람 사는 데 가장 좋은 풍수의 땅에 쓰레기로 산을 만들어놓고, 고려시대 이래 가장 좋은 도덕 교실에 오물을 쌓아놓은 자체가 당시 제대로 돼가지 않았던 정치의 필연이었다 할 수 있다. 그 쓰레기의 퇴적지에 대한 어마어마한 미명의 개발 계획이 발표되었는데, 사상누각이 아니라 쓰레기 위의 공상 도시만 같아 믿어지지가 않는다. 정치가 제대로 되었을 때 난지가 피어난다는 말을 되새기며 개발에 임해 주었으면 한다. --- p. 246~24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