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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세계시인선 리뉴얼판

책소개

목차

실 잣는 여인 LA FILEUSE 6
뚜렷한 불꽃이 UN FEU DISTINCT 10
똑같은 꿈나라 MEME FEERIE 12
방 안 INTERIEUR 14
잘 구슬리는 2 INSINUANT II 16
제쳐 놓은 노래 CHANSON A PART 18
잃어버린 포도주 LE VIN PERDU 22
발걸음 LES PAS 24
꿀벌 L’ABEILLE 26
시 POESIE 28
띠 LA CEINTURE 34
잠자는 여인 LA DORMEUSE 36
나르시스는 말한다 NARCISSE PARLE 38
구슬리는 자 L’INSINUANT 46
석류 LES GRENADES 48
해변의 묘지 LE CIMETIERE MARIN 50
비밀의 시가(詩歌) ODE SECRETE 66

주(註) 71
작가 연보 83
작품에 대하여: 폴 발레리의 시와 방법(김현) 87
추천의 글: 밤하늘 아래에서 흔들리는 영혼(오은) 113

저자 소개2

폴 발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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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ul Valery

프랑스의 작가, 시인, 철학자이다. 폴 발레리라는 이름은 21세기인 지금도 여전히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순수 지성’의 동의어다. 시에서 비시적(非詩的) 요소를 철저히 배제하고, 언어의 음절과 리듬, 음향과 의미가 상호 조응하는 완벽한 공명 장치만을 추구한 그의 노력은 보들레르와 말라르메의 전통을 따른 것이긴 하나, 몇 가지 점에서 독보적인 빛을 발한다. 우선 그는 물리적 결과물인 시 작품보다 시를 창작하는 과정의 정신 활동 자체가 의미심장함을 간파했다. 또한 깨어 있는 의식의 투명도를 극대화하면서도 그 속에 틈입하는 불투명한 정동(情動)의 교란을 소중하게 끌어안을 줄 알았다.
프랑스의 작가, 시인, 철학자이다. 폴 발레리라는 이름은 21세기인 지금도 여전히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순수 지성’의 동의어다. 시에서 비시적(非詩的) 요소를 철저히 배제하고, 언어의 음절과 리듬, 음향과 의미가 상호 조응하는 완벽한 공명 장치만을 추구한 그의 노력은 보들레르와 말라르메의 전통을 따른 것이긴 하나, 몇 가지 점에서 독보적인 빛을 발한다. 우선 그는 물리적 결과물인 시 작품보다 시를 창작하는 과정의 정신 활동 자체가 의미심장함을 간파했다. 또한 깨어 있는 의식의 투명도를 극대화하면서도 그 속에 틈입하는 불투명한 정동(情動)의 교란을 소중하게 끌어안을 줄 알았다. 시를 하나의 수학적 인식 틀로 보고, 언어의 조작을 통해 정신의 메커니즘을 규명코자 한 점은 문학역사상 더 파고들 여지가 없을만큼 본질적이고 획기적인 기도(企圖)다. 발레리에 이르러 시는 고도의 지성이 집중력을 발휘해야 할, 진정한 의미의 ‘지적 유희’가 되었다. 적어도 시의 형식미학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현대의 모든 시인은 발레리의 제자다.

발레리는 남부 프랑스의 세트에서 출생하여 몽펠리에 대학에서 법률을 공부하였으나, 건축·미술·문학에 뜻을 두었다. 보들레르가 시조라고 일컬어지는 프랑스 상징주의에 매혹되었으며, 말라르메의 뒤를 이어 아폴리네르 등과 함께 상징주의의 주요지류를 차지하고 있다. 1917년 『젊은 파르크』를 발표하고, 1922년 그 동안의 시를 모은 시집 『매혹』을 발표함으로써 20세기 상징주의 시인 중 최고의 한명으로 손꼽히게 되었다. 그 후부터는 시는 쓰지 않고 산문과 평론을 계속 발표했으며, 평생 일기형식의 기록을 매일 아침 남겨, 엄청난 분량의 기록(Cahiers)을 후세에 남겼다.

발레리는 사후 프랑스 국장으로 예우받았으며, 20세기 전반기 유럽의 대표적인 지식인의 하나로 손꼽힌다. 대표작으로 시집 『젊은 파르크』, 논문 『정신의 위기』, 『현대의 고찰』, 평론집 『바리에테』5권을 비롯하여 시극 『나의 파우스트』등이 있다.

폴 발레리의 다른 상품

김광남, 金炫, 金光南

본명은 김광남으로 전라남도 진도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교에서 유학했으며, 1990년 작고하기까지 서울대 불문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대학 재학 시절인 1962년에 평론 「나르시스의 시론(詩論)」을 『자유문학』에 발표하여 문단에 데뷔하였으며, 이후 여러 문예지와 잡지에 평론을 발표하였다. 프랑스의 현대문학과 사상, 특히 실존주의 사상의 영향을 받아 실존적 정신분석 방법에 비평의 기초를 두었다. 한국문학사에도 관심을 기울여 『한국 개화기의 문학』(1969) 등의 저서를 남겼다. 저서에 『존재와 언어』(1964), 『상상력과 인간』(19
본명은 김광남으로 전라남도 진도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교에서 유학했으며, 1990년 작고하기까지 서울대 불문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대학 재학 시절인 1962년에 평론 「나르시스의 시론(詩論)」을 『자유문학』에 발표하여 문단에 데뷔하였으며, 이후 여러 문예지와 잡지에 평론을 발표하였다. 프랑스의 현대문학과 사상, 특히 실존주의 사상의 영향을 받아 실존적 정신분석 방법에 비평의 기초를 두었다.

한국문학사에도 관심을 기울여 『한국 개화기의 문학』(1969) 등의 저서를 남겼다. 저서에 『존재와 언어』(1964), 『상상력과 인간』(1973), 『한국문학의 위상』(1977), 『문학사회학』(1982), 『분석과 해석』(1988) 등이 있으며, 김병익(金炳翼) 등과의 공저 『현대한국문학의 이론』(1972), 김윤식(金允植)과의 공저 『한국문학사』(1973) 등이 있다. 1989년에 제1회 팔봉비평문학상을 수상하였다.

한국 문학에서 그의 가장 큰 공로는 우리 문학을 그만큼 읽은 사람이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분량의 꼼꼼한 책읽기에서 비롯된다. 그는 언제 읽었는지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소설,시,평론 등을 읽고 중요한 것은 자기 나름대로 정리해서 글을 발표한다. 그가 제일 싫어한 것 가운데 하나가, 자신이 읽지 않고 풍문으로 말하는 것이다. 그는 좋은 신인을 발굴하고 인정하는 작업을 가장 많이 한 비평가일 것이다. 그것은 그의 끝없는 독서와 탁월한 감식안에 의하여 가능하다. 그가 그처럼 열심히 읽은 것은, 4.19로부터 시작된 격동의 역사 속에서 문학인을 무엇을 할 수 있고 문학은 무엇일 수 있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문학 이념을 내세우는 데 있어서 구체적인 작품에 근거하지 않은 이론을 몹시 싫어한다. 그러한 이론은 그 자체로서도 공허할 뿐만 아니라 문학을 문학 아닌 다른 이념에 종속시킴으로써 문학의 힘과 역할을 왜곡,약화시킨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 정신 속에 팽배해 있는 허무주의와 패배주의를 극복하고 우리 사회 속에 숨어 있는 샤머니즘을 타파하는 데서 문학의 역할을 찾고 있다. 시와 소설을 정확하게 읽고 정밀하게 분석하고 전체적인 전망 속에 해석한 그의 평론집들은 바로 그러한 그의 문학관을 뒷받침해준다.

프랑스 문학자로서 그는 해방 후 제 3세대라고 할 수 있지만 첫번째 한글 세대인 그가 남긴 업적은 외국 문학의 연구 수준을 한 단계 올려 놓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초현실주의,실존주의,구조주의,후기구조주의 등 20세기의 주요한 문학사상의 흐름을 파악하고 그 진정한 의미를 제시하기 위해 독창적인 비평사를 완성했을 뿐만 아니라, 바슐라르, 공드만, 지라르, 푸코, 그리고 쥬네브학파에 관한 주요한 저술을 남겼다. 그의 연구와 저술은 사계에서 국제적인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외국 문학을 학자로서만이 아니라 비평가로서 연구함으로써 그의 저술의 궤적을 추적하는 것이 그의 정신의 풍요로운 성장 과정을 확인하게끔 만든다.

그가 꿈꾸어온 세계는 자유와 평등이 보장되어 있는 억압 없는 사회였지만 그가 살아온 세계는 폭력이 지배하는 야만적인 사회였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한번도 긴장된 의식의 줄을 풀지 못하고 고통스런 성찰로 가득한 삶을 살아왔다. 그가 문학을 한 이유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삶과 세계를 보다 잘 볼 수 있다는 데 있다. 그의 글이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은 그의 고통스런 성찰을 통해 우리가 세계와 삶의 모습을 보다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우리로 하여금 그와 마찬가지로 폭력없고 자유로운 사회에 관한 꿈을 실현시키고자 하는 방법을 모색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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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1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20쪽 | 214g | 140*210*8mm
ISBN13
9788937475566

출판사 리뷰

“나는 기다렸다. 내 작품도 기다려 왔다. 발레리의 시를
읽었을 때 그 기다림이 끝난 것을 알았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삭막하고 씁쓰름한 의식의 궤적 끝에 부드러운 관능이 있다.” ―김현(불문학자)

● 프랑스 상징주의의 대미를 장식한 시인

20세기 프랑스 상징주의의 대미를 장식한 폴 발레리의 시집 『해변의 묘지』가 민음사 세계시인선 56번으로 출간되었다. 샤를 보들레르에서 시작하여 스테판 말레르메, 아르튀르 랭보에 이어 프랑스 상징주의 시 계보를 이은 폴 발레리는 20대 때 말라르메와 서신을 주고받으며 시인으로서 자질을 인정받았다. 특히, 말라르메는 「나르시스는 말한다」를 읽은 후에 서신을 통해 “당신의 시에 매혹되었소. 계속해서 그 희귀한 톤을 지키시오.”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잘 있거라, 나르시스여…… 죽어라! 이제 황혼이다.
내 가슴의 숨결에 내 형태는 물결치고,
덮어 가려진 창공을 가로질러, 울며 가는
가축들의 아쉬움을 목동의 피리가 조율한다.
하지만 별이 불 밝히는 독한 추위의 수면에서,
완만한 안개 무덤이 생기기 전에,
숙명적인 물의 정적을 깨뜨리는 이 입맞춤을 받아라!
희망만으로 이 수정을 망가뜨리기에 충분하다.
잔물살이 몰아내는 숨결로 나를 호리니,
내 입김이여 가냘픈 피리를 생동케 하라
가벼이 피리 부는 이도 내겐 너그러울 것이니!……
―「나르시스는 말한다」, 『해변의 묘지』에서

발레리는 시를 사유 방법의 하나로 여겼다. 인간성을 지고(至高)의 위치까지 올려놓는 것은 바로 의식의 명확성이라고 생각했던 발레리는 의식이 어디까지 명확해질 수 있는지에 대한 탐구를 평생 이어 나갔다. 끝까지 사고를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고통과 환희를 동시에 느꼈던 발레리는 시에서도 이와 같은 생각을 드러냈다.

어디로 가니? 죽음으로.
어떤 조치가 있겠는가? 그만두기,
개 같은 팔자로
더 이상 되돌아가지 않기.
어디로 가니? 끝장내러 간다.
무얼 할 것인가? 죽음.
―「제쳐 놓은 노래」, 『해변의 묘지』에서

발레리는 심적 위기를 겪으며 문학을 포기할 뻔하기도 하고, 말라르메의 죽음을 계기로 시와 이별한 20년간의 공백도 있었다. 그러나 산문 「레오나르도 다빈치 방법론 입문」, 「테스트 씨와의 저녁」을 통해 깊이 있는 사유를 보여 주었고, 1917년에는 장시 「젊은 파르크」를 발표하며 문단의 호평과 명성을 얻었다. 시, 산문, 논문, 평론 등 다양한 저술 활동을 펼쳤던 발레리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지식인이자 시인으로 자리 잡았다.


● 비관의 회복, “바람이 인다!…… 살려고 애써야 한다!”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애송되던 「해변의 묘지」는 폴 발레리가 고향 세트에서 영감을 받아 죽음에 대해 적은 시다. 세트의 공동묘지에 묻힌 발레리는 자신의 묘비에 「해변의 묘지」 1연의 마지막 두 행 “신들의 정적에 오랜 시선을 보냄은/ 오 사유 다음에 찾아드는 보답이다!”를 새겼다.
「해변의 묘지」는 발레리가 삶과 죽음에 대해 사유하는 방식과 사유를 통해 점차 또렷해지는 의식을 보여 준다. “단 한 숨결 속에 요약되는, 시간의 신전,/ 이 순수경에 올라 나는,/ 내 바다의 시선에 온통 둘러싸여 익숙해진다./ 또한 신에게 바치는 내 지고의 제물인 양,/ 잔잔한 반짝임은 심연 위에/ 극도의 경멸을 뿌린다.”라며 삶을 비관하던 시인은 사유의 격랑 끝에 살아야겠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바람이 인다!…… 살려고 애써야 한다!
세찬 마파람은 내 책을 펼치고 또한 닫으며,
물결은 분말로 부서져 바위로부터 굳세게 뛰쳐나온다!
날아가라, 온통 눈부신 책장들이여!
부숴라, 파도여! 뛰노는 물살로 부숴 버려라
돛배가 먹이를 쪼고 있던 이 조용한 지붕을!
―「해변의 묘지」, 『해변의 묘지』에서

이런 발레리의 비관과 삶의 의지로의 회귀는 윤동주를 비롯한 많은 시인들의 사랑을 받은 원동력이 되었을 것이다. 지브리스튜디오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역시 발레리의 시 「해변의 묘지」에서 영감을 얻어 은퇴작 「바람이 분다」를 만들어 일본 청년들에게 위로를 주고자 했다. 불완전하고 흔들리는 사유와 삶의 끝에서 발레리가 주는 “살려고 애써야 한다”는 위로는 냉혹하고 씁쓸한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큰 울림을 준다.


● 1973년 시작하여 가장 긴 생명력을 이어온 최고의 문학 시리즈!

“탄광촌에서 초등학교 교사를 할 때 세계시인선을 읽으면서 상상력을 키웠다.” ―최승호
“세계시인선을 읽으며 어른이 됐고, 시인이 됐다.” ―허연

〈민음사 세계시인선〉은 1973년 시작하여 반세기 동안 새로운 자극으로 국내 시문학의 바탕을 마련함으로써, 한국 문단과 민음사를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문학 총서가 되었다. 1970-1980년대에는 시인들뿐만 아니라 한국 독자들도 모더니즘의 세례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때로는 부러움으로, 때로는 경쟁의 대상으로, 때로는 경이에 차서, 우리 독자는 낯선 번역어에도 불구하고 새로움과 언어 실험에 흠뻑 빠져들었다. 이러한 시문학 르네상스에 박차를 가한 것이 바로 세계시인선이다.
민음사는 1966년 창립 이후 한국문학의 힘과 세련된 인문학, 그리고 고전 소설의 깊이를 선보이며 종합출판사로 성장했다. 특히 민음사가 한국 문단에 기여하며 문학 출판사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바로 ‘세계시인선’과 ‘오늘의시인총서’였다. 1973년 12월 이백과 두보의 작품을 실은 『당시선』, 폴 발레리의 『해변의 묘지』,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검은 고양이』, 로버트 프로스트의 『불과 얼음』 네 권으로 시작한 세계시인선은 박맹호 회장이 김현 선생에게 건넨 제안에서 비롯되었다.

“우리가 보는 외국 시인의 시집이라는 게 대부분 일본판을 중역한 것들이라서 제대로 번역이 된 건지 신뢰가 안 가네. (……) 원본을 함께 실어 놓고 한글 번역을 옆에 나란히 배치하면 신뢰가 높아지지 않을까. 제대로 번역한 시집을 내 볼 생각이 없는가?”

대부분 번역이 일본어 중역이던 시절, 원문과 함께 제대로 된 원전 번역을 시작함으로써 세계시인선은 우리나라 번역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데 기여하게 되었다. 당시 독자와 언론에서는 이런 찬사가 이어졌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요, 또 책임 있는 출판사의 책임 있는 일이라 이제는 안심하고 세계시인선을 구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세계시인선은 문청들이 “상상력의 벽에 막힐 때마다 세계적 수준의 현대성”을 맛볼 수 있게 해 준 영혼의 양식이었다. 특히 지금 한국의 중견 시인들에게 세계시인선 탐독은 예술가로서 성장하는 밑바탕이었다. 문화는 외부의 접촉을 독창적으로 수용할 때 더욱 발전한다. 그렇게 우리 독자들은 우리시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시성들과 조우했고, 그 속에서 건강하고 독창적인 우리 시인들이 자라났다.
하지만 한국 독서 시장이 그렇게 시의 시대를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은 시문학 전통이 깊은 한국인의 DNA에 잠재된 자신감이 아니었을까? 이러한 토대에서 자라난 시문학은 또 한 번의 르네상스를 맞이했다. 국내 출판 역사에서 시집이 몇 권씩 한꺼번에 종합베스트셀러 랭킹에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는 세상을 향해 보다 더 인상적인 메시지를 던져야만 하는 현대인에게 생략과 압축의 미로 강렬한 이미지를 발산하면서도 감동과 깊이까지 숨어 있는 시는 점점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 씨앗을 심어 왔던 세계시인선이 지금까지의 독자 호응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새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고전을 다시 만들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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