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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장난감 신부와 결혼한다
해석판 이상 시전집
이상박상순
민음사 2019.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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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희곡 top100 5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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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세계시인선 리뉴얼판

책소개

목차

1부 나는 장난감 신부와 결혼한다

꽃나무
거울
이런시
오감도
시 제1호
시 제2호
시 제3호
시 제4호
시 제5호
시 제6호
시 제7호
시 제8호 해부
시 제9호 총구
시 제10호 나비
시 제11호
시 제12호
시 제13호
시 제14호
시 제15호
I WED A TOY BRIDE
·흰·꽃·을·위·한·시·(소영위제)
거리 밖의 거리 (가외가전)
산책의 가을
명경
역단
역단
화로
아침
가정
행로
지비
지비-어디갔는지모르는아내
보통기념
위독
금제
절벽
봄을 사다(매춘)
생애
침몰
내부
자상
백화
추구
위치
문벌
육친
정식
파첩
실낙원
최저낙원
무제 1
무제 2
1933, 6, 1

2부 모형 심장과 동적 시노그래피

에필로그
부록 발표 시 원문
작가 연보

저자 소개 2

李箱, 김해경金海卿

본명은 김해경(金海卿)으로, 1910년 8월 20일에 태어났다. 경성고등공업학교 건축과(현재 서울대학교) 재학 중 학생 회람지 [난파선]의 편집을 주도하면서 시를 발표했고 건축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후 1929년 조선총독부의 건축기수가 되어 근무하던 중 12월에 건축학회지 [조선과 건축]의 표지도안 현상 모집에 1등과 3등으로 당선된다. 1928년 졸업 앨범에서 평생 동안 필명이 되는 이상(李箱)이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사용했다. 그는 1930년 [조선]에 첫 소설 『12월 12일』 연재를 시작하며 등단했다. 이후 『이상한 가역반응』 『파편의 경치』 『건축무한육면각체』를 내며 활발한
본명은 김해경(金海卿)으로, 1910년 8월 20일에 태어났다. 경성고등공업학교 건축과(현재 서울대학교) 재학 중 학생 회람지 [난파선]의 편집을 주도하면서 시를 발표했고 건축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후 1929년 조선총독부의 건축기수가 되어 근무하던 중 12월에 건축학회지 [조선과 건축]의 표지도안 현상 모집에 1등과 3등으로 당선된다. 1928년 졸업 앨범에서 평생 동안 필명이 되는 이상(李箱)이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사용했다. 그는 1930년 [조선]에 첫 소설 『12월 12일』 연재를 시작하며 등단했다. 이후 『이상한 가역반응』 『파편의 경치』 『건축무한육면각체』를 내며 활발한 문학 활동을 펼친다.

1934년에는 [조선중앙일보]에 『오감도』를 연재했는데, 난해하고 파괴적인 형식에 독자들의 항의를 받고 연재가 중단되기도 하였다. 「오감도 작가의 말」은 연재 중단 후 쓰여 해당 잡지에는 발표되지 않았다. 1936년「날개」를 발표하여 큰 화제를 일으켰다.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날개」는 이상의 대표 소설이다. 이듬해는 1937년 2월 사상불온 혐의로 일본 경찰에 유치되었고, 같은 해 4월 17일 도쿄대학교 부속병원에서 사망하였다.

현대시사를 논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시인이며, 1930년대에 있었던 20년대의 사실주의, 자연주의에 반발한 모더니즘 운동의 기수였다. 그는 건축가로 일하다가 작품을 발표하였으며, 전위적이고 해체적인 글쓰기로 한국의 모더니즘 문학사를 개척한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겉으로는 서울 중인 계층 출신으로 총독부 기사였던 평범한 사람이지만, 20세부터 죽을 때까지 폐병으로 인한 각혈과 지속적인 자살충동 등 평생을 죽음의 공포 속에서 살아야 했던 기이한 작가였다. 한국 역사상 가장 독창적인 시와 소설을 창작한 바탕에는 이런 공포가 늘 그의 삶에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1910년에 태어나 1912년 아들이 없던 백부 김연필(金演弼)의 집에 장손으로 입양되었고, 백부의 교육열에 힘입어 신명학교, 보성고등보통학교, 경성고등공업학교 건축과를 마쳤다. 손가락이 잘리고 빈궁하게 살았던 친아버지에 대한 콤플렉스와 자신을 입양한 백부에 대한 증오심으로 어린시절을 보냈다. 영민하여 학업 성적은 우수하였고, 어린 시절부터 그림에 재질이 있어 학창시절, 직장시절 내내 그림에 꿈을 품고 열중하였다. 또한 조선인인지 일본인인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의 유창한 일본어 실력이 있었고, 예술적 이상향으로 동경(도쿄)을 꼽았다고 한다. 스스로를 선각자이며, 천재, 모더니즘의 기수이자 전위예술의 선구자라고 자처했는데, 식민지 시대임에도 민족적인 자각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범세계적이고 현대적인 문명에 심취하였다. 따라서 그의 작품에서는 한국 고유의 색채를 찾아볼 수 없으며, 오히려 유럽이나 일본 문학계에 유행하던 모더니즘의 영향을 찾을 수 있다. 실제 생활은 나태하고 난잡, 무기력했다고 전해지며, 신경질적이고 예민한 성격이었다고 한다.

잡지 [조선(朝鮮)]의 1930년 2월호부터 12월호까지 9회에 걸쳐 그의 유일한 장편소설이기도 한 『12월12일(十二月十二日)』을 」이상」이라는 필명으로 연재하였고, 1931년 『이상한 가역반응』을 발표하며 문단활동을 시작했다. 『BOITEUX·BOITEUSE』 『오감도』 등을 [조선과 건축]에 발표했고, 1932년 단편소설 『지도의 암실』을 [조선]에 발표하면서 비구(比久)라는 익명을 사용했으며, 시 『건축무한육면각체』를 발표하였다. 이후 [구인회]에서 본격적인 문학 활동을 시작하였고, 시 『오감도』를 [조선중앙일보]에 연재한다. 미친수작, 정신병자의 잡문이라는 혹평을 받아 결국 30회로 예정되어 있었던 분량을 15회로 수정하여 연재가 중단되었지만 열화와 같은 찬반양론을 일으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소설 『지팡이 역사』 수필 『혈서삼태』와 『산책의 가을』 등을 발표하였고, 1935년에는 박태원의 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이 연재되는 동안 삽화를 맡아 그리기도 하는 등 창작 활동은 계속하였다. 친구인 구본웅(具本雄)과는 신명(新明)학교 동기동창일때부터 각별히 친했으며, 대학입학시 그가 선물한 스케치박스(사구상)에서 필명인 이상이 나왔다는 설이 전해진다. 화가 구본웅이 인쇄소 창문사에 이상의 일자리를 주선하여 근무하면서 1936년, 구인회의 동인지인 [시와 소설]을 창간하고 편집해 발간하지만 1집만을 발간하고 그만둔다. 이후 [중앙]에 『지주회시』 [조광]에 『날개』 『동해』를 발표하였다.

백부에게서 유산을 물려받고 가족들과 함께 살았으나, 가족들의 무지와 가난에 곧 질려서 보름만에 나와버렸다. 1933년, 무질서한 생활로 폐병이 심해져 각혈까지 한 그는 총독부 기사직을 그만두고 구본웅과 함께 황해도 백천에서 요양 생활을 시작했다. 그 곳에서 그의 연인인 금홍을 만났다. 서울에 올라와서도 금홍을 못잊고 방황 하다가 제비 다방을 마련해 그녀를 마담자리에 앉혔다. 그는 금홍과의 만남 이후에도 여러 여급들과 사랑을 나누었는데, 이들을 무척 사랑하긴 했지만 그 행복이 오래간 적은 없었다. 다만 이들과의 관계에서 문학적 영감을 얻어 작품들을 집필하였다. 1933년부터 1937년까지, 그는 금홍과 권순희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가면 『봉별기』, 『날개』, 『지주회시』 그리고 『종생기』등과 전문시 음화시, 문명 비평류의 수필 등을 산더미처럼 쏟아내었다. 이 수많은 작품들이 술에 절어있던 한밤 중에 쓰여졌다는 사실은 ‘천재 이상’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다.

그러던 그는 이화여전 출신인 여류문인이자 친구 구본웅의 이복동생인 변동림(이상이 죽은 뒤 순화 김환기의 부인이 된 김향안 씨)과 결혼을 하였다. 그녀는 금홍과 달리 빈민굴에서 고생하는 그의 가족과 깊은 친분을 맺었다. 하지만 그녀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었고, 결국 그녀는 카페의 여급으로 일하며 입에 풀칠을 하게 되었다. 건강악화와 어려운 경제적 여건 등, 국내에서의 비참한 현실과 마주친 이상은 도피하기 좋아하는 그의 성격탓인지, 가족과 아내를 남겨둔 채 1936년에 동경행을 선택했다. 동경에 대한 환상이 깨지면서 가난을 절절히 겪던 그는 『종생기』, 『환상기』, 『실락원』, 『실화』, 『동경』 등의 수많은 작품을 엮어냈고, 『봉별기』를 [여성]에 발표하였다.

그의 마지막 여자인 변동림은 『동해』 『단발』 구필 『행복』 『종생기』의 『선』 『실화』의 『연』 등에서 지금까지 살아 숨쉬고 있다.이듬해 2월, 극도로 악화된 건강을 간신히 부여잡고 있던 이상은 1937년 불량선인(사상불온) 혐의로 운 나쁘게도 일본 경찰에게 검거되어 옥살이를 치렀다. 건강이 악화되어 거의 시체나 다름없게 된 그는 보석을 허가받아 평소 동경제대의 부속병원에 입원했다. 항상 여자와 문학에 빠져 살던 이상은 결국 날지 못한 채 변동림이 구해온 레몬의 향기를 맡으며 짧은 생을 마감했다. 유해는 화장하여, 경성으로 돌아왔으며, 같은 해에 숨진 김유정과 합동영결식을 하여 미아리 공동묘지에 안치되었으나, 후에 유실되었다. 20세기 한국문학사에 내장된 최고의 형이상학적 스캔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탄생 100주년을 맞아 전집이 출간되기도 하였다.

이상의 다른 상품

박상순

 
1991년 《작가세계》로 등단했고, 시집 『6은 나무 7은 돌고래』, 『마라나, 포르노 만화의 여주인공』, 『Love Adagio』, 『슬픈 감자 200그램』, 『밤이, 밤이, 밤이』를 출간했다. 현대문학상(2006), 현대시작품상(2013), 미당문학상(2017) 등을 수상했으며, 민음사 대표편집인을 지냈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서양화)를 졸업했고, 북디자이너, 출판기획자로서 수백여 권의 문학, 인문학 책을 만들었다. 시인으로서 이상의 시 텍스트를 온전히 한글화했고, 해석자로서 어휘와 내용을 이상의 소설 작품들과 교차 분석했고, 또한 예술가로서 서양 모더니즘 및 후
1991년 《작가세계》로 등단했고, 시집 『6은 나무 7은 돌고래』, 『마라나, 포르노 만화의 여주인공』, 『Love Adagio』, 『슬픈 감자 200그램』, 『밤이, 밤이, 밤이』를 출간했다. 현대문학상(2006), 현대시작품상(2013), 미당문학상(2017) 등을 수상했으며, 민음사 대표편집인을 지냈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서양화)를 졸업했고, 북디자이너, 출판기획자로서 수백여 권의 문학, 인문학 책을 만들었다. 시인으로서 이상의 시 텍스트를 온전히 한글화했고, 해석자로서 어휘와 내용을 이상의 소설 작품들과 교차 분석했고, 또한 예술가로서 서양 모더니즘 및 후기인상주의, 큐비즘, 다다, 초현실주의, 추상표현주의, 러시아 아방가르드, 네덜란드 신조형주의 등 유럽 여러 나라의 20세기 회화를 통해 이상 시의 구조적 특징을 밝혀냈다. 이상의 시에는 시인, 화가, 건축기사, 편집자, 북디자이너로서의 경험들이 녹아 있기 때문에, 거의 동일한 경험자로서 이상 해석을 전방위적으로 시도한 것이다. 또한 이상이 지닌 동양 전통의 문예의식을 살폈고, 당시 경험한 구체적 사건들을 따졌으며, 이상이 영향을 받은 해외 문학 사조 및 예술 경향을 모두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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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9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464쪽 | 536g | 140*210*22mm
ISBN13
9788937475405

출판사 리뷰

● 한국 문학사에서 모더니즘, 다다, 초현실주의를 시도한 최초의 아방가르드 시인!

“이상은 한국 문학사상 최초의 아방가르드 시인으로 모더니즘, 다다, 초현실주의를 시도했고 실험적인 시각시를 처음 발표했다. 큐비즘을 비롯한 서양화의 표현기법을 문학적으로 전환해 감정과 상징에서 벗어난 시각 중심주의로 한국 모더니즘 시의 역사를 열었다. 실험적 언어로 암호처럼 쓰인 이상의 시는 억압적 질서와 식민 제국주의에 대한 문학적 해부, 강한 대결성을 품은 한국 시의 혁명이었다.”
―박상순, 「모형 심장과 동적 시노그래피」, 『나는 장난감 신부와 결혼한다』에서

『나는 장난감 신부와 결혼한다: 해석판 이상 시전집』은 이상의 국문시 50편을 실었다. 그동안 산문으로 보았던 「산책의 가을」, 「실낙원」, 「최저낙원」 세 편을 시의 영역으로 위상을 조정했다. 처음으로 발표한 한글 시 세 편 가운데 하나인 「1933. 6. 1」에서 이상은 “무게를 재는 천칭 위의 과학자, 뻔뻔히 살아온 사람에서 벗어나 마침내 자신을 드러내겠다”는 다짐을 한다. 1933년은 이상이 총독부를 사직하고 본격적으로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한 해다. “이상의 시는 객체화든 객관화든 타자화든 간에 근대적 주체의 인식과 파기이다. 1933년 이날의 다짐은 그동안 일본어로 써서 발표한 시와의 이별일 수 있다.” 그래서 박상순 시인은 ‘이상 시전집’에서 일본어 시를 제외한다.

시인은 지역어, 소수어, 변방어, 그런 미미한 말들의 발화자이다. 민족어나 모국어의 혈통적, 민족적 문제가 아니다. 시인은 어떤 하나의 언어 속에서 고통, 초라함, 혼란, 미미한 존재들의 소리를, 그것에서 벗어나고 싶을 정도로 소리 내야만 하는 언어 그 자체이다. 그것이 시인을 만들고, 그것 때문에 시인은 그것을 선택한 시인이 된다.
―박상순, 「모형 심장과 동적 시노그래피」, 『나는 장난감 신부와 결혼한다』에서

「1부 나는 장난감 인형과 결혼한다」는 박상순 시인이 한글과 옛 표현을 현대어로 옮긴 이상의 시 50편을 실었고, 「2부 모형 심장과 동적 시노그래피」는 박상순 시인의 이상 해석이자 시인으로서 펼친 한 편의 시론이기도 하다. 부록에서는 이상이 시를 발표할 당시 원문을 그대로 붙였다.

“문학은, 특히 시는 더 많은 다수를 향한 말이 아니라 홀로 남겨진 한 사람을 위한 소리여야 한다. 시는 한 사람이 모두이고, 모든 것이 한 사람인 역사이다. 그래서 고독한 개인으로서의 시인는 절망하고 실패한다. 그러나 절망과 실패를 안고 한국 모더니즘 시의 역사는 더 생생하게 이어질 것이다.”
―박상순, 「에필로그」, 『나는 장난감 신부와 결혼한다』에서

● 시각적인 실험시의 계보를 잇는 박상순 시인이 온전히 한글화한 이상 시 50편 전집!

『나는 장난감 신부와 결혼한다』는 박상순 시인이 이상의 시를 온전히 한글화한 최초의 시도다. 한국문학의 모더니즘의 계보에서 이상의 시를 현대화하는 작업은, 시각적인 실험시의 계보를 잇는 박상순 시인의 연구과 경험 위에서 가능한 작업이다. 예를 들어, 「오감도, 시 제7호」의 원문을 보자. “久遠謫居의地의一枝●一枝에피는顯花●特異한四月의花草●三十輪●三十輪에前後되는兩側의 明鏡”는 “아주먼귀양살이의땅에가지하나●한가지에피는밝은꽃●특이한사월의화초●30송이●30송이둘레의전후되는양쪽의 거울”로 번역되었는데, 여기서 ‘삼십륜(三十輪)’은 ‘30송이’로 옮겼다. 지금까지 ‘수레바퀴’로만 번역되었던 ‘륜(輪)’은 ‘다륜화(多輪花)’(한 줄기에서 여러 개의 꽃이 피는 화초)나 ‘월륜(月輪)’(둥근 달)의 경우처럼 ‘꽃송이’나 ‘둥근 것’을 뜻하는 단어이기도 하므로 ‘화륜(花輪)’이라고 쓰면 꽃목걸이나 화환이 된다. 이상의 시에서 ‘륜(輪)’은 꽃송이와 날짜를 암시하는 바퀴(차례, 윤회)의 뜻이 함께 있는데, 여기서는 앞의 꽃을 가리키는 꽃송이의 뜻이 강하다. 또한 30일 전후의 날짜를 가리키는 이중적 의미이기 때문에 ‘둘레’(둥글게 돌기, 윤회)의 뜻이 강하기 때문에 “30송이둘레의전후”로 옮겼다. “30전후는 달의 삭망 주기 29.5일을 가리킨다. 30바퀴는 아니다. 30바퀴라고 쓰면 30곱하기 29.5일이 된다. 1바퀴를 도는 달의 공전으로 30송이 꽃으로 만든 1개의 화환 모양이다.”

「오감도, 시 제9호 총구」에서는 원문 “每日가치列風이불드니드듸여내허리에큼직한손이와닷는다”를 “매일같이거센바람이불더니드디어내허리에큼직한손이와닿는다”로 옮겼다. 여기서 한자음 그대로 ‘열풍’으로 번역되던 ‘列風’을 ‘거센바람’으로 옮긴 이유는 원래 ‘열풍음우(列風淫雨)’(폭풍과 폭우)에서 온 단어이기 때문이다. “중국 문예이론서 『문심조룡』에서 유협은 『제왕세기』에 있는 표현인 ‘열풍음우(列風淫雨)’를 예로 들면서 글자 일부를 바꿔서 새로운 분위기를 만드는 효과를 설명했다. 모양이 비슷한 글자로 별풍회유(別風淮雨)라고 바꿔 쓴 경우인 『상서대전』을 소개했다. 그래서 ‘열풍음우’라는 말은 오자처럼 바꿔 쓰는 표현을 가리키기도 한다. 그동안은 이 시에서의 열풍(列風)을 오자라고 생각해 열풍(烈風)으로 바꿔 놓기도 했다. 열국(列國), 열차(列車)가 동시에 늘어선 여럿을 가리키듯 한꺼번에 몰려오는 바람이다.”

「위독: 봄을 사다(매춘)」의 본래 한자어 제목은 매춘(買春)인데, 일반적으로 몸을 판다는 뜻의 ‘매춘’의 ‘팔다[賣]’ 대신에 ‘사다[買]’라는 한자를 썼다. ‘봄을 사다’에서 ‘봄’이 무엇인지 지금까지 그 해석이 불명확했다. “성매매를 지칭하는 말을 조금 바꾼 언어유희일까? 그렇지 않다. 이상은 전체 구조가 아닌 자잘한 말놀이에는 몰두하지 않는 사람이다. 몽롱한 봄을 산 것이다.” 그렇다면 봄은 무엇인가?

조선시대 화가 겸재 정선이 그림을 그리고 서예가 이광사(李匡師)가 글씨를 쓴 『24시품(二十四詩品)』이란 유명한 화첩이 있다. (……) 그중에 여섯 번째 시 「전아(典雅)」는 ‘옥호매춘 상우모옥(玉壺買春 賞雨茅屋, 옥으로 만든 병에 술을 사 담고, 초가에서 비를 보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여기서 ‘봄’은 ‘술’이다. 몸을 팔고 사는 행위(성매매)나 계절(봄)만도 아닌, 술을 사는 것을 뜻한다. 당나라 무렵에는 매춘이 그런 뜻(술)으로 쓰였다. 사공도의 시 『24시품』은 16세기쯤 조선에 들어와 19세기까지 시인이며 화가인 자하 신위, 추사 김정희를 비롯한 여러 문인들에게 널리 읽혔고, 서화 작품으로도 표현했던 문학 작품인 동시에 전통문예미학의 지침서였다.

그렇다면 이상의 시 「매춘」은 술을 사 마신(취한) 상황이 된다. 술을 생각하며 시를 다시 읽으면 정신과 신체의 이런 상태는 더 설명할 것도 없다. 술과 감정과 사이펀은 또 얼마나 적절한 결합인가. 따라서 이 시는 술에서 촉발하여 그것을 시적으로 전환한 작품이다. 차원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시적 언어가 아니다. 그러니 술마저도 잊어버리고 다시 보자. 정신과 신체가 어긋난 자신의 모습, 타는 듯한 더위에 생선이 썩는, 술에 취한 시대의 위독한 풍경이다.
―이상, 「모형 심장과 동적 시노그래피」, 『나는 장난감 신부와 결혼한다』에서

지금껏 해석상 완전하지 못한 부분들을 이처럼 이상이 지닌 동양 문예의식과 고전 텍스트를 살폈고, 또한 이상이 당시 경험한 구체적 사건들도 따졌으며, 특정 시어가 이상이 쓴 소설과 산문들에서 어떤 의미로 쓰였는지 ‘꼼꼼한 교차분석’을 진행한 연구를 바탕으로 ‘시인으로서 창조적인 번역’을 이루어 냈다. (한글로 바꾼 것과 뜻을 풀어 옮긴 부분은 서체를 다르게 표시했다.)

1
나는거울없는실내에있다. 거울속의나는역시외출중이다. 나는지금거울속의나를무서워하며떨고있다. 거울속의나는어디가서나를어떻게하려는음모를하는중일까.
2
죄를품고식은침상에서잤다. 확실한내꿈에나는결석하였고의족을담은 군용장화가내꿈의 백지를더럽혀놓았다.
3
나는거울있는실내로몰래들어간다. 나를거울에서해방하려고. 그러나거울속의나는침울한얼굴로동시에꼭들어온다. 거울속의나는내게미안한뜻을전한다. 내가그때문에갇혀있듯이
그도나때문에갇혀서떨고있다.
4
내가결석한나의꿈. 내위조가등장하지않는내거울. 무능이라도좋은나의고독의갈망자다. 나는드디어거울속의나에게자살을권유하기로결심하였다. 나는그에게시야도없는들창을가리키었다. 그들창은자살만을위한들창이다. 그러나내가자살하지아니하면그가자살할수없음을그는내게가르친다. 거울속의나는불사조에가깝다.
5
내왼편가슴심장의위치를방탄금속으로엄폐하고나는거울속의내왼편가슴을겨누어권총을발사하였다. 탄환은그의왼편가슴을관통하였으나그의심장은바른편에있다.
6
모형심장에서붉은잉크가엎질러졌다. 내가지각한내꿈에서나는극형을받았다. 내꿈을지배하는자는내가아니다. 악수할수조차없는두사람을봉쇄한거대한죄가있다.
―이상, 박상순 옮김, 「오감도, 시 제15호」, 『나는 장난감 신부와 결혼한다』에서

● 다다에서 초현실주의까지 회화적 언어로 억압적 질서에 대항한 한국 시의 혁명!

이상은 집안 형편을 고려하여 경성고등공업학교 건축과(현재 서울대학교 건축과)에 진학하여 수석으로 졸업했으나, 어릴 적부터 화가를 꿈꿨기 때문에 ‘조선미술전람회’에 출품하여 입선하기도 했다. 시인으로서는 ‘구인회’의 일원으로 활동했는데, 1934년 연작시 「오감도」를 신문에 연재했으나 독자들의 항의로 중단했다. 또 박태원의 신문 연재소설에 삽화를 그렸고, 친구였던 화가 구본웅의 출판사에서 잠시 편집자로 일하면서 김기림 시집 『기상도』 등을 편집하고 표지디자인도 했다. 자신의 단편소설 「날개」에 삽화도 직접 그렸다. 박상순 시인도 서울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출판사에서 수백 권의 책을 편집하고 디자인했다. 즉 화가로서, 북디자이너와 편집자로서, 그리고 실험시를 쓰는 시인으로서 거의 동일한 경험을 공유한 해석자인 것이다.

이상의 문장은 불명료한 반건축적 문체, 겉모양 또한 발 들여놓을 틈도 없는 시멘트 덩어리이지만 축조를 지향한다. 질료에도 돌, 유리, 철 등 근대건축적 특징이 있고, 소재나 용어도 가끔은 건축 분야에서 가져온다.
각각의 대상들은 충돌하며 움직인다. 비대칭적 평형 또는 부정합 중심의 조형적, 회화적 구성이다. 시간이나 장소의 상대성과 일상성은 인상주의, 자기 표현성은 후기 인상주의나 표현주의, 물질적, 기하학적, 다중적 혼종은 세잔이나 큐비즘, 구축주의, 반체제성과 수행성은 다다, 아방가르드. 절대성이나 언어의 독립성은 추상회화의 관점이다. 하지만 그것에 버금가는 동양 전통의 정서와 문예성 또한 작동한다.
촉지적 근접 지각을 강화하고, 과거의 전형성을 거부하고 자연이나 사물의 표현 및 구조 재편성 방식은 근대 이후 회화의 주된 관심거리였다. 이런 회화적 특징이 이상 시의 바탕 또는 구성 방식으로 작용했다. 1900년대 유럽에서 등장한 이미지즘, 초현실주의 시 또한 회화적 이미지, 시각 중심이다. 청각이나 감정, 관습적 의미에서 이미지와 시각적 표현으로 시의 중심이 이동했다.
―박상순, 「모형 심장과 동적 시노그래피」, 『나는 장난감 신부와 결혼한다』에서

“문학은 개념을 다루는 반면 미술은 물질을 다룬다.” 예를 들어, 문학에서 ‘백지’는 ‘창백함’에 대한 은유일 수 있지만 시각적 감각과 물질성에 예민한 이상의 경우 ‘창백하다’는 의미를 그대로 창백하다고 쓰지 ‘백지’를 그런 상징성으로 쓰지 않는 편이며 오히려 ‘촉각’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이처럼 박상순 시인은 당시 이상이 접했던 모더니즘 사조들을 바탕으로 미술가로서 이상이 그러한 이미지성을 어떻게 문학에서 독창적으로 구현했는지를 밝히고 있다.

● 1973년 시작하여 가장 긴 생명력을 이어온 문학 시리즈!

“탄광촌에서 초등학교 교사를 할 때
세계시인선을 읽으면서 상상력을 키웠다.” ―최승호 시인
“세계시인선을 읽으며 어른이 됐고, 시인이 됐다.” ―허연 시인

〈민음사 세계시인선〉은 1973년 시작하여 반세기 동안 새로운 자극으로 국내 시문학의 바탕을 마련함으로써, 한국 문단과 민음사를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문학 총서가 되었다. 1970-1980년대에는 시인들뿐만 아니라 한국 독자들도 모더니즘의 세례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때로는 부러움으로, 때로는 경쟁의 대상으로, 때로는 경이에 차서, 우리 독자는 낯선 번역어에도 불구하고 새로움과 언어 실험에 흠뻑 빠져들었다. 이러한 시문학 르네상스에 박차를 가한 것이 바로 세계시인선이다.

민음사는 1966년 창립 이후 한국문학의 힘과 세련된 인문학, 그리고 고전 소설의 깊이를 선보이며 종합출판사로 성장했다. 특히 민음사가 한국 문단에 기여하며 문학 출판사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바로 ‘세계시인선’과 ‘오늘의시인총서’였다. 1973년 12월 이백과 두보의 작품을 실은 『당시선』, 폴 발레리의 『해변의 묘지』,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검은 고양이』, 로버트 프로스트의 『불과 얼음』 네 권으로 시작한 세계시인선은 박맹호 회장이 고 김현 선생에게 건넨 제안에서 비롯되었다.

“우리가 보는 외국 시인의 시집이라는 게 대부분 일본판을 중역한 것들이라서 제대로 번역이 된 건지 신뢰가 안 가네. 현이(김현)를 포함한 주변 사람들이 대부분 프랑스나 독일에 다녀온 이들 아닌가. 원본을 함께 실어 놓고 한글 번역을 옆에 나란히 배치하면 신뢰가 높아지지 않을까. 제대로 번역한 시집을 내 볼 생각이 없는가?”

대부분 번역이 일본어 중역이던 시절, 원문과 함께 제대로 된 원전 번역을 시작함으로써 세계시인선은 우리나라 번역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데 기여하게 되었다. 당시 독자와 언론에서는 이런 찬사가 이어졌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요, 또 책임 있는 출판사의 책임 있는 일이라 이제는 안심하고 세계시인선을 구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세계시인선은 문청들이 “상상력의 벽에 막힐 때마다 세계적 수준의 현대성”을 맛볼 수 있게 해 준 영혼의 양식이었다. 특히 지금 한국의 중견 시인들에게 세계시인선 탐독은 예술가로서 성장하는 밑바탕이었다. 문화는 외부의 접촉을 독창적으로 수용할 때 더욱 발전한다. 그렇게 우리 독자들은 우리시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시성들과 조우했고, 그 속에서 건강하고 독창적인 우리 시인들이 자라났다.

하지만 한국 독서 시장이 그렇게 시의 시대를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은 시문학 전통이 깊은 한국인의 DNA에 잠재된 자신감이 아니었을까? 이러한 토대에서 자라난 시문학은 또 한 번의 르네상스를 맞이했다. 국내 출판 역사에서 시집이 몇 권씩 한꺼번에 종합베스트셀러 랭킹에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는 세상을 향해 보다 더 인상적인 메시지를 던져야만 하는 현대인에게 생략과 압축의 미로 강렬한 이미지를 발산하면서도 감동과 깊이까지 숨어 있는 시는 점점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 씨앗을 심어 왔던 세계시인선이 지금까지의 독자 호응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리뉴얼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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