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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동물은 왜 불행해졌을까?
1. 야생에서 처음 만나다 _동물과 인간, 그 교감의 오랜 역사 [동물×역사] ‘사육’의 역사로 본 인간과 동물의 관계 2. 동물 지배의 기원 _가축화 사건 3. 모든 동물은 평등할까 _동물 통치 체제의 윤리적 딜레마 2부 비인간동물님들, 정말 안녕하신가요? 4. 불쌍한 닭들의 행성 _인류세와 공장식축산 5. 인간들의 가짜 영웅 _우주 동물 라이카와 동물실험 [동물×역사] 100년 전 영국을 강타한 ‘갈색 개 사건’ 6. 불도그는 죄가 없어! _순종견 집착에 관한 불편한 진실 7. 진돗개의 불운한 일생 _유기견으로 전락한 우리나라 토종개 8. 돌아갈 곳 없는 오랑우탄들 _대멸종 시대와 위기의 야생동물 [동물×생물학] 배경멸종과 대멸종, 어떻게 다를까 9. 남방큰돌고래 제돌이는 왜 특별한가 _동물원의 이면 3부 우리 안의 종차별주의 10. 너는 고릴라를 보았니? _생명의 위계에 대한 다윈의 대답 [동물×생물학] 기린의 목, 진화론은 어떻게 설명할까 11. 우리가 동물을 혐오하는 이유 _두려움과 배제의 메커니즘 [동물×진화심리학] 인간도 동물처럼 진화의 산물일 뿐 12. 데카르트를 이긴 과학 _동물도 고통을 느끼는가 [동물×생물학] 산호와 바이러스는 동물일까 13. 동물 그리고 여성 _혐오의 사슬 4부 동물 해방을 위한 철학 수업 14. 도덕공동체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_동물의 도덕적 지위 15. 동물에게도 권리가 있을까? _동물권 철학의 탄생 [동물×철학] 칸트가 말한 동물의 ‘간접적 지위론’ 16. 침팬지의 인신 보호를 신청하다 _비인간인격체 운동 [동물×법] 동물이 ‘물건’인가? 17. 공감한다, 고로 존재한다 _거울뉴런과 동물권 5부 동물권에도 뉴노멀이 필요하다 18. 인간들만의 ‘사회적 거리 두기’ _팬데믹과 공장식축산 [동물×이슈] 신종플루 대유행의 원인은 공장식축산? 19. 인류-일시정지 버튼을 누를 때 _코로나19 사태와 야생동물 20. 세상 모든 사람이 채식을 한다면? _육식의 비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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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도 동물입니다. 우리는 ‘인간(人間)동물’이고, 동물은 ‘비인간(非人間)동물’이죠. 진화론의 창시자 찰스 다윈은 인간과 동물의 행동에는 차이보다는 유사성이 두드러진다고 일관되게 강조했습니다. 이 책의 제목에서 동물 대신 ‘비인간동물’을 쓴 것도 다윈과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동물 또한 우리와 마찬가지로 즐거워하고, 슬퍼하고, 성취감을 느끼고, 생존을 위해 살아가는 ‘동류(同類)의 존재’인 거죠. 이 책의 목표는 제가 북극곰을 만났을 때 느꼈던 그 동류감을, 구석기시대의 감각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들어가며: 인간동물과 비인간동물의 만남」중에서 신석기 혁명이 일어난 지 1만 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이런 질문을 해 봐야 합니다. “지금도 여전히 인간과 동물이 상호 의존적이고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라고 말이죠. 한때 야생동물이었던 존재가 인간의 땅에 들어와 가축이 되면서 천적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고, 편안하게 먹을거리를 얻는 등의 이득을 보았지요. 그런데 지금의 가축들도 그런 이득을 얻고 있는지 생각해 보자는 겁니다. A4 용지 크기의 닭장에서 평생을, 그것도 새끼 때 도축되는 삶을 살아가는 닭에게 이런 질문은 무용하겠죠. ---「1부: 동물은 왜 불행해졌을까?」중에서 인간은 모순적인 존재입니다. 비인간동물을 이용하고 착취하려는 욕망을 지닌 한편, 그들을 사랑하거나 그들에게 위로받으려는 감정에 휩싸이지요. 그렇기에 인간은 도덕적 딜레마에 허우적댈 수밖에 없는 존재예요. 민경 씨네 사례에서 봤듯 우리는 비인간동물에 대해 완전히 모순된, 양립할 수 없는 도덕관을 동시에 갖고 삽니다. 두 가치관에 동등한 무게를 부여하려 한다면, 인간은 도덕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파탄 지경에 이르고 말 거예요. 하지만 인간은 이러한 모순을 인지하고 조금이라도 감내하려 하기에 위대합니다. 과거 인류가 불편한 마음을 씻고자 제의를 올린 이유나, 가축을 키우면서도 불필요한 고통을 주지 않기 위해 여러 불문율을 지킨 까닭은 바로 이 때문이에요. 우리 때문에 겪는 동물의 고통을 제대로 응시함으로써, 우리는 우리가 처한 도덕적 딜레마의 장막을 조금이나마 걷어 낼 수 있습니다. ---「1부: 동물은 왜 불행해졌을까?」중에서 미국 버지니아공대의 역사학자 에이미 넬슨(Amy Nelson)은 ‘라이카의 유산’(The legacy of Laika)이라는 글에서 라이카를 세 가지로 정리합니다. 첫째, 인간도 우주여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둘째, 미소 냉전 시대 피 말리는 우주 경쟁에서 소련의 대표 선수였다. 셋째, 동물실험에 이용된 ‘파블로프의 개’였지만, 하나의 소중한 생명이었다. 인간은 첫째와 둘째만 기억하고, 셋째는 무시합니다. 그런데 라이카에게 중요한 것은 오직 하나, 세 번째 사실이지요. 인간은 제멋대로인 존재입니다. 우리는 라이카를 우주 영웅으로 추앙하면서, 한 해 2억 마리 가까이 되는 실험동물의 죽음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지요.. ---「2부: 비인간동물님, 정말 안녕하신가요?」중에서 ‘왜 돌고래만 특별한가? 또 다른 종차별이 아닌가?’라는 질문이 있죠. 여기에는 이렇게 답할 수 있을 겁니다. 돌고래는 인간이 가진 ‘인식론적 한계’ 안에서 특별하다고요. 유인원, 코끼리 등과 함께 돌고래는 거울을 통해 자아를 인식하는 몇 안 되는 동물입니다. 고도의 사회적 생활을 하며, 문화를 전승하고 교류하죠. 지금까지 과학이 우리에게 알려 준 사실입니다. 이런 동물일수록 평생을 감금된 채 살면서 받는 스트레스는 다른 동물보다 크고, 동물원은 지옥과도 같을 거예요. 우리는 과학이 알려 주는 한에서 동물을 존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과학이 발전하고 인식의 폭이 넓어진다면, 어쩌면 사자와 호랑이, 사슴도 돌고래만큼 특별해질지 모릅니다. 이렇게 인간과 비인간동물은 새로운 관계를 맺어 가고 있습니다. ---「2부: 비인간동물님, 정말 안녕하신가요?」중에서 비유하자면 다윈은 진화의 패턴이 단계를 거쳐 올라가는 ‘사다리’ 방식이라기보다, 불규칙적으로 가지를 뻗어 가는 ‘나무’의 모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구의 시원, 최초의 종(種)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사방팔방으로 가지를 뻗어 가는 거죠. 나무는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무성해졌고, 그 끝의 가지가 인간을 포함한 현재 생물 종입니다. 이 진화의 생명수(生命樹, Tree of Life)에서는 누가 우월하고 누가 열등하지 않습니다. 단지 무수히 가지를 뻗어 온 진화의 나무에서 어쩌다가 지금까지 살아남은 작은 가지 하나에 불과하거든요. 이 가지가 언제 다른 가지로 갈라져 나갈지도 알 수 없는 일이고요. 다윈이 말하는 진화는 어떤 목적을 향해 달려가는 예정된 자연사의 법칙이라기보다는, 각 종이 환경에 적응하고 번식함으로써 나타나는 우연적이고도 결과적인 역사에 가깝습니다. ---「3부: 우리 안의 종차별주의」중에서 한동안 과학자들도 우리와 전혀 다르게 생긴 동물들은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고 봐 왔습니다. 물고기 뇌에는 인간 두뇌와 달리 새겉질(신피질)이 없으므로, 이들이 고통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어요. 새겉질은 대뇌의 바깥 부분에 위치한 세포층으로, 의식을 담당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죠. 그런데 2000년대 초 들어 반론이 거세졌습니다. 해부학적 구조가 인간과 비슷하지는 않지만, 이들이 고통을 느낀다는 행동학적 근거는 많다는 주장이 제기된 거예요. ---「3부: 우리 안의 종차별주의」중에서 피터 싱어는 도덕공동체에 대한 역사적 분석을 통해 ‘인류사는 도덕공동체가 확장하는 역사’였다고 말합니다. 고대 로마제국은 물론 상당수 사회에 노예제도가 있었죠. (…)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의 사회에서 노예를 두는 일이 명백한 불법행위이자 비도덕적인 행동입니다. 피터 싱어는 ‘인류의 역사를 보면, 애초에 모든 인간을 도덕공동체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해요. 지난한 투쟁이 시도되고 가까스로 성공하며 흑인, 여성, 어린이, 장애인 등이 도덕공동체에 받아들여지게 된 것이죠. 나아가 그는 주장합니다. ‘동물도 도덕공동체에 포함되어야 한다’고요 ---「4부: 동물 해방을 위한 철학 수업」중에서 동물에게 권리가 있다는 ‘동물권리론’의 대표적인 인물이 미국의 철학자 톰 리건(Tom Regan)입니다. ‘동물은 왜 존중을 받아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리건은 ‘동물은 태어날 때부터 본래적 가치(inherent value)를 지닌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하죠. 본래적 가치는 계약이나 합의를 통해 생기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의 평가로 인정받는 것도 아니에요. 태어날 때부터 자동으로 부여됩니다. 인간을 비롯한 많은 종의 동물이 저마다 욕구와 목표, 선호를 갖고 생활해요. 삶을 살아가는 동안 기쁨과 고통을 느끼며, 불안을 피하고 안정을 희구하는 등 다양한 상황을 경험하죠. 우리와 마찬가지로 비인간동물도 ‘삶의 주체’(subject of life)로서 살아가고 있는 거예요. ---「4부: 동물 해방을 위한 철학 수업」중에서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는 ‘사회적 거리’를 강조했어요. (…) 하지만 밀집 사육되는 공장식축산 농장에 사는 동물은 애당초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는 게 불가능하죠.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감수성이 높은 밍크들이 모여 사는 농장이 바이러스의 저수지가 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인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한편 소, 돼지, 닭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수성이 낮은 종이어서 굳이 방역 조처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으므로 비말이나 분뇨 등을 통해 퍼지지도 않고요. 그런데 미국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돼지와 닭이 대량 살처분됐어요.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바로 공장식축산 체제 특유의 ‘밀어내기’ 생산 시스템 때문이었습니다. ---「5부: 동물권에도 뉴노멀이 필요하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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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동물’이 아니고 ‘인간동물’과 ‘비인간동물’이라고?
인간 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자! 우리는 흔히 ‘인간과 동물’이라는 표현을 쓴다. 여기에는 인간의 상대어가 동물이라는 인식이 암암리에 숨어 있다. 인간이 동물과 구별되는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근대 이후 인간-동물의 이분법은 자연스러운 사고의 틀로 굳어졌다. 인간은 이성과 합리를 상징했고, 동물은 본능과 야성을 뜻했다. 인간과 동물은 근본부터 다른 존재이기 때문에 뛰어난 인간이 열등한 동물을 지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생물학적으로 보면 인간도 동물이다. 인간은 ‘인간동물’이고, 동물은 ‘인간이 아닌 동물’, 즉 ‘비인간(非人間)동물’일 뿐이다. 어떤 존재를 명명하는 방식은 그 존재와 관계 맺는 방식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 준다. 이 책의 제목에 등장하는 ‘비인간동물’은 ‘동물’을 대신한 단어로, 인간 중심적이고 종차별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사용하는 의식적인 용어이다. 저자는 맥락에 따라 ‘비인간동물’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인간과 동물의 차이점보다 유사성을 찾는 데 주력한다. 동물 또한 우리와 마찬가지로 즐거워하고, 슬퍼하고, 성취감을 느끼고, 생존을 위해 살아가는 ‘동류(同類)의 존재’라는 것이다. 인간이 동물을 다 알고 있다는 오만과 착각을 걷어 내면 많은 것들이 새롭게 보인다. ‘동물이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는 주장은 오랜 편견이며, 수많은 동물 종이 인간과 마찬가지로 저마다의 욕구와 목표, 선호에 따라 ‘삶의 주체’(subject of life)로서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동물과 어떻게 관계 맺어야 할까? 좁은 사육 공간에서 항생제 든 사료를 먹으며 분뇨가 섞인 땅을 뒹구는 농장의 닭과 돼지, 실험실에서 짧은 생을 마치는 쥐를 그대로 두어도 될까? 이 책은 우리 주변 ‘동료 생명체’의 고단한 삶을 낱낱이 전하며 생명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에 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농장동물, 실험동물, 반려동물, 야생동물… 인간의 목적에 따라 달리 통치되는 ‘동물 통치 체제’의 민낯 책을 여는 것은 “동물은 왜 불행해졌을까?”라는 질문이다. 저자는 1부에서 인간과 동물이 맺은 관계의 역사를 되짚는다. 수렵시대, 사육시대 그리고 후기 사육시대를 차례로 거치면서 동물들의 삶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복원해 나간다. 250만 년이 넘는 긴 역사 속에서 조망하면 동물들이 지금처럼 불행한 삶을 살게 된 것은 불과 100~200년밖에 되지 않았다. 동물들의 불행이 당연하지 않다는 뜻이다. 지금은 바야흐로 후기 사육시대.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 작은 공간에, 최대한 많은 동물을 몰아넣어 키우는 ‘공장식축산’이 등장해 동물의 대량생산과 체계적인 착취가 본격화됐다. 이 시대 동물들은 인간의 목적에 따라 각각 농장동물(산업동물), 실험동물, 반려동물, 야생동물로 분할 통치된다. 똑같은 생명이지만 “어떤 동물은 천국에 살고, 어떤 동물은 지옥에서 허우적거리는 모순”이 여기에서 비롯된다. 2부에서는 20세기 공장식축산 등장 이후 나타난 병리적 현상을 네 개의 동물군을 통해 이야기한다. 공장식축산의 대표 종인 닭과 돼지가 일회용품처럼 쓰고 버려지는 실태(농장동물), 스푸트니크호를 타고 우주로 떠난 동물 영웅 라이카의 죽음(실험동물), 19세기 육종 열풍과 순종견 집착의 불편한 진실(반려동물) 등을 짚어 보며 동물 통치 체제의 치부를 깊이 드러낸다. 환경 문제, 동물 등을 10년 넘게 취재해 온 저자는 보르네오섬에서 멸종의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는 오랑우탄을 직접 만나 만신창이가 된 야생동물의 처지를 전하는가 하면, 바다로 돌아간 돌고래 제돌이를 취재했던 경험을 풀어놓으며 수족관과 동물쇼, 나아가 동물원의 의미를 묻기도 한다. 우리 안의 종차별주의에 숨어 있는 윤리적 딜레마,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이 책의 중요한 관점은 ‘생명을 위계적으로 보지 않는 것’이다. 이를 위해 동물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출발하는 지점을 철저히 해부한다. 사실 인간의 동물 혐오에는 여러 요인이 얽혀 있다. 유전자에 각인된 다른 생명체에 대한 공포, 생명에 서열을 매기는 인간의 습성, 인간 종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경제적인 욕구 등이 중첩되면서 동물에 대한 태도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3부에서는 우리 안에 숨어 있는 종차별주의의 기원을 진화과학을 비롯해 역사적·문화적 요인을 곁들여 분석한다. 또한 페미니즘의 시각을 녹여 동물 혐오가 여성, 장애인, 동성애자, 가난한 자 등 소수자와 약자, 그리고 인종에 대한 혐오와 어떻게 엮여 있는지 밝혀낸다. 뒤이어 4부에서는 인간 중심주의적 사고에 반기를 든 ‘동물해방론’, ‘동물권리론’ 등 동물의 삶에 대한 철학적 논의를 살펴본다. 동물권 철학의 최신 논의인 비인간인격체 운동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5부에서는 인간과 동물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지 문명사적 관점에서 이야기한다. 작고 약하고 만만한 것들을 위한 동물권 이야기 “앞으로 올 생명은 어떻게 대해야 할까?” 코로나19는 자본주의 개막 이후 정신없이 내달려 온 세상을 잠시 멈춰 세웠다. 봉쇄 조치로 도시에 인적이 끊기자 야생동물이 출몰하기 시작했고, 수십 년 만에 미세먼지가 걷힌 파란 하늘을 자주 볼 수 있게 됐다. 인간 활동이 급격히 줄어든 ‘인류 일시-정지’ 사태는 인간과 공생 관계인 생태계에 크고 작은 변화를 가져왔고, 이는 인간과 비인간동물의 문화를 어떻게 바꾸어 나가야 할지 방향을 설정하고 기준을 잡는 데 소중한 교훈을 준다. 지난 세기 공장식축산의 출현 이후 “왜소한 형태의 상품 관계”로 환원되었던 인간-동물의 관계는 또 다른 전환점을 맞고 있다. 저자는 앞날을 희망적으로 바라본다. 인간은 자기중심적임에도, 다른 존재에 대해 공감할 줄 알기 때문이다. 인간에게는 생명 대 생명으로 고통을 감지하고 공감하려는 본능이 있다. 하지만 살아 숨 쉬는 동물은 인간의 일상과 시야에서 사라졌고, 어느덧 우리는 동물을 이용하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게 되었다. 저자는 인간이 작고 약하고 만만한 존재로만 여겼던 동물들의 고유한 특성을 전하는가 하면, 동물과 인간이 교감해 온 역사를 짚어 가며 생명에 대한 거룩함과 경외의 시선을 되살려 낸다. 앞으로 올 생명과 어떻게 공존해야 할지 고민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작은 나침반이 되어 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