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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원고지 3,500여 매, A4 550여 장. 엄청난 분량이었다. 200자 원고지 500~600매, A4 70~80장 정도여도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지는 요즘, 처음에는 “허걱” 하는 탄식이 절로 내뱉어졌다. 고전이기에 더욱 어렵다는 두려움마저 다가왔다. 하지만 읽을수록 재미있고, 작업할수록 잘했다며 스스로를 토닥토닥 다독였다. 물론 물리적인 시간의 압박은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소설이 전하는 1차적 가치인 ‘재미’라는 점에서 꽤나 만족하며 매 시간, 매 분, 매 초를 촘촘히 이어나갔다. 한 권의 책을 번역하는 마음가짐은 생각 이상으로 사명감으로 가득했고, 나 역시 한 명의 독자라는 뿌듯함을 더함과 동시에, 얼리어답터가 되었다는 묘한 만족감이 얽히고설켰다. 그렇게 몇 달의 시간이 지나 한 권의 책을 출판하기 위한 원고가 정리되고 완성되었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