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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에 묻어 두었던 마음 한 자락이
시니어 세대의 따뜻한 이야기와 만나다 초고령화 사회에 배우자와의 이별하고 자식들을 멀리 떠나보낸 뒤 홀로 사는 노인을 흔히 만날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의 삶에 청장년 못지않은 특별한 이야기가 숨어 있으며, 노인도 새로운 꿈을 향해 정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는 드물다. 더불어 고독한 노년의 삶에 어떻게 활력을 불어넣을지는 당사자들에게도 숙제다. 『할머니의 정원』의 주인공 ‘경자 할머니’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몸까지 다친 상황에서 누구 하나 자신을 돌봐주는 이가 없어 삶에 온통 불만투성이였다. 세상이 온통 불만족스러운 할머니에게 나타난 새로운 친구 경자 할머니는 이번에도 화가 났다. 새로 오기로 한 가사 도우미가 제시간이 되어도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 혀를 끌끌 차고 분 단위로 시간을 재며 대노할 준비를 한다. “요새 젊은것들은 죄다 게을러터졌어.” 초행길에 헤매느라 5분 늦게 나타난 ‘민희 씨’. 정중하게 사과하고 또 사과하지만 할머니의 화는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 “내가 몸만 안 다쳤어도 도우미 안 써! 다 똑같아. 하나도 맘에 안 들어.” 지나친 노기에 속이 상하기는 민희 씨도 마찬가지이지만 마음을 다잡는다. 어렵사리 시작한 경제 활동이 가사 도우미였으니, 꼭 잘 해내리라 마음먹는다. 점차 한결같이 다정하고 성실한 민희 씨에게 할머니 마음이 열리기 시작한다. 그간 남에게 잘 보이지 않았던 속마음을 터놓기도 한다. “자식 키워 놓으면 뭐 하나. 다 떠나버리고.” “우리 영감이 보고 싶어. 한 번만이라도 다시 볼 수 있으면 좋겠어.” 사실 두 사람은 남편과 사별했다는 큰 공통점이 있었던 것이다. 할머니의 열린 마음에 민희 씨도 어떻게 가사 도우미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고백한다. “어느 꽃샘바람이 매섭던 날이었어요. 날도 춥고 마음도 추워 잔뜩 웅크리며 바닥만 보고 걷고 있었어요. 그런데 보도블록 틈새로 민들레꽃 하나가 힘겹게 고개를 쳐들고 있는 거예요. (…) 여리디여린 얼굴로 매서운 바람을 다 받아내면서요. (…) 그날 마음먹은 거예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보자고요.” 노년에 새롭게 찾은 꿈과 우정 이야기 차갑던 겨울 날씨가 풀리고 봄바람이 사로락사로락 부는 어느 날. 민희 씨는 할머니에게 시장에 같이 가자고, 화분을 선물하겠다고 제안한다. 다친 몸을 타인에게 보이기 싫어 병원 외에는 통 외출을 하지 않던 할머니 삶이, 그날부터 역동적으로 변화한다. 식물로 정원을 가꾸는 일에 애정을 쏟게 된 것. 더욱이 정원 가꾸는 일은 생전 남편이 특별히 즐겨 하던 일이었기에 할머니에게는 의미가 깊다. 아흔 살에도 정원 전문가가 되기를 꿈꾸었던 타샤 튜더처럼 할머니에게도 정진해야 하는 꿈이 생긴 것이다. 여름이 깊어지며 마당의 풍경은 전혀 달라진다. 벤저민, 파키라, 시클라멘, 제라늄, 제비꽃, 수선화, 개모밀덩굴꽃들이 어우러져 시멘트 바닥이었던 마당은 이제 온통 꽃과 식물로 뒤덮여 할머니에게 큰 기쁨을 준다. “정말 좋아. 이렇게 좋은 걸 왜 여태 몰랐을까.” 이제는 친구들을 초대해 정원을 소개하기에 이른 할머니. 해바라기꽃 같은 웃음을 지으며 친구들을 맞는 할머니를 보며 민희 씨 역시 방그레 웃는다. 평범한 노인의 삶을 친근한 그림과 함께 특별하게 담아내다 ‘경자 할머니’ 인생은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이야기다. 남편과 사별하고, 자식들 멀리 떠나보낸 뒤 홀로 외롭게 살아가는 노인은 우리 사회에 더는 특별한 이슈가 아니다. 하지만 이 할머니가 가사 도우미 민희 씨와 우정을 쌓으며 정원 가꾸기라는 새로운 꿈을 찾고,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는 모습은 매우 특별한 이슈가 될 수 있다. 현실감 있는 설정을 통해 시니어 독자에게 공감과 위로를 건네는 동시에 노년에 꿈을 꾼다는 것의 의미를 되새겨주고 있다. 페이지마다 꽉꽉 들어찬 친근한 그림은 ‘독서’라는 행위가 낯선 시니어 독자가 좀 더 편안하게 책을 접하며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초반에 어둡고 적막한 분위기였던 그림 톤이 할머니의 변화에 따라 점진적으로 화사해지는 점이 돋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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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키우는 것보다 재미있는 일이 또 있을까요. 한평생 자식을 잘 키워 놓고 이제 다른 생명을 기르는 일에 도전하는 경자 할머니의 이야기가 마음을 울립니다. - 이경근 (책읽는사회문화재단 북스타트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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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새로운 인생을 살려는 민희 씨의 긍정적인 힘이 외로움으로 괴팍해진 경자 할머니의 따뜻한 본마음을 끌어냅니다. 사람과 사람, 관계의 힘이 생명으로 꽃으로 피어납니다. 봄처럼 참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 김경숙 (학교도서관문화운동네트워크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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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정원』은 과거와 화해하며 가장 아름다운 현재를 만들어 내는 삶 그 자체입니다. 누구에게나 옹이가 있습니다. 할머니와 민희 씨가 함께 만들어 낸 정원에서는 그 옹이마저 아름다운 꽃이 됩니다. 자신과 화해하는 정원이기에. - 김경집 (인문학자, 전 가톨릭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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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하기만 하던 경자 할머니가 가사 도우미 민희 씨와 이야기를 나누다 “나도 예전엔 이렇게 막무가내인 사람이 아니었는데…”라고 말하며 다시 꿈을 꿉니다. 역시 꿈은 사람을 다정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이야기입니다. - 변춘희 (어린이책시민연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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