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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도 짐승도 아닌
동물해방과 함께하는 페미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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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젠더 top2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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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그림 차례
블룸즈버리판 서문
초판 서문

1부 오만한 눈을 파헤치다

1장 육식
2장 오만한 눈과 동물실험
3장 임신을 중지할 권리와 동물권
4장 짐승 같은 것과 연대의 정치

2부 “우리는 하나의 가르침이다”: 페미니즘 이론을 탈바꿈시키다

5장 에코페미니즘과 육식
6장 페미니스트의 동물 거래
7장 침팬지 스트립쇼를 고찰하다: 페미니즘, 동물 옹호, 그리고 환경보호론을 통합할 필요성

3부 고통에서 은총으로

8장 가정에 평화를: 페미니즘 철학 관점에서 여성, 아동, 펫 학대를 바라보다
9장 은총을 먹고 살기: 제도적 폭력, 페미니즘 윤리, 그리고 채식주의
10장 짐승 같은 신학: 인식론이 존재론을 낳을 때

코다
참고문헌
저작권 협조에 드리는 감사의 말
블룸즈버리판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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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

캐럴 J. 애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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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ol J. Adams

페미니스트 비건 채식주의자이자 활동가이며, 우리 시대 문화적 억압의 현실을 탐구하는 독립 연구자다. 1990년에 육식과 가부장제 가치 사이의 관계를 살핀 선구적인 책 『육식의 성정치』를 쓴 뒤 채식주의, 페미니즘, 동물 보호와 관련한 활동을 활발히 펼쳐왔다. 1951년 뉴욕에서 태어나 1976년 예일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 후 뉴욕주 셔토쿼에서 매 맞는 여성을 위한 상담 서비스를 시작한 뒤, 빈곤, 인종차별, 성차별 등을 다루는 비영리기구의 대표를 지내면서 뉴욕 주지사 직속 가정폭력방지위원회 위원이 되어 무주택자 주택공급위원회 의장으로 일했다. 1987년부터
페미니스트 비건 채식주의자이자 활동가이며, 우리 시대 문화적 억압의 현실을 탐구하는 독립 연구자다. 1990년에 육식과 가부장제 가치 사이의 관계를 살핀 선구적인 책 『육식의 성정치』를 쓴 뒤 채식주의, 페미니즘, 동물 보호와 관련한 활동을 활발히 펼쳐왔다. 1951년 뉴욕에서 태어나 1976년 예일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 후 뉴욕주 셔토쿼에서 매 맞는 여성을 위한 상담 서비스를 시작한 뒤, 빈곤, 인종차별, 성차별 등을 다루는 비영리기구의 대표를 지내면서 뉴욕 주지사 직속 가정폭력방지위원회 위원이 되어 무주택자 주택공급위원회 의장으로 일했다. 1987년부터 ‘성폭력과 가정폭력’을 주제로 강의하기 시작해 예일대학교, 프린스턴대학교, 코넬대학교를 비롯해 여러 곳에서 도발적인 강의를 펼쳤다. 주요 저서로 『육식의 성정치』, 『인간도 짐승도 아닌』(1994), 『고기의 포르노그래피』(2003)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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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모든 이가 존재 자체로 인정받기를, 우리 곁의 작은 영혼들이 각자 최대한의 자유를 누림으로써 결국 자기 자신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읽고 옮기는 모든 말과 글에서 살아갈 힘과 위안을 얻는다. 전업 주부나 도우미 같은 말을 더 이상 쓰지 않는 세상, 에코페미니즘이 필수 교양인 사회를 상상하며 오늘도 버틴다. 이화여대에서 미술사학과 영문학을, 서강대에서 영문학을 공부했다. 『집안의 노동자 : 뉴딜이 기획한 가족과 여성』(공역), 『인간도 짐승도 아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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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8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520쪽 | 698g | 140*210*32mm
ISBN13
9788965642787

책 속으로

우리는 여성을 동물에 가까운 존재로, 인류를 위해 동물적인 기능(예컨대 생식과 양육 기능)을 지속하는 존재로 상정한 서구의 철학 전통을 물려받았다. 역사적으로 여성은 남성과 비인간 동물 사이에 놓였고, 따라서 여성, 특히나 유색인 여성은 전통적으로 서구 문화에서 인간도 짐승도 아니라고 여겼다. 이같이 인간과 짐승 사이에 두는 위치 설정에 맞서 페미니즘은 처음에 (…) ‘우리는 동물이 아니다, 우리는 인간이다’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이런 입장은 남성 지배적 주류(malestream) 문화가 동물에게 내비치는 경멸을 페미니즘 이론 내부로 흡수한다. (…) 페미니즘이 대안으로 내놓은 관점은, 인간이란 개념이 포괄적이지 않고, 포괄적일 수도 없기 때문에 우리는 인간이 아니며, 짐승이란 개념이 대체로 인간 행동을 은유하고, 인간 자신을 판단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짐승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런 입장은 논의에 관여하는 어느 누구를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옮기며 위치를 재설정하기보다 인간/동물 이원론에 의문을 제기한다.
--- pp.52~53

내 출발점과 동물권 이론의 시작점은 같지 않다. 동물권 이론은 동물의 이해관계, 쾌고감수능력, 그리고 인간과 동물의 유사성에 바탕을 둔 도덕적인 고찰을 동물에게까지 확장하려고 한다. 비록 이런 논의에 영향을 받아 글을 써왔지만, 동물의 종속이라는 쟁점 이외에도 다른 많은 쟁점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인권이라는 흔들리지 않는 관념에 동물을 덧대는 게 아니라, 페미니즘 윤리라는 직물 속에서 동물의 자리를 곰곰이 들여다본다. 이 같은 출발점은 애초에 착취가 동물 착취 그 이상을 수반한다고 추정한다. 이처럼 명확히 해두어야만 하는 이유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라는 선험적으로 문제가 있는 상황 속에서 독자의 마음속에 이 책이 또렷이 자리 잡도록 하기 위함이다.
--- p.60

태아는 발달을 허용할 경우 자기 권리를 갖는 단계에 도달할지도 모르지만, 동물은 실제 자기 권리를 가지고 있다. // 인간 수태물과 수정란의 운명을 항변하는 데서만큼 인류의 종차별이 잘 드러나는 지점은 아마도 없으리라. 반면, 비인간 동물의 쾌고감수능력은 인간이 아니라는 이유에서 도덕적으로 논외라고 잘라 말한다. 어떤 이들이 유의미한 생명을 규정하는 방식은 너무나 포괄적이어서 막 수정된 난자를 아우를 정도이지만, 그와 동시에 너무나 제한적이어서 신경계가 완전히 발달하고 사회적 감수성을 지닌 다 자란 동물은 포함하지도 않는다.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어야만 하는 건 인간뿐일까? 엄밀히 말해 수정란이 인간일까?
--- p.144

“존이 메리를 때린다”는 “메리가 존에게 맞았다”가 된 다음, “메리가 맞았다”가 되고, 마침내 “여성이 맞는다” 그러므로 “매 맞는 여성”이 된다. 여성 대상 폭력, 그리고 매 맞는 여성이라는 용어의 창안과 관련해 호글랜드는 “이제는 남성이 여성에게 하는 어떤 행동이 도리어 여성이 지닌 본성의 일부가 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존은 완전히 생각하지 않게 됐다”라고 말한다. // 동물 몸을 먹기 적합하다고 보는 관념도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하며, 죽은 동물을 구매하고 소비하는 인간의 행위성을 제거한다. // “누군가가 동물을 죽이고, 따라서 내가 그 시체를 고기로 먹을 수 있다”가 “동물은 죽임을 당한 후 고기로 먹힌다”가 되고, 그런 다음 “동물은 고기다”가 되고, 마침내 “고기용 동물” 그러므로 “고기”가 된다. 인간이 동물에게 하는 어떤 행위가 도리어 동물이 지닌 본성의 일부가 되고, 그렇게 우리는 동물을 먹는 자로서의 인간의 구실은 완전히 생각하지 않게 됐다.
--- pp.234~235

학대하는 인간은 전형적으로 행위성을 싹 다 잃는다고 한다. 공격적인 사냥을 구성하는 과정에서는, 살해가 사냥꾼이 의도해서가 아니라, 사냥 그 자체에 필요하기 때문에 일어난다고 한다. 이것이 가해자 모형이다. 관계적인 사냥을 구성하는 과정에서는, 어느 지점에서부터인가 동물이 기꺼이 목숨을 포기함으로써 인간이 삶을 계속 영위할 수 있도록 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이 바로 강간범 모형이다. 어느 경우에서건 폭력은 사소하게 여겨진다. 범죄로 다루지 않는 부부 사이의 강간에서도 그렇듯이 강간범 모형의 전제는, 일단 사귀는 관계로 들어섬으로써 여성이 단 한 번의 확실한 승낙을 이미 했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관계적 사냥에서도 사냥꾼이 찾아낸 동물 역시 어느 지점에서부터는 말로 한 건 아니지만 그와 똑같이 구속력이 있는 확실한 승낙을 이미 했다고 상정한다. 관계적 사냥과 공격적 사냥은 행위성을 지우고 침해 행위를 부인하는 대안적인 수단을 마련해줄 뿐이다.
--- p.241

동물 옹호론과 함께 가는 동물 존재론은, 동물을 사용할 수 있다고 용인하는 특정 관행을 개혁하는 것과 이러한 관행 자체를 철폐하는 것을 구분한다. 목표는 단지 우리(cage)가 더 커지는 게 아니라 우리가 없어지는 것, 식육용 송아지 외양간이 더 커지는 게 아니라 식육용 송아지가 없어지는 것, 휴게 정차를 의무화하는 게 아니라 운송을 하지 않는 것, 주저앉는 동물(질병, 골절, 암, 탈진, 굶주림, 탈수 혹은 기생충 등 무엇 때문이든 간에 일어서지 못하는 동물)을 (쇠사슬이나 밧줄을 다리에 감아서 질질 끌고 가는 대신) 트랙터 버킷에 조심스럽게 놓고 운반해 도살하는 게 아니라 주저앉는 동물을 양산하는 체계가 없어지는 것, ‘인도적인’ 도살이 아니라 도살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다. (…) 지배적인 존재론을 떠받든 채 동물을 책임감 있게 이용하자고 촉진함으로써, 자유가 있어야 할 곳에 자선이 들어오게 한다.
--- pp.278~279

아네트 바이어가 도입하고 로레인 코드가 더 자세히 설명한 2인칭 개념은, 우리의 지식이 별개로 독립된 것, 개인만의 것이거나 ‘혼자 힘으로 만들어낸’ 게 결코 아님을 인식한다. 그러기는커녕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의존해 그들한테서 “인격의 본질이 되는 기술을 터득함으로써” 사람이 된다. 삶이란 연대감과 상호의존에서 시작된다. 그러므로 우리가 지식을 습득할 때에도 “사람은 근본적으로 2인칭이다.” 동물 학대와 여성 학대의 관련성은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뿐 아니라 인간과 동물 사이에서도 2인칭 관계가 존재한다고 넌지시 말한다.
--- pp.354~355

2인칭 신학은 동물을 대상이 아닌 주체로 인정함으로써 직접적인 방식으로 동물을 통합한다. 또한, 동시에 이처럼 다른 주체의 참여를 상정하고 그 참여에 의존하는 지식 주장을 만들어내는 데 관심을 가짐으로써 동물을 통합한다. 그 결과, 동물 살점, 가죽, 그 외 동물 착취의 형태를 불안정하게 할 뿐만 아니라, 수직적으로 조직한 세계에서만 짐승이라는 단어가 기능함을 알아차리고는 이 단어를 퇴출시킬 것이다. // 짐승이라는 호명에서 동물을 해방함으로써 우리 또한 인간을 ‘짐승이 아닌 것’으로 분류해야 할 필요가 없어지리라.

--- p.442

출판사 리뷰

종차별과 성차별의 교차점에서
혐오와 차별의 육식 문화를 고찰하다


페미니즘과 동물 옹호는 어떻게 만날까? 우리 사회는 여성과 동물을 어떤 방식으로 재현할까? 우리 사회에서 육식과 채식의 지위는 어떻게 다를까? 육식은 어떻게 제도적 폭력이 될까? 동물 실험에는 어떤 문제가 있을까? 임신을 중지할 권리와 동물권, 성폭력과 동물 학대는 어떻게 연결될까? 에코페미니즘이 그리는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1990년 미국에서 출간된 캐럴 J. 애덤스의 『육식의 성정치(The Sexual Politics of Meat)』는 가부장제와 고기 소비의 관계를 파헤쳐 페미니즘과 채식주의 사이의 대화를 열어준 선구적인 책이었다. 그로부터 4년 뒤 출간된 『인간도 짐승도 아닌(Neither Man Nor Beast)』은 『육식의 성정치』와 연결되면서도 한발 더 나아가 페미니즘 시각으로 동물 옹호를 탐구한다. ‘인간도 짐승도 아닌’ 존재들의 위치를 성찰하는 이 책은 페미니즘과 동물 옹호가 교차하는 지점, 여성과 동물을 대하는 현대 서구 사회의 문화적 태도를 분석한다. 특히, 페미니즘 윤리, 철학, 신학의 관점 등 다양한 틀을 활용해 어떻게 여성과 동물이 체계적으로 착취당하게 되었는지 살펴본다. 2018년에 미국 블룸즈버리 출판사에서 출간된 2018년판에는 저자가 새롭게 쓴 서문과 오늘날의 상황을 보여주는 예술가와 활동가들의 새로운 이미지들이 실려, 『인간도 짐승도 아닌』에서 시작된 애덤스의 논의가 지금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시의성 있는 주제들을 논의하는 데 사용하는 언어적, 시각적 재현, 일화, 인용 등이 흥미롭고 풍부하여, 자칫 딱딱하거나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이론적인 분석도 부담 없이 읽어낼 수 있다. 독자들은 다양한 사례와 그에 대한 비평을 따라가면서 일상의 사건들을 민감하게 바라보고 예리하게 읽어내는 페미니즘적인 시각과 태도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인간이 되는가? 또 언제 짐승이 되는가?
인간도 짐승도 아닌 자리, 그곳에서 폭력을 사유하다


과학에서 종교까지 서구 사회의 지배적 사고는 이원론에 기반한다. 주체/대상, 나/그들, ‘진짜 남자’/여성, ‘남자답지 않은’ 남성, 이민자, 소수자, 동물, 자연… 나와 타자를 구분하고, 그 사이에 거리를 유지하며, 타자를 배제하는 세계관 아래서 폭력과 차별이 교차, 중첩, 강화, 지속되어왔다. 지배적 사고와 문화를 유지하고 그 속에서 지속적으로 특권을 누리려고 할 때, 타자를 동물화하는 것은 대단히 효과적인 전략이었다. 타자가 동물 또는 짐승이 될 때 주체는 비로소 인간이 될 수 있으며, 인간이 된 주체는 짐승이 된 타자에게 거리낌 없이 차별과 폭력을 행사하여 자기 특권을 지킬 수 있고, 또 그런 차별과 폭력 문제에 무관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도 짐승도 아닌』은 육식 문화 속에서 ‘인간’(으로 쓰고 ‘백인 남성’이라 읽는다)이 특권을 누리는 전략을 폭넓게 사유한다. 서구 사회의 지배적 사고와 문화에서 비백인, 여성, 동물 등 비지배적인 위치들이 어떻게 짐승화(bestializing)되어왔는지 언어적, 시각적 재현들을 가져와 살펴보고, 나아가 여성들이 이론적으로, 예술적으로, 그리고 정치적으로 그러한 전략을 전복할 가능성들을 탐구해왔음을 보여준다. 저자는 페미니스트로서 오랜 기간 현장에서 성별, 인종, 계급 등의 범주가 복합적으로, 위계적으로 작용하는 폭력의 양상에 관심을 가지고 이론 연구 및 정치 활동을 해왔다. 그런 활동의 연장선상에서 저자는 육식 문화를 비판하면서, 페미니즘이 동물 옹호를 어떤 관점에서 바라볼 것인지, 동물 옹호와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지 고찰한다.

”우리는 여성을 동물에 가까운 존재로, 인류를 위해 동물적인 기능(예컨대 생식과 양육 기능)을 지속하는 존재로 상정한 서구 철학 전통을 물려받았다. 역사적으로 여성은 남성과 비인간 동물 사이에 놓였고, 따라서 여성, 특히나 유색인 여성은 인간도 짐승도 아니라고 여겨졌다. 이에 맞서 페미니즘은 처음에 ‘우리는 동물이 아니다, 우리는 인간이다’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이런 입장은 남성 지배적 주류 문화가 동물에게 내비치는 경멸을 페미니즘 이론 내부로 흡수할 뿐이다.”(52쪽)

‘우리가 해야 할 일 중 하나는
여성과 동물을 소비해도 된다고 상정한 채 여성은 동물화하고
동물은 성애화하면서 여성화하는, 여성 혐오적인 재현을 폭로하는 것이다’


저자는 “동물의 존재, 동물을 다룬 재현, 동물을 향한 태도는 모두 필연적으로 여성의 삶에, 그리고 억압을 체험하고 억압에 저항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66쪽)라고 말한다. 여성이 어떻게 인간도 짐승도 아닌 상태로 자리매김하는지 인식함으로써, 인간 중심적인 접근 방식으로는 흔히 살펴지지 않는 여성의 삶의 부분들을 포괄할 수 있다. 동물해방과 함께하는 페미니즘은 인간이란 개념이 포괄적이지 않고 포괄적일 수도 없기 때문에 우리는 인간이 아니며, 짐승이란 개념이 대체로 인간 행동을 은유하고 인간 자신을 판단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짐승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런 관점은 여성을 동물 범주에서 인간 범주로 옮기며 위치를 재설정하기보다 인간/동물 이원론에 의문을 제기한다.

1장에서는 고기 및 육식 옹호를 남성성의 확인 및 강화와 연관시키는 지배 문화에서 여성이 동물화되고 동물은 성애화되는 구조를 분석한다. 2장에서는 인간 남성 주체가 ‘오만한 시선’으로 동물을 과학 실험 대상으로 만드는 과정과, 또 그것이 어떻게 여성을 대상화하는 포르노그래피와 연결되는지 사례를 들어 논한다. 3장에서는 임신중지와 동물권이 교차하는 논점들을 밝히고 임신중지 반대론자와 일부 동물권 옹호자의 논리를 비판한다. 4장에서는 동물권 운동의 백인 남성 중심성을 지적하고, 유색인을 짐승화하는 인종주의 담론을 살펴본다. 5장에서는 에코페미니즘 이론 및 실천에서 동물의 위치를 고찰하며, 6장에서는 페미니즘 학회에서 고기를 제공한 사례를 들어 억압받는 존재들과 연대하는 페미니즘-채식주의를 강조한다. 7장에서는 페미니즘과 동물 옹호, 그리고 환경보호론을 통합할 필요성을 역설한다. 8장에서는 성폭력과 동물 학대 사이의 연관성을 밝히고, ‘2인칭 관계’라는 개념을 소개한다. 9장에서는 제도적 폭력으로서의 육식 비판을 심도 있게 전개하며, 10장에서는 페미니즘 철학 틀을 활용해 기독교적 인간 중심 신학을 비판하며 논의를 마무리한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차별과 폭력, 고통과 존중의 문제가 사회적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페미니즘은 이런 문제들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논의를 촉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사반세기 전 페미니즘과 동물 옹호를 둘러싸고 이 책 『인간도 짐승도 아닌』이 던진 질문들을 따라가면서, 2020년대에 접어든 한국 사회에서 ‘나’와 ‘나 아닌 존재들’의 관계를 좀 더 민감하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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