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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는 글 │깊은 바닷속 뜨거운 온천─김동성
part 1 심해가 지구 생명의 기원으로 주목받는 이유 빛이 없는 곳에도 생명이 존재한다─김동성 지구의 피부가 새로 태어나는 곳─이상묵 심해 열수분출공, 어디에 있고 어떻게 찾는가─김종욱 열수역 탐사 필수 장비 ‘잠수정’ 개발 이야기─민원기, 김동성 깊은 바닷속 무엇이 물을 뜨겁게 만들었을까─박정우, 최사랑 생명이 바다에서 시작되었다면 어떤 방식이었을까─심민섭 초임계유체를 찾아서─이희승 열수분출공을 화학의 눈으로 살펴보면─최기영 part 2 열수 생태계에서 살아가는 생물들의 비밀 광합성 대신 화학합성하는 생태계─민원기, 오제혁 심해저 생물들은 무엇을 먹고 살까─서연지, 주세종 열수생물이 섬 같은 열수지역을 이동하는 방법─원용진, 장숙진 심해 열수생물의 극한 환경 극복기─유옥환, 강수민 화려한 패셔니스트 열수생물─민원기, 노현수 열수 생태계의 숨은 조력자, 원생생물─김영옥, 최정민 저서생물 유생으로 알아보는 생존 전략─김민주, 강정훈 중형저서생물은 왜 중요한가─강태욱, 오제혁, 김동성 인도양 심해 열수역의 선형동물 종 다양성─노현수, 민원기, 김동성 part 3 심해에서 찾는 자원의 가능성 열수생물의 단단한 갑옷과 아이언맨의 꿈─김태원, 조붕호 열수분출공 주변 생물이 만드는 새로운 물질들─신희재 온누리 열수지역의 특징적 열수광물─김지훈, 임동일 심해 열수지역 미생물로 생명 기원을 추척하다─권개경, 김윤재 │맺는 글 │새로운 열수 생태계 발견의 여정─신아영, 김동성, 정민규 │찾아보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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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수분출공으로 인해 태양 에너지에 거의 의존하지 않는 독자적인 생태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 진 것은 엄청난 놀라움을 안겨준 사건이다. 무엇보다 해양생물학자를 포함한 생물학자들에게는 이 발견 이 그동안의 지식을 깊이 성찰하고 점검해야 하는 아주 중차대하고 값진 기회가 아닐 수 없다.
한편 열수 생태계는 또 다른 의미로도 매우 주목된다. 다름 아닌 지구상 최초의 생명이 열수분출공처 럼 열수가 있는 곳에서 탄생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다. 열수를 채집해 분석한 결과, 높은 온도의 환 경을 좋아하는 박테리아인 호열성 세균이 발견되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여러 박테리아 유전자를 조사 해보면 오래된 형태의 박테리아는 모두 호열성 세균이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열수 환경을 갖춘 환원 적인 실험장치 안에서 무기물로부터 생물의 재료인 아미노산 합성(화학합성)이 가능하다는 연구도 나왔다. 오늘날 지구는 탄생한 지 약 46억 년이 되었다. 현재 지구상에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다. 이 지구상의 생물 진화 역사를 지질기록이나 생물 유전자를 토대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우리의 공통 선조인 최초의 생명이 탄생한 시기는 약 40억 년 전보다 더 오래된 시대라고 한다. 과연, 우 리의 공통 선조는 어디에서 탄생했을까? --- pp.20~21 지구의 나이는 대략 45.6억 년이다. 육상에는 30억 년 또는 그 이상 된 연령의 암석들이 있지만, 바다 에는 2억 년 이상 된 암석이 존재하지 않는다. 생각할수록 정말 이상하다. 그런데 중앙해령이 어떤 역할 을 하는지를 이해하면 그 이유를 쉽게 공감할 수 있다. (중략) 육상의 지각은 가벼워서 한번 만들어지면 지구 표면에 계속 둥둥 떠 있으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해양지각은 상대적으로 무거워서 거대한 맨틀 대류의 움직임에 따라 솟아오르기도 하고 가라앉기도 한다. 바다의 나이가 젊은 것은 바다의 지각이 이 처럼 계속 만들어지고 순환되기 때문이다. 지금 깊은 바다 한가운데로 가서 보면 화산이 일렬로 쭉 나열되어 있다. 보통 화산이라고 생각하면 산 모양의 원뿔을 생각할 수 있는데 바닷속에는 화산이 잇달아 이 어져서 마치 화산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산맥처럼 형성되어 있다. 능선의 총길이는 장장 7만km를 웃돈다. 얼추 계산하면 지구 두 바퀴에 해당하는 길이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마치 야구공의 빨간 실밥으로 이어진 이음 선과 비슷하다고 비유하는데, 이러한 해저 산맥을 지구과학자들은 중앙해령이라고 일컫는다. --- pp.54~55 생물이 특정 환경에서 적응하기 위해서 진화한 특성을 연구해서 공학에 이용하는 분야를 생체모방이 라고 한다. 공학자들이 두뇌를 사용해서 재료를 발굴하고 특성을 설계하며, 컴퓨터를 통해 시뮬레이션하 고 실험하는 것이 전통적인 방식의 공학연구라면, 생체모방은 생물이 오랜 진화의 시간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도입함으로써 노력과 시간을 줄이는 데 의의가 있다. 실제로 이러한 생체모방은 많은 곳에서 현실화해 적용되고 있다. 그 가운데는 극한 환경에 대한 생물의 적응이 강한 응용력을 보인다. 이 를테면 북극곰의 털의 구조에서 착안해 추위를 효과적으로 막는 외피를 개발한다든가, 건물의 단열구조 를 만드는 것이 그러하다. 또한 나미비아 사막에 서식하는 딱정벌레 외피의 울퉁불퉁한 구조가 안개의 수분을 포집하는 것에서 착안해 건조한 환경에서 수자원 확보를 위해 시트 형태로 제품화한 사례도 있다. 우리는 이런 배경에 힘입어 열수공에서 진화한 갑각류의 외골격이 공학적 차원에서 강도가 높고 내열 성이 좋다면 건축물이나 인공골격 등의 구조에서부터 방화복, 잠수복 등 특수 기능을 향상시키는 용도로 까지 활용할 수 있다는 꿈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꿈의 실현은 험난했다. 무엇보다 먼저 대상 생물부터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목적이 확실했기 때문인지 우리는 이사부호 첫 항해에서 장님게라는 애칭이 붙은 게를 확보할 수 있었다. --- pp.221~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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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합성 아닌 화학합성으로 구성된 생태계
지구 최초의 생명이 어떻게 탄생했느냐에 관한 인류의 지적 호기심은 끊임없는 탐구 대상이 되어 왔다. 생명체의 기본이 되는 유기물이 처음 만들어진 계기에 관해서는 많은 가설이 있었지만, 그들 모두가 결함이 발견되었고 그럴 때마다 생명의 기원인 유기물은 우주에서 왔다는 ‘배종발달설’이 그 결함을 메워왔다. 그런데 20세기 후반에 들어 태양이 없어서 광합성이 되지 않는 곳에서 무기물로 유 기물을 만드는, 이른바 화학합성의 현장이 발견되었다. 그곳은 빛이 들어오지 않는 심해였으므로 당 연히 식물도 없었지만, 미생물이 광합성의 기능을 대신하고 있었다. 이 미생물들은 메탄생성균 등의 고세균으로, 원시생명체와 아주 유사했다. 이들은 1차 소비자에 해 당하는 생물들의 몸 안에서 공생하며 그들에게 필요한 에너지를 제공했다. 이들이 원시생명체와 유사 한 점 중 하나는 높은 온도에서 사는 호열성 세균이라는 점이었다. 차가운 바다 밑에 어떻게 호열성 생물이 살고 있을까? 그것은 심해에 따뜻한 물이 나오는 장소가 있고, 이 장소는 심지어 약 38억 년 전부터 존재했기 때문이다. 지구에 최초의 생명이 탄생했다고 알려진 시기와 비슷하다. 이 장소를 따뜻한 물이 나오는 구멍이라는 뜻으로 열수분출공, 또는 열수분출공이 모여 있는 지역 이라서 열수지역이라고 부른다. 이 구멍은 해저 바닥에 말 그대로 구멍처럼 생긴 경우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는 굴뚝처럼 생긴 원통형의 기둥 모양을 하고 있었다. 이를 침니라고 하는데 대부분의 침 니에서는 시커먼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형태다. 재미있는 것은 과학자들이 이런 장소가 바닷속에 존 재할 것을 실제로 목격하기 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깊은 바닷속 열수분출공, 과학자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열수분출공이 만들어진 이유는 우리가 중학교 과학 시간에 배웠던 상식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지 구는 안쪽의 핵과 가장 바깥쪽의 지각 사이에 ‘맨틀’이라고 하는 두껍고 뜨거운 층이 있다. 맨틀은 유 동성 있는 고체로 핵과 가까운 아래쪽이 핵에 의해 데워지면 위로 올라오고, 위에서 식은 부분은 내 려가는 ‘대류’를 한다. 이 대류에 따라 맨틀 위에 있는 지각도 아주 느리지만 지속해서 움직인다. 이 것이 판 구조론이다. 한편 맨틀이 상승할 때는 압력이 낮아지는데, 이로 인해 맨틀의 녹는점도 낮아진다. 맨틀이 녹아 마그마가 되면 밀도 역시 상대적으로 낮아져 지표를 뚫고 상승한다. 이것이 화산활동이다. 과학자들 은 육상지각에 비해 무거운 해양지각에서는 판의 한쪽 끝이 가라앉으며 다른 쪽 끝이 당겨지는 일이 더 빈번하게 일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이것이 열수분출공, 정확히는 해저화산의 존재를 예측한 것이 다. 그리고 이 해저화산을 찾기 위해 1976년 갈라파고스섬 인근을 탐사하던 미국의 스크립스해양연구 소 과학자들이 심해에서 우연히 하얀색 조개를 발견한 것이, 생명 기원의 비밀을 풀 열수생태계를 발 견한 엄청난 사건이었다. 1년 후인 1977년 미국 우즈홀해양연구소의 과학자들은 이 우연한 발견을 계 기로 심해 열수생태계를 찾기로 하고 잠수함 앨빈호로 해저 2,500m 지점에서 갈라파고스 열수분출공 과 열수 생태계를 발견했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깜깜한 심해였지만, 잠수함의 빛을 비추자 바닥에서 솟은 굴뚝에서 검 은 연기가 끊임없이 나오는 광경이 나타났다. 주변에는 윗부분이 빨간 가늘고 긴 관이 수십 개 붙어 있었는데, 이것은 관벌레라고 불리는 생물이었다. 이 놀라운 생물은 입도 위도 항문도 없었지만, 몸속 에 유황 산화 세균이 공생하고 있어서 이 세균이 화학합성을 통해 무기물로부터 유기물을 생산해 관 벌레에게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우리 과학자들, 생명의 기원 탐사에 나서다 《과학자들은 왜 깊은 바다로 갔을까?》는 바닷속에서 생명의 기원을 찾기 위해 우리 해양과학자 들이 떠난 2018년 인도양 탐사 여정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세계 최초로 열수분출공이 발견된 1977년으로부터 약 40년 동안 세계의 과학자들은 태평양과 대서양에서 다양한 성과를 냈다. 반면 인 도양은 열수 지역 발견이 아직까지 많이 진행되지 않은 곳이었으며, 태평양과 달리 판의 이동이 느린 확장 지역이었다. 이런 곳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열수분출공이 존재할 수 있기에, 그동안 선도국들의 연구에서 공개되지 않은 새로운 발견의 가능성이 컸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탐사연구선 이사부호는 2018년에 세계 4번째로 인도양 열수분출공을 발견했고 ‘온누리 열수지역’이라고 명명했다. 이곳에는 기존의 열수지역에서는 발견되지 않은 생물이 최초로 발견되는 등 새로운 성과로 이어졌다. 이후 과 학자들의 연구는 계속되어 2020년에 온나래, 온바다 열수지역을 발견했고 2021년 코로나19로 인해 네 번이나 탐사 계획이 미뤄지는 역경을 딛고 탐사에 나서 시료를 채집해온 결과 지금도 한창 생명 탄 생의 비밀을 풀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 과학자들의 연구 성과를 기록한 이 책은 전체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열수분출공이 만들어진 과학적 원리를 일반인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소개한다. 또한 열수분출공이 어떤 원리로 작동하며, 이것이 지구 최초의 생명 탄생의 근거를 어떻게 뒷받침하고 있는지도 설명해준다. 2부에서는 약 300℃에 달하는 열수 주변에서 생물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그 모습을 담았다. 햇빛이 닿지 않는 곳, 높은 압력과 2℃의 차가운 해수는 심해를 사막환경과 비슷하게 생각하도록 만 들었다. 하지만 열수지역이 오아시스와 같은 역할을 해주어 광합성과는 다른 화학합성 생태계가 발달 했다. 이 화학합성 생태계를 상세히 살펴보며, 최초의 생명이 탄생했을 때와의 유사점도 점검한다. 한 편 열수 생태계에서 살아가는 저서동물, 원생생물 등 다양한 생물들의 생존 전략을 밝히는 과학자들 의 연구도 담았다. 마지막 3부에서는 지구 안의 외계, 심해에 감춰진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중점적으로 짚어봤다. 마그 마에 의해 데워진 뜨거운 물이 암석 사이에서 산화반응을 일으켜 암석 속의 금속물질을 담은 채 올 라오고, 해저로 분출되어 차가운 해수와 만나면 환원반응을 일으켜 금속물질이 다시 분리되어 해저면 에 쌓인다. 이런 원리로 인해 열수분출공 주변에는 희귀한 금속들이 퇴적된 열수광상이 만들어진다. 우리는 자원의 고갈로 우주로 진출해야 한다고 하지만, 아직도 지구에는 감춰진 자원의 가능성이 있 다. 그곳이 바로 심해다. 그 밖에도 심해 생물들은 극한 환경을 살아가는 만큼 기존과 다른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낼 가능성 또한 높다. 이런 물질들은 질병 치료 등의 신약으로 개발되기도 하는데, 현 재 어떤 응용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지 검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