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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겨울 평행봉 귀가길 갈대꽃 송가 가을길 걸으리라 가을 소식 여운餘韻 나비의 꿈 낙엽 한 장에도 나의 별 달 백일홍 산수유꽃 등대 詩가 있는 수요일 아이 눈에 보이는 것 산수유 띠 하지夏至 기러기의 길 제2부 고난을 넘어 늙은 아이 동백 이삭 먹지도 못할 모과 - 부활 문병가는 길 모진 인연 삼십 년 실강달강 - 성묫길 추모 종달새 흑석산 신부 - 성묫길 추모 순애殉愛 외가 가던 날 추석 참새 추석 달 바라보며 비탈밭 한가위 밝은 달 해남 바다는 알고 있다 달빛을 더 밝게 당산나무 2세 제3부 길고양이 수염 뜨거운 포옹 과천노인복지관 바둑 짝꿍 꽁초를 주으며 미세 먼지 보은報恩 분수噴水무대 부동산不動山 승강장 장의자 자전거, 멋진 친구 꽃향기 길 지하철 징검다리 어떤 대화 체조 인생 나를 걷게 하는 것들 단골손님 제4부 옥필육백편 - 주성산 노송사 유물 전시관에서 낙산사 밀물 대흥사 범종 소리 백록담 새하얀 종이 한 장 손1 손2 합죽선 개기 월식 나무 기둥 갈매기의 죽음 황새의 보은 제우스 목성 명왕성 단풍 파도 해설_ 생활 서정과 내재 운율의 만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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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산 자락에 갈잎 흩날리고
잎진 가지 사이사이로 무덤들 그윽하고 하늘은 멀리 매봉을 넘어가네 먼 곳 가는 길손인 듯 가을은 제 몸 비워내면서 밤낮 서둘러가네 갈 길 바쁜 옷깃을 붙잡고 주거니 받거니 흉금을 나누다가 자리 일어선 이는 누구일까 벤치 재떨이에 꽁초연기 홀로 피어 오르고 있네 스산한 노을빛에 젖어 가랑잎 오솔길을 자박자박 밟노라니 삶이란 무덤에서 얼마만큼 떨어진 것일까 ---「가을길」중에서 신발끈 질끈 동여매고 밖에 나갔다가 뽀얀 먼지만 덮어쓴 채 돌아 왔네 하릴없이 베란다 주변을 서성대다가 문득 커튼을 젖히면 정다운 별들 나를 반기네 어둠 중에 밝은 빛이여 작은 듯 크고 먼듯 가까운 동무여 반짝 반짝 손짓 한결 같네 창에 어리는 은은한 자장가로 한 치 한 치 깊은 잠에 빠져들고, 힘차게 솟는 아침 해에게 맡기고 나서야 별들은 조용히 떠나가네 의연한 그 빛들 그래서 오늘도 내가 있네 ---「나의 별」중에서 모처럼 걷는 봄길 가로수, 벚꽃 짙은 그림자 땅바닥에 뭉개진 꽁초꽁초 너도 한 점 꽃으로 붉은 날이 있었지 뭉게구름 짙은 향기로 하늘에 솟아올랐지 한 몸 불태워 나라님의 빈 곳간을 채웠고 공중벽돌 역군 땀방울엔 보약이었지 백마고지 화랑담배, 전우의 넋은 기억이나 하는지 어느 누가 자기소용 채우고 나서 나 몰라라 휙 던지고 뭉개는가 하릴없이 짓밟히는 분신 찢긴 꼬투리 고이 거두리라 벚꽃 꽃자리도 곱게 ---「꽁초를 주으며」중에서 엉덩이에 얹혀진 숨 가쁜 군상(群像)들 얹힌 채 숨 돌릴 시간 거저 준다 말없이 말 들어주기만 한다 오든지 가든지 붙잡지 않는다 새 힘 챙겨서 다시 일어서는 뒷모습들이 대견할 뿐 바라는 것은 한 점도 없다 언제나 기다리고 있는 한 평짜리 항구 ---「승강장 장의자」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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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말
마음 한 구석을 차지해 온 버킷리스트, 늦가을에 내 놓는 첫 시집이기에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조각조각 떠다니던 삶의 흔적들을 한 자리에 모으니 중간 결산이라도 한 듯 내 자화상은 무엇인가 빈자리가 자꾸 보입니다. 부족한 저를 등림登臨까지 이끌어 주신 신세훈 선생님, 오늘까지 여러모로 가르쳐 주신 선생님들, 서로 격려하며 지내 온 시우들께 두루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미사여구美辭麗句가 아니라도 자연과 삶 속에 진선미가 어디에 있는지 돌아보며 좋은 시 몇 편이라도 펼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