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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거기 머물다
공경희 북 에세이
공경희
멜론 2013.12.05.
베스트
독서 에세이 top100 1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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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00
10 12,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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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내 마음이 … 행복했다

? 로버트 제임스 월러 _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 메마른 세상에서 다시 삶의 춤을, 본능의 춤을 출 수 있도록 부추기다
? 블레어 저스티스 _ 바이올렛 할머니의 행복한 백년 | 고통 속에서 꽃을 피우기는 어렵지만 그렇게 피어난 꽃은 아름답다
? 휴 프레이더 _ 나에게 보내는 편지 | 내면의 거울을 오래 들여다보는 것처럼 섬세하고 내밀하다
? 루이자 메이 올컷 _ 작은 아씨들 | 주저앉고 싶은 자매들에게 꿈을 놓지 말라고 말한다
?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 _ 비밀의 화원 | 정원이 아름다운 것처럼 아이들에게 세상은 아름답다
? 타샤 튜더 _ 타샤의 정원 | 우리가 꿈꾸는 삶이 모두 여기에 있다
? 랄프 스키 _ 반 고흐의 정원 | 반 고흐가 정원을 지나 내게로 걸어왔다
? 잭 캔필드 _ 꽃과 나무를 사랑하는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 | 꽃과 나무에게서 용기와 감사와 각오를 선물 받다
? 헬렌 니어링 _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 |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는 어떤 생각으로 삶을 사느냐로 이어진다
? 타샤 튜더 _ 타샤의 식탁 | 타샤와 함께 따뜻한 부엌에서 맛있는 대화를 나누다
? 앨리스 스타인바흐 _ 앨리스, 30년 만의 휴가 | 스쳐 지나가는 것과 머무르는 것은 사뭇 다르다
? 엠마 스위니 _ 아빠의 러브레터 | 세상 모든 어머니, 아버지의 연애편지를 읽다

내 마음을 … 감동시켰다

? 미치 앨봄 _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 그의 가르침은 빛나지만, 내 마음은 어린 모리에게로 쏠렸다
? 얀 마텔 _ 파이 이야기 | 저마다 다르게 읽을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담았다
? 더글라스 케네디 _ 행복의 추구 | 재미있는 장편 소설은 슬픔을 걷어낼 수 있는 진통제다
? 마이클 모퍼고 _ 굿바이, 찰리 피스풀 | 깊은 감동이 부담이 된다고 했지만, 나는 이 소설을 사랑한다
? 앤 타일러 _ 우연한 여행자 | 마음과 마음의 어울림, 그것이 행복이다
? 조엘 로스차일드 _ 영혼의 시그널 |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두 남자의 깊은 사랑을 느꼈다
? 잭 캔필드, 마크 빅터 한센 _ 엄마라서 다행이다 | 아는 만큼 느끼는 법! 같은 글이지만 다른 글로 읽힌다
? 메릴린 로빈슨 _ 길리아드 | 부모가 들려주는 솔직한 이야기는 자녀들의 가슴을 든든히 채운다
? 잭 캔필드 _ 쓰러지지 않는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 | 힘겨워 주저앉았을 때 짚고 일어날 수 있는 지팡이다
? 사이 몽고메리 _ 템플 그랜든 | 자폐아들에게 당당하게 길잡이가 되어주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_ 노인과 바다 | 깊은 인생살이라는 아픔과 절망, 두려움에 대해 말한다
? 얀 마텔 _ 헬싱키 로카마티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 | 다양한 삶의 이야기가 씨실과 날실처럼 얽혀서 풍요로움을 자아낸다

내 지성을 … 성장시켰다

? 시드니 셀던 _ 시간의 모래밭 | 가슴이 좀 저릿하고 세월을 뛰어넘는 익숙함이 기분 좋은 작품이다
? 실비아 플라스 _ 벨 자 | 타협하기 힘든 부조리한 세상 속에서 그녀가 시달렸을 외로움을 느꼈다
? 더글라스 케네디 _ 위험한 관계 | 주인공이 힘겨운 싸움에서 이기기를 간절히 응원했다
? 로빈 쿡 _ 복제인간 | 병원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아닌, 추악한 인간의 이야기다 220
? 사이먼 윈체스터 _ 교수와 광인 | 소설처럼 재미있게 읽다 보니 교양과 지식까지 쌓였다
? 레이 클룬 _ 사랑이 떠나가면 | 주인공의 죽음이 내 가슴팍을 송곳으로 찌르는 것 같았다
? 리처드 칼슨, 크리스틴 칼슨 _ 한 시간의 삶, 한 시간의 사랑 | 누군가의 마음에 내가 어떻게 남아 있느냐가 나를 증거한다
? 실비아 앤 휴렛 _ 직장과 아이, 둘 다 가져라 | 일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모든 여성들에게 따뜻한 박수를 보낸다
? 게일 에반스 _ 남자처럼 일하고 여자처럼 승리하라 | 이해할 수 없었던 직장 내 ‘악’에 대한 의문의 해답을 얻었다
? 사데크 헤다야트 _ 눈먼 올빼미 | 깊고 강렬하고 그러면서도 바닥 모를 깊이로 빠져들게 만든다
?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 _ 아들과 연인 | 마음이 가난한 여인의 깊은 허기가 강한 인상으로 남는다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_ 지킬 박사와 하이드 | 오직 자신만 아는 이중성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_
? 조이스 캐럴 오츠 _ 좀비 | 밑바닥에 감추어진 인간의 본모습을 꺼내 본 기분이다
? 알랭 드 보통 _ 우리는 사랑일까 | 뛰어난 통찰력이 담긴 풍요로운 언어는 소설 읽기의 재미를 더해준다

내 아이에게 … 추천했다

? 미치 앨봄 _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 | 전혀 만난 적이 없는 사람도 자신과 어떻게든 연결되어 있다
? 줄리 샐러먼 _ 수녀와 가문비나무 이야기 | 가장 닮았으면 하는 것은, 소중한 것을 내주는 마음이다
? 호아킴 데 포사다, 엘런 싱어 _ 마시멜로 이야기 | 크고 작은 게으름을 부리고 싶어질 때면 ‘마시멜로’를 떠올린다
? 진 웹스터 _ 키다리 아저씨 | 세상으로부터 상처 받은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 트루먼 카포티 _ 티파니에서 아침을 | 자유로운데 왜 마음이 짠한지 모르겠다
? 에이비 _ 달팽이는 왜 길을 떠났을까 | 호기심으로 시작해서 미소 짓다가 박수로 끝난다
? 리처드 칼슨 _ 가족의 사소한 일은 초연하라 | 가족의 일원으로 살면서 겪는 모든 것을 담았다
? 고든 리빙스턴 _ 서두르다 잃어버린 머뭇거리다 놓쳐버린 | 첫 단추를 잘 끼워 깊고 풍요로운 관계가 형성되도록 도와준다
? 캐서린 라이언 하이디 _ 트레버 | 아픔을 안고도 상대에게 내미는 따뜻한 손길, 인간에 대한 사랑이다
? 켄트 너번 _ 작은 유산 | 인생의 작은 나침반을 갖고 있는 것처럼 마음 든든하다
? 키스 도나휴 _ 스톨른 차일드 | 누가 누구의 삶을 훔쳤다 할 수 있을까
? 로리 홀스 앤더슨 _ 윈터걸스 | 가족을, 친구를,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야말로 삶에서 필요한 모든 것이다
?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_ 눈의 여왕 | 가장 귀한 것을 얻으려면 가장 소중한 것을 내놓아야 한다

글을 시작하며
글을 마치며

부록_ 공경희가 번역한 책 작가 소개
부록_ 공경희가 번역한 책 목록

저자 소개 1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번역TESOL대학원 겸임교수를 지냈으며 서울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대학원에서 강의했습니다. 소설, 비소설, 아동서까지 다양한 장르의 좋은 책들을 번역하며 현재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시드니 쉘던의 『시간의 모래밭』으로 데뷔한 후, 『호밀밭의 파수꾼』, 『비밀의 화원』,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파이 이야기』, 『우리는 사랑일까』, 『마시멜로 이야기』, 『타샤의 정원』, 『엔조』 등이 있으며, 에세이 『아직도 거기, 머물다』를 썼습니다.

공경희의 다른 상품

그림 : 김수지
예원예술대학교 서양화과 디자인학부를 졸업했다.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 중국 등 여러 나라에서 개인전 17회, 단체전 300여 회를 가졌으며, 송파미술협회 국제위원장, 한국미술협회 서양화 분과위원, 한일교류전 대표, 수정문화사회교육원에 강사를 지냈다. 현재 송파여성문화회관에 출강하고 있으며 한국문화미술대전 대상,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상, 대한민국환경미술대전 우수상을 수상했고, 한국산업은행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으며 현재 국내외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12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440쪽 | 555g | 140*204*30mm
ISBN13
9788994175379

책 속으로

우리는 얼마나 잘못 생각하고 있는가. 몸이 건강해서 마음대로 부릴 수 있고, 불행한 일 없이 모든 일이 술술 잘 풀려서 마음의 갈등이 없는 게 행복이라는 믿음은 얼마나 잘못된 생각인가. 그런 사고방식에 매달려 산다면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고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으리라. 하지만 바이올렛은 다른 가르침을 준다. 그 가르침을 따라가면, 생이 주는 고역에 휘말려도 당당할 수 있고, 마음이 느긋해질 수 있으며, 지혜롭게 늙을 수 있다. 그러면 바이올렛처럼 생의 마지막 순간에 사랑하는 이들에게 “고맙습니다” “사랑해요” “그럼, 안녕히!”라고 담담히 말할 수 있으리라. --- pp. 29~30

책을 통해서 우리는 그녀가 소개한 아름다움을 호흡할 수 있다. 그 숨결은 살아갈 힘을 준다. 그리고 타샤는 꽃들이 있는 풍경을 통해 우리에게 가르쳐준다. 주어진 삶을 이왕이면 아름답게 가꾸어가라고. 그녀는 죽음을 통해 우리에게 말한다. 누구에게나 마지막이 거기 있고 그곳까지 가는 길이 인생이라고, 그 길이 끝날 때까지 꽃을 심으라고. 그녀는 《타샤의 정원》으로 세상에 치유를 선물했다. 나는 무엇으로 세상에 치유를 선물할 것인가. 지금 나는 어여쁜 정원 사진 앞에서 깊은 고민에 잠겨 있다. --- p. 62

평소 소설을 번역할 때 익숙한 속도감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작업이 진행되자 마음이 답답하고 힘들었다. 설상가상으로 주인공 파이가 바다에서 문자 그대로 표류하고 있으니. 게다가 동물들은 다윈의 진화론에 따른 순서대로 한 마리씩 죽고 결국 맹수 호랑이와 소년 파이만 구명보트에 남았으니. 한치 앞을 모를 상황인데 드라마틱한 사건은 일어나지 않는 답답함이 괴로웠다. 도무지 끝날 것 같지 않은 작업을 더디게 이어가면서 좋은 소설인지 아닌지 느낄 여력이 없었다. 그러다가 파이가 멕시코 해변에 도착하면서 갑자기 소설이 끝나버린 느낌이었다. 마지막 페이지의 번역을 마치고 습관대로 ‘본문 끝’이라고 입력하는 순간 깨달았다. 정말 좋은 소설이라는 것을. 그때의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 --- p. 123

《굿바이, 찰리 피스풀》은 번역을 마치고 가장 많이 운 소설이다. 목 놓아 엉엉 울었다. 슬퍼서, 주인공이 딱하고 가여워서 울었다. 내 울음으로 찰리와 토모의 아픔을 씻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눈물의 온기가 그들의 마음을 녹여줄 수 있기를 바랐다. 머릿속에서 제야의 종소리 같은 종소리가 울려 퍼지는 기분도 느꼈다. 이 아이들을 어쩌면 좋을까. 혼자서 중얼거리자니 토모의 엄마가 된 것 같다. 형제들의 어머니는 글만으로도 벅찬 나로서는 흉내조차 낼 수 없는 지혜롭고 강인한 여성인 것을. 그런 그녀지만 위로해주고 싶다. 번역자보다는 토모네 가족의 친구로 남게 되었나 보다. 작업은 오래전에 끝났지만 두고두고 가슴이 저미는 걸 보면. --- pp. 140~141

세월이 흐르면서 인간의 마음에 더 다가갈 줄 알게 되었다. 정상적인 사고방식이나 삶과 비정상적인 사고방식이나 삶을 줄 긋듯 나눌 수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에스더의 현실과 마음 깊숙이 들어가, 타협하기 힘든 부조리한 세상 속에서 그녀가 시달렸을 외로움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온전한 정신으로는 살 수 없는 세상이라는 점도 이해하게 되었다. 에스더에게 깊은 연민을 느꼈다. 그 연민이 이해와 공감일 거라고 믿는다. 시인 실비아 플라스가 자기 이야기에 기초한 소설을 쓴 이유도 세상과 소통하고 싶어서였을 것이다. 실비아 플라스의 말처럼 우리는 벨 자 안에서 살아간다. 현실은 왜곡된 상으로 눈에 들어오고, 그래서 더욱더 깊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에스더의 어머니가 상징하는 사회의 관습과 기대는 내가 진정한 모습대로 사는 것을 막는다. 넓은 세상에 사는 것 같지만 사실은 벨 자만 한 공간에서 삶을 채워가야 하는 것이 우리 모두의 현실이다. --- p.208

번역 작업을 한 지 이십오 년이 훌쩍 넘었다. 나의 처음은 어땠을까. 작업할 텍스트를 펼칠 때의 떨리는 마음은 지금도 매한가지지만, 오랜 세월 그날이 그날처럼 작업하며 살다보니 나도 모르게 매너리즘에 빠져 허우적대기도 한다. 그런 시기가 간간이 찾아오면 번역 작업의 어려움과 무거운 머리, 답답한 마음이 더해져 견디기가 힘들다. 마감 날짜는 정해져 있고 진도는 나가지 않는 옴쭉달싹 못하는 상태를 겪는다. 그래서 《마시멜로 세 번째 이야기》를 번역하면서 아서와 공감할 수 있었고, 아서가 비반코의 멘토링을 통해서 수렁에서 빠져나와 바른 길에 들어섰을 때는 간접 경험을 한 느낌이 들었다. 전작들이 동기부여를 해주었다면, 세 번째 이야기는 내 길을 재점검하고 다시 나아갈 수 있는 믿음직한 길잡이가 되었다. --- p. 325

내게 가장 깊은 인상을 준 것은 게르다의 빨간 구두였다. 게르다는 케이를 돌아오게 하려고 새 구두를 강에 던졌다. 가장 귀한 것을 얻으려면 가장 소중한 것을 내놓아야 되는 걸까. 내게 카이는 무엇이고 내게 새 빨간 구두는 무엇인가. 나는 빨간 구두를 움켜쥔 채로 케이가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지는 않은가. 다들 그러지 않나. 입술만 달싹이며 간절한 기도라고 말하지 않나, 빨간 구두를 손에 쥔 채로. 아름다운 동화를 읽고 마음이 숙연해진다. 우선 내가 빨간 구두보다는 친구 케이를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면 좋겠다. 정말 중요한 게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면 좋겠다. 짐짓 그런 사람인 척 살아가고 있지만, 사실 내 눈에는 트롤의 거울 파편이 박혀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릴 때 읽은 안데르센의 동화들은 슬프고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 《성냥팔이 소녀》나 《인어 공주》가 뇌리에 깊이 남아서일까. 어른이 되어 다시 읽는 안데르센은 내게 한 인간으로서 고백하게 만든다. 훌륭한 문학은 이런 것인가 보다.

--- pp. 397~398

출판사 리뷰

영미 번역의 대가 공경희가 뽑은 ‘내가 작업한 최고의 책!’
‘나에게 행복을 주고 나를 성장시킨’ 내가 번역한 책 이야기


웬만한 독서가라면 이름만 들어도 알 정도로 지명도 높은 영미 번역의 대가 공경희 작가가 처음으로 북 에세이를 펴냈다. 이 책 《아직도 거기, 머물다》는 그동안 ‘번역’이라는 외길을 걸어오면서 25년 동안 자신이 번역한 300권에 달하는 책 중 51권을 선별, 소개한 것이다. 선별한 책은 오랜 시간 동안 수많은 책을 번역하고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를 배출하면서 작가 자신에게 영향을 주었던 것들이다. 즉 ‘작업하면서 행복했고 감동 받았고, 미숙했던 지성을 성장시켰고, 딸아이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했던 책들’이다. 작가는 원작을 그 누구보다 심층적으로 읽고 이해한 번역가이자 첫 독자로서 작품에 대한 풍부한 감성이 오롯이 녹아 있는 ‘옮긴이의 글’과 함께 책에 대한 감상을 독자들에게 가만가만히 들려준다.

공경희 북 에세이 《아직도 거기, 머물다》는 ‘내가 작업한 책 이야기’를 담았으며, 소설부터 비소설, 자기계발, 아동물까지 다양한 분야의 책을 소개하였다. 번역 작가로 데뷔했던 1988년 11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작업한 책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 중에는 오랜 친구를 만나듯 반가운 책도 있고 최근에 읽은 익숙한 책도 있지만 시간이 흘려 잊혔거나 기억나지 않은 낯선 책도 있다. 대부분 서점에서 구할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절판이나 품절로 구할 수 없는 책도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공 작가 자신에게 한 권 한 권 소중한 인연으로 다가와 깊은 의미로 남은 책들의 이야기를 구매 여부 상관없이 자유로이 풀어놓았다.

공경희 작가의 ‘옮긴이의 글’에는 뭔가 특별함이 있다
어떤 시선으로 읽어야 하며 바라봐야 하는지를 들려준다


독자들이 책을 고를 때는 무엇을 참고할까. 특히 소설은 어떨까. 제목을 볼까, 뒤표지에 있는 책 소개를 볼까, 아니면 지은이를, 옮긴이를, 그것도 아니면 표지디자인을. 물론 개인마다 다르지만 책 구매를 하고 싶은데 표지에 소개한 글로 부족하다 싶을 때는 십중팔구 번역 후기를 읽어본다. 번역 도서의 경우 번역 후기인 ‘옮긴이의 글’이 대부분 실려 있기 때문이다.

독자들이 ‘옮긴이의 글’을 왜 읽을까. 옮긴이는 지은이가 쓴 글자와 글자 사이를 이해하고, 행간과 행간이 주는 의미까지 파악해 가며 한 문장 한 문장을 우리글로 옮기면서 그 누구보다 가장 깊이 책과 공감한 독자이다. 따라서 ‘옮긴이의 글’은 번역 작업을 마친 직후 책에 대한 감상을 쓴 글로, 현장감 넘치는 생생한 독후감과 같다. 그것도 첫 독자가 쓴 글이다.

대부분의 번역 작가가 작업을 마치고 후기를 썼듯이, 공경희 작가도 수십 년 동안 수많은 책을 작업하면서 수많은 후기를 썼다. 특히 공 작가의 번역 후기는 그리 길지 않은 짧은 글임에도 책의 성격이나 내용을 감성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어서, 문장 일부가 마케팅의 하나로 표지에, 띠지에 자주 인용되는 것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어떤 시선으로 책을 읽어야 하며, 바라봐야 하는지를 부드러운 목소리로 들려준다. 어느 한 출판 편집자는 소설의 경우 공경희 작가의 후기를 읽은 후에야 비로소 작품에 대해 부족했던 2퍼센트를 채운다고 말할 정도이다.

이러한 공경희 작가의 ‘옮긴이의 글’을 한곳에 모은 것이 북 에세이 《아직도 거기, 머물다》이다. 거기에 책에 대한 감상을 새롭게 덧붙였다. ‘옮긴이의 글’ 없이 발간된 책은 새로 후기를 썼다. 또 비교적 최근에 나온 책 몇 권은 사족이 될까 봐 새로운 글을 덧붙이지 않고 원래의 후기만 실었다. 한 권 한 권을 다시 읽고 쓰면서 마치 그때 그 시절을 함께했던 이들에게는 안부를, 이 책을 통해 새롭게 만나는 이들에게는 즐거운 추억을 들려주는 기분이었다고 작가는 말한다.

소설이 들려주는 깊고 아픈 인간사와 세상사에 매료되고
비소설이 주는 새로운 지식과 지혜에 감탄하느라 바빴다
작업하면서 행복했고 감동 받았고 미숙했던 지성을 성장시켰고,
작업을 끝마친 후에는 딸아이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감동적으로 읽은 책이 화젯거리가 되었을 때 당신은 입 다물고 있을 자신이 있는가. 아마 그러지 못할 것이다. 누구나 마찬가지다. 번역 작가도, 그리고 공경희 작가도 그렇다. 북 에세이 《아직도 거기, 머물다》는 공경희 작가가 책이 화젯거리가 되었을 때 늘 환호하며 얘기하는 책들을 모은 것으로, 총 네 가지 주제로 나눠서 들려준다. 번역 작업하는 내내 ‘마음이 행복했던 책들’, ‘마음이 감동했던 책들’, ‘미숙한 지성을 성장시켰던 책들’, ‘작업 후 딸아이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했던 책들’이다.

첫 번째 주제, ‘마음이 행복했던 책들’
그동안 번역한 책 중에서 최고의 베스트셀러이자 번역 작가로서 가장 많은 독자를 만나게 해준 고마운 책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시작으로 백 살이 넘은 나이에 일흔 살 넘은 딸의 병구완을 하면서도 행복하다는 할머니의 이야기 《바이올렛 할머니의 행복한 백년》, 영업이나 광고 없이 오직 입소문만으로 미국 전역에 퍼져 나간 《나에게 보내는 편지》, 가장 닮고 싶은 주인공의 이야기여서 행복했던 《작은 아씨들》와 《비밀의 화원》, 책을 통해 힐링을 경험한 《타샤의 정원》과 《반 고흐의 정원》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 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두 번째 주제, ‘마음이 감동했던 책들’
공경희 작가에게 선물과도 같은 책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필두로, 진정한 문학 정신을 구현한 작품 《파이 이야기》, 긴 여행길에 가져갈 책으로 권하는 소설 《행복의 추구》, 번역을 마치고 목 놓아 엉엉 울게 한 《굿바이, 찰리 피스풀》, 꼭 다시 만나고 싶었던 작가의 소설 《우연한 여행자》, 동성애자의 사랑을 편견 없이 바라보게 했던 《영혼의 시그널》, 다독가로 유명한 오바마 대통령이 가장 감동 깊게 읽었다는 《길리아드》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세 번째 주제, ‘미숙한 지성을 성장시킨 책들’
번역 작가로 정식 데뷔한 책 《시간의 모래밭》을 시작으로 조금 더 성숙한 자신을 만날 수 있는 소설 《벨 자》, 미국과 영국의 문화적 차이를 느낄 수 있는 《위험한 관계》, 황우석 박사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이미 소설로 만난 난자채취를 다룬 《복제인간》, 영어를 가장 위대한 언어로 만든 ‘옥스퍼드 영어 사전’의 탄생을 그린 《교수와 광인》, 직장 여성이 꼭 알아야 할 성공 법칙이 담긴 《남자처럼 일하고 여자처럼 승리하라》,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조이스 캐럴 오츠의 소설 《좀비》 이야기를 들려준다.

네 번째 주제, ‘아이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한 책들’
좋은 사람이 왜 되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책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 가장 소중한 것을 내주는 마음을 배우는 《수녀와 가문비나무 이야기》, 흐트러지기 쉬운 생활을 잡아주는 책 《마시멜로 이야기》, 영화와 또 다른 이야기가 담긴 《티파니에서 아침을》, 자신이 걸어가는 삶의 의미를 우화를 통해 들려주는 《달팽이는 왜 길을 떠났을까》, 가족을 사랑한다면 꼭 읽어야 할 책 《가족의 사소한 일은 초연하라》, 훌쩍 커버린 아이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 《서두르다 잃어버린 머뭇거리다 놓쳐버린》,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책 《트레버》, 가장 귀한 것을 얻는 방법을 깨우쳐주는 동화 《눈의 여왕》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외 부록으로 이 책에서 들려주는 책의 작가 소개와 그동안 공경희 작가가 작업한 책 목록을 실었다. 이와 함께 꽃을 피우는 고통을 아름답게 승화시킨 서양화가 김수지 화백의 환상적인 멋진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이 책 《아직도 거기, 머물다》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최한 2013년 [우수출판기획안 지원] 사업 선정 작품이다. 올해 처음으로 시행된 우수출판기획안 지원 사업에 접수된 총 1,047편 중 본심에서 33편을 선정했다.

낳고 키워서 세상에 내보낸 아이들이 저마다 마음에 맺힌다
잘된 녀석은 잘된 대로, 아닌 녀석은 아닌 대로 ……
떠나보낸 자식 같은 책들을 하나하나 찾아가 만나다


어떨결에 시작한 번역일이 운명이 되었다고 말하는 공경희 작가는 스스로 행운아라고 고백한다. 공 작가가 대학 졸업 후 번역 작가로 데뷔할 그때는 1987년 저작권법이 시행되면서 번역 도서의 출간 환경이 이전과 완전히 달라진 시기였다. 시행 이전에는 전문인이 아닌 누구나 맘대로 번역하여 출판할 수 있고 또 중복 출판도 성행하던 것이 시행 이후에는 그 모든 것이 불가능해지고, 정식으로 계약한 출판사에서만 출판이 허락되는 시대가 되었다. 공 작가는 행운아답게 번역가의 이름을 표지에 당당히 기재하기 시작하던 때에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1988년 시드니 셀던의 《시간의 모래밭》을 시작으로 번역 작가 대열에 들어선 공 작가는 지금껏 단 하루도 번역 계약이 끊긴 적이 없다고 한다. 그동안 다양한 장르의 좋은 책들을 수백 권 작업하면서, 소위 요즘은 상상도 못 할 부수가 팔린 베스트셀러 출간에도 여러 번 참여했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비롯해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파이이야기》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 등이 대표적이다. 그렇게 번역 작업의 재미와 넘치는 호응의 흐뭇함에 빠져서 계속 번역 일을 해오다 보니 어느덧 25년이란 시간이 훌쩍 흘러갔다. 흘러간 시간만큼 인지도가 쌓이고, 지금은 유명한 소설가 못지않게 번역 작가로서의 위상도 높아졌다.

그러다 보니 일부 독자들로부터 웃지 못할 오해를 받기도 한다. 작업한 책들이 각 출판사의 사정으로 지체되어 어쩌다 보니 한 해에 몰아서 출간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 이를 두고 ‘대리 번역’이란 말이 나온 것이다. 사실 출판 시스템을 잘 모르고 겉으로 드러난 것만 보면 그럴 수 있다. 또한 소설가와는 달리 번역 작가라는 특성상 독자와 소통하는 길이 많지 않고, 그나마 있다면 번역 후기 정도. 공 작가 역시 ‘옮긴이의 글’로 독자들과의 소통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북 에세이 《아직도 거기, 머물다》를 출간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하지만 공경희 작가는 여전히 자신의 집에 마련한 작업실에서 여러 출판사가 의뢰한 원작과 매일매일 얘기 중이다. 아침에 남편과 딸아이가 출근한 후 홀로 남아서 말이다.
그래선지 공경희 작가는 그동안 작업한 300권에 달하는 책 한 권 한 권이 모두 자식 같다고 말한다. 낳고 키워서 세상에 내보낸 아이들처럼 저마다 마음에 맺힌다고. 잘된 녀석은 잘된 대로, 아닌 녀석을 아닌 대로. 이 책을 준비하면서 마치 떠나보낸 자식들을 하나하나 찾아가 만나 기분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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