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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집을 펴내며
머리말 1장 │ 신앙이란 무엇인가? I. 인간 존재의 특이성과 신앙 II. 신앙의 두 가지 의미 III. 종교의 두 유형 IV. 역사의 하느님 V. 예언자 정신 VI. 종말의 예언자 예수와 그리스도교 신앙의 탄생 VII. 유일신 신앙의 유산 VIII. 역사의 하느님과 신의 섭리 IX. 맺는말 2장 │ 신앙과 이성: 종합과 균열 I. 형이상학적 신관과 그리스도론 II. 신앙과 이성의 종합 III. 종합 체계의 붕괴 IV. 오컴, 종교개혁 그리고 근세의 태동 V. 계시와 이성에서 신앙과 과학으로 VI. 유명론, 도덕실재론 그리고 목적과 의미가 사라진 세계 VII. 위기에 처한 성서적 신앙 VIII. 스피노자와 칸트 이후의 그리스도교 신학 IX. 세속주의자들의 종교 비판 X. 다원화된 현대 세계 속의 종교 3장 │ 신앙과 이성의 화해를 향하여 I. 현대 학문의 성격과 인문학의 위기 II. 근대적 자아, 자유, 무의미한 삶 III. 극한 질문들 - 세속화된 근대 이성을 넘어 IV. 새로운 신관의 방향 4장 │ 내가 믿는 하느님 I. 창조론의 두 유형 II. 새로운 신관의 기본 구도 III. 로고스와 원초적인 물질적 창조력 IV. 창조 개념과 인과성의 문제 V. 창조와 구원 - 보편적 성육신의 관점에서 본 VI. 무(無)로부터의 창조? VII. 도덕악과 신의 섭리 VIII. 특별 섭리와 신의 행위의 문제 IX. 부활 신앙과 부활 사건 X. 진화적 창조의 의미 XI. 신인동형론의 문제: 철학적 신관과 성경의 인격신관 XII. 신론 후기 5장 │ 새로운 영성: 영적 휴머니즘의 길 I. 영적 휴머니즘과 세속적 휴머니즘 II. 형이상학적 영성의 재발견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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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인간만 그런 것이 아니라 생멸하는 모든 유한한 사물이 만물의 근원이자 고향을 그리워하고 닮고자 하며, 그리로 되돌아가려는 형이상학적 에로스와 귀소본능을 가지고 있다고 토마스 아퀴나스 등의 형이상학자들은 말한다. 아퀴나스는 피조물들이 신을 닮고자 한다고 말한다. 만물은 존재의 근원 ? 근거로부터 떨어져 나오는 ‘형이상학적 추락’의 순간부터 왔던 곳으로 되돌아가려고 한다는 것이다. 마치 수만 킬로미터나 되는 험한 바닷길을 헤치면서 태어났던 곳으로 회귀하는 연어들처럼 인간을 포함한 모든 유한한 존재들은 형이상학적 회귀 본능을 가지고 산다. 이 본능은 유한하고 덧없는 존재들이 자신의 뿌리를 찾으려는 충동이고 갈망이다. 절대적 실재에 참여함으로써 영원한 생명에 참여하려는, 그 품에 안겨 영생을 누리려는 갈망이다. 하지만 이런 사랑과 갈망을 의식하고 안타까워하는 존재는 필시 인간뿐일 것이다.
---「1장_ I. 인간 존재의 특이성과 신앙」중에서 서구 사상사적 관점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실은 오컴이나 종교개혁자들도 토마스 아퀴나스처럼 자신들의 의도와 상관없이 철학과 신학을 완전히 분리시킴으로써 철학적 지성의 세속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이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루터나 칼뱅이 신학은 철학에 의존하거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 때문에 철학 자체에 별 관심을 두지 않았던 반면, 신학자이면서 철학자였던 오컴은 철학을 신학의 종살이―이른바 신학의 시녀(ancilla theologiae) 노릇―에서 완전히 해방시킴으로써 철학의 세속화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는 점이다. 이런 면에서 우리는 오컴이 13세기 스콜라 철학의 전성기와 15~16세기 종교개혁의 시대 사이에 위치했던 인물답게 과도기적 지성을 잘 대표한다고 말할 수 있다. ---「2장_ III. 종합 체계의 붕괴」중에서 나에게는 암암리에 현대 지성인들의 도그마처럼 되어 버린 무신론이나 유물론적 사고와 세계관 그리고 거기에 따른 허무주의는 더 이상 심각한 위협이 되지 못한다. 우주의 합리적 구조와 질서 그리고 물질의 움직임을 일정한 방향과 목적으로 인도하는 우주의 어떤 합리적 마음 또는 지성(intellect, Logos) 같은 것의 존재를 믿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보다 더 믿기 어려운 것은 그런 우주의 마음이 과연 성경이 증언하고 있는 인격신과 동일한 신일까 하는 문제다. 성경의 하느님도 물론 세계를 창조한 하느님이다. 그러나 이 창조주(Creator) 하느님은 동시에 역사의 하느님이고 구원의 주(Redeemer)로서 특정 민족과 개인의 삶에 관여하면서 자신을 드러내는 역사적 계시(historical revelation)의 하느님이다. 우주의 수학자 같은 하느님, 인생의 보편적인 도덕적 질서의 토대가 되는 이신론의 하느님에게 이 같은 인격성이 있을까?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 없을지 모르지만, 성경이 증언하는 역사의 하느님 그리고 대다수 신앙인이 믿는 삶과 역사 속에서 ‘행위’ 하는 살아계신 하느님은 이보다 훨씬 더 구체성을 띤 인격신이다. ---「3장_ III. 극한 질문들: 세속화된 근대 이성을 넘어」중에서 나는 신 자체와 창조주 하느님이 결코 다른 실재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우리는 신에 대한 인간의 지식이나 논의와 신 자체 사이에는 피할 수 없는 간극이 존재한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고 본다. 이런 점에서 나는 힌두교의 불이론적 베단타 사상이 말하는 ‘속성을 지닌 브라만’(saguna Brahman)과 ‘속성을 여읜 브라만’(nirguna Brahman) 사이의 구별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우리가 인식하는 일반 사물도 우리가 있는 그대로, 칸트의 표현대로 ‘사물 자체’(Ding an sich)를 인식할 수 없는데, 하물며 신에 대해서야 말할 것 있겠는가? 하나는 우리 인간의 생각과 경험에 잡히고 우리의 논의에 들어온 하느님, 그것도 간접적 추론으로 인식되는 하느님인 반면, 다른 하나는 우리의 논의로는 결코 잡히지 않는 하느님, 우리의 사고와 인식 저편에 계신 영원한 어두움과 신비의 하느님이다. ---「4장_ IV. 창조 개념과 인과성의 문제」중에서 위기의 핵심은 그리스도교 신앙과 이성의 대립을 조장하고, 그 근본 원인을 제공한 그리스도교의 전통적인 초자연주의적인(supernaturalistic) 신관과 신앙이라는 것이다. 나는 이러한 시각 아래 신앙과 이성의 새로운 화해를 모색하게 되었고, 이 책은 이러한 나의 문제의식과 개인적인 신앙적 동기의 결과물이나 다름없다. 그리스도교 신앙의 위기와 서구 문명이 주도한 현대 문명의 위기는 같이 간다는 생각은 자연히 나로 하여금 둘이 화해하도록 하는 새로운 길을 모색하게 만들었고, 이 새로운 길을 나는 ‘자연적 초자연주의’(natural supernaturalism)라고 부를 수 있는 새로운 신관과 거기에 바탕을 둔 영성에 있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5장_ I. 영적 휴머니즘과 세속적 휴머니즘」중에서 |
현대 세계가 요구하는 제3의 신관을 구축하다
길희성은 신의 계시에 일방적으로 의존해야만 하는 전통적 그리스도교의 초자연주의적인 신관을 과감하게 해체하고 재해석한다. 그가 제안하는 신관은 신과 세계, 신과 인간, 무한과 유한 사이의 경계를 명확히 설정하면서도, 거리와 단절이 아닌 화해와 일치를 가능하게 한다. 신이 세계를 감싸면서 초월하는 ‘포월적’ 초월, 그는 이러한 신관과 세계관을 ‘자연적 초자연주의’라고 부른다. 신과 세계를 구별하되 분리하지는 않는 존재론, 하느님 안에서 만물을 경험하고 하느님을 만나게 하는 신관, 일상사에서 성스러움과 신비를 발견하는 영성 그리고 진리와 선과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우리의 모든 활동 속에서 신을 만날 수 있도록 하는 신앙이다. 종교의 울타리를 허물고 학문의 경계를 종합하는 보편적 영성 이 책은 그리스도교의 전통적인 신관 문제뿐만 아니라 타 종교의 가르침과 동 · 서양의 오랜 형이상학적 사상을 현대적 안목에서 해석한다. 우선 서양 사상사에서 찾아볼 수 있는 신학과 철학의 대립 구도를 고찰한다. 그리고 불교의 여래장, 불성, 힌두교의 아트만 등 동양 사상의 영적 본성 개념을 다루며, 현대 세계에서 그리스도교 신앙이 처한 위기의 근본 원인을 파헤친다. 이를 통해 형이상학의 포기, 그 배후에 있는 근대 과학적 사고와 세계관에서 그리스도교 신관의 주요한 문제들이 발생했다는 인식을 공유한다. 저자는 형이상학적 일원론의 가치를 재발견하여 현대 문명이 당면한 정신적 · 영적 빈곤을 타개하는 밑받침으로 삼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 문제에 접근한다. 더 나아가 일원론적 형이상학의 전통을 과감하게 현대의 진화론적 사고와 연계시키고, 근대 우주물리학계의 동향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합리적 신관을 구축해 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