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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새로운 교도소
1 어느 방관자의 이야기 2 감정을 주시하다─네 사람의 이야기 3 숨김없이 살고 싶다 4 폭력을 다시 배우다 5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체험과 증인─생크추어리를 만들다 6 집단 괴롭힘에 사로잡혀서 7 성폭력, 아직 빛이 닿지 않는 장소 8 배제보다는 포섭 9 구조를 포기하게 하는 사회 10 두 개의 의자에서 보이는 것 11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 12 생크추어리를 건네주다 13 벌의 문화를 다시 생각하다 에필로그─‘거짓말쟁이 소년’의 뒷이야기 |
坂上 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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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교도소에서는 일하는 법을 가르친다며 읽고 쓰기 훈련이나 직업 훈련 등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곳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습니다. 바로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깨닫고 공감할 수 있게 되어 공포와 분노에 휘둘리지 않는 것입니다. 특히 폭력적인 사람에게 이모셔널 리터러시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들은 말로 표현할 수 없어서 폭력으로 말을 대신해버리니까요.”
--- p.60 간신히 그가 입을 떼고 한 말은 부모가 만져준 기억이 없다는 것이었다. 다쿠야는 겸연쩍은 웃음을 지으며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뭐랄까요… 꼭 안기고 싶다고 할까요… 알겠어요? 안기고 싶다는 마음이 엄청 강해서…. 그런데 어른 주제에 부끄럽잖아요, ‘좀 안아줘.’라고 하기는. 그래도 어린애는, 다들 어릴 때는 그렇게 안겼구나 싶네요.” (…) 마사토는 다쿠야가 이야기하는 동안 그를 향해 몸을 돌리고 귀 기울이고 고개를 끄덕이는 등 공감하며 들었다. 그리고 이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자기에게도 부모와 따뜻한 기억이 없다. 부모와 맞닿은 기억이라 하면, 맞은 것밖에 없다. 누군가 나를 건드리는 것은 오히려 공포이며, 안기고 싶다는 생각은 없다. 마사토는 사람이 자기 머리 위쪽으로 다가오면 반사적으로 몸을 젖혀 피한다고, 동작과 함께 설명했다. 그리고 어린 시절의 학대와 관계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작게 중얼거렸다. --- p.139 이것은 교도소 안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대학 강의와 강연회 등을 하다 보면 이 사회에 집단 괴롭힘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은 사람이 과연 존재할까 통감하게 된다. 설문 조사에 쓰인 필사적인 고백을 읽고 수업 후에 직접 상담을 하며, 집단 괴롭힘이 목격자까지 포함해 얼마나 넓은 범위에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그 문제에 학교가 얼마나 반응하지 않는지를 알았다. 또한 그동안 누구도 상처를 돌봐주지 않은 그들의 모습은 이 사회에 그런 경험을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가 없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 p.171 “지금까지 절도로, 나를 만들어왔다.” 마사토가 그렇게 말한 적도 있다. 여섯 살부터 계속해온 절도는 나에게 성공 경험이고, 실은 유일한 ‘특기’라고 여겨왔다. 그래서 오로지 절도를 할 때만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간 수업에서 절도는 어쩔 수 없었다고 실컷 변명했는데, 열등감이나 채워지지 않는 욕구를 절도로 메워왔다. 내게는 절도 외에도 좋은 점이 있다는 걸 이곳의 동료들이 일깨워주었다. 앞으로 나를 좋은 방향으로 바꾸고 싶다. --- p.244 “사건과 마주하기 힘들다는 거죠?” 겐타로는 손수건을 눈에 댄 채 고개를 끄덕였다. 한동안 침묵이 이어졌다. 각 그룹을 둘러보다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상황을 지켜보던 마에지마가 겐타로를 들여다보며 말을 걸었다. “이해해... 이해하는데 말이지. 우리는 그걸(범죄) 해서 여기 있으니까 마주해야 해.” --- p.270 “(피해자와 가해자가) 대화할 때는 피해자도 가해자도 같은 눈높이에 있는 게 중요하다고 했어요. (피해자가 가해자를) 오늘은 용서해도 내일은 용서하지 않을지 모른다고. 그런 식으로 오늘 용서해도 내일 용서하지 못하는 게 이어지면서 사건에 관해 계속 생각하는 거예요. 그렇게 나선 계단을 조금씩 올라가는 느낌이라고….” --- p.2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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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변하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새로운 교도소, 10년간의 취재, 4명의 수감자 대화를 통해 잃었던 감정, 언어, 죄의식을 되찾다 ★ 김성돈 교수, 임수희 판사 강력 추천! ★ 문화기록영화대상을 수상한 명작 다큐멘터리를 책으로 만나다 『프리즌 서클』은 오랫동안 교정시설과 일반 사회에 연결 고리를 만들기 위해 힘쓴 다큐멘터리 감독이자 사회운동가 사카가미 가오리가 일본의 작은 시골 마을에 있는 ‘새로운 교도소’를 10년간 취재한 기록이다. 일본 시마네현에 있는 민관 공동 교도소 ‘시마네 아사히 사회복귀촉진센터’. 저자는 이곳에서 실시하는 갱생 프로그램인 회복 공동체(Therapeutic Community, TC)를 소재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한다. 이 프로그램에 소속된 수용자들은 원 모양으로 둘러앉아 대화하며 잊었던 지난 삶을 돌아보고 잃어버렸던 감정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면서 마침내 자신의 죄와 대면한다. 그들은 피해왔던 죄와 마주하고 피해자를 생각하면서 책임을 깨닫고 비로소 진정한 반성에 이른다. 이 책은 진정한 사회의 안전을 위해서는 범죄자를 단순히 격리하고 배제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사회에 나와 자리를 잡지 못해 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지원하고 교육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진정 인간을 변화시키는 것은 힘과 처벌이 아니라 대화와 연결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작은 시골 마을의 새로운 교도소 대화를 통해 자신의 죄와 마주하다 일본 시마네현의 어느 시골 마을에 특별한 교도소가 있다. 민관이 공동으로 운영하며 범죄 성향이 강하지 않은 초범에 형기 8년 이하 남성을 수용하는 ‘시마네 아사히 사회복귀촉진센터’. 수용자의 주체성을 존중하고 수용자를 번호가 아닌 이름으로 부르는 등 기존의 교도소와 다른 방침을 가진 이곳에서는 새로운 갱생 프로그램 회복 공동체(Therapeutic Community, TC)를 도입하고 있다. TC는 1981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탄생한 회복시설 ‘아미티(Amity)’에서 영감을 받은 프로그램으로 공동체의 힘을 활용해 수용자의 회복과 성장을 도모하는 아미티의 이념을 목표로 삼는다. TC는 3개월 분기로 진행하며 커리큘럼에 따라 여러 전문가가 체계적인 수업을 진행하는데, TC의 가장 핵심적인 활동은 바로 수용자들 사이에서 이뤄지는 ‘대화’다. 원을 그리며 둘러앉은 수용자들은 대화를 통해 잊었던 지난 삶을 돌아보고 감정을 되살리며, 최종적으로는 자신의 죄와 대면한다. 많은 수용자들이 처음에는 자신의 감정을 알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상태로, 세계에 대한 인식이 좁고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죄의식이 없거나 폭력 외의 다른 표현 방식을 떠올리지 못하기도 한다. 그랬던 이들이 같은 주제로 진행하는 대화를 몇 번씩 거듭하면서 차마 하지 못했던 말을 꺼내고, 잃어버린 기억과 감정을 되찾고, 마침내는 ‘자신의 언어’로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된다. 다큐멘터리 감독인 저자는 TC에서 변화의 양상이 가장 눈에 띄었던 네 명의 수용자를 주인공으로 삼아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 시작한다. 사전 취재와 제작 기간에만 10년이 걸린 장기 프로젝트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범죄자는 어떻게 탄생하는가 폭력의 연쇄와 감정 문맹에 대한 탐구 어린 시절이나 가족에 대해서는 기억나지 않는다며 대답을 회피하고 늘 가벼운 태도로 말을 늘어놓는 다쿠야. 온화하고 성실한 태도로 수업에 임하지만 상습적이었던 절도에 대해 전혀 죄의식이 없는 마사토. 타인과 대화하는 법조차 모르고 자신이 지은 죄에 짓눌려 어두운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쇼. 죄의식뿐 아니라 아예 감정을 표현하지 못해서 ‘철가면’이라는 별명이 붙은 겐타로. 죄명, 형기뿐 아니라 성격, 세상과 범죄를 대하는 태도까지 제각각인 네 주인공에게는 공통된 특징이 있다. 바로 어린 시절 겪은 폭력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거나 별 감정 없이 남의 일처럼 인식한다는 것. 그들은 원 안에서 다른 사람들이 털어놓은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조각난 기억을 반복해서 이야기하며 비로소 어린 시절을 기억해낸다. 네 주인공에게서는 지속적이고 강도 높은 폭력과 학대, 돌봄의 부재 등 공통적인 기억이 발견된다. 오랫동안 폭력에 노출되어온 그들은 자신의 고통에 둔감해지다가 타인의 고통에도 공감하지 못하게 되었고 결국 자신과 타인에게 폭력을 행사해버렸다. 이른바 ‘폭력의 연쇄’다. 미국 아미티의 창설자인 나야 아비터는 교도소 수용자들에 대해 “대단히 좁은 감정의 영역에서 살아가며 인생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일을 어떻게 해석하면 되는지 모른 채,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며 이모셔널 리터러시(emotional literacy)라는 개념을 제창한 바 있다. 저자는 주인공 네 사람처럼 수많은 수용자들이 자신과 타인을 물건처럼 바라보며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인지하지도 표현하지도 못하는, 감정의 회로가 끊어져버린 상태라고 말한다. 이모셔널 리터러시가 부재하거나 부족한 상태, 즉 ‘감정 문맹’이다. 나야 아비터는 교도소에서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읽고 쓰기나 직업 훈련이 아니라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깨닫고 공감하는 훈련, 이모셔널 리터러시 교육이라고 말한다. “그들은 말로 표현할 수 없어서 폭력으로 말을 대신”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갱생은 처벌이 아닌 대화와 연결로 이뤄진다 언젠가 돌아올 그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TC에서 원을 그리고 앉아 말하고 듣는 대화, 범죄 이전의 생활과 인간관계 돌아보기, 범죄 당시 상황과 감정을 떠올리기, 피해자와 마주하는 역할극 등을 통해 수용자들은 조금씩 변화한다. 그들은 시행착오 끝에 과거 피해와 가해의 기억을 떠올리고, 외면했던 감정을 이야기하며 자신의 책임을 깨닫고 진정한 반성을 한다. 그리고 출소 후에도 꾸준히 관계를 이어가며 서로 새 출발을 응원하고, 변화를 기억하는 ‘증인’이 되어준다. 저자는 범죄자를 처벌하고 격리하는 것만 중시하면 배제와 편견이 강화되고, 결국 사회에 돌아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출소자들이 다시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고 말한다. 그들을 ‘유일하게 받아주는 곳’이 교도소이기 때문이다. 수용자들이 진정한 갱생을 할 수 있게 돕는 것은 ‘대화’이며, 대화에 기초한 공동체에서 서로 ‘연결’되는 것이 출소자들을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엄벌주의가 팽배한 한국 사회에서도 대부분의 교도소 수용자가 ‘언젠가 함께 살아가야 할 이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사실이 점점 잊히고 있다. 『프리즌 서클』은 범죄자를 무조건 배제하지 않고 인간적 변화를 유도하며 사회 전체의 안전에 도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탐구하는 동시에 폭력의 연쇄를 끊어내는 것은 처벌이 아니라 대화와 연결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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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성은 바뀔 수 있는가? 범죄자에 대한 사회복귀 프로그램은 재범률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가? 『프리즌 서클』은 이 두 가지 물음에 대한 생생한 답변서다. 이 책은 어떤 범죄자라도 치유와 회복, 나아가 인간적인 성장을 경험할 수 있음을 증명하며, 교정 정책과 사법 제도가 변화할 수 있는 씨앗을 배태하고 있다. 또한 범죄와 처벌에 대한 우리 사회의 집단의식을 향한 경고장이기도 하다. 범죄자 포섭을 위한 시스템을 만들기보다 범죄자를 악마화할 뿐인 배제적 형사 정책의 칼날은 결국 부메랑처럼 우리에게 날아올 수 있음을, 이 책은 경고한다. - 김성돈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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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비인간적인 곳, 교도소에서 오히려 인간성을 회복해가는 기적적인 장면들을 섬세하고 명료하게 포착했다. 4명의 수감자들이 대화를 통해 변화하는 이 생생한 기록은 회복적 사법에 대한 냉소와 환상 모두를 밀어버린다. 수감자들이 잃어버린 감정, 말, 고통, 죄의식을 되찾는 경이로운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그것들은 우리가 잃어버렸던 것임을 깨닫게 된다. 진정 무엇이 인간을 변화시키고 사회를 이롭게 할까. 또 하나의 가치 있는 선택지를 제시하는 이 귀한 책을 통해 저자가 기대하는 호응의 연쇄로 모두가 연결되는 세상을 함께 꿈꾸고 싶다. - 임수희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부장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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