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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ulina Spucch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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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다시 오지 않을 순간을 포착하고, 이미지를 사냥하는 그만의 방식. 결정적인 순간에 사진을 찍어야 한다.
---p.29 만약 맞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되면, 여전히 선택의 여지는 있어요. 불가능해 보일지라도요. ---p.56 한때는 거기에 있었지. 내가 할 수 있었던 것들에 집착하면서… 하지만 어느 순간 다른 것들에게 자리를 내어줘야 하는 법이야. ---p.140 참 아름다운 사진들 아닙니까? 한 사람의 삶이 그대로 쌓여 있어요. ---p.141 나이가 들수록 추억이 얼마나 흐릿해지는지 깨달으면서 두려운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당신이 우리 집에 살았던 그 시절은 잊지 않았어요. 최근데 첫 번째 사진집을 내면서 이렇게 편지를 보냅니다. 사진을 현상하다 보니 당신과 관련된 내 인생의 많은 추억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거든요. ---p.150 프랑스에서 태어나 그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던 비비안 마이어, 50년간 살던 시카고에서 지난 월요일 평화롭게 잠들다. 존과 레인, 매튜에게 두 번째 엄마와도 같았던 비비안의 자유로운 영혼은 그녀를 아는 모든 사람들의 삶에 마법의 손길을 가져다주었다. 항상 조언과 충고, 구원의 손길을 내밀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었으며, 뛰어난 영화와 사진 평론가였다. 우리는 놀라움으로 가득 찬 긴 삶을 살았던 이 독특한 사람을 매우 그리워할 것이다. ---p.155 20세기를 대표하는 거리 사진가이자 잊힐 뻔했지만 자신이 남긴 흔적을 통해 우리에게 다가온 평범한 여성의 모습. 그녀의 사진들을 보자마자 진부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각각의 이야기들을 이미지로 만들고 싶어졌다. 그렇게 나의 첫 번째 그래픽노블 프로젝트는 거울 구조를 가지게 되었다. 두 개의 시대, 두 가지 예술 매체, 이야기하고 싶은 열망과 관심을 불러일으키고픈 서로 다른 두 개의 욕망. 미스 마이어는 동시대인들의 눈을 피해 그림자 속에 머물렀지만, 나는 나의 이야기들과 색채를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 싶다. ---p.1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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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시대, 두 가지 예술 매체,
이야기하고 싶은 열망과 관심을 불러일으키고픈 서로 다른 두 개의 욕망 비비안 마이어는 어린 시절 사진작가 잔느 베르트랑의 집에 잠시 머무는 동안 카메라의 존재와 사진의 가능성을 경험한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기념일에나 겨우 한 장 찍을까 말까 한 사진은 비비안에게 열정과 애착의 대상이 된다. 유모로 일하는 집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나선 거리에서, 휑한 해변이나 햇살이 비추는 공원에서 비비안은 롤라이플렉스를 내려다보며 프레임을 잡고 찰칵, 셔터를 누른다. “한때는 거기에 있었지. 내가 할 수 있었던 것들에 집착하면서.” 비비안의 사진은 시간을 기록하거나 증명하는 데 활용되거나 감상을 위해 발표되거나 하지 않았다. 한 마디로 쓰임이 없었다. 오랜 시간이 흘러 젊은 부동산 중개인에게 발견되어 현상되기 전까지는 그저 오랫동안 필름 안에 머물고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유명한 갤러리나 박물관에서 거절한 사진들을 알아본 것은 이름 없는 수많은 사람들이었다. 디지털 시대의 사람들은 비비안의 사진을 들여다보고 감동을 받는다. 사진이라는 예술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을지 순식간에 이해한 것이다. 『비비안 마이어 : 거울의 표면에서』는 1929년에 태어나 수많은 사진을 찍고 2009년 사진을 떠난 비비안 마이어의 삶을 바탕으로 하지만, 이것은 허구의 이야기다.작가는 책을 마무리하면서 여기에 담긴 이야기들이 “실제와 무관하며 순수한 작가의 상상으로 창작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야기의 말미에 노인이 된 비비안은 자신이 돌봐준 그웬이라는 아이가 자라 사진작가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웬은 자신의 사진집과 함께 보낸 편지에서 “당신이 없었다면 이 사진집은 나오지 못했을지도 몰라요. 나왔다 해도 다른 모습이었겠지요.”라고 털어놓는다. 잔느 베르트랑의 카메라와 비비안 마이어의 사진들, 그웬의 사진집으로 이어지는 연결과 흐름은 자연스럽고 타당하지만 한편으로는 믿기지 않는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가 접하는 모든 스토리와 예술은 딱 맞아떨어진다. 흐트러지고 사방팔방에 산재하고 흐리멍텅한 순간들을 모아 정리해놓은 것이 이야기이고 예술인 것이다. 비비안 마이어가 사진으로 포착해낸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거울의 표면에서’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이 아름다운 그래픽노블은 서로를 비추고 프레이밍하고 포착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비비안 마이어, 비비안의 사진에 담긴 이름 모를 20세기의 사람들, 비비안의 사진을 알아보고 열광하며 가치를 높여준 21세기의 사람들, 그리고 비비안의 삶과 사진에 매혹되어 그래픽노블이라는 또 다른 예술로 번역해낸 작가 폴리나 스푸체스까지. 우리 모두는 서로를 바라보고 되비추는 거울들이다. 알고 보면 인간의 삶의 다룬 모든 예술이 하고 있는 일이 그러하지 않나. 이 허구의 이야기를 읽노라면 실존했던 이상한 사진작가 비비안 마이어에 대해 훨씬 더 많은 것이 알고 싶어진다. 어떤 예술이 진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꿔놓는 경험을 할 때 우리가 으레 그러하듯이. 여성에 대해 생각하고 창조하고 생산하는 일은 지극히 사적인 동시에 페미니즘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형성하는 일이다. 그리고 페미니즘은 단순히 여성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대표가 될 수 없는 모든 존재들-헤테로 남성이 아니고 백인이 아니고 부유하지 않고 나이 들고 장애가 있고, 더 나아가 비인간인 모든 존재들에 대해 생각하는 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우리 모두는 서툴더라도 그림을 그리고 이야기를 해야 할 것이다. 자기 안의 혼란을 고요하게 들여다보고 싶은 모든 여성들과 대표가 되지 못해 슬픈 모든 존재들에게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