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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아차산 23 전어 24 눈 오는 밤 26 나비 부인 27 접시에 대하여 28 한 번은 짧게 한 번은 길게 30 오리도 오리나무 32 종로에서 34 남산 타워에서 35 여승 36 허당을 짚고 38 겨울의 모데라토 2 40 겨울의 모데라토 1 42 2부 낮달 45 가족 46 진 것들은 징하다 48 엄마의 파자마 50 외눈박이 51 네거리를 건너가는 산 52 너머 54 강 56 어린이 놀이공원 58 얼굴 60 맨드라미 61 영자와 금자 62 어느 백마부대 병사 63 아무려면 어떠리 64 3부 첫사랑 69 감나무가 있는 집 70 입추 72 권태에 휘둘려 74 딸 76 수박 77 신발 끄는 소리 78 아이가 잠든 사이 79 맘마미아 80 현저동 언니 82 바퀴를 굴려봐 84 눈부처 86 영화사 미륵전 87 4부 상강 91 사마귀 92 겨울나무 93 반짝이는 너 94 탑 95 가을비 96 소쿠리섬 98 산정호수 100 명량 102 봄 103 연꽃 104 을왕리에서 106 힙합 골목 108 오솔길 110 언니의 손 111 수박 고양이 112 혜윰 114 ■ 해설 | 강형철(시인, 문학평론가) 1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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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글을 쓴다는 것은 날아가는 새를 쫓는 것 같다. 적합한 시어를 찾아 때론 꽃길 나비가 되기도 하고, 때론 수영도 못하면서 깊은 바닷속을 헤매는 해녀가 되기도 한다. 그러 다 힘들 때면 수없이 펜을 내려놓고 싶었지만 포기 또한 용납할 수 없었다. 샘물이 솟아나듯 영감이 끊임없이 솟아올라 쉽게 시를 쓰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많은 시간을 컴퓨터 앞에 앉아 오로지 인내하며 내 자신과 싸워야 했다. 끝도 없이 이어질 것만 같던 어둠의 터널이 지나고 밝고 아름다운 세상이 보이는 과정을 얼마나 되풀이했을까? 이 고난과 인내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지혜의 지팡이가 되었다. 그것은 작은 항아리 속에서 천천히 발효되는 효소처럼 내 삶의 활력소가 되고 좁은 틈새로 서서히 스며들어 햇볕이 되기도 했다. 그동안 겪었던 행복과 고뇌의 과정을 가끔은 이런저런 작품으로 조심스럽게 세상 밖으로 내보내기도 했다. 그때마다 마치 걸음마도 잘못 하는 아이를 데리고 대문 밖으 로 나서는 엄마의 마음처럼 불안 불안했지만 첫 번째 시집 『연두 공을 치는 여자』를 냈을 때는 오히려 멍하고 덤덤하기만 했다. 이제 두 번째 시집을 내려니 새삼 가슴이 떨리며 호흡이 가빠진다. 하지만 과감하게 나의 외사랑, 시를 모으고 엮어서 산을 밀고 가듯 『네거리를 건너가는 산』으로 독자들 의 마음을 조심스럽게 두드린다. 혹한을 견디고 뾰족이 돋아나는 새순처럼 고운 사랑과 채찍을 기다리며. 부족한 제자를 끊임없이 책려해 주신 전기철, 강형철 교 수님께 감사드리며 지쳐있을 때마다 용기를 주신 정인숙 선생님께도 감사드린다. 2023년 3월, 꽃샘추위가 창문을 두드리는 창가에서 정안덕 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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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안덕 시인의 시에는 순수한 영혼의 일상인 그리움, 향수, 슬픔의 정서들이 ‘씻어낸 언어’의 형태로 드러난다. 『시』에 흐르는 감성의 중심에는 ‘확대된 모성’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슬픔 등의 영탄의 표현이 절제되어 표면에 드러나지 않는다. 오랜 사유와 숙성의 과정을 거쳐 갈고 닦고 다듬어 낸 사념의 결정체이다. 일상의 서사를 사유로 엮어내는 고심의 흔적이 역력하다. 사물을 ‘살아 있는 생명’으로 묘사하는 아포리즘 형태의 비유는 현란하고 눈부시다. - 박만순 (전 대통령 치안 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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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듯 낯설은 단어들을 통해 내가 모르는 엄마의 세계를 엿본다. 엄마의 세계엔 나도, 나의 아이들도, 내가 모르는 사람들도 있다. 엄마의 눈이, 엄마의 마음이 가는 모든 것들과 엄마의 70년 인생이 한 데 뒤섞여 세상을 노래한다. “길 없는 달의 세계를 걸어가면 어때, 새벽이 오면 붉은 꽃 피워낼 텐데”하고 내가 모르는 엄마의 역사를 보여준다. 모든 자녀들이 그렇듯 내게도 엄마의 세계는 따뜻하고 안쓰럽고 먹먹하다. 이 시를 읽는 독자들도 엄마를 떠올리며 미소 짓고 또 눈물지을 수 있을 것이다. - 김경희 (한양대학교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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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과 심오한 사유의 세계를 이토록 자유롭게 넘나드는 작품이라니! 모든 예술에는 작가와 독자 사이에 공감의 접점이 있다.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의 폭이 넓어질수록 작가와 독자는 가까워진다. 이를 흔히 세대를 초월한다고 표현도 갑작스레 깊은 사색을 요구하는 낯선 시어들을 접하게 되니 한 작품도 흥미롭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내 비록 시 전문가는 아니지만 일상의 리얼리티와 언어적 상징의 알고리즘이 병행하는 이 시들이 70대 시인의 작품이라는 사실은 가히 충격적이다. - 정찬동 (매일경제신문 화백, 편집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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