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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눈꺼풀 안에서 19 서른세 살 20 깊어진 겨울 22 꿈통 위의 승부 24 시앗의 역사 26 스핑크스의 수수께끼 28 다이아몬드 30 실크 등을 가진 여자, 찔레를 업고 오다 32 눈먼 참깨 떼먹기 34 단열재 36 낌새·3 37 뽁뽁이 38 손금을 긁다 40 변신 41 착각 42 이십일 그램 44 아직도 따뜻한 우리의 폐가廢家 46 2부 골목 바람 알레르기 51 화봉 52 여섬에서 이어도까지 54 떨켜 56 자루 58 명품 시계 62 빙판출입금지 64 소멸消滅 65 증가함수와 감소함수의 사이 66 갈매기의 등 70 시마詩魔 72 휘파람새 76 가묘假墓 78 파노라마 80 월천공덕越川功德 81 꿈 82 3부 빙하氷河 89 창공 한 뙈기 90 눈꽃바람 벗어나기 92 분주한 세상 94 곡선의 만추 96 겨끔내기 98 결정의 대가代價 100 곡선 네 개 102 소멸하는 미래 104 걱정 1% 106 돋을새김 108 부등침하不等沈下 109 겹겹 110 개장유골 화장 112 회색 지대 114 잔해의 탄생 116 소망 117 4부 광원에게 묻다 121 표정의 집 122 왔다 간 곳 124 다섯 묶음 스도쿠, 나이테 사백 개 126 백담사 128 씀바귀의 절연 130 틈 132 순간의 길이 133 흑요석 두 개 134 왕의 귀환 136 스무 살 수병보다 어린 할미 138 새와 황소 140 섬망, 그 후 142 시각視角 143 영웅들 144 마감·2 146 명암明暗 147 ■ 해설 _ 사물의 입가에 내려앉은 존재의 서정 청람 김왕식(시인ㆍ문학평론가)_ 1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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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세일러복을 벗은 찔레가
황록색 망토 걸친 동박새를 바라보며 치맛자락을 펄럭였을 때, 나의 앞날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씰크 등을 가진 여자도 손이 많이 가는 남자도 꿈통 위의 대代 이은 승부도 세 발 달린 짐승을 보고 웃던 바로 그 눈빛도 죽을 만큼 힘들었다는 말을 차마 하지 못한 여인의 역사조차 미래는 어느새 알고 있었다. 내 모든 시구마저 쓰여 있었다. 2026년 8월 박현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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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참깨 떼먹기』의 가장 큰 성취는 생활과 존재를 연결한 데 있다. 생활의 구체성과 존재의 깊이가 만나면서 시는 단순한 일상을 넘어 인간학적 성찰의 경지에 이른다.
시집의 제목으로 돌아가 보자. 참깨 한 알은 결코 작은 것이 아니다. 그 안에는 어머니가 있고, 아내가 있으며, 가난과 노년, 사랑과 죽음, 한 사람의 생애와 한 시대의 기억이 함께 들어 있다. 박현구는 가장 작은 것을 통해 가장 큰 세계를 보여준다. 그래서 『눈먼 참깨 떼먹기』는 읽고 덮는 시집이 아니다. 오래도록 마음속에 머물며 우리에게 묻는다. 삶은 무엇으로 남는가. 사랑은 어디에 머무는가. 인간은 어떻게 기억되는가. 박현구의 시는 그 질문 곁에 오래 앉아 있는 따뜻한 언어의 집이다. - 김왕식 (시인, 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