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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_사연 있는 사람들과 사연 있는 공간들을 이어주는, 중개사
1장. ‘복덕방 아줌마’가 아닌 ‘개업공인중개사’ 나의 가장 나종 지닌 직업 : 모든 걸 포기하고 선택한 그 이름, 공인중개사 ‘집’이라 쓰고 ‘인생’이라 읽는 까닭 : 비가 오면 중개사의 마음도 샌다 억울한 중개보수료 : 복덕방 아줌마 아니고 개업공인중개사입니다 우리는 이미 근사한 사람들 : 한탕을 노렸다가 사라진 중개사들 선을 넘은 거래 : 직업 정신을 망각하게 한 임차인 그곳에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 임대인의 마음을 움직인 문자 메시지 2장. 누군가의 인생이 담긴 공간, 집 아랫집 학생의 부탁 : 윗집 재계약 못 하게 해주세요 내 마음의 ‘로또’ : 가상화폐가 갈라놓은 우애 배가 너무 고프다는 말 : 사람을 흔드는 거짓말 따뜻한 나라, 따뜻한 마음 : 멀리서 온 그녀들도 따뜻하기를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 끝내 들어드리지 못한 부탁 이상한 나라의 임대인과 임차인 : 인연은 서로가 만들어 가는 것 공인중개사를 평가하는 그 남자의 기준 : 동서고금의 진리, 손님은 왕이다 3장. 시작도 끝도 없는 파란만장한 순간들의 연속, 계약 행복추구권 : 유리창 너머 풍경을 감상할 권리 이번엔 당신이 틀렸습니다 : 호구가 아니라 공인중개사입니다 이제는 진짜 ‘우정’이라 부를 수 있었으면 : 그녀와 친구가 되고 싶다 중개사와 의뢰인 사이 양심의 경계선 : 누군가 내게 도의적 책임을 물었다 계약에 끼어든 뜻밖의 불청객 : 마당이 있는 주택, 그곳에서 ‘아빠’의 자리는 4장. 집을 보면서 사람을 배웁니다 세상을 감싸는 다정함 : 당신의 마음을 흔든 음료수 두 개 아름다운 건 언제나 슬프다 : 마음을 흔든 두 남매의 사연 아직은 볕이 너무 좋은데 : 할머니, 다시 채소 말리러 오세요 그에게는 있지만 우리에게는 없다 : 그 남자가 알려준 2% 장롱 속의 인연 : 때론 집보다 사람을 살피게 됩니다 어쨌거나 우리는 나아간다 : 슬픔을 딛고 일어서는 사람들 선한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선한 영향력 : 배려가 배려를 불러오는 나비효과 에필로그_당신의 집값이 오르길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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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는 그냥 단순히 ‘중개’가 아니다. 의뢰인들의 머리와 마음속에 담겨있던 계획과 기대를 현실로 가능하게 하는 활동이다. 기대치를 낮추게 했든, 금전적 부담을 확대하게 했든 그 어려운 ‘결정’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중개사의 역할이다.
---「나의 가장 나종 지닌 직업」중에서 물론 나도 사람이다 보니 가깝게 지내던 누군가가 큰돈을 벌었다고 하면 아랫배가 슬그머니 아파오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내가 인생을 운에 맡겨둘 만큼 통이 크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인생을 바꿀 수 있을 만큼의 돈이 아니라, 인생을 지킬 수 있을 만큼의 돈만 벌기로 마음먹었다. 그 덕에 지금까지도 가족이나 형제 그리고 이웃들과 변함없이 소소한 행복을 주고받으며 살고 있다. ---「내 마음의 ‘로또’」중에서 스무 해 가까이 공인중개사로 살아왔건만, 나는 임대인과 임차인의 관계가 고통을 분담하며 신뢰를 지켜갈 수 있는 사이라고는 생각해 보지 못했다. 나는 이 사실을 뒤늦게나마 깨닫게 되었지만, 아직도 이 사회에는 그걸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이상한 나라의 임대인과 임차인」중에서 초심을 유지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아니, 어쩌면 불가능할 수도 있겠다. 수십 층에 이르는 건물도 몇 년이면 가치와 환경이 바뀐다. 한 층의 길이에도 달하지 못하는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영원히 변하지 않을 수 있을까? 중요한 건 잃었던 초심을 되찾을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포착하고 놓치지 않는 일이다. ---「공인중개사를 평가하는 그 남자의 기준」중에서 선물을 건네고 집을 나오려는데 여성이 내게 자양강장제 두 병을 건넸다. “하나는 지금 드시고, 또 하나는 일하시면서 드세요. 고마웠어요.” 다정함은 사라지지 않는다. 사람이 사람에게 건넨 다정함은 그 사람의 마음을 덥히고는 굴뚝을 통해 빠져나오는 연기처럼 세상 밖으로 흘러나온다. 그렇게 다정함은 돌고 돌아 세상의 온도를 조금씩 높여준다. ---「세상을 감싸는 다정함」중에서 불편한 몸을 이끌고 돗자리 위에 채소를 널던 손도, 연신 내게 전화를 걸어 미안하다고 말하던 목소리도 모두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집과 사람을 연결하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다 보면 양쪽의 마음이 내 마음 위로 포개질 때가 있다. 이런 겹침의 순간, 나는 내 삶과 직업이 조금 더 애틋하게 느껴진다. ---「아직은 볕이 너무 좋은데」중에서 정부가 수십 차례의 강력한 대책으로도 못 잡는 집값을, 힘없는 공인중개사가 마음대로 올리고 내리고 할 수 있으리라는 발상 자체가 비현실적이다. 그러나 대출금을 ‘영끌’ 해서 집을 사고 은행이자에 등골이 빠지는 서민들을 위해, 제발 투자한 비용만큼만 집값이 올라주기를 바란 날은 많다. 내 고객들이 쏟은 땀과 한숨만큼 집값이 오르기를 바랐던 것만으로도 집값 상승에 일조했다고 책임을 묻는다면…… 그 값은 달게 받겠다. ---「에필로그_당신의 집값이 오르길 바라며」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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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보러 다니다 만난 사람들로부터 오늘도 배웁니다”
한결같은 사람은 되기 어렵다면 작심삼일을 매번 하자! 공인중개사를 결심하게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 집을 보면 그곳에 사는 사람의 생활과 생각을 알 수 있다. 여가를 주로 집에서 보내는지 밖에서 보내는지, 요리를 하는지 배달 음식을 사먹는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걸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등 집은 한 사람의 내밀한 삶과 사연을 담고 있다. 그렇기에 “어떤 집에 살고 싶냐”는 질문은 그 사람에게 누적된 경험과 기호, 그리고 사연을 묻는 질문이다. 집을 방문하고, 중개하는 공인중개사는 필연적으로 사람을 겪고, 사람을 알아갈 수밖에 없다. 하루에도 수십 명이나 되는 낯선 이들을 만나고 낯선 집을 찾아가는 일을 하는 공인중개사는 어떤 직업보다 타인의 생활에 바투 앉은 직업이다. 중개사무소를 찾아온 고객과 인사를 나누는 계약의 시작부터, 문을 나서는 고객을 마중하는 계약의 끝까지 공인중개사는 고객의 이야기를 듣고, 입장을 헤아리고, 또 생각해야 한다. 요리사가 칼과 팬, 작가가 노트와 책으로 직업을 이어간다면 공인중개사는 신뢰와 지식을 통해 밥벌이를 한다. 그렇기에 저자는 고객에게 집을 소개할 때 계약 성사를 위해 입에 발린 말만 하지 않고, 오히려 매물을 매매했을 때의 위험에 대해 상세히 고지한다. 그러면서 공인중개사는 중개보수를 받고자 일하는 건 맞지만, 중개보수만을 위해 일하는 공인중개사는 오래 일할 수 없다고 말한다. 지식은 채울 수 있지만 금이 간 신뢰는 다시 붙일 수 없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개업에 능숙한 저자이지만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지듯, 가끔 초심을 놓고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이를테면, 고객에 대한 감사함을 잊고 자신을 찾아와 몇 시간씩 수다를 늘어놓는 고객을 귀찮게 여긴다든가, 의뢰인을 믿지 못해 계약서 작성을 미루는 등 공인중개사로서 소소하지만 놓쳐서는 안 될 점들을 가끔 놓치고는 한다. 그러나 저자로 하여금 고객에 대한 잘못을 깨우치고 반성하게 하는 이 역시 고객이다. 초심을 유지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아니, 어쩌면 불가능할 수도 있겠다. 수십 층에 이르는 건물도 몇 년이면 가치와 환경이 바뀐다. 한 층의 길이에도 달하지 못하는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영원히 변하지 않을 수 있을까? 중요한 건 잃었던 초심을 되찾을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포착하고 놓치지 않는 일이다. (〈공인중개사를 평가하는 그 남자의 기준〉, 130쪽)에서 초심을 영원히 붙들지는 못하더라도, 다시 초심을 찾을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허무하게 떠나보내지 않는다면 그걸로 괜찮은 사람이지 않을까? 저자는 수다를 떨던 고객의 속사정을 듣고 그를 귀찮아했던 자신을 돌이켜 보고 고객에 대한 감사함을 되찾거나, 임대인과 임차인이 서로의 고통을 나누며 신뢰를 지키는 모습을 보고 관계에 임하는 자세를 성찰했다고 말하며 반성과 배움을 이어나간다. 이러한 저자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는 초심을 잘 챙기고 있는지, 한때는 반짝였던 눈빛이 권태로 흐릿해지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베테랑 공인중개사이지만 ‘고인물’은 아닌, 언제나 부단히 흘러가는 물처럼 사람과 삶을 대하는 저자의 태도는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잔잔하고도 묵직한 울림을 준다.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결국은 사람이 사는 공간, 집 여러 집을 보고 소개하는 직업인 만큼, 공인중개사는 집이 투기의 대상으로 여겨지는 오늘날의 현실이 더욱 와닿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집 보러 가실까요?』에는 공인중개사들이 단순히 집을 중개하는 것을 넘어, 직접 집을 사고파는 투자를 하는 모습이 나온다. 하지만 저자는 “쉽게 버는 돈은 또 다른 희생을 요구한다는 나름의 철학”(47p)이 있는 사람이다. 이러한 철학은 비단 저자가 “소심쟁이 중개사”(47p)여서만은 아니다. 또한 돈에 초연하고 욕심이 없는 사람이어서도 아니다. 저자가 어설픈 투자를 하지 않는 이유는 어디까지나 저자에게 집은 사람들의 희로애락이 묻어있는 ‘인생’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집이 그 사람의 경제적 척도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로 자리 잡은 현실에서 이러한 저자의 신념은 다소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다. 그러나 수많은 집을 둘러보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과 사연을 마주하다 보면, 자연히 그곳에 대한 애착과 특별함이 생길 수밖에 없다. 집을 단순한 재화가 아닌 인생이 담긴 공간으로 바라보는 ‘공인중개사’ 저자의 시선은,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며 손톱을 물어뜯는 이들에게 소소하지만 꼭 필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