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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기계
비합리성은 어떻게 현대과학을 창조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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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용어 해설
프롤로그: 지식 기계

1부 방법론 대논쟁

1. 과학적 방법 톺아보기
2. 인간의 약점
3. 과학의 본질적인 주관성

2부 과학은 어떻게 작동하나

4. 설명의 철칙
5. 베이컨적 수렴
6. 설명의 재구성
7. 객관성 강화
8. 관찰의 우위

3부 과학은 왜 그토록 늦게 등장했나

9. 과학의 전략적 비합리성
10. 아름다움과의 전쟁
11. 과학의 등장

4부 오늘날의 과학

12. 과학적 마인드 구축
13. 과학과 휴머니즘
14. 지식 기계의 유지 · 보수

감사의 글
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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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

마이클 스트레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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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Strevens

뉴질랜드에서 태어나 1991년 미국 럿거스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뉴욕 대학교에서 과학철학을 가르친다. 과학적 설명, 복잡계, 다양한 종류의 확률, 인과, 과학의 사회적 구조 등 주로 과학의 본질에 관해 연구하며, 철학적 그리고 과학적 사고를 설명하기 위해 인지심리학적 방법을 적용하기도 한다. 2017년 미국의 뛰어난 학자와 예술가에게 수여되는 구겐하임 펠로십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후 대기업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에서 약학을 공부했다. 약사로 활동하며 틈틈이 의약학과 생명과학 분야의 글을 번역했다. 진화론의 교과서로 불리는 『센스 앤 넌센스』와, 알렉산더 폰 훔볼트를 다룬 화제작 『자연의 발명』을 번역했고, 2019년에는 『아름다움의 진화』로 한국출판문화상 번역상을 수상했다. 최근에 옮긴 책으로 『이토록 굉장한 세계』, 『브레인 케미스트리』, 『하나의 세포로부터』 등이 있다. 요즘에는 자발적인 정보 공유자로서 『네이처』와 『사이언스』 등 해외 과학 저널에 실린 의학 및 생명과학 기사를 번역해 페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후 대기업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에서 약학을 공부했다. 약사로 활동하며 틈틈이 의약학과 생명과학 분야의 글을 번역했다. 진화론의 교과서로 불리는 『센스 앤 넌센스』와, 알렉산더 폰 훔볼트를 다룬 화제작 『자연의 발명』을 번역했고, 2019년에는 『아름다움의 진화』로 한국출판문화상 번역상을 수상했다. 최근에 옮긴 책으로 『이토록 굉장한 세계』, 『브레인 케미스트리』, 『하나의 세포로부터』 등이 있다. 요즘에는 자발적인 정보 공유자로서 『네이처』와 『사이언스』 등 해외 과학 저널에 실린 의학 및 생명과학 기사를 번역해 페이스북에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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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수천현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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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on Hyundeuk

과학의 발전을 철학적으로 성찰하는 한편, 성찰된 과학적 성취를 바탕으로 철학을 확장하는 데 관심을 가진 과학철학자이다. AI의 철학적·윤리적 쟁점들에 관심을 가지고 AI와 감정, 이해, 설명가능성, 투명성 등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 서울대학교 과학학과 교수이며, 서울대학교 AI연구원 AI ELSI센터의 센터장과 한국과학철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2020년 서울대학교 창의선도 신진연구자로 선정되었고, 제5회 암곡학술상을 받았다. 서울대학교 인지과학연구소 연구원, 미국 피츠버그대학교 과학철학센터 객원펠로우, 런던정치경제대학교 방문연구원을 역임했다. 한국과학철학회 총무이사와 『과학철
과학의 발전을 철학적으로 성찰하는 한편, 성찰된 과학적 성취를 바탕으로 철학을 확장하는 데 관심을 가진 과학철학자이다. AI의 철학적·윤리적 쟁점들에 관심을 가지고 AI와 감정, 이해, 설명가능성, 투명성 등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 서울대학교 과학학과 교수이며, 서울대학교 AI연구원 AI ELSI센터의 센터장과 한국과학철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2020년 서울대학교 창의선도 신진연구자로 선정되었고, 제5회 암곡학술상을 받았다. 서울대학교 인지과학연구소 연구원, 미국 피츠버그대학교 과학철학센터 객원펠로우, 런던정치경제대학교 방문연구원을 역임했다. 한국과학철학회 총무이사와 『과학철학』 편집인, 한국분석철학회 총무이사, 한국인지과학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지은 책으로 『토머스 쿤, 미완의 혁명』(2023), 『인공지능시대의 인간학』(공저, 2021), 『인공지능의 존재론』(공저, 2018), 『인공지능의 윤리학』(공저, 2019), 『과학이란 무엇인가』(공저, 2015)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증거기반의학의 철학』(공역, 2018), 『실험철학』(2015)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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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5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444쪽 | 145*220*30mm
ISBN13
9791158084585

책 속으로

아틀란티스에 과학을 도입하는 것은 당신이 상상하는 것보다 어렵다. 당신은 헛기침을 한 후, 설명에 대해 몇 가지 알아둬야 할 게 있다고 말한다. (...)아틀란티스의 철학자들은 자기들끼리 수군거리며, 간헐적으로 당신을 향해 연민의 눈 길을 보낸다. 훌륭한 기술을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한 철학자가 말한다. “아니에요, 유감스럽지만 틀리는 것은 우리 이론이 아니라 당신의 이론이에요.” 이쯤 되면 누가 선생님이고 누가 학생인지 모르겠다. (...)사실 돌이켜보면, 우리에게도 아틀란티스인들과 다를 바 없는 시절이 있었다. 아 … 현실 세계의 전깃불, 마취, 광대역 인터넷! 그것들은 모두 어둠 속의 판타지였다. 그렇지 않은가?
---「170쪽, 〈6장 설명의 재구성〉」중에서

과학은 산호초처럼 형성된다. 개별 과학자들은 산호충polyp으로, 세상을 떠날 때 조개껍데기 같은 외골격shelly carapace을 분비하여 산호초에 유산으로 남긴다. 그 외골격은 연구에 대한 ‘소독된 공적 기록물’과 ‘관찰 또는 실험의 모음집’이며, 가능한 경우 ‘알려진 이론과 보조가정에서 나온 데이터의 설명적 도출물explanatory derivation’일 수 있다. 과학자는 산호충과 마찬가지로 완전한 생명체이며, 과학의 역사가와 사회학자가 기술한 방식대로 너무나 인간적이다. 그러나 유기체가 세상을 떠날 때, 그것이 보유한 인간성도 함께 세상을 떠난다. 그 뒤에 남는 것은 하나의 과학 경력에 대한 증거적 외골격evidential exoskeleton이다.
---「267쪽, 〈8장 관찰의 우위〉」중에서

‘과학은 왜 그토록 늦게 도착했는지’를 밝히기 위해, 나는 지금까지 역사적 내러티브가 아니라 현대과학 전체에 대한 철학적 검토에서 시작하여, 과학의 필수불가결한 조건sine qua non(발견력을 설명하는 데 결정적인 요소)을 찾아냈다. 그 필수불가결한 조건은 설명의 철칙인 것으로 밝혀졌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아리스토텔레스를 비롯한 숱한 자연철학자들은 (우리가 현대과학이라고 부르는) 지식 기계를 작동하는 데 실패했다. 왜냐하면 관찰에 많은 관심이 있었음에도 철칙을 발명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272쪽, 〈9장 과학의 전략적 비합리성〉」중에서

그들은 다른 방법을 모른다. E. O. 윌슨이 말하는 것처럼, “너무나 많은 과학자들이 편협하고 어리석다”. 윌슨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게 바로 그들의 성공 비결이다. ‘상자 밖에서는 생각할 수 없다’는 무능력은 과학자들로 하여금 모든 정신적 · 신체적 · 정서적 에너지를 상자 자체에 쏟아부음으로써, 단일 질문에 대한 경험적 탐구, 단일 구조의 탐구, 단일 물질의 제작에 집중하게 만든다. 이러한 집중을 통해, 철칙은 지식 기계에 (현실의 속살을 파헤치는) 레이저 같은 힘을 부여한다.
---「348쪽, 〈12장 과학적 마인드 구축〉」중에서

뉴턴은 어떤 의미에서 최고의 르네상스인이었고, 그의 관심은 데카르트만큼이나 광범위했다. 그는 경험적 과학자일 뿐만 아니라 수학자, 연금술사, 경전 해석가, 그리고 데카르트처럼 철학적 논증을 이용해 공간과 물질의 본질을 이해하려 한 형이상학자였다. 데카르트와 달리, 그는 의도적으로 이러한 탐구들을 통합하지 않았다. 각각의 탐구는 다른 탐구의 도움 없이 독자적인 기법의 힘으로 전진했다. 그는 탐구를 구획화하면서 휴머니즘의 종합적 기풍synthesizing ethos을 완전히 부정하는 접근방법을 실천했으며, 개척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58쪽, 〈13장 과학과 휴머니즘〉」중에서

과학은 빛이 아니며, 별에서 발사되지 않는다. 그것은 골렘, 유리 구두, 신경쇠약증에 걸린 새neurasthenic bird, 산호초도 아니다. 사실, 그것은 기계가 아니다. 그것은 사회적 제도social institution로, 천체나 마법의 주문에 의해 탄생할 수 없다. 탐구자들은 과학적 제도scientific institution를 구성하는 규칙을 스스로에게 부여해야 했다. 그러나 철칙은 권력과 삐딱함의 독특한 혼합물이다. 논리적으로, 그것은 도리에 어긋난다. 사회적 · 정치적 · 도덕적 조건이 엮여 하나의 관점이 되고, 그러한 관점에서 철칙이 수용 가능한 아이디어로 여겨지기까지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제 우리는 웬만큼 알고 있다. 그리고 철칙 덕분에 우리는 계속해서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지식이 우리를 구원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381쪽, 〈14장 지식 기계의 유지·보수〉」중에서

출판사 리뷰

'과학은 왜 그렇게 강력할까?
인류의 역사에서 왜 그토록 늦게 등장했을까?


타임머신을 타고 인류사에서 무작위로 선택된 장소와 시간으로 이동한다고 상상해 보자. 당신은 십중팔구 핀의 머리만 한 낟알을 수집하고, 뾰족한 꼬챙이로 위험한 동물을 사냥하고, 눅눅하고 아무런 가구도 없는 동굴에서 생활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수 있다.

그러나 억세게 운이 좋다면, 당신은 알렉산드로스 대왕 시대에 부유한 그리스 시민의 샌들을 신고 잠에서 깨어난 당신을 발견할 수도 있다. 그런 특권적 위치에서, 당신은 오늘날의 삶을 가치 있게 만들어준 문화적 발명품들을 거의 모두 향유할 수 있을 것 이다. 즉, 당신은 호메로스와 사포의 시에서 기쁨을 얻고, 극장을 방문하여 『오이디푸스 왕』을 비롯한 고대 연극의 걸작들을 감상하고, 음악가를 고용하여 당신의 친구들과 만찬을 나눈 후 풍악을 울리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사는 도시는 법률체계와 사법 제도에 따라 운영되고, 세계 7대 불가사의로 손꼽히는 건축물과 조각품으로 장식되고, 오늘날까지 지속되는 정치 모델(군주제, 과두제, 달콤한 민주주의)에 입각하여 다스려질 것이다. 만약 당신이 적성에 맞고 의향이 있다면, 수학이나 철학을 심도 있게 연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문화적 엘리시움에서도, 당신은 얼마 안 지나 몇 가지 누락 사항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엑스선과 자기공명영상장치, 가장 빠른 말보다도 빠른 여행, 백리향 내음 풍기는 지중해에서 벌어지는 세계적 이벤트를 생중계하는 동영상을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테니 말이다. 그중에서 가장 아쉬운 것은 오늘날 고도로 발달한 의학, 교통, 무선통신을 가능케 한 지식 생산 기계(앞으로 지식 기계라고 간략히 부르기로 한다)인데, 우리는 그것을 일컬어 현대과학이라고 한다. 인류사에서 문화의 발생은 수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지식 기계는 겨우 수백 년 전에 등장했다. 왜 그렇게 오래 걸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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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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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기계』는 그러한 암흑 속으로 과감히 뛰어들어, 얽히고설킨 채 대치하고 있는 과학적 방법에 대한 비전과 회의론 사이에서 한 줄기 빛을 비추기 위해 집필되었다. 나는 이 책에서 칼 포퍼(그는 올바른 기질을 지닌 사상가들이 사용하는 특정한 논리가 과학적 방법의 핵심이라고 믿었다)나 토머스 쿤(그는 특별한 종류의 사회조직이 과학의 힘을 좌우한다고 생각했다) 같은 철학자들과 옥신각신할 것이다. 또한 나는 ‘과학적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샤핀 같은 사회학자와 정면으로 충돌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나는 과학적 방법의 본질에 대한 내 자신의 견해를 피력할 것이다. 학자들이 방법론 대논쟁에 뛰어드는 이유는 차고 넘친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과학은 현대적 삶의 질에 필수적이므로, 설사 과학적 방법이 지루하고 평범한 것으로 밝혀진다 하더라도 반드시 규명하여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해 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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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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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말미에서, 나는 두 가지 큰 의문(철학적 의문과 역사적 의문)에 대한 답변을 제시할 것이다.

1. 과학은 어떻게 작동하며, 왜 그토록 효율적인가?
2. 과학은 왜 그렇게 늦게 등장했을까?

철학적 의문인 첫 번째 의문에 대해, 나는 “중요한 것은 철칙이다”라고 대답한다.
역사적 의문인 두 번째 의문에 대해, 나는 “과학이 인간의 의식에서 너무 오랫동안 배제된 것은 규칙의 비합리성 때문이다”라고 대답한다.

『지식 기계』의 상당 부분은 ‘철학적 의문과 역사적 의문을 해결하기 위한 과학의 지적·도덕적·사회적 구조 탐구’에 할애되었지만, 나는 이 책의 끝 부분에서 전통적 역사의 유혹에 굴복하여 ‘과학이 17세기 유럽에서 마침내 등장한 이유’와 ‘과학이 등장한 구체적 시기 및 장소’를 설명할 것이다. 다음으로, 나는 ‘철칙의 비합리성이 현대과학의 형태에 미친 영향’에 대해 논평하고, ‘지식 기계의 확산과 영향력으로부터 계속 이득을 보려면(그리고 지식 기계의 오남용 때문에 파괴된 지구에서 우리 자신을 구조하려면)그것을 어떻게 유지하고 심지어 향상시켜야 하는가?’라고 반문할 것이다.

『지식 기계』는 과학의 편에 서서 할 말이 많다. 이 책은 ‘진리의 발견’이라는 과학의 전설적인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근본주의자, 포스트모더니스트, 낭만주의자, 심령론자, 철학적 회의론)에 대항하여 과학적 탐구를 옹호한다. 나는 과학의 전설이 사실에 확고히 뿌리박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뒤집어 말하면, 이러한 논증과 설명은 지식 기계의 작동 방식이 얼마나 특이하고 종종 비인간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즉, 지식 기계는 불명료함, 편협함, 체계적 비합리성의 독특한 조합과 관련되는데, ‘그럼에도’가 아니라 ‘그 덕분에’ 성능을 발휘한다. 그러므로 인류가 그렇게 오랫동안 (발동만 걸리면 윙윙거리고 일련의 작은 폭발음을 내는) 지식 기계의 레버를 당기기를 주저한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

나의 이야기는 방법론 대논쟁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즉 20세기 과학철학의 양대산맥인 칼 포퍼와 토머스 쿤이 ‘과학의 지식 생산 능력의 배경에 깔린 메커니즘’에 대한 상반된 견해를 제시했을 때부터 시작된다. 두 사람의 노력은 모두 실패로 돌아가게 된다. 그러나 나는 철학적 잔해를 샅샅이 뒤짐으로써 더 나은 과학이론을 구축할 수 있는 토대를 발견할 것이다.

추천평

시, 철학, 법률 등과 비교해보면 근대과학의 출현은 한참 뒤처졌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과학의 영향력은 매우 크며, 어떤 학문보다 믿을만한 지식을 생산해낸다. 철학자들은 이를 가능케 한 특징을 과학의 고유한 방법에서 찾으려 했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들의 시도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포퍼가 제안한 반증의 방법도, 쿤의 패러다임과 과학혁명도 모든 이를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 『지식 기계』의 저자 마이클 스트레븐스는 그보다 느슨하지만, 근대과학이라는 게임의 규칙을 정의하는 하나의 방법을 제안한다. 바로 ‘설명의 철칙’이다. 과학도 인간의 활동이기에 본질적으로 주관성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공식적인 과학의 논증에서만큼은 과학자 개인의 인간적 면모, 종교나 철학, 미적인 특성을 모두 배제해야 하며, 오직 관찰과 실험에만 호소해야 한다는 무자비하고 비합리적인 ‘철칙’이 과학을 작동시킨다. 『지식 기계』는 경험적인 디테일에 강박적으로 몰입하는 이러한 규칙이 근대과학이 역사적으로 뒤늦게 도래한 이유인 동시에, 과학의 성공 이유임을 보여준다. 과학사의 풍부한 예시들과 철학자 특유의 날카로운 통찰로 근대과학의 핵심을 관통하는 『지식 기계』는 효과적인 지식 생산 기계인 과학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이해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 천현득 (서울대학교 과학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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