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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판을 내며 『뉴턴의 무정한 세계』는 가슴으로 읽는 과학책이다 7
시작하며 우리는 왜 과학을 어려워할까? 12 1부. 뉴턴의 무정한 세계 1. 무정 20 우리는 과연 무식하다 20 도대체 우리에게 과학은 무엇이었나? 27 2. 기계, 인간의 척도가 되다 33 제국주의자들의 멸시와 조롱 37 사회진화론을 읽다 43 3. 근대과학의 핵심은 무엇인가? 49 갈릴레오, 살아남은 자의 아픔 55 천문학의 혁명에서 역학의 혁명으로 67 4. 우리는 뉴턴주의자다 73 프리즘을 든 고요한 얼굴의 뉴턴 75 사람은 사과와 함께 떨어지고, 사과와 함께 일어섰다 80 과학과 계몽주의, 모든 것이 밝아졌다 89 우리는 과학주의에 부당하게 상처 입었다 93 2부. 다윈의 잔인한 표본실 1. 표본실의 청개구리 102 오장을 빼앗긴 개구리는 진저리를 치며 102 번역, 의도적인 오역 105 2. 잃어버린 고리를 찾아서 112 인간이 되기를 성공적으로 이룬 원숭이 121 3. 악마의 사도, 찰스 다윈 130 나의 삶은 서서히 진화해 왔다 133 생명의 나무를 그리다 141 4. 『종의 기원』, 종교와 철학을 뒤엎다 152 인간의 기원에 한 줄기 빛이 비칠 것이다 158 자연에는 목적이 없다 167 3부. 에디슨의 빛과 그림자 1. 소설가 구보씨의 하루 178 전차 안에서 178 전기는 밥이나 물과 같은 필수품이다 183 2. 노동자 과학자, 패러데이 189 힘의 선이 공간에 펼쳐져 있다 194 맥스웰, 방정식으로 전자기파를 나타내다 198 3. 에디슨은 발명왕인가, 사기꾼인가? 203 전자기학, 과학과 기술을 융합시키다 202 거대한 전기 기술시스템을 건설한 멘로파크의 귀재 209 전류전쟁과 전기사형의자 214 4. 공장의 기계는 우리의 피로 돌고 223 과학 연구는 다른 민족에게 맡기고 그 성과만 조선에 이식하겠는가! 231 4부. 아인슈타인의 휘어진 시공간 1. 날개 244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 244 건축무한육면각체 253 오감도 257 2. 아인슈타인의 휘어진 시공간 262 원자를 눈으로 보기 262 빛줄기와 함께 달리기 267 E=mc2과 중력, 그리고 우주 269 불확정성 276 3. 일본 노벨상의 주역, 유카와 281 일본의 물리학이 세계적 수준에 오르기까지 283 보이지 않는 것의 발견 294 4. 한 번만 더 날아보자꾸나 300 마치며 310 주 3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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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출판사에 초고를 넘긴 날, 나는 잠들지 못했다. 『뉴턴의 무정한 세계』라는 책 제목부터 설명하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것투성이였다. 처음 이 책을 구상할 때 한국 과학사와 서양 과학사를 균형 있게 배분해서 설명하려는 생각이 얼마나 무리수였는지, 원고를 쓰기 시작한 순간부터 좌절감이 밀려왔었다. 화려한 서양 과학사에 비해 한국 과학사는 초라하기 그지없고, 식민지 역사를 들춰내는 것은 아픈 상처를 다시 건드리는 불편한 일이었다.
밤새 나는 책에 나오는 인물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보았다. 뉴턴, 갈릴레오, 이광수, 염상섭, 패러데이, 에디슨, 박태원, 다윈, 이상, 유카와, 아인슈타인, 김용관…. 서양의 위대한 과학자들 사이에 한국인의 이름을 넣는 일을 마치 나의 소임인 것처럼 여기며 글을 썼다. 무조건 이상과 김용관을 내 책에 등장시켜야겠다는 생각으로 원고를 마칠 수 있었다. 이런 기억들을 떠올리며 출간을 앞둔 불안감을 잠재웠던 것 같다. 『뉴턴의 무정한 세계』는 가슴으로 읽는 과학책이다. 나는 지난 과거를 기억하고 서술하는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국 과학사를 중심에 놓고, 유럽의 과학사를 우리의 주변부로 상대화시켰다. 과학기술은 우리 삶의 문제이고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이니까. 지난날의 불행과 고통을 잊지 말고 오늘날 우리가 처한 현실을 직시하자는 뜻에서였다. 왜 과학을 공부하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역사와 시대적 배경을 떼어 놓고 설명할 수 없다. 과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바로 우리 삶의 터전을 바꾸는 일이기 때문이다. 책이 나온 후 한 강연장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다. “선진국 등 외국의 과학기술과 비교해서 한국 과학기술의 장점이 무엇입니까?” 나는 그 자리에서 주저하지 않고 “우리가 가진 아픈 역사가 장점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식민지 지배는 부끄러워하고 감춰야 할 역사가 아니라 우리의 성장에 자양분이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 이상은 아픈 역사의 주인공이다. 『뉴턴의 무정한 세계』를 읽은 독자들은 모두 이상의 이야기에 공감한다. 그리고 이상과 일본의 유카와 히데키(湯川秀樹, 1907~1981)를 어떻게 비교해서 쓰게 되었냐고 묻는다. 모든 일이 우연히 일어난 사건이었다. 어느 날 유카와가 27세에 중간자를 발견했다는 대목을 읽다가 불현듯 27세를 앞두고 죽은 이상이 떠올랐다. 이상은 일제의 강제병합이 있었던 1910년에 태어났는데, 유카와는 그보다 3년 일찍 1907년에 태어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극적으로 다른 두 천재의 인생에 감전된 나는 이상과 유카와의 삶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이상의 시에는 선, 삼각형, 원, 평면, 입체, 유클리드 기하학, 속도, 좌표, 광속, 해부 등과 같은 근대과학의 용어가 나온다. 예컨대 「선에 관한 각서」 연작시는 숫자와 도형, 기호가 어지럽게 나열되어 있다. “제1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2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오감도」의 구절이다. 무서운 아해와 무서워하는 아해를 반복하는 구절은 기괴하기 짝이 없다. 독자들이 이상의 시를 이해하지 못하고 불쾌하게 느낀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상의 시가 우리에게 알려 주는 것이 있다. 서양의 근대과학은 지배자의 언어였다는 것. 거의 이해할 수 없고 쉽게 다가갈 수도 없으며, 우리 삶과 겉돌고 군림하는 언어였다. 입장을 바꿔서 서양인들이 한국의 전통과학을 배운다고 가정해 보자. 유럽인들이 기와 음양오행의 자연관으로 처음 과학을 접하고, 한자어로 쓰인 문헌을 보았을 때 심정이 어떠했을까? 아마 한자의 조합과 나열은 외계 암호로 보였을 테고, 무슨 뜻인지 전혀 이해할 수 없어서 답답했을 것이다. 바로 이러한 심정을 이상은 자신의 언어로 풀어서 시로 쓴 것이다. 참혹하고 절망스러운 내면 세계가 추상적인 기하학과 과학적 언어로 표현되었다. 아직도 과학은 우리에게 진입장벽이 높다. 많은 사람들이 중고등학교 때에 수학과 과학을 포기했다는 말을 종종 한다. 그건 우리의 잘못이 아니었다. 『뉴턴의 무정한 세계』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우리가 경험한 과학 자체에 문제가 있음을 드러내려고 했다. 그리고 과학의 개념을 최대한 친절하게 설명하기 위해 노력했다. 과학책이 더 이상 외계어로 쓰인 책이 아닌, 앎의 기쁨이 될 수 있도록 말이다. 개정판을 내면서 이 책을 처음 쓰기 시작했던 때로 돌아가 보았다. 계약서를 쓴 해가 2009년이었고, 탈고하기까지 족히 3, 4년이 걸렸다. 세 번 이상 전체 원고를 뒤엎어 다시 쓰면서 겨우 탈고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지난 10여 년 동안 내 작가 인생에 많은 일이 있었고 그만큼 세월이 쌓여가고 있지만 이 책을 쓰던 시절에 가졌던 비장함과 진지함을 내려놓지 않으려 한다. 과학을 좋아하는 젊은 세대들이 우리 역사에도 관심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다시 책을 선보이게 되었다. 앞으로 한국 과학의 역사를 새롭게 써 내려갈 독자들에게 희망을 걸어 본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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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역학에서 천문학, 생물학, 전자기학, 양자역학까지
뉴턴과 갈릴레오, 다윈, 패러데이와 에디슨, 아인슈타인이 발견한 새로운 세계를 우리의 눈으로 다시 본다 우리 민족과 과학의 잘못된 만남 본디 과학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와 우리 자신에 대해 알려주는 학문이다. 하지만 과학이 생산된 역사적 맥락을 경험하지 못한 우리에게 과학은 먼 나라 이야기처럼 생소한 이야기였다. 서양에서 발견된 과학기술은 전쟁과 군사기술이라는 형태로 세계로 전파되었고, 동아시아의 서양이 되고 싶었던 일본은 과학기술을 통해 식민지 조선으로부터 군사적·경제적 이득을 취하고자 했다. 1901년 한국에 대한 통치권을 얻은 일본은 독점적으로 근대 과학기술을 도입해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했다. 한국 내에서는 기본적인 과학기술도 제대로 가르치지 않다가, 군사적 필요에 의해 식민지 조선인들을 활용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근대적인 과학기술을 배우게 하기 위해 일본으로 유학을 보냈다. 한국인 과학자들은 원치 않게 일본의 과학기술 발전에 크게 기여하게 된다. 식민지 시대 문학에 비추어보는 과학사 이 책은 한국 과학사와 서양 과학사를 교차시키는 새로운 시도를 했다. 먼저, 우리 역사에서 과학과 관련된 이야기를 찾았다. 이광수, 염상섭, 박태원, 이상 등의 문학 작품에 비춰진 식민 지배 상황을 모티브로 삼아 과학기술이 이러한 역사 상황과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 주었다. 그다음으로 서양 과학사를 낯설게 보기 시작했다. 이 책에서 다루는 과학의 내용은 과학사에서 누구나 꼭 알아야 할 것들이다. 뉴턴과 갈릴레오, 다윈, 에디슨, 패러데이, 아인슈타인 등이 발견한 과학의 성취와 그 짜릿한 열매들은 세상을 바꾸었다. 미지의 세계는 앎의 장으로 변모했다. 한국 과학사와 서양 과학사를 교차시킨 것은 우리의 관점을 가지고 과학의 핵심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다. 식민지 역사라는 어두운 과거를 들춰내는 것은 고통스럽지만, 과학도 결국 우리 삶의 문제였음을 역사가 말해 주고 있다. 뉴턴과 다윈의 과학을 알아야 하는 이유를 다름 아닌 우리 역사에서 찾아낸 것이다. 지배의 언어에서 해방의 언어로, 삶을 위한 과학으로 가슴으로 읽는 과학책 과학은 실재하는 세계를 설명하며 세계의 이치를 파악하게 하는 언어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과학을 지식의 측면으로만 접근하고 있다. 이제 우리가 과학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생긴 문화적 열등감과 아픈 상처를 되살피고, 지식을 위한 과학이 아닌 삶을 바꾸는 과학을 만나보자. 이 책을 읽은 후, 우리는 과학을 ‘느끼게’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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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턴의 무정한 세계』는 우리가 과학을, 과학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하나의 기준과 방법을 제시한다. 과학 이론을 이해하려는 노력 못지않게 역사와 사회에 관한 관점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뉴턴에서 이광수의『무정』을, 다윈의 진화론에서 염상섭의「표본실의 청개구리」를, 아인슈타인에서 이상의「날개」와 같은 시를 읽어내지 못한다면 우리가 과학책을 교양서로 읽을 이유가 무엇이냐고 책은 반문한다. 결국, 과학책은 우주와 역사와 인간에 관한 고찰과 탐구이기 때문이다. - 브런치 “책방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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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높게 평가하고 싶은 것은 작가가 온전한 자신의 언어로 과학사를 서술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학의 역사뿐만 아니라 과학의 내용에 대한 서술이 정확하면서도 이를 자기 고유의 언어로 풀어낸다는 느낌이 들었다. - 티스토리 블로그 “성실한 과학철학 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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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구성은 독특하다. 소설 속 한 장면이 제시되고 소설의 배경, 혹은 작가의 삶을 통해 과학과 우리 과학사를 재구성해서 알려 준다. 우리의 근대과학이 얼마나 불평등하게 출발했는지가 보이고 소설 작품들도 다르게 보인다. 덤으로 이 책을 읽으면 과학에 정이 없던 사람도 과학에 정이 간다. 갈릴레오의 살아남은 자의 아픔은 감동을 주고, 아인슈타인의 휘어진 공간은 신기하게도 나에게 환희를 남겼다. 한편 이 책은 가슴 아프고 분노하고 울컥하게 한다. 과학기술에 짓밟힌 조선인의 눈물, 조선인 과학기술자의 삶, 합성섬유 비날론을 개발하고도 밤새도록 통곡한 리승기,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 이상. “이 책을 통해 과학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 감정적으로 느끼지 않고 무엇인가를 배울 수는 없다. (중략) 역사적 사실과 과학적 사실은 상식적 차원에 머물러 있는 우리의 생각을 바꾸고 세계를 바꿀 것이다.” (311~314쪽)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을 읽어야 하지 않을까. - 나진영 (학이사독서아카데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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