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이병률의 다른 상품
|
“오래 전하지 못한 안부를 묻습니다”
『바다는 잘 있습니다』는 감각과 감정의 날을 최대치로 벼려낸 언어들로 가득하다. 시인은 믿음에서 비롯한 사람의 자리를 묻고 또 묻는 일, 어쩌면 사랑과 가까워지는 일에 힘을 기울인다. “그의 시는 대단한 결기로 포장되어 있지도 않고 냉소나 환멸로 손쉽게 치환되어 있지도 않으며, 그래도 그럭저럭 살 만하지 않으냐 눙치려 들지도 않는다. 낙담의 자리에서 지탱하려고 힘을 모으는, 은은하고도 든든한 모습으로 그는 서 있다”(시인 김소연). “옮겨놓은 것으로부터/이토록 나를 옮겨놓을 수 있다”(「여행」)는 이병률 시작(詩作)의 비밀은 결국 “거기 사람이 있기 때문”(「사람이 온다」)으로, “누군가를 스스로에게 연결 짓지 않으면 안 될 거라는” 걸 매 순간 깨우치며 “지탱하려고 지탱하려고 감정은 한 방향으로 돌고 도는 것으로 스스로의 힘을 모은다”(「생활이라는 감정의 궤도」). 우리는 안 괜찮으면서 괜찮다고 말합니다. 당신은 혼자를 핑계로 혼자만이 늘릴 수 있는 힘에 대해 모른 척합니다. 누구든 한쪽으로 치우칠 수 있겠지만 당신만은, 방에서 나와 더 절망하기를 바랍니다. 오래 전하지 못한 안부를 전합니다. 바다는 잘 있습니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503번째 이병률 시집 『바다는 잘 있습니다』의 제목은 시인이 쓴 뒤표지글에서 왔다. 이번 리커버 한정판에서는 “오래 전하지 못한 안부를 전합니다” 한 줄만 남겨놓은 채, 시집 표지의 이미지로 남았다. 하늘의 색을 그대로 머금고 있는 바다. 그 잔잔한 물결은 잘 지낸다는 안부처럼 보이지만, 저 깊이를 알 수 없는 심해와 거리를 가늠할 수 없는 푸른 수평선의 심연은 보는 이에 따라 다른 이야기를 전할는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