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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프롤로그
8 금속을 끌어당기는 몸속의 자석 14 환상의 스테레오 카메라, 킬피트 20 카메라 에너지와 심장 26 카메라를 갖고 싶은 이유 32 중고카메라 종합병원 38 카메라 취향의 변화 44 재질감이 뛰어난 금속 카메라 50 모든 권력을 중고카메라에 56 니콘군 체험 입대 62 중고카메라 바이러스 68 영국에 가져갈 카메라 74 국제 무대에 선 중고카메라 80 나는 카메라 오타쿠가 아니었다 86 우연한 만남, 탑콘 35-S 92 렌즈와 마주치는 순간 98 위험한 라이카 바이러스, 외장 파인더 104 목측식 카메라, 벨타 110 핫셀블라드 두 대로 찍은 사진 116 비상용 AF 카메라, 캐논 EOS RT 122 정계 재편과 라이츠 미놀타 128 짓조 삼각대 바이러스 134 소설 [라이카동맹] 140 콘탁스 G1의 탄생 146 어른의 창, RF 카메라 152 유머가 필요한 카메라 바이러스 158 금속 바이러스, 몽블랑 146BB 164 훌륭한 사진작가였던 젊은 시절 170 병 치유와 증상 176 오른눈잡이용 콘탁스 G1 182 잉크는 필름이다 188 니콘 S 스무 대가 숨어 있는 곳 194 베를린의 중고카메라 200 신제품의 역습, 후지 GA645 206 캔맥주여 안녕 212 여성이라는 새로운 바이러스 환자 218 통한다는 느낌 224 에필로그 226 문호 괴테가 애용한 라이카와 문호 겐페이가 애용한 라이카 - 해설을 대신해 |
Genpei Akasegawa,あかせがわ げんぺい,赤瀨川 原平,필명 : 오쓰지 가쓰히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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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이 식지 않는 클래식카메라의 인기, 그 정체는?
한 유령이 세상을 떠돌고 있다. 바로 ‘클래식카메라’라는 유령이다. 지금의 사진기라면 디지털인 것이 당연하다. 귀찮게 필름을 갈아 끼울 필요도 없고, 메모리카드만 있다면 수천 장의 사진을 하루 만에 찍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대충 찍어도 그중 잘 나온 것을 골라내면 그만이다. 하지만 그런 세태에 ‘무언가 잘못되었다’며 아쉬워하는 이들이 있다. 셔터를 누를 때마다 카운터를 확인하며 한 장 한 장 공들여 사진을 찍던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유행에 밝은 기업들조차도 외형이나마 옛 카메라를 그대로 재현한 카메라를 시장에 내놓고 있는 것을 보면, 그런 정서가 그저 몇몇 사람들의 ‘옛날이 좋았지’라는 식의 푸념도 아닌 모양이다. 대체 어떤 매력을 품고 있기에 사람들은 아직도 클래식카메라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나의 클래식카메라 탐닉》은 그런 의문에 대한 답을 던져줄 책이다. 문학가 겸 예술가 겸 카메라 마니아? 현용 지폐를 그대로 인쇄한 포장지, 그것도 예술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나의 클래식카메라 탐닉》의 지은이인 아카세가와 겐페이가 저지른 일이다. ‘오늘의 예술은 무엇인가’란 질문에 대해 40여 년 전, 30살의 젊은 예술가였던 그가 던진 답 중 하나였다. 결국 이 일로 기소된 아카세가와는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후로 아카세가와는 오쓰지 가쓰히코라는 필명으로 은근슬쩍 문학 쪽으로도 발을 걸치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게 웬걸, 1981년에는 나오키상과 더불어 일본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으로 통하는 아쿠타가와상을 받는다. 이처럼 독특한 이력을 소유한 아카세가와 겐페이지만, 스스로 특히 강조하는 정체성이 있다. 바로 클래식카메라 애호가란 것. 결국 클래식카메라에 대한 책도 여럿 쓰고 말았다. 무서운 난치병 ‘카메라 바이러스’, 그 처절한 투병기 《나의 클래식카메라 탐닉》은 아카세가와 겐페이가 자신의 클래식카메라 취미에 대해 가장 적나라하게 쓴 책이다. 일본의 카메라 잡지 〈니혼카메라〉에 3년간 연재된 글을 모은 이 책에서 아카세가와는 자신의 동지들에게 자신의 취미에 대해 그야말로 무엇 하나 숨기지 않고 털어놓았다. 이 책은 아카세가와의 표현을 빌자면, ‘카메라 바이러스’ 감염자의 투병기이다. 중증의 환자인 지은이에게 카메라 관련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일부러 영국까지 가는 것은 기본이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어느새 열 개가 넘는 삼각대를 늘어놓고 있다. 심지어는 ‘카메라당(黨)’이 정권을 장악하는 망상을 여러 쪽에 걸쳐 자세히도 풀어놓는다. 조심하라. 엉뚱하게, 때로는 진지하게 써내려간 이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옛 카메라를 찾아 서랍과 장롱을 뒤지고 있을지 모르니까. 불편함 + 정직함 = 클래식카메라의 매력 물론 지은이가 모든 카메라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그가 좋아하는 카메라는 클래식카메라, 즉 기계식이어야 한다. 필름을 쓰는 카메라인 것은 당연하고, 깊게 눌리는 맛이 있는 버튼 그리고 딸깍거리며 돌아가는 클릭이 없으면 안 된다. 또한 플라스틱이 아닌 금속 재질이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조건이 하나 더 있다. 실제로 사진을 찍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이미 평범한 사람들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매커니즘으로 움직이는 디지털카메라에 비해, 찍을 때는 약간 불편하더라도 직접 그 작동 과정을 이해하고 느낄 수 있다는 데 클래식카메라의 매력이 있다. 지은이의 글을 빌자면 지금은 개발과 혁명의 논리가 저무는 ‘재검토의 시대’이고, 구닥다리처럼 보였던 금속제 기계 카메라들 역시 그 고유한 정직함과 느긋함 덕분에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이건 카메라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사회를 휩쓸고 있는 복고 열풍을 설명할 하나의 단서일지도 모른다. 융통성 있는 ‘금속’원리주의자 부제인 ‘금속인류학 입문’이라는 말에 걸맞게, 지은이는 금속이 사라져가는 세상이 영 못마땅하다. 효도를 하려고 보니 부모님이 없는 격이라며, 플라스틱으로 된 신제품 카메라들에는 아무래도 눈길이 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금속에 대한 애호는 카메라에 그치지 않는다. 펜촉이 금속인 만년필도 사정거리에 집어넣는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금속이 아니면 안 돼’라는 식의 고지식한 원리주의자도 아니다. 특히 맥주는 캔맥주가 아닌 병맥주, 그것도 냉장고에서 꺼내둔 지 20분 정도 지난 것이 제일이라고 말한다. 결국 아카세가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언가를 가장 만족스럽게 즐기는 그 자체가 아닐까. 금속이 잘 어울리는 사물들이 유독 많을 뿐. 《나의 클래식카메라 탐닉》에는 온갖 것들의 미묘한 ‘손맛’에 대한 섬세한 표현들이 가득하다. 세밀화와 함께 즐기는 카메라의 향연 카메라에 대한 책이니, 당연히 지은이를 거쳐 간 카메라들에 대한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나의 클래식카메라 탐닉》에 등장하는 카메라는 몇 개인지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클래식카메라 애호가들에겐 거의 복음처럼 느껴질 이름인 라이카와 롤라이는 물론 니콘, 캐논, 펜탁스, 핫셀블라드 등 비교적 익숙한 브랜드들 그리고 다소 생소할지 모를 안스코, 컨트라, 포익틀렌더, 벨타까지. 그저 무미건조하게 카메라의 성능이나 역사에 대해 설명하지 않는다. 카메라들에 얽힌 자신의 기억, 실제로 사용하면서 떠올린 이런저런 생각들을 특유의 발랄한 문체로 써 내렸다. 냉전의 기억이 가시지 않은 베를린에서 발견한 조르키, 원고 마감을 앞둔 어느 날 옛 제자가 갑자기 들고 온 탑콘 등등. 게다가 지은이는 등장하는 카메라마다 모두 깊은 애정을 담아 직접 그려 책에 실었다. 30여 장의 카메라 그림이 실린 ‘카메라 세밀화 도록’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