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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가 아닌 한 사람으로 선다는 것
강혜정의 첫 에세이. 톡톡 써낸 것처럼 자신 그대로가 담긴 글이 담긴 이 책에는 직접 찍은 사진들도 담겼다. 요동치는 그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외롭다가도, 한없이 다정하고 익숙하다. 자신의 새장을 열고 나와 한 사람으로 날고자 하는 그에게서 나를 발견하게 되는 책.
2023.08.22.
에세이 PD 이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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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 제주공항에서 만난 연예인
14 … 착한 질병 16 … 인피니트 스크롤 18 … 그 사람 믿지 마 22 … 투자의 가치 30 … 참 싫어 32 … 스타트라인 36 … 사이드미러 42 … 화병 46 … 카카오톡 48 … 일탈 이탈 52 … 기분에 좌지우지되지 마라 58 … 신호 대기중 60 … 퍼프 대디에 대한 음모론 64 … 비합리적 교육 66 … 흉터 70 … 식탐 74 … 생일 76 … 그런 날 80 … 나는 84 … ‘제발’ 소멸 예정 포인트 …88 내 옆에 있어줘 …90 수수부꾸미 … 94 인기 … 98 넥스트 … 100 작용과 반작용(Action & Reaction) … 104 Please answer me … 106 재미없는 사람 …1 10 강박적인 그 남자의 퇴근길 …112 6:00 a.m. Fri. … 116 데카르트의 물음표 … 118 Knock Knock … 122 센 놈 …126 그 겨울 …132 뭉텅이 … 136 지옥으로부터의 편지 … 138 긍정과 부정에 대한 단면 …144 잔혹동화 … 148 당신의 라임오렌지나무 … 154 알레르기 … 160 미각이 좋으시네요 … 164 170 … 괴물 174 … Yes or No 178 … 테이크아웃 미 182 … 그 선배가 말했다 188 … 그녀가 말했다 194 … 울고 있었다 202 … 바이바이 204 … 유형 테스트 208 … 미완성 212 … 그래도 괜찮다 216 … 강아지풀 224 … 아무도 226 … 내 친구 230 … 魔(마) 242 … 나무늘보 250 …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262 … 봄 꽃 길 266 … 말이 이끄는 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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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파도를 뚫고 어부는 그물을 친다. 그물이 닿는 곳에 부유하던 물고기들은 건져진 순간 물 밖에서도 살아 숨 쉴 것처럼 펄떡거리며 존재감을 과시한다. 우리가 돌보는 스트레스는 딱 눈에 보이는 거기까지인 것 같다. 바위틈에 숨어 있는 것들을 잊고, 어둠 속 심해어가 몸집이 커지는 동안에도 모르고 살다, 그것들이 조금씩 움직일 때 몸에 갑작스러운 큰 파장이 인다. 더 세심하고 깊이 있게 나를 돌아보는 순간에 비로소 건강한 삶을 찾게 되지 않을까 싶다.
---「화병」중에서 물론 일련의 사건으로 이 구역의 사운드트랙은 계속되지 못했다. 주택가에 울려퍼지던 노랫소리는 누군가에게 그저 소음이었겠지만 분명 다른 누군가에겐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마주친 첫사랑과도 같은 시간이었을 것이다. 나의 일탈은 ‘이탈’을 지향했다. 지극히 혼자만의 것도 아니었고 바르지도 않았고 예의를 벗어나기도 했지만 적잖이 항생제 같은 녀석이었다. 습관처럼 기록하고, 공유가 낙이며, 저장 용량도 넘쳐나는 이 현실에선 예전만큼 쉬운 일이 아니지만 나는 이런 괴짜스러운 일탈이 여전히 고프다. ---「일탈 이탈」중에서 가능성 ‘1’을 포함한 이야기는 가능성 ‘10’을 만들고 누군가의 입방아에 의해 고개가 끄떡여지는 순간 ‘100’이라는 확신으로 점화된다. … 재투성이가 된 우리는 다시 일어서기 위해 두려움을 털어내는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는 쉽게 무너지지 않을 자리에 오를 각오로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 한다. 그 최선이 다음 도약이 되는 순간 우리는 더 강하게 일어날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의 라이프 리스트에 꼭 끼어 언제까지고 사랑받게 될 것이다. 그 사람, 퍼프 대디처럼 말이다. ---「퍼프 대디에 대한 음모론」중에서 내 마음이 그녀를 다독이고 있었고 그 바람이 통했는지 그녀는 꾹꾹 눌러 담은 감정 한 톨 한 톨을 참 아련하게 들려주는 그런 무대를 선물했다. 내게 그 5분은 그리도 강했고 “잊지 못해. 너를. 있잖아”로 시작하던 그날의 멜로디는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제발’」중에서 동그란 바늘구멍으로 보풀이 이는 실이 꿰어지고, 그것으로 꿰맨 자국을 보고 있자니 이건 개성이 아닌 그저 결핍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홍콩 영화를 즐겨보고 무림의 아이들처럼 강해지고 싶어하는 작은 동네의 시라소니. 여자아이들 특유의 소녀다움을 손사래 치며 거부하고 톰보이라는 명찰을 학생회장 배지라도 되는 것처럼 든든하게 여기던 아주 작은 소녀. 아니야, 아니다. 사실은 순정만화를 즐겨보고 디즈니 프린세스가 되고 싶었던 보통의 소녀. 취향을 감추고 살던 귀여운 거짓말쟁이. 문득 나 자신에게 애처로운 마음이 들었다. ---「센 놈」중에서 그나저나 일단은 머리를 좀 자르고 싶다. 어디로 갈까나. 마땅한 목적지도 없고 이렇다 할 정보도 없다. 이것마저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래, 괜찮았다.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 하더라도, 아무것도 정해질 것 또한 없다 하더라도 다 괜찮다. 매번 나를 몰아세우고 있는 나로부터 잠시나마 벗어나는 것이 필요하다. 괜찮다, 그래도 괜찮다. ---「그래도 괜찮다」중에서 여전히 칭찬은 나를 어렵게 한다. 그렇지만 처절하게 고독했던 순간을 양분삼아 괴로워하고 기뻐하며 세상에 내어놓은 것들이 여전히 관심 있게 보이고 좋게 평가받는 것에는 감사함과 감격이 차오른다. 시간을 거슬러왔어도 제대로 봐주고 있다는 생각에 명치 위쪽이 뜨끈하다. 등짝이 따가워도 말이 곱지 않아도 그것이 최고의 칭찬일 수 있는 매우 특별한 기회를 움켜쥔 것, 그때 뽑은 강아지풀이 억세 아직 손에서 놓지 못했다는 것에 복잡한 미묘함을 느끼지만… 나로 산다는 것 그리고 그들 혹은 그것으로 산다는 것, 이 모든 게 사실은 나에게 화해를 청하고 있는 건 아닌지…. ---「강아지풀」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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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에서 파도처럼 오가는 외로움과
비처럼 흐르는 다정함에 대해 『반은 미치고 반은 행복했으면』을 읽는 과정은 마치 파도를 타는 것과 같다. 어느 글은 시나 노랫말 같고 어느 글은 소설처럼 느껴지는데, 이토록 변화무쌍하게 요동치는 글은 읽는 내내 하나의 큰 흐름으로 독자에게 밀려들기에 독자들은 그 파동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그것은 어쩌면 날것에 가까운 체험이라, 미디어로 알고 있던 ‘배우 강혜정’을 떠올리며 마주하면 꽤나 낯설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날이 서슬 퍼런 사람들에게 상처받더라도 기꺼이 손을 내미는 저자의 다정함은 위태롭게 사랑스럽고, 끝내 사람에게 다가가고픈 그의 외로움은 어딘지 모르게 익숙할 것이다. ‘저는 미칠 것 같은 이 세상을 이렇게 살아내고 있어요. 당신은 어떤가요?’라고 묻는 『반은 미치고 반은 행복했으면』에서 우리는 수많은 나와 만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안정감을 찾아 무더운 바깥을 뛰어다니던 시간은 누구에게나 있다. 아무런 꾸밈없이 표현된 저자의 글은 독자들의 마음속을 마구 휘저을 것이고, 뙤약볕에서 제 자리를 찾고자 흘려온 땀을 기억한다면 더욱 가슴에 와 닿을 문장들로 가득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