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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당신과 이혼한 나를 칭찬합니다
·한 달만 집 구할 시간을 줘 9 ·그 여름, 홀로 둥지를 만들다 14 ·그 여자에게 복수하고 싶었던 이유 18 ·지옥 같았던 신혼집 27 ·남편의 처벌을 원하지 않습니다 33 ·먼저 갈게요 형님 43 ·아내, 며느리 명찰 반납합니다 51 Part 2. 싱글맘 인생 시작 ·쓰레기장에서 남자 신발을 주워온 이유 59 ·익숙함을 뒤로 하고 떠나기로 했다 65 ·싱글맘, 섬으로 가다 69 ·홀로서기를 위한 준비 75 ·가끔 넘어지더라도 80 ·1,125일간의 섬 생활 87 ·이제는 정말 이혼이야 96 ·남편의 흥정 100 Part 3. 묵묵히 견뎌야 하는 시간이 있다 ·이혼 신고하러 왔는데요 111 ·전남편의 재혼 116 ·영정사진을 찍다 126 ·이혼했지만 때로는 가족입니다 130 ·엄마 힘든 건 알겠어, 그런데 어쩌라고? 134 ·엄마가 보고 싶은 날에는 고등어를 먹는다 138 ·친정에 자주 못 가는 이유 141 ·아이의 반성문 151 ·싱글맘이 딸을 키울 때 157 ·엄마지만 여전히 육아 초보입니다 161 Part 4. 더 이상 가난하게 살지 않겠다 ·되찾은 나의 암 보험금 171 ·이혼했지만 가난하게 살고 싶진 않습니다 181 ·이혼 후 처음으로 내 집에 살다 189 ·월급만으로 아이들을 키울 수 있을까? 199 ·엄마도 이제 고3처럼 공부할 거야 204 ·서투른 부동산 공부 209 ·달동네 세입자, 다주택자 되다 213 ·부동산에 우리 집을 내놓았다 217 ·이혼 후 10년 223 ·엄마의 퇴직 228 ·엄마 이제 조금 쉬어도 될까? 236 ·에필로그 2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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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웠던 결혼생활과 지금 내 모습을 떠올렸다. 이것저것 따져보지도 않고 사람 하나만 보고 올렸던 결혼식, 내가 선택한 사람에 대해 그 어떤 반대도 하지 않으셨던 엄마. 복잡한 감정이 밀려왔다.
--- p.16 사실 증거까지 잡을 생각은 없었다. 그래서 메시지를 캡처해두지도 않았다. 나 혼자 써 내려간 소설이길 바랐다. 남자 이름으로 저장된 그 번호도, ‘사랑한다’, ‘보고 싶다’, ‘오래 못 봐서 아쉬웠다’는 그 문자도, 종종 집 앞으로 남편을 태우러 왔던 모르는 차도 다 사실이 아니길 바랐다. --- p.20 동네도 낯설고 마음도 불안했다. 어린 딸만 둘인 내게 치안은 가장 큰 걱정이었다. 작은 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동네, 그것도 우리는 1층에 살아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 창문도 몇 번 흔들면 열릴 듯이 불안하기 짝이 없는 모습이었다. --- pp.62~63 저녁 8시가 되기도 전에 불이 다 꺼지는 섬에서는 밤이 참 길었다. 아이들은 9시만 되면 자는 습관을 들였다. 많이 자면 더 빨리 커서 이 상황을, 엄마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까? 그럼 내가 덜 미안해할 수 있을까? --- p.88 경매를 위해 법원에 다녀오면 꼬박 하루가 쓰였다. 다시 물건을 조사하고 법원에 가서 입찰했지만, 또 빈손으로 법원을 나오게 됐다. 매주 휴가를 내면서 법원을 다닐 수도 없고, 직장을 그만둘 수도 없었다. 밤마다 경매 사이트에서 물건을 검색하고, 수시로 경매 카페에 들어갔다. --- p.184 아파트 단지를 돌다 보면 우리 아이들과 또래인 학생들을 많이 보게 됐다. 엄마와 손잡고 떡볶이 가게로 들어가는 아이, 아빠랑 배드민턴을 치는 아이가 보였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주말과 휴가 기간 대부분 집을 비우고 아이들을 혼자 뒀지만, 어떤 성과도 얻지 못한 내 모습에 속상해졌다. --- pp.211~2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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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했던 폭력의 나날에서
나라는 사람으로 이 세상에 홀로서기까지, 치열하고 혹독했던 성장의 기록 왜 나쁜 짓을 저지른 사람들은 떳떳하게 살고, 일상을 지키려던 사람들만 상처받을까? 처음 결혼생활을 시작했을 때는 알지 못했다. 남편이, 시댁 식구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무시와 폭언, 심지어는 폭력까지 저지른 남편과 그 가족들로부터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썼다. 아이들 손을 잡고 뛰쳐나오니 막막한 현실이 들이닥쳤다. 양육비 이야기를 꺼내려고 하면 그럴 바엔 아이들을 돌려보내라는 남편 덕에 달동네에서 서러운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세상이 좋아졌다지만, 싱글맘으로 사는 것은 여전히 힘에 부쳤다. 별거 후 보이지 않는 벽에 수없이 부딪혀왔다고 저자는 고백한다. 아이들을 데리고 외식하는 것도, 이웃과의 사소한 의견 차이로 다투는 것도 눈치 보이고 두렵기만 했다. 아무도 손가락질하지 않았지만, ‘모난 돌’로 보일까 끊임없이 검열하고 채찍질했다. 우리는 이 처절한 성장기를 통해 우리 사회의 빈틈을 발견한다. 평범한 하루가 누군가에겐 한없이 버거울 수 있음을 깨닫는다. “더 이상 가난하게 살지 않겠다” 돈 한 푼 없이 시작한 홀로서기, 그 끝에 맞이한 맑은 날! 직장생활을 오래 해왔지만, 재테크 지식이 전무했던 저자는 무자본으로 별거 생활을 시작한다. 보험 대출을 받아 마련한 단돈 3천만 원짜리 달동네 전셋집조차 귀하기만 했다. 그러나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그만큼 낯설고 낙후된 환경에 대한 불안감도 점점 커졌다. 처음엔 요령도 없이 무작정 허리띠를 졸라맸다. 남들은 하나씩 다 가졌다는 비싼 가방도, 번쩍번쩍한 새 차도 없지만, 바로 앞에 주차장이 있는 집에 살 수 있다면, 아이들이 조금이나마 불편함을 모르고 자란다면 뭐든 참을 수 있었다. 삶을 바꾸고자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시커먼 어둠 속을 달리기 시작했다. 밥 먹을 시간, 잠잘 시간을 쪼개 경제 신문을 읽고, 운전하는 짧은 시간에는 부동산 강의를 들었다. 운 좋게 서울에 소형 아파트 하나를 얻었지만, 내 것 같지 않았다. 채찍질은 계속됐다. 드라마도, 영화도 보지 않고 재테크 공부에 몰두했다. 경매를 공부하고, 휴가 기간에는 발이 다 터지도록 걷고 또 걸으며 임장을 다녔다. 그렇게 낡아빠진 다세대 주택에서 월세 아파트로, 또 자가 아파트로 한 계단씩 밟아 올라갔다. 저자는 마음이 무뎌질 때마다 이렇게 다짐한다. “더 이상 가난하게 살지 않겠다.” 속물 같아 보일지 몰라도 기댈 데 없는 저자의 삶에서 믿을 수 있는 건 그것뿐이었다. 이 책은 넘어질 용기가 없는 사람들의 길잡이다. 때로는 우리 앞에 닥친 일을 똑바로 바라보아야 한다. 휘청이며 여기저기 부딪히느라 멍투성이가 되는 것보다는 차라리 대차게 넘어진 뒤 털고 일어나는 것이 낫다. 안타깝기만 했던 저자의 일상이 점점 제 방향을 찾는 것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위로와 더불어 동기 부여를 얻을 수 있다. 오뚝이처럼 일어나 다시 걷는 저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동안 외면했던 우리 자신도 응원할 수 있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