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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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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2

저니코스 카잔차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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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os Kazantzakis

현대 그리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20세기 문학의 구도자〉로 불리는 니코스 카잔자키스는 1883년 크레타 이라클리온에서 태어났다. 터키의 지배하에서 기독교인 박해 사건과 독립 전쟁을 겪으며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이런 경험으로부터 동서양 사이에 위치한 그리스의 역사적 사상적 특이성을 체감하고 이를 자유를 찾으려는 투쟁과 연결시킨다. 니코스 카잔자키스는 호메로스와 베르그송, 니체를 거쳐 부처, 조르바에 이르기까지 사상적 영향을 고루 받았다. 그리스의 민족 시인 호메로스에 뿌리를 둔 그는 1902년 아테네의 법과대학에 진학한 후 그리스 본토 순례를 떠났다. 이를 통해 그
현대 그리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20세기 문학의 구도자〉로 불리는 니코스 카잔자키스는 1883년 크레타 이라클리온에서 태어났다. 터키의 지배하에서 기독교인 박해 사건과 독립 전쟁을 겪으며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이런 경험으로부터 동서양 사이에 위치한 그리스의 역사적 사상적 특이성을 체감하고 이를 자유를 찾으려는 투쟁과 연결시킨다.

니코스 카잔자키스는 호메로스와 베르그송, 니체를 거쳐 부처, 조르바에 이르기까지 사상적 영향을 고루 받았다. 그리스의 민족 시인 호메로스에 뿌리를 둔 그는 1902년 아테네의 법과대학에 진학한 후 그리스 본토 순례를 떠났다. 이를 통해 그는 동서양 사이에 위치한 그리스의 역사적 업적은 자유를 찾으려는 투쟁임을 깨닫는다. 1908년 파리로 건너간 카잔자키스는, 경화된 메카니즘으로부터 자유로운 존재를 창출하려 한 앙리 베르그송과 '신은 죽었다'고 선언하며 신의 자리를 대체하고 '초인'으로서 완성될 것을 주장한 니체를 접하면서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투쟁적 인간상"을 부르짖었다. 또한 인식의 주체인 '나'와 인식의 객체인 세계를 하나로 아울러 절대 자유를 누리자는 불교의 사상은 그의 3단계 투쟁 중 마지막 단계를 성립시키는 데 큰 기여를 했다.

그의 오랜 영혼의 편력과 투쟁은 그리스 정교회와 교황청으로부터 노여움을 사게 되었고, 그의 대표작 『미칼레스 대장』,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 『그리스인 조르바』가 신성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파문당하기도 했지만, 그는 1951년, 56년 두 차례에 걸쳐 노벨 문학상 후보에 지명되는 등 세계적으로 그 문학성을 인정받았다. 다른 작품들로는 『오뒷세이아』, 『예수, 다시 십자가에 못박히다』, 『성 프란치스코』, 『영혼의 자서전』, 『동족 상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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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Yoon-ki,李潤基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탁월한 번역가 이윤기. 1947년 경북 군위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성장하였다. 중학교 2학년 때 학비를 위해서 도서관에서 일하게 되면서 책의 세계로 빠져들었고 인문학에 심취하게 되었다. 경북중학교, 성결교신학대 기독교학과를 수료하였다. 국군 나팔수로 있다가 베트남전에 참가하기도 했었다. 그리스·로마신화를 비롯해 오랫동안 번역가로 활동하면서 자신의 영역을 구축한 뒤 신화에 관한 저서를 내 크게 성공했다. 1976년 첫 번역서 『카라카스의 아침』을 펴냈고 그 이듬해 197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하얀 헬리콥터」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1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탁월한 번역가 이윤기. 1947년 경북 군위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성장하였다. 중학교 2학년 때 학비를 위해서 도서관에서 일하게 되면서 책의 세계로 빠져들었고 인문학에 심취하게 되었다. 경북중학교, 성결교신학대 기독교학과를 수료하였다. 국군 나팔수로 있다가 베트남전에 참가하기도 했었다. 그리스·로마신화를 비롯해 오랫동안 번역가로 활동하면서 자신의 영역을 구축한 뒤 신화에 관한 저서를 내 크게 성공했다.

1976년 첫 번역서 『카라카스의 아침』을 펴냈고 그 이듬해 197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하얀 헬리콥터」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1991년부터 1996년까지 미국 미시간주립대학교 종교학 초빙 연구원으로 재직했다. 번역을 생업으로 삼아 『장미의 이름』, 『푸코의 진자』, 『그리스인 조르바』, 『변신 이야기』 , 『신화의 힘』, 『세계 풍속사』등 200여 권의 책을 우리말로 옮기며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번역가로 자리매김했다. 2000년에 한국번역가상을 수상했다. 1999년 번역문학 연감 『미메시스』에서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이윤기는 한국 최고의 번역가로, 『장미의 이름』은 해방 이후 가장 번역이 잘 된 작품으로 선정됐다. 2000년 첫 권이 출간된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시리즈(전 5권)는 ‘21세기 문화 지형도를 바꾼 책’이라는 찬사와 함께 신화 열풍을 일으키며 200만 명 이상의 독자와 만났다.

번역과 동시에 작품활동도 이어갔다. 1994년 장편소설 『하늘의 문』을 출간하며 문단으로 돌아온 그는 중단편과 장편을 가리지 않고 활발한 창작 활동을 했다. 1998년 중편소설 「숨은 그림 찾기」로 동인문학상을, 2000년 소설집 『두물머리』로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그의 소설은 풍부한 교양과 적절한 유머, 지혜와 교훈을 두루 갖추고 있어 ‘어른의 소설’ 또는 ‘지성의 소설’로 평가받았다.

장편소설 『하늘의 문』, 『뿌리와 날개』, 『내 시대의 초상』 등과 소설집 『하얀 헬리콥터』, 『두물머리』, 『나비 넥타이』 등을 펴냈고, 그 밖에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등의 교양서와 『어른의 학교』, 『꽃아 꽃아 문 열어라』 등의 산문집을 펴냈다. 2010년 8월 27일,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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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8월 31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508쪽 | 755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32902845

예스24 리뷰

--- 이상구
'나'는 가장 절실하게 사랑하는 사지의 땅으로 친구를 떠나 보내고, 광산을 얻어 자그마한 공동체를 꾸리겠다는 꿈을 안고 크레타 섬으로 떠나는 배를 기다리며 항구 주변의 까페에 앉아 있다. 상실감으로 우울한 '나' 앞에 커다란 머리를 한 사내가 유리창에 얼굴을 박고 나타난다. 그는 다짜고짜 자신을 어디든 데려가라고, 처음 보는 '나' 앞에 철퍼덕 앉는다. '터키 사람처럼 아무 데나 주저앉으며 산투리를 메고 다니는' 사내와의 만남이 시작된다. 그 시작으로 럼주를 한 잔 시키고 그는 거침없이 이야기를 쏟아낸다. '나'는 그가 단박에 마음에 들며, 심지어는 크레타 섬에서 보내게 될 얼마간의 시간이 자신의 삶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 될 것이라는 것을 예감한다. 처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그는 살아 있는 가슴과 커다랗고 푸짐한 언어를 쏟아내는 입과 위대한 야성의 영혼을 가진 사나이, 아직 모태인 탯줄이 떨어지지 않은 사나이였다'.

'나'에게 조르바는 이제까지 살아온 모든 시간과 존재 전체를 깡그리 무너뜨리고 나도 아깝지 않을 신세계였다. 그리스의 모든 것을 경멸하며 아프리카로 떠나 거기서 자본가가 되어 사는 친구나, 혁명을 위해 동구세계로 떠난 친구 그 어느 쪽에도 끼지 못하고 소심하게 우울해 하던 '나'는 세상 모든 것을 돌아보고 온 조르바의 자유에 압도당한다. 35년을 살아오면서 그가 그토록 매달려 왔던 문제, 자유에 대해 조르바는 인간이 자유요, 라고 말해 '나'를 무색케 한다. '나'는 이제, 크레타 섬에 있는 동안, 조르바와 있는 동안은 이제 모든 것을 조르바를 통해서 보기 시작한다.

'지금 나는 닭고기와 계피 뿌린 육반을 생각하고 있어요. 내 머릿속은 갓 쪄낸 육반처럼 김이 무럭무럭 납니다. 먼저 먹읍시다. 먼저 배를 채워 놓고 그 다음에 생각해 봅시다. 모든 게 때가 있는 법이지요. 지금 우리 앞에 있는 건 육반입니다. 우리 마음이 육반이 되게 해야 합니다. 내일이면 갈탄광이 우리 앞에 있을 것입니다. 그때 우리 마음은 갈탄광이 되어야 합니다. 어정쩡하다 보면 아무 짓도 못하지요.' 조르바는 '나'의 소심함을, 그래서 모든 일을 복잡하게 만들고, 이렇게도 저렇게도 운신하지 못함을 질책한다.

그 둘에게는 오르탕스 부인이라는 친구가 있다. '인생을 깡그리 써버리고 이 외로운 해안으로 유배된 이 퇴물 캬바레 가수'는 '나'에게 '인생이란 오르탕스 부인처럼 단순하고, 살아 볼 만한 것이며, 진부하지만 느긋하고 너그러운 것인'것처럼 느끼게 해준다. 간단한 일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처럼 불경한 것이 또 있을까? 망설이다가 타인에게 상처를 입히고 마는 불경죄. 조르바는 외친다. '간단한 걸 가지고 자꾸 복잡하게 만들어 헛갈리게 하지 말래두!'

조르바에게 여자들은 모두 화냥것들이다. '나'가 광산의 인부들을 인간적으로 대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뭔가를 꾸미고 싶어할 때 조르바는 비웃는다. 세상을 떠돌고 예순 여섯 살이 되는 동안 조르바의 머리 속에 남은 인간은 그저 짐승이다. 터키로부터의 독립을 위해 싸운다고 생각하는 동안 그는 살인을 하고, 강간을 하고 있었다. 그가 믿는 것은 오로지 그 자신뿐이다. 왜냐하면 '내가 아는 것 중에서 아직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조르바 뿐이기 때문'이다. 단순할 수 있다는 것은 강하다는 것이다. 그가 여자를 화냥것이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가 여자와 있을 때 충실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그는 밥을 먹을 땐 밥이 되고, 갈탄을 캘 땐 갈탄이 되는 사람이다.

'강인했기 때문에 그토록 인간을 경멸하면서도 동시에 그들과 함께 살고 일하려는 그를 나는 존경했다. 나라면 그런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려면 금욕주의가 되었거나 그들을 가짜 깃털로 꾸며 놓을 수밖에 없었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도 그가 강할 수 있는 이유는 그가 세상의 모든 사물들, 사건들을 처음 보듯이 하는 능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하늘을 한번 쳐다보고도 그는 그것이 처음인 듯 놀랍다.

그러나 '나'는 속에 염소가 들어앉은 것처럼 책을 놓지 못하고, '발기불능의 이성을 갖춘' 인간으로 이 크레타 섬에서 이방인이다. '나는 인간의 고통에 따뜻하게, 그리고 가까이 밀착해 있는 이들을 존경했다. 오르탕스 부인이 그랬고, 과부가 그랬고, 슬픔을 씻으려고 바다에 용감하게 몸을 던진 창백한 파블리가 그랬고, 양의 목을 따듯이 과부의 생멱을 따라고 고함을 지르던 델리가 그랬고, 남들 앞에서는 울지도 말도 하지 않던 마브란도니가 그랬다'.

그저 마음이 가는 곳에 몸을 온전히 맡겨두고, 몸이 가는 곳에 마음을 온전히 맡겨둔다. 버찌를 못견디게 먹고 싶을 땐, 토할 때까지 버찌를 먹고, 술을 마시고 싶을 때도, 담배를 피울 때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면 정열의 지배를 받지 않는 인간이 되는 것이다. 상처가 아문 흉터가 수도 없이 많을 때에는 그런 거 하나쯤 더 생긴다 한들 눈에 띄지도 않는 것이다. 그런 조르바를 두고 '나'는 '타락한 가운데서도 외면적 형식을 갖춘 고양된 리듬이 감동적이며 고상할 수 있다는 데 감탄했다.'. 그리고, '인간이 성취할 수 있는 최상의 것은 지식도, 미덕도, 선도, 승리도 아닌, 보다 위대하고 보다 영웅적이며 보다 절망적인 것, 즉 신성한 경외감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러나 '항상 뒤로 손익을 계산하는 어느 정도는 상스러운 식료품 가게 주인'같은 머리를 가진 '나'는 태생적 한계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뼛속 깊이까지 행복감을 느낀 하룻밤을 보낸 과부가 동네 사람들에게 살해당한다. 그리스 사람들은 토론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신앙심도 깊어, 흥분을 하면 집단적 광기 속에 빠져들기도 한다. 『먼북소리』에 나오기를, 그리스에서는 선거가 있는 날은 알코올 종류를 파는 것을 일절 금지한다고 한다. 서로 자신이 지지하는 사람들을 놓고 싸우다가 살인이 나지 말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단순함이 무지함과 다르다는 것을 아는 조르바는 몸을 던져 막아보지만 과부의 죽음을 막지 못한다. 그리고, 마침내 결혼을 할 꿈에 부풀어 있던 오르탕스 부인도 시름시름 앓다가 죽고 만다.

이 모든 것은 조르바조차도 슬픔을 숨기지 못하는 비극이다. 그러나, 조르바가 추진한 사업인 탄광과 해안가를 연결하는 케이블 공사가 엄청난 파괴력으로 '나'를 파산시켰을 때 '나'는 비로소 주체할 수 없는 해방감을 느낀다. '모든 것이 어긋났을 때, 자신의 영혼을 시험대 위에 올려놓고 그 인내와 용기를 시험해 보는 것은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라는 조르바계의 법칙을 이해했던 것이다. 3000쯤 흉터가 있다면 거기에 하나가 덧붙여진다고 해서 표시조차 나지 않는 것이다.

'뿌리를 깊이 내리다 서로 만나 하나가 되는 모든 사람의 영혼은 얼마나 흡사한 것인가!', 조르바가 죽었다는 직감과 공포에 휩싸였을 때, '나'는 자신이 조르바에 대해 잊고 있는 것이 없으며, 그의 모든 것을 글로 써야만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에게는 질리도록 먹어서 토해버려야 할 것이 종이였던 것이다. 그리하여, 작가가 직접 만난 실존 인물이기도 한 조르바의 이야기는 태어난다.

인텔리라는 자신의 존재 기반을 늘 불신하고, 자괴했지만, '주린 영혼을 채우기 위해 오랜 세월 책으로부터 빨아들인 영양분의 질량과, 겨우 몇 달 사이에 조르바로부터 느낀 자유의 질량을 돌이켜 볼 때마다 책으로 보낸 세월이 억울해서 나는 격분과 마음의 쓰라림을 견디지 못한다'지만, 자신이 깊게 깊게 내린 뿌리가 조르바의 그것과 만나지 못했더라면, 니체의 초인을, 푸코의 야만인을 니체와 푸코가 했던 것보다 어떻게 그만큼 더 생생하게 현현시킬 수 있었을까.

책 속으로

확대경으로 보면 물속에 벌레가 우글우글한대요. 자, 갈증을 참을 거요, 아니면 확대경 확 부숴 버리고 물을 마시겠소?

두목, 당신은 그 많은 책 쌓아 놓고 불이나 싸질러 버리시구랴. 그러면 알아요? 혹 인간이 될지?

당신은 자유롭지 않아요. 당신이 묶인 줄은 다른 사람들이 묶인 줄과 다른지 모릅니다. 그것뿐이오. 두목, 당신은 긴 줄 끝에 있어요. 당신은 오고 가고, 그리고 그걸 자유라고 생각하겠지요. 그러나 당신은 그 줄을 잘라 버리지 못해요. 그런 줄은 자르지 않으면...

--- 본문 중에서

열정과 광기로 싸우는 자가 행복하다면, 나는 행복한 사람이야. 자네 말대로, 나는 행복을 내 키에 어떻게 맞추어야 할지 잘 모르겠네. 나는 나대로 내버려 두게. 그렇다면 나는 위대한 사람일 것일세. 나는 내 행복에 맞추어 키를 늘일 것이네. 그리스에서 가장 먼 변방의 개척자가 되어야지. 그러나 말이 쉽지....., 자네는 크레타 해안에 드러누워 바다의 소리와 산투리 소리를 듣고 있으리라. 자네에게는 시간이 있는데, 내게는 없군. 행동이 나를 삼켰지만, 나는 그게 좋아. 친구여, 움직이기 싫어하는 내 스승이여. 행동, 행동, 구제의 길은 그것 뿐이야.

--- p. 168

'안 믿지요. 아무것도 안 믿어요. 몇 번이나 얘기해야 알아듣겠소? 나는 아무도, 아무것도 믿지 않아요. 오직 조르바만 믿지. 조르바가 딴 것들보다 나아서가 아니오. 나을 거라고는 눈꼽만큼도 없어요. 조르바 역시 딴 놈들과 마찬가지로 짐승이오! 그러나 내가 조르바를 믿는 건, 내가 아는 것 중에서 아직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조르바뿐이기 때문이오.

나머지는 모조리 허깨비들이오. 나는 이 눈으로 보고 이 귀로 듣고 이 내장으로 삭여 내어요. 나머지야 몽땅 허깨비지. 내가 죽으면 만사가 죽는 거요. 조르바가 죽으면 세계 전부가 나락으로 떨어질 게요.' '저런 이기주의!' 내가 빈정거리는 투로 말했다. '어쩔 수 없어요,두목,사실이 그러니까. 내가 콩을 먹으면 콩을 말해요. 내가 조르바니까 조르바같이 말하는 거요.'

--- pp. 94~95

두목,당신도 아시겠지만 나는 맨날 죽음을 생각해요.
죽음을 응시하지만 무섭지는 않아요.
그러나 좋아한다고 할 생각은 추호도 없어요.
좋아하다니 어림도 없지.
나는 좋아한다고 말했다는데 동의할 수 없습니다.

--- p.462

"손가락은 어떻게 된 겁니까, 조르바."
내가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오."
그가 이렇게 대답했다. 돌고래를 보고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내가 못마땅한 모양이었다.

"기계 만지다 잘렸어요?"
그의 기분을 모르 체하며 내가 물었다.

"뭘 안다고 기계 어쩌고 하시오? 내 손으로 잘랐소."

"당신 손으로, 왜요?"

"당신은 모를 거외다, 두목."
그가 어깨를 들었다 놓으며 말했다.

"안 해본 짓이 없다고 했지요? 한때 도자기를 만들었지요. 그 놀음에 미쳤더랬어요. 흙덩이를 가지고 만들고 싶은 건 아무거나 만든다는 게 어떤 건지 아시오? 프르르! 녹로를 돌리면 진흙덩이가 동그랗게 되는 겁니다. 흡사 당신의 이런 말을 알아들은 듯이 말입니다. '항아리를 만들어야지, 접시를 만들어야지, 아니 램프를 만들까, 귀신도 모를 물건을 만들까...'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건 모름지기 이런 게 아닐까요, 자유 말이오."

그는 바다를 잊은 지 오래였다. 그는 더 이상 레몬을 깨물고 있지 않았다. 눈빛이 다시 빛나게 된 것이었다.

"그래서요?"
내가 물었다.

"손가락이 어떻게 되었느냐니까?"

"참, 그게 녹로 돌리는 데 자꾸 걸리적거리더란 말입니다. 이게 끼여들어 글쎄 내가 만들려던 걸 뭉개어 놓지 뭡니까. 그래서 어느 날 손도끼를 들어..."

"아프지 않던가요?"
"그게 무슨 말이오. 나는 쓰러진 나무 그루터기는 아니오. 나도 사람입니다. 물론 아팠지요. 하지만 이게 자꾸 걸리적거리며 신경을 돋구었어요. 그래서 잘라 버렸지요."

해가 빠지면서 바다는 조용해졌다. 구름도 사라졌다. 밤별이 빛나기 시작했다. 나는 바다를 보고 하늘을 바라보면서 후회했다. ...얼마나 사랑하면 손도끼를 들어 내려치고 아픔을 참을 수 있는 것일까... 그러나 나는 내 감정을 나타내지 않았다.

--- p.31-32

"손가락은 어떻게 된 겁니까, 조르바."
내가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오."
그가 이렇게 대답했다. 돌고래를 보고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내가 못마땅한 모양이었다.

"기계 만지다 잘렸어요?"
그의 기분을 모르 체하며 내가 물었다.

"뭘 안다고 기계 어쩌고 하시오? 내 손으로 잘랐소."

"당신 손으로, 왜요?"

"당신은 모를 거외다, 두목."
그가 어깨를 들었다 놓으며 말했다.

"안 해본 짓이 없다고 했지요? 한때 도자기를 만들었지요. 그 놀음에 미쳤더랬어요. 흙덩이를 가지고 만들고 싶은 건 아무거나 만든다는 게 어떤 건지 아시오? 프르르! 녹로를 돌리면 진흙덩이가 동그랗게 되는 겁니다. 흡사 당신의 이런 말을 알아들은 듯이 말입니다. '항아리를 만들어야지, 접시를 만들어야지, 아니 램프를 만들까, 귀신도 모를 물건을 만들까...'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건 모름지기 이런 게 아닐까요, 자유 말이오."

그는 바다를 잊은 지 오래였다. 그는 더 이상 레몬을 깨물고 있지 않았다. 눈빛이 다시 빛나게 된 것이었다.

"그래서요?"
내가 물었다.

"손가락이 어떻게 되었느냐니까?"

"참, 그게 녹로 돌리는 데 자꾸 걸리적거리더란 말입니다. 이게 끼여들어 글쎄 내가 만들려던 걸 뭉개어 놓지 뭡니까. 그래서 어느 날 손도끼를 들어..."

"아프지 않던가요?"
"그게 무슨 말이오. 나는 쓰러진 나무 그루터기는 아니오. 나도 사람입니다. 물론 아팠지요. 하지만 이게 자꾸 걸리적거리며 신경을 돋구었어요. 그래서 잘라 버렸지요."

해가 빠지면서 바다는 조용해졌다. 구름도 사라졌다. 밤별이 빛나기 시작했다. 나는 바다를 보고 하늘을 바라보면서 후회했다. ...얼마나 사랑하면 손도끼를 들어 내려치고 아픔을 참을 수 있는 것일까... 그러나 나는 내 감정을 나타내지 않았다.

--- p.31-32

추천평

나는 그리스를 좋아한다. 그리스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을 간직하고 있다. 니코스 카잔차스키를 통해 들은 너무나 인간적인 한 인간의 이야기 역시 가슴 속에서 영원히 지워지지 않으리라. 조르바! 그의 이름을 한 번 불러본다.

삶다운 삶을 살다 간 어느 인간의 이름을. 수첩 한 구석에 적어 두었던 한 구절. '삶이 아름다운 이유는 바다와 여자와 포도주와 시가 있기 때문이다'를 항상 기억하며 산다.
고형욱(영화기획자)
리뷰 총점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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