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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지금 이태원이야
생존자와 유가족이 증언하는 10·29 이태원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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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왜 갔냐가 아니라 왜 못 돌아왔느냐고 묻는다면
1년 전 그날이 담긴 최초의 인터뷰집. 가장 가까이서 참사를 겪었던 생존자부터 그날 이후 매일 애도하고 기억하는 유가족, 이태원 주민의 목소리까지 고스란히 우리가 기억해야 할 그날을 담아낸 책이다. 그날 이후 우리에게 작은 변화라도 찾아오기를 바라게 된다.
2023.10.24. 에세이 PD 이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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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여는 글 그 길엔 지워지지 않는 이야기가 있다
10·29 이태원 참사 현장 지도

1부 그날 이태원에서는

예전에도 이주현, 지금도 이주현
생존자 이주현씨 이야기_유해정

‘정식 유가족’이 되고 싶은 사람
이주영씨의 연인이자 생존자 서병우씨 이야기_강곤

내가 제일 힘들고 아픈 사람은 아니라는 다짐
이주영씨의 오빠 이진우씨 이야기_강곤

왜 갔느냐가 아니라
왜 못 돌아왔는지를 기억해주세요
김의현씨의 누나 김혜인씨 이야기_정지민

그냥 평범한 보통의 삶을 살고 싶어요
김의현씨의 여자친구이자 생존자 김솔씨 이야기_정지민

나의 종교, 나의 언니
이지현씨의 동생 이아현씨 이야기
그날의 기록: 이지현씨의 친구 이민우씨 이야기_홍세미

2부 너를 만나러 가는 길

너무 늦게 알았어요,
누나와 나는 연결되어 있다는 걸요
박지혜씨의 동생이자 생존자 박진성씨 이야기_이현경

듣는 사람이 우리뿐이라 하더라도
김유나씨의 언니 김유진씨 이야기_연혜원

‘너네 많이 아프겠다’가 끝이 아니길
송영주씨의 언니 송지은씨 이야기_김혜영

스물셋 내 삶과 유가족의 자리
진세은씨의 언니 진세빈씨 이야기_정인식

누군가 꼭 너를 지켜줄 거라고 말하고 싶어요
양희준씨의 누나 양진아씨 이야기_박내현

3부 도시에 울려 퍼질 골목 이야기

이태원에 있을 때 가장 나다워져요
이태원 주민 윤보영씨 이야기_유해정

저에게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이 있는 것 같아요
이태원 노동자 심나연씨 이야기_권은비

분향소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내 친구에게
희생자의 친구 누리씨 이야기_박희정

10·29 이태원 참사 타임라인
10·29 이태원 참사 작가기록단 소개

저자 소개 1

10·29 이태원참사 작가기록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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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의 자리에서 10·29 이태원 참사를 겪은 한 사람으로서 세상을 일구던 활동가와 작가 들이 모였다. 세상에 알려진 참사의 앞모습만이 아니라 뒷모습과 옆모습, 그리고 아직 듣지 못한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기록하고 있다. 참사라는 이름 앞에 무너지지 않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 곁에서 우리 역시 서로에게 기대어 우리가 듣고 목격한 것을 세상에 알리고자 한다. [참사는 골목에 머물지 않는다] 구파란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상임활동가 권은비 미술가 김혜영 고 이한빛 PD 어머니 라이언 다산인권센터 활동가 박내현 노동인권 활동가 박희정 인
각각의 자리에서 10·29 이태원 참사를 겪은 한 사람으로서 세상을 일구던 활동가와 작가 들이 모였다. 세상에 알려진 참사의 앞모습만이 아니라 뒷모습과 옆모습, 그리고 아직 듣지 못한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기록하고 있다. 참사라는 이름 앞에 무너지지 않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 곁에서 우리 역시 서로에게 기대어 우리가 듣고 목격한 것을 세상에 알리고자 한다.

[참사는 골목에 머물지 않는다]
구파란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상임활동가

권은비
미술가

김혜영
고 이한빛 PD 어머니

라이언
다산인권센터 활동가

박내현
노동인권 활동가

박희정
인권기록센터 사이 활동가

정인식
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 부뜰 활동가

홍세미
인권기록센터 사이 활동가

[우리는 지금 이태원이야]

○ 강곤

기억하기와 기록하기에 관심이 많다. ‘희망은 인간의 불완전함에 뿌리를 둔다’는 말, 그리고 이야기의 힘을 믿는다. 답보다 질문이 궁금한 삶을 살아가려 애쓰고 있다.


○ 권은비

미술가. 어릴 때부터 말보다는 이미지로 이야기하는 것이 좋았다. 세상의 가장자리에 흩뿌려진 말의 조각을 모아 형상을 만드는 것이 미술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여성이주노동자, 국가폭력 피해자, 산재 사망자들의 삶과 이야기를 공공장소에 남기고 새기는 일을 하고 있다.


○ 김혜영

고 이한빛PD 엄마. 남은 생은 ‘한빛엄마’로 살며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언저리에서 작은 용기와 나눔이 쓰일 수 있는 곳을 찾아가 연대하고 부축하는 삶을 살고 싶다. 위로와 힘을 전하는 떳떳한 글을 쓰고자 고민하고 있다.


○ 라이언(이경업)

다산인권센터 활동가. 사회의 수많은 이슈들 속에서 ‘당사자’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 인터뷰와 기록의 세계에 발을 내디뎠다. 스쳐가던 이야기들을 기록으로 남길 수 있게 배워가는 중이다.


○ 박희정

인권기록센터 사이 활동가. 스무살에 페미니즘과 만나 삶이 바뀌었다. 마흔이 가까워질 무렵 구술기록의 세계에 접속했다. 누군가를 위하는 일인 줄 알았던 이 활동이 실은 내게 가장 이로운 일임을 깨달은 뒤 놓을 수 없게 됐다. 다른 세계를 알고 싶고 다른 세계를 만들고 싶어 기록한다.


○ 박내현

노동, 인권 영역에서 활동하면서 잘 듣는 것이 결국 그 존재와 가장 깊게 만나는 일이라 생각하며 기록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학력이나 능력, 나이나 경험처럼 가진 것으로 줄 세워지는 것이 견디기 힘들고, 대체 그 ‘능력’이란 게 뭔지 이해가 가지 않아서 질문하고 듣고 공부하고 있다.


○ 배은희

빨간집 기록 활동가. 부산에서 지역의 이야기를 수집하고 있다. 옛날이야기 듣듯이 기억을 모으고, 관련 기록 속에서 유영하고, 연대의 도구로 기록 방식을 공유한다. 인권 기록에 대해 계속 배우는 중이다.


○ 연혜원

투명가방끈 활동가. 2016년 공업고등학교 학생들과 교사들의 인터뷰를 분석한 사회학 연구로 인터뷰를 처음 시작했으며, 그 계기로 투명가방끈에서 활동하게 되었다. 현재 퀴어예술매거진 『them』을 발행하면서 퀴어페미니스트 예술가들을 꾸준히 인터뷰하고 있다. 정치적인 글을 쓰고 싶은 사람.


○ 유해정

인권기록센터 사이 활동가. 안다고 여기지만 미처 알지 못했던 세상으로 인도하는 인터뷰의 매력에 취해 동료들과 함께 ‘인권기록활동’이라는 새로운 길을 내어왔다. 저항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우리를 보다 인간답게 만들어줄 것이라 믿으며, 동그랗게 모여앉는 세상을 위해 고통과 희망의 뿌리를 삶의 언어로 기록하고 전하고 싶다.


○ 이현경

복잡한 세계에 대해 모른다는 말로 도망치기보다 다가서고 싶은 사람. 청년활동가이자 기록활동가로 활동 중이다. 단일하지 않은 청년의 삶을 들으면서 ‘인터뷰’라는 세계를 만났다. 기록활동을 통해 사회적 말걸기를 접하면서 보다 나은 사회적 풍경을 구축하는 과정을 배워가고 있다.


○ 정인식

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 부뜰 활동가. 인권강의를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배운다고 생각하며 지내왔다. 참사를 마주하면서는 지나간 일에 대한 동정과 연민이 아니라 지금 함께 손잡고 나아가기가 우리의 몫임을 배워가는 중이다.


○ 정지민

(재)화우공익재단 변호사. 소외되는 사람 없는 따뜻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공익변호사가 되었다. 변호사법 제1조 제1항,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한다.” 변호사의 사명을 다하는 진정한 변호사가 되고 싶다.


○ 홍세미

인권기록센터 사이 활동가. 저항하는 사람의 곁에 서고 싶어 인권기록을 시작했다. 무릎을 맞대고 이야기를 전해들은 시간만큼 내 세계가 부서지고 넓어졌다.

10·29 이태원참사 작가기록단의 다른 상품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0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44쪽 | 542g | 140*210*21mm
ISBN13
9788936479459

책 속으로

‘내 인생의 마지막 생일이었는데 아쉽다…’ 이런 생각을 하다가 기절했던 것 같아요. 얼마나 기절해 있었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밀려서 쓰러질 땐 분명 클럽 입구를 대각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는데 깨어나보니 클럽 입구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었어요. 아마 인파에 밀렸겠죠. 기절하기 전에는 제 밑에 깔린 사람이 소리도 지르고 움직이고 그랬는데 깨고 나니까 반응이 없었어요. 그리고 제 위에는 남자들이 있었는데 한 외국인 남자가 신한테 기도하는 소리가 한참 들리다가 끊기더라고요. 사방이 살려달라 구해달라는 절규였어요. 그때 죽기 싫으면 뭘 해야 하는지 알겠더라고요. 숨을 못 쉬겠더라도 숨쉬는 흉내라도 내자, 숨을 쉬고 있다고 최면이라도 걸자. 그리고 절대 정신을 잃으면 안 된다. 딱 그 두가지만 생각했어요.
---「생존자 이주현씨 이야기」중에서

주영이가 남겨준 소중한 물건은… 손 편지가 열개 정도 있는데 아직 못 읽어보고 있어요. 처음 딱 한번 읽었는데 그 뒤로는 차마 읽어보지 못하겠더라고요. 한번 편지를 봤는데 “그때 오빠를 만나서 나는 행운인 것 같아”라는 말이 너무 마음이 아파서… 나를 만나지 않았으면 지금 살아 있었을 텐데, 그게 너무 마음이… 그 이후로 편지는 못 봐요.
---「생존자이자 이주영씨의 남자친구 서병우씨 이야기」중에서

이태원 번화가로 올라가는 순간부터 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어마어마하게 들리기 시작하는 거예요. 정말 심상치 않아서 엄마에게 전화하니까 해밀톤호텔 옆 건물에 있다고, 그쪽으로 오라고 해서 가는데 근처에 경찰 저지선이 쳐 있더라고요. 동생이 저 건물 안에 있다고 하길래 봤는데… 사망자들을 모아 둔 곳이더라고요. 그걸 보자마자 무너졌던 거 같아요. (…) 부모님이 먼저 집으로 들어가고 저는 주차하고서 뒤따라 집에 들어가려는데 대문을 열기가 너무 무서웠어요. 지금 집 안에서 부모님이 뭘 하고 계실지 도저히 상상이 안 되는 거예요. 겨우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부모님이 주영이 방에서 울고 계시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어떻게 시간이 가는지 모르게 계속 거기서 울고, 껴안고 손잡고 얘기도 하고, 각자 또 떨어져서 울기도 하고… 계속 그러고 있었어요.
---「이주영씨의 오빠 이진우씨 이야기」중에서

지금은 서로 매일매일 보는 유가족들이지만 더 이상 매일매일 보지 않는 사람들이 되는 것. 어느 유가족분이 ‘유가족협의회의 목표는 유가족협의회가 없어지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던 게 생각나요. 우리가 유가족협의회에 같이 모인 건 서로를 위로하기 위함도 있지만, 결국에는 각자의 자리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 그게 저희의 목표죠.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매일 만나러 오는 거예요.
---「김유나씨의 언니 김유진씨 이야기」중에서

엄마가 처음에 분향소에 가셨을 때는 좀 힘들어하셨어요. 분향소에서는 언니 사진을 계속 보고 있어야 하니까요. (…) 그런데 지금은 유가족분들께 위안을 많이 얻으신다고 해요. 거기서는 자녀의 이름으로 서로를 부른대요. “지현아 지현아” 이렇게 부르니까 엄마가 유일하게 언니 이름을 많이 들을 수 있는 곳이죠. 엄마는 자기를 지현이라고 불러주는 게 이상한 것 같으면서도 좋대요. 그 공간이 그냥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이지현씨의 동생 이아현씨 이야기」중에서

제일 화났던 말들은 ‘자기들이 놀러 가서 죽었는데 누굴 탓해’였어요. ‘놀러 갔는데 누구한테 책임 떠넘기냐?’ 같은 말들이 정말 속상했어요. 좀 놀면 어때? 왜 이렇게 못살게 굴지? 왜 죽어서까지도 못살게 굴지? 이런 생각을 했어요. 너무 진저리가 나서 그냥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런 댓글을 보는 족족 신고, 신고… 그런데 이태원에 사는 주민들은 그런 말 못 했을 거예요. 자기가 사는 지역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이 참사를 자신과 분리시킬 수 없다고 생각해요. 이태원 문화는 주민들한테 일상의 한 부분이거든요.

---「이태원 주민 윤보영씨 이야기」중에서

출판사 리뷰

생존자와 유가족이 말하고
시민이 모여 다시 써낸 2022년 10월 29일


1년 전, 누구도 상상조차 못 한 참사가 벌어졌다. 폭 5미터가 채 안 되는 좁고 가파른 골목길에 수백명의 인파가 몰려 159명이 희생된 미증유의 압사 사고. 발생 장소는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난 이 참사는 극히 충격적이었고, 그 충격의 여파는 안타깝게도 그날의 비극을 왜곡된 형태로 뇌리에 남겼다. 자극적인 현장 영상, 근거 없는 뜬소문, 혐오와 비방 어린 협잡이 지난 1년을 가득 채운 동안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야 할 국가의 책임과 도의는 공직자들의 일관된 부인과 은폐 아래 신기루처럼 희미해져갔다. 사실상의 국가 부재 상황에서 그날의 실상을 객관적으로 증언할 목소리들은 자신의 설 자리를 무력하게 잃고 말았다.

다행히 애도가 메마르고 사회적 공기가 냉담해질수록 길을 내고 이야기를 찾으려는 이들이 있었다. 2023년 2월, 다양한 재난참사를 기록해온 인권기록센터 ‘사이’의 작가들은 ‘재난참사 인권 기록학교’를 열어 참사를 함께 기억하고 기록할 시민들을 모았다. 변호사, 활동가, 미술가, 어느 아들의 어머니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시민들은 작가기록단을 꾸리고 생존자와 유가족 곁으로 달려가 외면당해온 그들의 이야기를 소중히 주워 담았다. 참사 이후 고통과 치욕에 시달리고 무력감과 분노에 몸부림치던 생존자와 유가족의 목소리는 수개월 동안 이어진 작가기록단과의 애틋한 만남과 진솔한 대화를 통해 가장 신뢰할 만한 10·29 이태원 참사 기록물로 재탄생했다.

“살아야 한다, 제발 살고 싶다”
‘안전할 권리’가 실종된 사회를 울리는 간곡한 목소리


1부 「그날 이태원에서는」은 참사 당시 현장과 이후 1년 동안 생존자들이 맞닥뜨리고 겪어낸 일들 그리고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그날의 시간을 붙잡고 놓아줄 수 없는 희생자 유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몇백명이 손을 뻗고 살려달라 외치고”(29면) 있는 골목길 앞에 “진짜 난장판”(46면)만이 펼쳐질 뿐이었다는 생생한 증언은 ‘안전할 권리’가 완전히 실종된 사회의 비극적 참상을 묵직이 체감하게 한다. 희생자를 떠나보낸 뒤 남은 생을 살아갈 수도 놓을 수도 없는 참담한 심경에도 무고하게 희생된 가족의 억울함을 풀고 그날의 진상을 규명하고자 외치는 유가족의 목소리는 정연하기에 더욱 먹먹하게 심금을 울려온다.

2부 「너를 만나러 가는 길」에서는 사랑하는 동생, 언니, 누나의 빈자리를 맞닥뜨린 형제자매 유가족들에게 주목한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 활동에서는 형제자매 유가족들의 역할이 상당히 두드러진다. 다수의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마찬가지로 아직 청년인 이들은 깊은 슬픔에 허덕이면서도 황망해하는 부모들 사이에서 의견을 제시하고, 유가족 사이의 중재자를 자처했으며, 참사로부터 돌아서려는 시민들을 다시 광장으로 불러 모으면서 초기 유가족 활동의 발걸음을 내딛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들은 동기를 잃은 현재의 혼란을 견뎌내는 동시에 학업·취업·노동·자립·연애·결혼·육아 등 미래의 불안을 떠안고 살아내야 하는 어려움을 털어놓는다.

참사의 경험과 맞서 싸우는 생존자들, 몰아치는 슬픔에도 행진을 멈출 수 없는 유가족들의 바람은 오직 하나, 이태원 참사와 그 희생자를 기억해달라는 것이다. 극심한 참사 트라우마에 시달리면서도 “살아야 한다, 제발 살고 싶다”(90면)고 외치는 이들은 그저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거리로 나섰고, 다시는 우리 사회에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빌며 한마디 한마디를 간곡히 읊었다. 이들의 간곡한 목소리는 유가족 활동을 향한 공동체적 연대의 절실함을 일깨운다.

사회적 재난으로서의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
그 길엔 지워지지 않는 이야기가 있다


이 책은 희생자와 이태원을 둘러싼 다양한 이들의 목소리를 그러담아 이태원 참사를 다각적이고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안내한다. 희생자의 마지막 숨결과 온기를 기억하는 연인, 가족을 자임할 만큼 절친했던 벗을 잃은 친구, 이태원이 삶터이자 일터였던 주민과 노동자가 되새기는 그날은 ‘이태원’이라는 지역, ‘핼러윈’이라는 문화, ‘애도’라는 서사에 대해 우리가 지니고 있던 완고한 인식을 깨우치게 한다. 희생자의 친구, 그리고 이태원 주민과 노동자의 구술을 기록한 3부 「도시에 울려 퍼질 골목 이야기」를 통해 ‘사회적 재난’으로서의 이태원 참사를 마주하고, ‘재난 피해자와 당사자는 과연 누구인가’라는 새로운 질문 앞에 선다.

2022년 10월 29일, 그날 이후 우리는 “책임의 외면, 권리의 침해, 정의의 공백 속에서”(5면) 나아갈 길을 잃은 채 부유하고 있다. 1년 365일의 시간이 흘렀고, 과연 무엇이 변했는지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세월에도, 비난에도, 무관심에도 결코 지워지지 않는 이야기가 이태원 그 길에 있다. “우리 지금 이태원이야”라는 제목에 담긴 이들의 목소리는 지금 여기에 남은 이들이 먼저 떠나간 이들에게 전하는 그리움이자 참사의 진실을 밝히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이제는 우리가 응답할 차례다. 이 기록을 더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 같이 기억하는 일, 참사의 진상을 밝히는 행동에 함께하는 일, 부서진 세계를 공감과 연대의 끈으로 다시 묶어내는 일이 이태원에서 지금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 이 책의 수익금 일부는 10·29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를 기리고,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공익적 활동에 기부됩니다.

추천평

이태원 참사를 두고 사람들은 쉽게 말을 보탠다. 왜 그런 데를 갔느냐고. 참사를 직접 보고 겪은 당사자는 문장을 바꾼다. 왜 갔느냐가 아니라 왜 돌아오지 못했느냐고. 구체적인 절망에서 나온 외침은 나침반 바늘처럼 정확하게 사건의 본질을 가리킨다. 청춘은 죄가 없다. 자신이 만개하는 자리를 찾아가는 건 젊음의 본능일 뿐. 그것을 지켜주지 못한 것이 공동체의 무능이다. 미안함으로 읽었고, 읽고 나니 이상하게 힘이 났다. 그건 아마도 ‘비통한 죽음’이라는 상투어에 가려진 고인들 삶의 반짝이는 열기와 단단한 열망이 온전히 느껴졌기 때문이리라. 이 청춘의 비가(悲歌)가 돌림노래처럼 이어지길, 널리 퍼져나가길 바란다. 환대와 축제의 장소에서 스러져간 생명을 다시 피워내는 일은 우리 손에 달렸다. - 은유 (르포 작가)
하루에 두명씩 일하다 죽는 이 나라에서 산재피해가족 네트워크의 이름이 ‘다시는’이다. 나는 이보다 더 고통스러운 다짐을 담은 말을 알지 못한다. 우리 사회에서 사람들은 이제 비가 내려도 죽고 길을 걷다가도 죽는다. 그런데도 ‘다시는’, 이 말은 왜 겪어서 아는 사람들에게만 다짐이 될까. 이것이 2022년 10월 29일 이후 내내 나를 괴롭힌 질문이었다. 그래서 이 구술집을 읽는 과정은 그런 질문이 너무 쉬운 절망이라는 걸 아는 일이었고, 이 기록 어딘가에 있는 말처럼 ‘흔들리고 피어나는 마음’을 알아보는 일이었다. 다른 누군가가 같은 아픔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다시는. 애써 말하고 기록한 사람들뿐 아니고 이 기록을 읽은 사람들의 마음에도 그것이 분명 남을 거라고 나는 믿는다. - 황정은 (소설가)
그저 보통의 삶들이었다. 직장을 다니거나 학교를 다니고, 결혼을 앞두고 있거나 아직은 친구들과 노는 것을 더 좋아하는 보통의 우리였다. 다만 그들에겐 한가지의 공통점이 있었을 뿐이다. 2022년 10월 29일 저녁, 이태원에 있었다는 것. 물론 그곳에 있었던 이유 또한 달랐다. 서울의 곳곳에서 벌어지는 축제 자체를 즐기던 젊음도 있었고, 핼러윈데이의 문화를 덕질하듯 좋아했던 청춘도 있었고, 오랜만에 느슨해진 오후, 마실 가듯 구경을 나왔던 커플도 있었다. 그리고 그 끔찍한 참사. 그날 이후, 그 보통의 삶들은 특별한 삶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그 특별함에는 냉혹하고 비열한 속삭임들이 함께했다. 아무도 비극에 책임을 지지 않았고, 그 모든 불행의 근원을 피해 당사자의 선택으로 몰고 갔다. 그래서 또다시 한번 우리는, 나는, 우리의 공동체는 오늘을 함께 살고 있던 보통의 친구들을 제대로 추모하지 못했다.

이태원 참사의 생존자와 유가족의 증언집인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다시 추모에 대해 생각한다. 진정한 추모란 피해자 각각의 삶과 그날의 사실을 함께 살펴보고, 그리하여 결국 우리 공동체가 다시는 그런 황망하고 슬픈 참사를 겪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구현하려고 애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159명의 이웃을 동시에 잃은 159번의 비극. 그 안에는 각자 빛나던 소중한 삶들이 있다. 이 책은 그 159명의 삶과 견디고 돌아온 생존자들과 아직도 거리에서 그날의 진실을 알고자 하는 유가족들이 참사의 그날, 운 좋게도 그곳에 없었던 우리들에게 보내는 편지다. 운 좋게 피했다는 것은 결코 안전하거나 세상의 시스템으로부터 보호받는 것이 아니다. 그저 그날 운이 좋았을 뿐이다. 그래서 다시 책을 읽는다. 이제 추모를 하자. 한명 한명을 기억하고, 고맙게도 돌아온 생존자들과 유가족들의 손을 잡고 제대로 된 추모를 하자.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추모의 시작은 기억을 공유하는 것이다. - 변영주 (영화감독)
이 책의 추천사를 망설임 없이 수락한 이유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으로서 이태원 참사 생존자와 유가족의 고통이 어떤지 너무나 잘 알기 때문입니다. 또한 참사를 예방하는 가장 큰 대책은 국민이 피해자와 유가족의 목소리에 관심과 행동으로 함께하는 것임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생존자 그리고 유가족들을 위해 그리고 우리 모두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이 책을 읽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 김종기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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