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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리치와 허세짱 8 개고생 18 찬바람 24 안녕 허세짱 29 선물 같은 날 36 초록 보리밭 42 고끝순 할머니와 보리 50 달콤 살벌한 동거 62 할머니의 진심 68 불길한 예감 75 수상한 이장 82 이장의 꼬리 88 한밤의 추격전 94 유튜버 보리 100 작가의 말 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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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세짱은 카메라를 향해 입꼬리를 한껏 올리고 눈웃음까지 지어 보였어요.
“리치, 먹고 싶은 김밥이 지나갈 때 이 빨간 벨을 누르면 돼. 자, 카메라 돌고 있어. 리치!” 나는 뱅글뱅글 돌아가는 기차를 뚫어지게 노려봤어요. 그러고는 발 앞에 놓인 빨간 벨 앞으로 바짝 더 다가앉았어요. 김밥을 먹기 위한 준비 자세가 끝났어요. 이제 엉덩이를 거실 바닥에 딱 붙이고, 한쪽 앞발을 들고 선로를 따라 돌아오는 기차만 기다리면 됐어요. --- p.14 김밥 영상은 그야말로 대박이 났어요. 허세짱은 순식간에 유명 유튜버가 됐어요. 나도 덩달아 인기 강아지 유튜버 리치로 등극했어요. 허세짱은 아침마다 조회 수를 확인했고 그때마다 입이 귀에 걸렸어요. “와, 금방 부자 되겠어. 리치라는 이름을 아주 잘 지었어!” 그날 이후 현관에는 날마다 택배가 쌓였어요. 대부분 허세짱의 물건이었지만 내 것도 많았어요. 나는 날마다 신상 개 옷을 입고, 신상 개 간식을 먹고, 신상 개 소파에서 우아한 척하며 촬영했어요. 허세짱은 리치가 ‘부와 사치의 상징’이라서 어떻게든 화려하고 고급스럽게 보여야 한댔어요. --- p.18 둘은 자기 의견을 좀처럼 굽히지 않았어요. 그사이 나는 잔디밭에 누워 햇살을 온몸으로 받아 안았어요. 나뭇잎 위로 햇살이 떨어져 반짝거렸고 코끝이 시린 이른 봄 공기가 아주 상큼했어요. 잠시 후, 관리인 아저씨가 모자를 살짝 또 벗었다 머리에 쓰면서 몸을 돌렸어요. 그러고는 슬쩍 나를 보고 웅얼거리는데, 그 소리가 뚜렷이 내 귀에 꽂혔어요. “유뜌븐지 뭔뜌븐지……, 개는 뭔 죄야. 개고생이지.” “뭐라고요?” 허세짱은 분해서 씩씩거렸지만 나는 아저씨의 말이 마음에 콕 박혔어요. ‘그래 아저씨 말이 맞아! 이렇게 살긴 싫어.’ --- p.23 할머니는 내가 깨끗하게 비운 양은냄비를 탈탈 털어 보이며 말했어요. “씻어도 요래 깨끗이 못 씻는다. 니는 고마 보리 해라.” “보리요? 누렇게 생긴 알갱이가 보리였어요?” 할머니는 신나 보였어요. 그동안 외로웠나 봐요. 그래서 이말 저말 마구 쏟아 내는 것 같았어요. 산 중턱 외딴집에 혼자 살면서 할머니는 누군가가 많이 그리웠나 봐요. 나는 당분간 할머니 옆에서 지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내 이름을 왜 할머니 맘대로 바꿔요!” “며르치보다 보리지. 보자, 보자. 그라문…… 보자기로 할 텨?” “보리요. 보리가 좋겠어요.” 할머니는 내게 정식으로 악수를 청했어요. “니는 보리고, 내는 고끝순이다.” 내가 딴청을 피우자 할머니는 내 앞다리를 잡고 흔들었어요. 얼마나 기운차게 흔들어 대는지, 자칫 눈물을 찔끔 흘릴 뻔했어요. 그렇게 내 이름은 보리가 됐어요. --- p.60~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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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유튜버 강아지 리치는 허세짱과 함께하고 있는 유튜브가 큰 인기를 누리면서 그야말로 인기 최고의 강아지가 되었다. 하지만 리치의 삶은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 그동안 빡빡한 촬영 스케쥴을 소화하던 리치는 떠돌이 개가 되어 진정한 자유를 찾고, 무너진 자존감을 서서히 회복하게 된다. 그러던 중 우연히 만난 어느 산골의 끝순 할머니에게 리치가 아닌 보리로 사랑받으며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할머니를 위해 다시는 하고 싶지 않았던 일에 도전하면서 새롭고 특별한 삶을 만나게 된다. 그 용기의 시작이 바로 할머니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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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주인은 ‘나’라는 것을 알려 주는 이야기
나의 삶을 변화시키고, 가꾸어 갈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 동물을 소재로 한 동화는 어린이 문학에서 꾸준히 사랑받는 소재이다. 특히 인간과 밀접한 강아지의 역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그동안 강아지를 소재로 한 동화는 인간과 얼마나 밀접한 관계를 이루며 살아가는가에 초점이 크게 맞추어져 있었다. 소통, 애정 등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사랑하는 를 담아 냈다. 하지만 이번 책 『유튜버 보리와 끝순 할매』는 진정한 나를 찾는 자존감 가득한 강아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인 보리는 리치로 사는 삶이 너무 불행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런 것은을 아니었다. 자신의 원래 주인 허세짱은 처음에는 보리를 진심으로 아껴 주고 사랑해 주는 존재였다. 하지만 허세짱에게 리치가 돈벌이 수단이 되면서부터 허세짱의 삶도, 리치의 삶도 크게 바뀌었다. 허세짱은 돈밖에 모르는 사람이 되었고, 리치는 허세짱이 시키는 대로 온갖 일을 다 해내야 하는 자신의 삶에서 자신이 주인이 아닌 삶을 살게 되었다. 리치를 이용해 인기 유튜버가 된 허세짱은 그가 만들어 낸 세계 ‘리치의 일상’을 통해 자신의 물질적 욕구만 채우고 있었다. 그러던 중 리치는 아파트 관리인 아저씨의 ‘개는 뭔 죄냐는’ 말이 가슴에 콱 박히며, 새로운 결심을 하고 허세짱의 곁을 떠난다. 진정한 행복을 찾아 떠난 강아지 보리의 가슴 뿌듯한 성장동화! 행복이란 뭘까, 왜 행복해야 할까? 물음을 던지는 동화! 보리의 자존감을 키워 준 끝순 할머니의 끝없는 사랑 ‘용기’는 간절히 바라는 것을 이루게 해 준다! 허세짱과 같이 살던 시절의 리치는 그야말로 여기저기에서 수군거림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허세짱을 또나면서 리치의 삶은 ‘자유’ 그 자체였다. 지나가는 사람들도 자신이 누구인지 몰랐고,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었고, 누구의 간섭도 없었다. 식사도, 산책도, 촬영도 항상 허세짱이 짜놓은 스케줄에 맞추어 움직였던 때와 달리 모든 것이 완전히 변해 버렸다. 잘 곳이 없어 오슬오슬 떨며 공원 벤치 아래에서 잠을 자고윤기가 흐르던 털은 지저분해지고, 하루 종일 먹지 못해 배가 등가죽에 달라붙었지만 리치는 자꾸만 웃음이 나왔다. 비싼 개 침대보다 공원 벤치 아래가 훨씬 편안했다. 그건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엉덩이가 저절로 실룩거려지고 발걸음이 아주 가벼워진 것이다. 그렇게 자신이 가고 싶은 대로 길을 가던 리치는 한 트럭에 실려 어디론가 가게 된다. 우연히 도착한 어느 산골에서 끝순 할머니를 만나게 된다. 이 할머니는 리치에게 ‘보리’라는 이름을 지어 준다. 리치는 이때부터 보리가 되어 할머니와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특히 끝순 할머니는 보리의 말을 알아듣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할머니이다. 할머니는 얼핏 보면 보리를 구박하는 것 같지만 끊임없이 용기를 북돋워준다. 낯선 것을 헤쳐 나가는 용기, 불의에 대항하는 용기, 무엇보다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용기를 주었어요. 한편으로는 투닥투닥 싸우는 듯하면서도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만은 진심이었던 보리와 끝순 할매는 농산물 도둑 일당을 잡는 것으로 대활약을 마치게 된다. 그렇게 보리는 할머니 곁에 머물며, 끝순 할매의 똥개 보리로써 행복한 삶을 살게 된다. |